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95)
아크 더 레전드-595화(595/875)
[595] SPACE 7. 의문의 해저 유적 (4)‘그렇군. 이것도 광전사 효과인가? 광전사로 증폭되는 스킬에 룬 문자 각인술도 포함되는 줄은 처음 알았어. 그럼 헬 하운드의 전투력도 그만큼 세진다는 말이겠지? 지금까지는 몬스터 본래 능력의 20~30% 수준이었으니 광전사를 발동시키고 있을 때는 30~45%가 되겠군. 아하, 좋은 걸 알았어. 역시 뭐든 해 봐야 한다니까.’
생각지도 못했던 스킬 연계!
‘뭐 자세한 건 일단 끝내고 생각해 봐야겠지?’
아크가 씨익 웃으며 남은 크랩 2마리를 돌아보았다.
이쯤 되면 이미 싸움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이크람’의 최대 강점은 쓰러뜨리는 적의 숫자만큼 아군을 늘릴 수 있다는 것! 뭐 그것도 포스에 여유가 있어야 하지만 어쨌든!
“가라, 헬 하운드! 소닉소드!”
아크는 크랩보다 큰 덩치의 헬 하운드를 앞세우고 돌진했다. 그리고 잠시 후, 남은 2마리의 크랩은 조각조각 해체되어…….
“토리, 챙길 것 챙겨라.”
햄스터의 가방 속에 들어가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이때 아크는 뭔가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뭔가 잊어먹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잠시 생각하던 아크는 뒤늦게 뭘 잊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맞아! 이번에 나오면 꼭 하려던 게 있었지!’
그건 바로…….
“나와라, 바사크!”
왼팔을 흔들자 팔목에 감겨 있던 크리스털이 툭 떨어져 사람 형상으로 바뀌었다.
바이우스 실드로 소환하는 크리스털 골렘 바사크.
아크가 이번 모험 길에 나서며 한 가지 새로 결심한 것은 바로 이 바사크의 성장이었다.
명색이 오신기인 ‘바이우스 실드’로 소환하는 골렘이다.
뭐 초반에는 그 막되어 먹은 성격―토트의 말에 의하면 아크를 닮아서였단다― 탓에 키우고 싶은 생각조차 들지 않았지만, 그것도 과거 이큘러스에서 바사크의 영혼이 탑재되어 문제 해결! 그러나…….
바이우스 골렘(바사크)
타입 : 방어형 레벨 : 78
생명력 : 880 방어력 : 156
공격력 : 88 특수 능력 : 폭쇄
바사크는 여전히 이런 상태였다.
물론 아크도 몇 번인가 키울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일단 경험치의 50%를 가져간다는 부분부터가 문제였다.
그만큼 아크의 성장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
게다가 딱히 전투에 도움―뭐 안 키워서 그런 거지만―이 되지 않았다. 때문에 바사크 키우기를 미루고, 그러다 보니 레벨 차이가 더 벌어져 활용도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라기보다는 방치지만―을 반복하는 사이에 어느새 아크와 레벨 100 이상이나 차이가 벌어지게 되었다.
문제는, 그게 바사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바이우스 실드’는 오신기지만 실드로 보면 허접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처음 얻었을 때는 그럭저럭 쓸 만했지만 레벨 200대를 찍은 지금은 그냥 일반 실드만도 못하다.
근래 들어 ‘바이우스 실드’를 이전만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
그러나 ‘바이우스 실드’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그게 바로 바사크.
‘바이우스 실드’는 바사크가 성장하는 것만큼 성능이 업그레이드되는 실드인 것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대로는 안 돼!’
……라고!
‘게임은 원래 지금보다는 앞을 보고 해야 하는 거야. 당장은 힘들어도 결과적으로 더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하는 법! 그동안 나는 눈앞의 일에 너무 급급한 감이 있어. 지금부터라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차근차근 해 나갈 필요가 있어. 그게 원래 내가 즐기던 방식이니까!’
아크는 이번 기회에 그동안 미뤄 왔던 것들을 모두 해 볼 생각이었다. 그중 별표까지 꽝꽝 찍어 놨던 것이 바사크의 성장! 그런데 간만의 던전에 업돼서 깜빡하고 있었던 것이다.
뭐 어쨌든 이제라도 생각났으니 OK!
“바사크, 준비됐겠지?”
-네, 형님! 바라던 바입니다!
“좋아, 가자!”
아크가 씨익 웃으며 어둠에 잠긴 통로로 고개를 돌렸다.
해저 유적 탐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SPACE 8. 그 남자는…… (1)
“이거 반갑군!”
처음 유적에 들어왔을 때의 감상이다.
“이거 빡 세군!”
조금 시간이 지난 뒤의 감상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다시 약간 시간이 지났을 때.
“이거 할 만하군!”
다시 의욕이 넘치는 표정으로 돌아왔다. 아크가 이런 식으로 오락가락하는 데는 당연히 이유가 있었다.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유적 탐사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크는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처음 크랩과 싸울 때는 의욕도 넘치고 추억도 생각나고 해서 살짝 업돼 있었다. 그리고 그 업된 기분을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포스 1,000짜리 ‘광전사’로 유감없이 표현!
그 뒤로도 각종 스킬을 아낌없이 퍼부으며―스킬을 사용하지 않으면 ‘광전사’를 발동시킨 의미도 없으니까!― 크랩들을 몰아쳤다.
간만에 상쾌한 전투였지만.
‘매번 그런 식으로 기분 낼 수는 없어.’
문제는 포스였다.
생명력을 회복시켜 주는 아이템은 의외로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비싸지만 전투 중에도 사용할 수 있는 ‘생명력 회복 앰플’, 아크의 경우에는 이제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자렌족의 증표’도 있다.
그리고 전투가 끝난 뒤에는 비교적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명력 회복 링거’도 있다.
그러나 포스를 회복시켜 주는 아이템은 없다.
아니, 없다기보다는 비싸다!
포스 계열은 ‘링거’ 형태로 되어 있는 것도 ‘생명력 회복 앰플’의 서너 배에 달하는 수준! 절약 정신이 투철한 아크가 그런 아이템을 가지고 다닐 리가 없었다.
아니, 설사 가지고 있어도 목숨이 간당간당하는 상황에서도 사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리라.
-아끼다 보니 끝날 때는 포션이 999개!
이게 아크니까!
뭐 어쩌다 보니 얘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튀었지만 결국 말하고 싶은 것은 그거다.
무턱대고 스킬을 남발할 수 없다는 것.
‘이건 어쩔 수가 없어. 매번 포스를 바닥내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너무 지체되니까. 그런 식으로는 30분에 한 번 전투를 하기도 힘들다. 게다가 포스가 바닥났을 때 습격이라도 받으면 생존 자체가 위험해진다. 포스 관리는 필요해. 하지만 스킬 사용을 제안하면 당연히…….’
전투가 힘들어졌다.
그 뒤로 아크는 몇 번인가 더 전투를 치러 보았다.
상대는 크랩, 숫자도 2~4마리, 던전에 들어와 처음 싸워본 몬스터와 종류도, 숫자도 차이가 없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처음과 달리 스킬 사용을 자제했다는 것.
“젠장, 뒈지는 줄 알았네.”
결과는 온몸이 너덜너덜, 목숨이 간당간당.
같은 적을 상대했음에도 난이도가 2~3배는 높아진 느낌이었다. 그건 크랩이 강해서가 아니었다.
크랩의 레벨은 160~170전후. 아크가 204이니 다른 때라면. 아니, 다른 장소였다면 스킬 따위 사용하지 않아도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이곳은 수중.
물의 저항 탓에 움직임이 엄청나게 둔해져 있는 것이다.
이건 특히 민첩 위주의 전투가 몸에 익은 아크에게 상당한 페널티로 작용했다.
‘본격적으로 바사크를 키워 볼 생각이었는데 이래서야…….’
정작 자신도 목숨이 간당간당한 판국이다.
“이거 빡 세군!”
그러니 이런 말이 나올 수밖에.
그러나 아크는 예전의 아크가 아니다. 쓸데없는 집착을 버리고 오직 즐기는 마음으로 게임에 임하기로 마음먹고 리부트Reboot한 아크! 그러니까 New 아크다!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명룡이 형이나 박종훈 관장님도 항상 말씀하셨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그리고 원래 가혹한 환경은 실력을 키워 주는 법! 당장은 힘들어도 이 경험은 분명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아크는 단단히 마음먹었다.
그리고 한 번, 한 번, 보다 신중하게! 보다 빡 세게 전투를 치르며 탐사를 이어 갈 때였다.
-우왓! 나, 나왔다! 형님, 헬프 미!
“저, 저게 뭐야?”
아크가 황당한 눈으로 비명을 질러 대는 토리를 돌아보았다. 그 뒤를 따라오는 크랩…… 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문제는 토리였다.
아크와 달리 토리는 수중에 들어온 경험조차 없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죽어 버리는 햄스터니까! 때문에 허우적허우적, 토리는 제대로 걷기조차 못해서 헤매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는! 그런데…….
-우오오오오!
토리가 제트스키처럼 수중을 질주하고 있었다.
믿기지 않는 변화! 그래서 아크는 일단 크랩을 정리한 뒤에 물어보았다. 대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움직이게 되었냐고. 그러자 토리가 대답했다.
-후후후! 이건 분사 장치입니다. 아시죠? 분사 장치. 우주 유영할 때 사용하는 산소 분사 장치. 그런데 이게 수중이라 우주에서 사용할 때만큼 효과가 없다라고요. 그래서 출력을 한 10배쯤 세게 개조해 놨죠. 그랬더니 수중이라도 엄청난 속도로 이동할 수 있더라고요. 후후후, 역시 토리! ……라며 감탄할 만한 아이디어였죠.
아크도 감탄했다.
“……뒈질래?”
이렇게까지 매를 버는 놈이 있다는 사실에.
“그러니까 네 말은 그거네? 너는 분사 장치를 개조해서 몬스터가 나와도 잽싸게 도망갈 수 있게 됐다. 그러니까 내가 매번 죽을 둥 살 둥 빡 세게 싸워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내가 죽어도 너는 잽싸게 도망갈 수 있으니까. 그런 거지? 음, 역시 토리! ……라며 감탄할 만한 아이디어야. 어이, 바사크. 그렇게 생각하지 않냐?”
-폭쇄!
역시 충성스러운 골렘.
바사크는 아크의 심경을 행동으로 보여 주었다. 뾰족해진 송곳 머리로 이 망할 햄스터의 두툼한 명치를 푹 찌르며!
뭐 어쨌든, 역시랄까?
이전에도 몇 번 확인한 바 있지만 이 햄스터의 생존 본능은 장난이 아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설사 제 실수로 수십 마리의 몬스터가 애드된 상황이라도 자신의 목숨 하나만은 기가 막히게 챙겨 살아남는 재주가 있는 햄스터인 것이다.
‘혹시 진정한 서바이버의 최강자는 이 녀석이 아닐까?’
심지어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폭쇄! 폭쇄! 폭쇄!
-우욱! 컥! 힉! 배가! 내 배가!
뭐 그런 최강 서바이버도 그냥 두면 곧 죽을 것 같아 보였지만.
“이제 그만해라. 저런 놈이라도 죽으면 곤란하니까.”
아크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었다.
“뭐 좋아, 일단 아이디어는 채택하도록 하지.”
그리고 직원의 아이디어를 적극 채용하는 유연함을 갖춘 사장이었다.
-우주복의 분사 장치 출력이 10배로 조정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아크의 우주복에도 제트엔진(?) 탑재!
아크는 바로 성능 시험에 나섰다. 역시 상대는 몇 번 싸워 본 크랩. 이전에는 집게발이 날아오는 궤도를 뻔히 보면서도 피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분사!”
푸슈슈슈슈-!
옆구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양의 고압 산소!
순식간에 5~6미터나 뒤로 물러나며 집게발을 피해 내는 것이다. 물론 분사 장치를 이용하는 것이라 평지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정밀하게 움직이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장점도 있었다.
파지지지! 퍼펑!
‘대미지가 더 들어간다!’
분사 장치로 돌진하며 이퀄라이저를 휘두르자 이전의 배나 되는 대미지가 터졌다.
지금까지는 수중이라 검의 위력이 반감되어 있었다. 그러나 분사 장치로 돌진하며 공격하자 그런 페널티는 감소. 되레 추진력 덕분에 공격력 상승효과가 더해진 것이었다.
‘토리 녀석, 뭐 이러쿵저러쿵해도 데리고 다니면 여러모로 편리하다니까. 그래, 전투는 이래야지. 이제 수중이라는 게 페널티만은 아니다!’
“이거 할 만하군!”
아크가 마지막에는 이런 대사를 날린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리고 이 단계가 되어서야 아크는 비로소 본래의 목적이었던 바사크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원래 바사크는 소환해 놓는 것만으로도 50%의 경험치를 흡수한다. 그러니 굳이 바사크를 전투에 활용할 필요는 없었다.
‘그런 방식이라도 문제는 없겠지. 같은 경험치를 먹는다 해도 레벨이 2배 이상 차이 나니 나보다 성장이 빠를 거고, 언젠가는 나와 거의 같은 레벨이 될 거야.’
그때가 되면 경험치 50%를 가져가는 것은 더 이상 페널티라고 할 수 없었다.
바사크가 그만큼 강해지면 전투 속도가 올라갈 것은 당연지사. 사냥 속도를 2배로 올리면 결국 경험치 페널티는 없어지는 셈이니까. 그리고 같은 경험치라면 몬스터를 더 많이 사냥할 수 있는 편이 더 많은 전리품을 얻을 수 있으니 당연히 좋다.
바사크의 가치는 바로 그 부분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50%의 경험치를 떼어 주는 방식으로는 그런 날이 언제 올지 아득하다. 그래서 아크는 좀 변칙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소닉소드!”
위이이잉! 파직! 퍼퍼펑!
일단 가열 차게 공격을 퍼부어 크랩의 생명력을 쭉쭉 뽑아 놓고.
-《크랩》 생명력 : 1%…….
“지금이다, 바사크!”
-네, 형님! 맡겨 주십시오! 폭쇄!
크랩의 숨이 깔딱깔딱 넘어갈 때 바사크에게 넘기는 방법이었다.
아크가 이 방법을 생각하게 된 것은 지금까지의 경험 때문이었다. 바사크는 50%의 경험치를 가져간다고 했지만 실제로 지금까지는 아크가 훨씬 많은 경험치를 가져가고 있었다.
그건 그 위에 존재하는 규칙 때문이었다.
막타를 먹이면 입힌 대미지에 ×20쯤 되는 경험치를 독식할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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