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596)
아크 더 레전드-596화(596/875)
[596] SPACE 8. 그 남자는…… (2)지금까지 바사크를 소환해도 막타를 때리는 사람은 항상 아크. 그러니 보다 많은 경험치를 가져가는 게 당연했다. 이에 아크는 그 규칙을 역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바사크는 오직 막타만 때리는 방식으로!
효과가 있었다.
-<골렘 : 바사크>의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전투가 끝날 때마다 쭉쭉 올라가는 경험치! 이로 인한 레벨 업!
-뭔가 좀 더 강해진 기분이 듭니다!
이에 바사크는 기뻐했지만.
‘이것도 막상 해 보니 은근히 피곤하네.’
정작 아크는 죽을 맛이었다.
아직 바사크는 레벨이 낮아서 일격에 크랩을 처리하게 하려면 크랩의 생명력을 1%대까지 줄여 놔야 한다.
그런데 이 1%대를 맞춰 놓는 게 의외로 힘들었다.
레벨 200대의 아크는 일격에 5~6%의 대미지를 입힌다. 그러니 잠시만 방심해도!
뽀각!
‘아, 젠장! 또다!’
크랩이 뽀개지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공격을 자제할 수도 없었다. 분사 장치로 어느 정도 보완됐다지만 여전히 수중 페널티는 존재하고, 아직 널널 하다고 할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이다.
‘그냥 바사크는 좀 더 편한 곳에서 성장시킬까?’
슬쩍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아크는 금세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지. 그래서야 지금까지와 다를 게 없잖아.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성장을 미뤄 와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거 아니야? 일부러 쉬운 던전을 찾지 않는 한 어차피 언제가 됐든 상황은 달라질 게 없어. 뭣보다 나는 이제 과거의 아크가 아니다! 아크 리부트! New아크다! 고난 없는 싸움은 없는 법! 이제 고난도 즐기리라!’
아크는 다시 이퀄라이저를 들었다.
퍼펑! 파지지지! 퍼퍼펑!
그리고 던전을 돌아다니며 쉬지 않고 전투! 전투! 전투! 쏟아져 나오는 각종 해산물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그건 모두 바사크를 위한 것이었다.
이미 경험치를 50%나 뺏기는 상황에서 막타까지 몰아 주니 정작 죽어라 싸우는 아크의 경험치는 올라가는 기미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여기다!”
파지지지! 퍼펑!
또다시 크랩과 맞서 핀 포인트 공격으로 관절을 공격할 때였다.
-패시브 스킬 <검술(☆)>이 Lv.5 마스터 등급이 되었습니다!
Lv.4로 오른 뒤에 좀처럼 오르지 않던 ‘검술’ 스킬!
해저 유적에 들어올 때만 해도 ‘검술’ 스킬의 숙련도는 70%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해저 유적에 들어온 지 불과 하루 만에 Lv.5! 마스터 등급에 도달한 것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지만.
‘……그렇구나!’
아크는 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스킬 숙련도는 무턱대고 사용한다고 오르는 것이 아니다.
아니, 저레벨일 때는 그냥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팍팍 올라가긴 한다. 그리고 그건 고레벨 때도 어느 정도는 적용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사용 횟수보다 기술의 이해도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검술’의 숙련도가 갑자기 쭉쭉 올라간 이유가 그것이다.
물의 저항으로 검을 휘두르기도 힘든 낯선 환경, 거기에 급소를 정확하게 공격해야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수중 몬스터. 뿐만 아니라 아크는 다시 무학관에서 검도까지 배우기 시작했다. 이런 모든 것이 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리하여 Lv.5! 마스터 등급!
‘……이라고 해 봐야…….’
아크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아니, 되레 살짝 맥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Lv.4의 ‘검술’ 효과는 검 공격력을 10% 상승시켜 주는 것. 거기서 한 등급 높아져 봐야 어차피 2~3% 더 올라가는 수준이리라.
물론 그것도 분명 성장이다.
그러나 Lv.5가 마스터 등급이라면 그게 끝이라는 뜻.
아크는 성장했다는 것보다 이제 성장시키지 못하게 되었다는 부분이 더 아쉽게 느껴졌다. 그러나…….
-<검술(☆)>이 마스터 등급에 도달해 특화가 가능해졌습니다!
당신은 오랜 세월 검을 다뤄 오는 사이에 검이라는 무기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른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검의 세계는 실로 넓고 심오합니다. 또한 검이라고 다 같은 검이 아닙니다. 검은 인류뿐만 아니라 진화를 거쳐 온 은하계의 거의 모든 종족이 공룡이나 때려잡던 시절부터 은하계를 활보하는 현재까지도 사용하는 기본적이고도 활용도 높은 무기. 그에 대한 연구는 시대와 상관없이 이루어졌고, 그만큼 많은 형태의 검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경지를 이룬 당신은 이제 그런 수많은 형태의 검 중 어떤 검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검에 맞는 새로운 전투 방식을 익힐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자신의 검을 선택하고 보다 높은 경지를 목표로 수련하십시오.
-진화 가능한 검술 학파
금속 검파 : 금속을 소재로 만든 검을 사용하는 검파.
비금속 검파 : 금속 이외의 특수 소재로 만들어진 검을 사용하는 검파.
합성 검파 : 총이나 이외의 다른 무기와 결합된 형태의 검을 사용하는 검파.
광선검파 : 광선검을 사용하는 검파
생물형 검파 : 매우 드문 생명체 형태의 검을 사용하는 검파.
공간검파 : 마력이나 특수 에너지로 만들어진 무형의 검을 사용하는 검파…….
느닷없이 떠오르는 정보창!
아크는 당황했다. 아니, 당황했다기보다는…….
“……대박!”
좋아 죽을 것 같았다.
스킬이 진화되어 전문 검술을 익힐 수 있게 되었다!
더 성장시키지 못하게 되었다며 아쉬워하던 아크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의욕이 샘솟았다.
“문제는 어느 검파로 진화하냐는 건데…… 이건 앞으로 어떤 검을 얻게 되느냐가 중요하겠지. 그렇다고는 해도 생물형 검파는 대체 뭐야? 생명체 형태의 검? 이런 건 들어 본 적도 없는데? 공간검파는 또 뭐야? 마력이나 특수 에너지? 이건 광선검과 뭐가 다르지? 아니, 어차피 고민할 필요도 없겠지.”
과거 무라티우스타에서 얻은 이퀄라이저는 광선검이다.
그리고 처음 엘림의 후계자가 됐을 때 토트에게 받은 무기도 광선검이다. 무라트, 엘림 쪽으로 진행하면 대체로 광선검을 얻을 기회가 많다는 의미다.
뭣보다 아크는 광선검이 마음에 들었다.
일단 민첩을 위주로 하는 자신의 전투 스타일에 맞게 가볍고 ‘공격 속도 증가’ 같은 옵션도 많이 붙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타격감도 좋고 이런 곳에서는 램프 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좋은 이유는…….
‘폼 나니까!’
번쩍번쩍! 파직파직!
그냥 쥐고 흔들기만 해도 폼 나는 무기인 것이다!
“너로 정했다! 광선검파!”
그리하여 아크는 1분도 고민하지 않고 ‘광선검파’를 선택!
-새로운 (특화 기술☆☆☆)을 습득했습니다!
광선검파(Lv.1, 패시브) : 검술을 광선검에 특화시켰습니다. 광선검에 특화시켰다고 지금까지 당신이 습득한 지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형태의 검을 사용해도 종전의 힘은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화된 검을 사용하면 각 검의 성능을 100%. 아니, 그 이상의 힘을 이끌어 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광선검파는 기본적으로 광선검만 사용한다면 한 손 검, 양손 검, 혹은 건 앤 소드 스타일도 포함됩니다. 단, 건 앤 소드 스타일의 경우 숙련도 상승에 페널티가 적용됩니다.
당신은 광선검의 특성을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되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이에 이제부터 당신이 사용하는 모든 광선검의 검신이 10센티미터만큼 길어집니다. 또한 출력을 조정해 최대 길이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작거나 길게 전환할 수 있습니다.
단검에서부터 장검, 그리고 최대치까지, 상황에 맞춰 자유자재로 변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광선검이라 검신의 길이에 따라 공격 속도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광선검의 공격력 +12%, 검신 길이 10센티미터 증가》
※다른 형태의 검을 사용할 경우, 공격력 +11%
효과는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편하다!’
아크가 가장 먼저 느낀 변화가 이것이다.
불과 10센티미터. 그러나 접근전을 해야 하는 검사에게는 장장 10센티미터였다. 그건 그만큼 더 거리를 두고 싸울 수 있다는 뜻이고, 적의 공격을 피하기 쉬워졌다는 의미였다.
당연히 그만큼 전투가 쉬워졌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아크는 응용력도 좋았다.
“분사! 피어싱!”
아크는 이퀄라이저를 단검처럼 축소시키고 ‘피어싱’을 발동시키며 쏘아져 날아갔다. 그리고 적과 충돌하기 직전에 검신을 최대치로 증폭!
파지지지! 퍼펑!
솟아 나오는 검신이 꿰뚫듯이 급소로 파고들었다.
10배로 강화된 분사 장치에 ‘피어싱’의 가속이 더해져 추진력 배가! 거기에 타이밍을 맞춰 검신이 솟구치는 힘까지 더해지자 일격에 10%의 생명력도 깎을 수 있었다.
뽀각!
뭐 너무 힘을 주면 이런 사태가 벌어져 버리지만.
강해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것만큼 유저를 기쁘게 하는 것은 없다.
‘이런 거야! 게임은 하는 만큼 틀림없이 보답이 돌아온다! 내가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없던 의욕도 샘솟을 판이다.
하물며 첨부터 의욕 만땅이었다면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의욕은 바로 소환수에게도 적용되었다.
-왠지 형님에게 빌붙는 것 같아 좀 말하기 그랬는데, 형님이 강해지는 모습을 보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샘솟습니다. 아니, 하루라도 빨리 형님에게 도움이 되는 골렘이 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미 죽었지만, 죽을 만큼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너는 나만 따라오면 돼!”
-네, 형님!
파지지지! 퍼펑! 퉁! 콰직!
아크와 바사크는 넘치는 의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닥치는 대로 치고받으며 돌진했다. 그리고 이런 주인과 소환수의 뒤에는…….
-나도 따라만 가고 싶다고요.
구시렁거리며 뒤따르는 햄스터가 있었다.
사실 해저 유적에 들어와서 가장 바쁜 사람은 바로 그 햄스터, 토리였다.
일단 커다란 산소 탱크를 끌고 둘을 쫓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토리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쓸데없이 업돼서 닥치는 대로 싸우고 돌아다니는 둘의 전투가 끝날 때마다 해산물 찌꺼기로 변한 몬스터를 해체해 챙겨 놓는 것도 토리의 일이다.
그뿐인가? 아크가 입고 있는 장비의 수리도 토리의 몫이었고, 10배나 출력이 강해진 덕분에 10배나 소모가 빨라진 우주복의 분사 장치에 산소를 충전시키는 것도 다 토리가 할 일이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아직 참을 만했다.
“어? 이거 효과가 장난 아니잖아?”
그런데 얼마 전, 아크가 해저 유적에서 자라는 해조류의 맛―강철 같은 위장 덕에―을 알아 버렸다. 무공해 바다에서 자라는 자연산이라 건강 증진 효과까지 있단다.
“이런 해조류가 사방에 널려 있다니, 완전 노다지나 다름없잖아? 아무리 바빠도 이런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몽땅 챙겨 가야겠다!”
뭐 당연히.
“어이, 토리! 이제부터 해조류도 뜯어!”
그리하여 토리는 처묵처묵! 치익치익! 주섬주섬!
아이템 챙기고 산소 충전하고 미역 줄기를 따느라 해저임에도 입에 단내가 날 정도였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토리는 힘없는 햄스터였고, 아크는 독재자인 것을.
‘애초에 저 녀석을 만난 것부터가 문제였어!’
토리는 그제야 깨달았다.
-아크에게 관여하는 자, 겜생 대차게 꼬이리라!
이 말은 NPC도 해당되는 말이었던 것이다.
* * *
그리고 여기!
아크 때문은 아니지만, 인생 대차게 꼬인 사람이 있었다.
-하아…… 내가 왜 이런…….
영하 100도쯤 되는 극한의 설원에서, 거적때기 같은 옷 하나 달랑 걸치고 한숨을 푹푹 불어 내는 사내는 다름 아닌 ‘한때’ 라마의 영웅, 붉은학살자였다.
비참해진 것은 겉모습만이 아니었다.
꼬르륵, 꼬르륵.
배에서는 쉬지 않고 이런 소리가 흘러나왔다.
왜 붉은학살자가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느냐, 그건 바로 얼마 전에 종식된 라마의 황위 계승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내전 때문이었다.
이 내전에는 유저와 NPC를 막론하고 이때까지 라마에서 이름을 알린 전사는 모두 동원되었다. 당연히 한때 라마의 영웅으로 불리던 붉은학살자 역시 참전했다.
그가 참전한 진영은 3황자 진영.
따지고 보면 붉은학살자가 3황자 진영으로 참전한 것은 아크 때문이었다.
붉은학살자가 갤럭시안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과거 뼈아픈 패배를 안겨 주었던 아크에게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하연방의 적대국인 라마를 택할 필요가 있었고, 원하는 전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군부에 영향력을 가진 NPC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리고 당시 그런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NPC는 황세자였던 3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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