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86)
아크 더 레전드-586화(586/875)
[586] SPACE 4. 다크에덴을 위하여! (3)“다른 공정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크가 한숨을 불자 퍼거슨이 변명하듯이 설명했다.
“확보된 매장지는 여덟 곳이나 되지만 현재 실제로 자원이 채취되는 곳은 두 곳뿐입니다. 자원 채취소-I에서 운행하는 수송차가 2대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레피드 님은 기존의 자원 채취소를 업그레이드시키고 추가로 2~3개를 더 지을 계획이었지만…….”
“그다음은 됐어.”
그 뒤의 일은 아크도 알고 있었다.
퍼거슨이 설명하는 열흘 전, 이미 레피드에게 들었다.
-뒈져 버려라! 이 멍청한 자식!
……이런 욕을.
다짜고짜 전화해서 이런 쌍욕을 해 댄 이유는 레피드 자식이 또라이이기 때문이다. ……라고 생각하며 넘어갈 수 있다면 차라리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유가 있었다.
당시 레피드가 자원 채취소를 지으려는 순간!
-전력 부족!
《해당 건물을 건설하기에는 CC에서 공급되는 전력이 부족합니다. 또한 충분한 전력이 확보되지 않아 CC가 관리하는 건물의 업무 효율도 상당 부분 감소하고 있습니다. CC를 업그레이드시키거나 추가로 발전소를 건설해 전력 문제를 해결해 주십시오.》
이런 메시지가 떠오른 것이다.
새삼스럽지만 레피드는 완벽주의자다. 그리고 완벽주의자답게 이큘러스를 맡았을 때 이미 인터넷을 뒤져 최적의 건설 트리를 세워 두고 있었다.
적어도 레피드가 지휘하는 한, 전력 부족 사태 따위는 생길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레피드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은하 4강의 연구소와 마틴 후작의 취미용(?) EMP 발생 장치!
이것들이 예상 밖의 전력을 잡아먹는 바람에 시설 증축이 All Stop. 문제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충분한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완공된 생산 시설도 100% 상태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게 모든 건물을 갖추고도 자원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
‘하지만…….’
다름 아닌 아크다.
몰랐다면 모르겠지만 알면서도 이런 상황을 방관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이미 해결책을 준비해 두고 있었다. 그게 T-20의 일을 서둘러 정리하고 날아온 이유!
“미갈, 1조를 데리고 CC의 발전 시설로 이동해라!”
“네, 가자!”
아크가 고개를 돌리며 소리치자 미갈이라고 불린 유저가 4명을 더 데리고 발전 시설로 뛰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돌연 웅웅거리는 진동음이 울리더니 전력 부족으로 약해져 있던 CC 내부 조명이 확 밝아졌다.
-CC에 엔지니어가 배치되었습니다.
갤럭시안의 모든 건물은 기본적으로 자동 시스템에 의해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발달된 자동 시스템이라도 역시 사람의 손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때문에 건물에 관련 지식을 가진 전문 엔지니어를 배치할 경우, 그 숫자에 따라 해당 시설의 성능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단, 배치 가능한 엔지니어는 건물의 등급에 따라 제한이 있습니다.
《배치된 엔지니어 : 5/5》
※CC의 전력 생산 효율이 15% 증가했습니다.
그와 함께 떠오르는 정보창!
아크가 찾은 해결책이 바로 이것이었다.
발전소가 완공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전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 바로 CC에 엔지니어를 배치해 발전 시설의 효율을 최대치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건 이번 사태의 해결책만은 아니었다.
타투인에서 유저들이 입사 지원서를 들고 몰려들었을 때, 아크는 생각했다.
‘무턱대고 받을 일이 아니야.’
직원이 많아지면 그만큼 지출이 많아진다는 문제도 그렇지만, 뭣보다 컴퍼니에는 최대 소속 인원이라는 제한이 존재한다. 필요한 사람만 골라서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제 전투원은 충분해. 뭐 그래도 지금까지는 T-20과 이큘러스, 양쪽을 동시에 관리하기에는 빠듯했지만 이제 T-20에는 400의 경비대를 상주시킬 수 있다.’
그것도 무임금으로!
그러니 굳이 전투원을 늘릴 이유가 없었다.
‘뭣보다 다크에덴은 용병 회사가 아니야. 영지 혹성을 가진 개발 회사다. 그리고 지금은 불안 요소였던 쥬벨 후작과 호크가 쿠데타에 실패하고 잠적해 있는 상황. 그리고 적이 없는 지금이야말로 내실을 다질 둘도 없는 기회! 지금이다! 이큘러스의 성장에 박차를 가할 시기가 온 거야!’
여기까지 생각하면 이미 답은 나와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큘러스의 성장이란 곧 건설과 생산이다. 그리고 건설과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직업은 엔지니어다.
타투인에서 아크가 뽑은 직원들은 모두 바로 그 엔지니어. 의용군에 공병으로 참전했던 유저들이었다.
그들을 고용한 효과는 방금 전에 눈으로 확인한 바와 같다. 전문 지식을 갖춘 엔지니어를 발전 시설에 배치하는 것만으로 단숨에 15%의 전력이 상승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자, 모두 일할 시간이다! 작업 개시!”
“작업 개시! 2조, 나와 함께 자원 채취소로 이동한다!”
“3조는 자원정재소로!”
“4조는 건설 현장에 투입된다! 움직여라!”
-자원 채취소에 엔지니어가 배치되었습니다.
《전문 엔지니어의 배치로 수송차의 효율이 20% 증가했습니다. 수송차의 자원 채취 속도와 이동 속도가 빨라집니다. 또한 충분한 전력이 확보되어 있을 경우, 1대의 수송차를 추가로 제작, 운용할 수 있습니다.》
※배치 인원 : 5/5
-자원정재소에 엔지니어가 배치되었습니다.
《전문 엔지니어의 배치로 자원 정재 효율이 20% 증가했습니다. 이제 같은 양의 원자재로 더 많은 자원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광물의 경우, 소속 엔지니어의 레벨에 따라 확률적으로 보다 높은 등급의 고순도 재료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배치 인원 : 5/5
-<발전소> 건설 현장에 엔지니어가 배치되었습니다.
《전문 엔지니어의 배치로 건설 속도가 20% 증가했습니다. 또한 건설에 참가한 엔지니어의 레벨과 관련 스킬 등급에 따라 추가 설비를 증축이 가능해져 발전량이 최대 15% 상승된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습니다.》
※배치 인원 : 5/5
엔지니어들이 CC 주변의 시설물로 들어가자 줄지어 정보창이 떠올랐다.
그와 함께 활기차게 들려오는 엔진 음!
이게 바로 엔지니어의 진정한 가치! 전투에서는 폭탄 설치나 바리케이드 건설 같은 보조 역할밖에 못하지만 건설과 생산 분야에서는 그야말로 만능열쇠나 다름없는 것이다.
‘의용군이 아니었다면 20명이나 되는 엔지니어는 꿈도 꾸지 못했겠지.’
이렇게 되고 보니 쿠데타를 일으켜 준 쥬벨 후작과 호크에게 감사의 편지라고 보내 주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이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전력 부족 사태로 감소한 생산 시설의 효율은 20%.
그 문제를 해결하고 엔지니어 배치로 되레 20%를 상승시켰으니 결과적으로 40%의 상승효과를 얻은 것이다.
그러나 역시 엔지니어들이 진정한 위력을 발휘하는 시기는 발전소가 완공된 이후, 추가로 채취소와 정재소를 늘려 본격적인 생산 작업이 시작되면 엔지니어들의 힘은 그대로 수입으로 직결되리라.
‘역시 게임은 이래야지.’
아크는 절로 힘이 나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마냥 그런 기분에 젖어 있을 시간은 없었다.
이제 아크는 T-20이나 이큘러스에 오래 머물고 있을 생각이 없었다. 그동안 자신에게 뭐가 문제였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게임은 즐기는 것이 첫째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타운이나 영지 혹성 개발도 나름 즐기는 방법 중 하나겠지. 아니, 그게 더 즐거운 유저도 있을 거다. 엔지니어는 시설을 정비하고 새로운 기계를 설계할 때가 즐겁겠지. 하지만 난 사업가도 엔지니어도 아니다.’
아크는 예나 지금이나 모험자다.
사업계획서를 읽을 때보다 새로운 던전을 찾았을 때 더 설레고, 새로운 기계를 설계할 때보다 두들겨 패는 몬스터에게서 어떤 보상이 떨어질지가 더 기대되는. 그게 아크가 가장 즐거울 때고, 또한 자신의 능력을 120% 발휘될 때다.
그런데 번번이 T-20이나 이큘러스에 묶여 머리를 쥐어뜯었으니 즐거울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를 거다. 이제 T-20과 이큘러스도 궤도 올랐어. 내가 아니라도 관리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어지간한 문제라면 스스로 해결할 능력도 있어. 이제야 내가 원하던 시스템이 완성된 거야. 그렇다면 굳이 묶일 필요가 없다. 이제부터는 내가 가장 잘 하는 것, 내가 가장 즐거울 수 있는 것을 하면 되는 거야.’
바로 모험! 그리고 퀘스트!
아크가 그런 생각으로 찾아간 곳은 바로 라마의 연구소였다. 붉은학살자의 소식을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딱히 걱정되거나 《고대의 부름-II》 퀘스트가 급한 것은 아니지만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큘러스에 온 김에 대강의 사정을 알아보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저희도 붉은학살자 님의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원래 붉은학살자 님은 황위 계승권을 가지고 있던 3황자님과 가깝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3황자님 편에 섰을 확률이 높지만 그쪽은 이번 전투에서 패전했죠. 그러니 좀 곤란한 입장이 되지 않았을까 예상하고 있을 뿐입니다.
“곤란한 상황이라…….”
막상 이런 얘기를 들으니 좀 걱정되는 한다.
그러나 이건 라마의 일이다. 자세한 사정도 모르고, 도와줄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뭐 먼저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지.”
아크는 걸음을 돌려 다시 CC 옆에 붙어 있는 거대한 시설물로 향했다.
CC의 10배 이상 되는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시설물은 바로 우주 항구. 아크가 그 우주 항구로 들어서자 커다란 선반 위에 웬 햄스터 1마리가 드러누워 코를 골고 있었다.
보자마자 울컥하게 만드는 햄스터는 다름 아닌 토리였다.
“잘하는 짓이다. 야, 인마!”
“어? 뭐야? 어떤 놈이 감히 이 토리 님이 주무시는데…… 힉! 혀, 형님!”
화들짝 놀란 토리가 잽싸게 양손을 비비며 다가왔다.
“어, 언제 오셨습니까? 아, 혹시라도 오해하지 마십시오. 형님이 돌아오신다고 해서 그 전에 작업을 마쳐 놓으려고 어제 철야를 해서 잠깐. 네, 아주 잠깐 눈만 살짝 붙인 겁니다.”
“그래서 작업은?”
“휴, 말도 마십시오. 레피드 녀석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던 토리가 갑자기 움찔하며 커다란 눈알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레피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긴장을 풀며 다시 말을 이었다.
“네, 그 레피드 녀석이 무식하게 건물을 때려짓는 바람에 전력이 부족해져서 CC가 열흘 전부터 절전 모드로 전환됐어요. 그래서 도크의 설비까지 몽땅 파워가 떨어져 아주 죽을 맛이었다고요. 하지만 제가 누구입니까? 형님의 충직한 햄스터, 토리 아닙니까? 말했듯이 오직 형님을 생각하며 밤을 새워…….”
“됐고. 결과만 말해.”
“후후후, 깜짝 놀라실 겁니다. 어이, 제이!”
토리가 히죽 웃으며 몸을 돌리고 큰 소리로 외쳤을 때였다. 우주 항구의 부속 건물로 붙어 있는 도크의 우측 끝, ‘사장님 전용’이라고 적혀 있는 격납고의 문이 열리며 제이가 뛰어나왔다.
그러나 아크의 눈에 제이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아크의 눈이 향한 곳은 그 뒤, 번쩍이는 은빛 광채를 뿜어내는 유선형의 우주선이었다.
바로 실버스타!
‘이게 얼마 만이냐?’
아크는 실버스타를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뛰었다.
칼리 함대와 싸운 직후 수리를 위해 도크에 넣어 둔 지 장장 20여 일 만의 재회였다. 당연히 그때 입은 피해는 모두 복원되어 있었다. 아니, 그저 복원만 된 것이 아니었다.
이스타나에 갇혀 있을 때.
아크는 실버스타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답답했지만, 한편으로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스타나를 나가면 밀린 퀘스트부터 처리해야 한다. 그러면 실버스타를 쉬게 할 시간은 없어. 그러니 좀 부담이 되더라도 실버스타를 이용할 수 없는 지금이 업그레이드를 할 기회일지도 몰라. 아니, 지금이 아니면 못 한다.’
그리하여…….
“모두 마쳤습니다! 업그레이드! 그것도 두 번이나!”
그때 토리가 우쭐한 표정으로 아크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그렇다. 지금 눈앞에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실버스타는 이전의 실버스타가 아니었다. 업그레이드. 그것도 두 번이나 업그레이드된 상태인 것이다.
“뭐 개인적으로는 이참에 아예 랭크 업까지 해치워 버리고 싶었지만…….”
그건 아크도 아쉬워하는 부분이었다.
우주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횟수 제한이 있었다.
우주선의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업그레이드 가능 횟수는 두세 번. 실버스타 역시 이번까지 세 번 업그레이드를 한 셈이니 더는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건 페널티가 붙는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더 이상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예 우주선을 한 등급 높은 우주선으로 개조하는 랭크 업Rank up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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