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617)
아크 더 레전드-617화(617/875)
[617] space 6. 그 남자, 나타나다! (4)그리하여…….
-아빠, 다녀오세요!
-돈 많이 벌어서 맛있는 거 많이 사 주세요!
-크흑! 그, 그래. 돈 많이 벌어 와서 해초든 생선이든 배가 터지게 먹여 주마!
몬스터로 변한 부룸 일족은 어린 문어들을 바쿰 일족에게 맡기고 이큘러스로 가기로 결정되었다. 차마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장면이었지만 어쨌든!
‘이것으로 한 건 해결!’
부룸 일족을 일단 관리 사무소로 이동―다른 문어들이 무서워하니까!-―시킨 아크가 씨익 웃으며 바쿰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바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왜 그러나?
“네? 아니, 그게 그러니까…….”
아크가 쭈뼛거리자 바쿰이 뒤늦게 생각난 표정으로 말했다.
-아! 그렇군! 내 잠시 잊고 있었군. 그래, 그러고 보니 자네에게 보답을 해 준다는 것을 깜빡했군. 저런 자렌족이라도. 아니, 저런 자렌족이라 더 힘들었겠지. 그런 자네의 노고에 보답하지 않는다면 자렌족으로서 수치스러운 일! 자, 자렌족의 증표를 줘 보게.
‘휴, 다행이다.’
바쿰의 말에 아크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제 아크가 알고 있는 문어는 없다. 이번에 업그레이드를 못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르는 것이다.
그런데 문어들이 하도 질색해서 자칫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저런 문어’들이라도 일단은 자렌족이라 보상은 해 주려는 모양이다.
이에 아크가 얼른 ‘자렌족의 증표’를 꺼내려는 찰나!
-안 됩니다!
다른 문어가 눈치 없이 끼어들었다.
-가능한 한 많은 자렌족을 구하기 위해 희생하는 대장로님의 뜻은 이해합니다. 그리고 저들이 우리 동족이라면 우리도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들은 동족이 아닙니다! 그냥 몬스터입니다!
-아니, 하지만 어린 문어들도 있고…….
-그래 봐야 40명밖에 안 됩니다. 은하계에 뿔뿔이 흩어진 자렌족은 수천, 수만! 고작 40명밖에 되지 않는 자렌족을 구해 준 보답으로 다리를 뜯어내신다면 대장로님의 다리가 남아나겠습니까? 남은 다리마저 다 잃으면 대장로님은 그냥 공이라고요!
-음…….
문어들의 반대에 바쿰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크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어째 분위기가 안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자네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들의 말도 일리가 있군. 물론 나는 자네에게 보답하는 것을 주저하지는 않네. 하지만 내 다리에도 한계가 있으니 자렌족을 데려올 때마다 보답을 할 수는 없어. 아깝군. 하다못해 몬스터로 변하지 않은 자렌족이 10명만 더 됐어도…….
‘젠장, 텄군.’
아크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사실 이건 의외의 상황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퀘스트로 등록되지는 않았지만 이 역시 따지고 보면 퀘스트. 보상을 주는 데는 나름의 기준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문어를 1마리씩 데려올 때마다 다리를 뚝뚝 떼어 주지는 않을 거라는 말이다. 그리고 바쿰의 말을 들어 보니 그 기준은 50마리.
‘그런 줄 알았으면 인쿼리에서 하쿤 일족을 찾았을 때 50마리씩 데려오는 건데…….’
때늦은 후회였다.
-너무 섭섭해하지 말게. 이번에는 다른 자렌족의 만류도 있어 보답해 주지 못하겠지만 약속하지. 이제 10명! 다음에는 10명만 더 데려오면 꼭 보답을 해 주겠네. 지금까지 300명이 넘는 자렌족을 구한 자네니 10명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바쿰의 말도 딱히 위로가 되지 않았다.
불과 10마리라도 이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전에는 R-14에 저금(?)해 놓았던 문어들이 있어 여유가 있었지만 이제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없이 은하계를 뒤져야 하는 것이다.
아니, 그보다 너, 그 보상이 네 다리라는 건 알고 하는 말이냐?
아크의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건 강요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시스템이 그렇다면 강요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괜히 문어들의 호감도만 떨어지리라.
그리고 보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건 보상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받게. 왠지 모르지만 같은 생선을 사용하는데도 얼마 전부터 가끔 이런 것이 나오더군. 자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챙겨 놨네. 자, 넣어 두게.
바쿰이 슬쩍 번쩍번쩍 빛나는 우주 식량을 찔러 주었다.
우주 식량(메가 피라니야 : 최상급)×11
이스타나의 동부 아웃랜드에 자리 잡은 폭포호수에서 서식하는 메가 피라니야로 만들어진 우주 식량입니다. 본래 메가 피라니야를 사용하면 고품질의 우주 식량을 얻을 수 있지만, 이 우주 식량은 돌연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품질이 뛰어납니다. 이런 우주 식량은 숙련된 직공의 손에서도 천의 하나 확률로 밖에 얻을 수 없는 귀한 물건입니다.
《만복도 +90%, 3분에 걸쳐 생명력과 정신력이 2,000만큼 회복됩니다.》
최상급 우주 식량!
메가 피라니야로 만든 기존의 제품에 비해 10배의 회복량을 가진 우주 식량이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사실 아크는 요즘 T-20을 바이엔과 하마드란, 멜린, 그리고 A에게 완전히 맡겨 둔 상태라 모르고 있었지만 그사이 문어들이 생산하는 우주 식량은 전체적으로 품질이 한 단계 올라가 있었다.
문어들도 우주 식량을 생산하는 사이 숙련도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최상급 우주 식량이 나오기 시작한 이유도 그것.
아이템을 제작할 때 낮은 확률로 최상급품이 나오는 것처럼 문어들의 숙련도가 상승하자 때때로 이런 우주 식량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변화는 아크에게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리라.
‘뭐 내가 없어도 잘 굴러가고 있군.’
‘자렌족의 증표’를 업그레이드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나름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한 아크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T-20을 둘러보았다.
이전에 왔을 때 지시해둔 복구 작업도 이미 완료되어 있었다. 그러나 딱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얼마 전부터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농장이었다.
이전에 왔을 때는 거기에 제법 많은 작물이 재배되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가시덩굴과 흉측하게 생긴 괴상한 식물의 잔해로 뒤덮여 있었다.
‘저건 대체 뭐지?’
바쿰에게 최상급 우주 식량을 받아 챙긴 아크는 일단 관리 사무소로 향했다. 그리고 T-20의 경영진을 모아 놓고 농장에 대해 물어보자…….
“제 잘못입니다!”
A가 탁자에 머리를 박으며 소리쳤다.
“뭔 소리야? 네 잘못이라니?”
“그, 그게…….”
A가 불안한 표정으로 눈알을 굴리며 설명했다.
“실은 지난번에 보고했던, 약품 상점에서 재배하던 식물이 변이를 일으켰다는 사건 말입니다. 그 사건은 아크 님이 T-20을 나간 직후 경비대를 동원해 변이를 일으킨 식물을 모두 폐기 처분하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그 보상으로 경비대가 받아 온 건 씨앗이었습니다. 원래 약재로 사용되는 식물의 씨앗인데 그것도 방역 시설에서 유출된 약품에 젖어 불안하다며 약품 상점 주인이 보상이랍시고 몽땅 경비대에 넘겼답니다.”
그래서 A는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일단 심어 보자고.
A가 여기까지 말하고 아크의 눈치를 살피자 바이엔이 일러바치듯이 말했다.
“전 말렸지만 저 녀석이 고집을 피우며 심었어요. 그랬더니 괴상한 식물들이 엄청난 속도로 자라나 주위의 작물을 먹어 치우더라고요. 아니, 작물만이 아니에요. 거기서 일하던 문어들까지 잡아먹힐 뻔했다니까요. 다행히 경비대를 출동시켜 처리하기는 했지만 작물은 보다시피 전멸해 버린 뒤였죠. 나 참, 대체 무슨 배짱으로 그런 짓을 한 건지.”
“저, 저는 그저 아크 님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너 때문에 기껏 몇 달 동안 공들인 작물이 몽땅 뜯어 먹혔잖아! 모두 수확을 앞두고 있었다고! 이제 어떻게 책임질 거야?”
“저, 저는…….”
바이엔의 추궁에 A는 눈물까지 글썽이기 시작했다.
물론 그건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반성보다 그로 인해 아크에게 받을 ‘벌’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크의 표정은 의외로 담담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거 의외로 쓸 만하겠는데?’
아크는 머릿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자라나 주위의 작물, 심지어 문어들까지 공격하는 식물. 확실히 말해 작물로써의 가치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러나 만약 이걸 전투용으로 사용한다면?
뭐 직접 사용해 보기 전에는 뭐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의외로 쓸모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내 허락도 없이 멋대로 그런 짓을 한 건 문책을 당할 만한 일이지만, 지난번 경비대의 공격을 막아 낸 공을 생각해서 이번에는 그냥 눈감아 주지. 무슨 말인지 알겠지? 만약 다음에도 또 T-20에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면…….”
“안 합니다! 절대 안 합니다!”
아크가 슬쩍 째리자 A가 머리를 광속으로 흔들어 대며 대답했다.
“좋아. 그럼 이번 일은 없던 것으로 하지. 그리고 그 씨앗에 대해서는 내가 직접 알아보마. 지금 가지고 있나?”
“네! 여기!”
알 수 없는 약품에 절어 버린 씨앗×174
아이템 타입 : 작물
……뭐가 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아크는 이런 정보창의 씨앗이 들어 있는 주머니를 받아 챙겼다.
“그리고…….”
아크의 시선이 탁자에 쌓여 있는 서류로 향했다.
이 전에는 돌아올 때마다 탁자에 각종 민원서류가 쌓여 있었다. 그러나 400명이나 되는 경비대 덕분에 민원을 들어오자마자 해결!
당연히 지금 아크 앞에 있는 것은 민원서류가 아니었다.
그 서류는 바로 각종 아이템의 설계도와 특허권.
‘이러쿵저러쿵해도 일 처리 하나는 빠르군.’
후안 백작의 집에 들렀다 오는 사이 마틴 후작이 약속했던 설계도와 특허권은 이미 T-20에 도착해 있는 것이다.
‘토리 자식, 그동안 엄청나게 챙겨 놨군.’
대충 세어 봐도 설계도만 50여 장, 특허권도 20여 장이나 되었다.
대부분은 레벨 100 이하의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어차피 T-20에 모이는 유저는 대부분 레벨 100 이하. 특허권까지 가지고 있으니 재료가 모이는 족족 아이템으로 만들어 팔면 제법 짭짤하게 벌어들일 수 있으리라.
‘자, 그럼 자렌족을 이큘러스로 보내고 제이를 불러와 ‘정체불명의 물체’나 ‘수상한 구체’의 연구를 맡기면 T-20에서 볼 일은 끝난다.’
그리고 그 역시 아크가 직접 나설 필요는 없었다.
물론 이참에 이큘러스에 들러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것저것 직접 챙기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이제 자잘한 일들은 직원에게 맡길 필요도 있었고, 이미 신기를 찾아가기로 마음먹은 아크는 마음이 급했다.
이런 일은 맘먹었을 때 바로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모두 이미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이번에 데려온 자렌족 중 몬스터로 변한 60마리는 이큘러스로 보낼 예정입니다. 그러나 문어들만 보내면 오해가 생길 수도 있으니 A, 네가 같이 가라. 그리고 이것도 함께 가지고 가서 제이에게 맡겨라. 아,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이 설계도의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스킬이 있는 엔지니어도 1명 데려와라.”
그리하여 모두 A에게 일임!
‘자, 이제…….’
순식간에 모든 일을 정리한 아크가 몸을 일으킬 때였다.
‘어? 뭐야, 이건?’
아크가 움찔하며 다시 설계도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잠시 황당한 눈으로 바라보던 아크는 설계도 뭉치를 집어 들고 실버스타로 뛰어가 토리의 면상에 들이밀며 소리쳤다.
“야! 토리, 이거 뭐야?”
“네? 뭐냐니요? 설계도잖아요?”
“누가 설계도인지 몰라서 물어? 이 내용 말이야! 왜 지금까지 이런 아이템 설계도가 있다는 말을 하지 않은 거야?”
“아니, 제가 1년 전에 몰수당한 설계도를 어떻게 일일이 다 기억하고 있습니까?”
볼멘소리를 하던 토리가 아크가 들이민 설계도를 바라보다가 뒤늦게 손가락을 퉁기며 대답했다.
“아! 그러고 보니 이건 기억나네요. ‘피스트’라는 공방이 망할 때 챙긴 설계도인데 완전 꽝이었어요. 멀쩡한 신발에 충격파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달다니, 뭐? 발로도 몬스터를 공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상품? 그 자식들은 그딴 거나 만드니까 망한 겁니다. 개척자가 무슨 팔 병신들도 아니고 어떤 미친놈이 멀쩡한 팔을 두고 발로 몬스터를 걷어찹니까?”
“내가 그런 미친놈이다!”
아크가 키득거리며 나불대는 토리의 면상을 후려치며 소리쳤다. 아크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설계도 : 무투가의 신발(∞)
‘피스트’ 공방에서 개발한 신발입니다. 본래 신발에 충격파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부착하는 방식은 몇몇 격투가에 의해 개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발에 그런 장치를 부착하다 보니 무거워져 제대로 상용화되기 힘들었습니다. 이에 ‘피스트’는 독자적인 연구 끝에 불과 200그램도 되지 않는 무게의 충격파 발생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특허를 받았습니다.
《제작에 필요한 재료 : 몬스터의 가죽×3(몬스터 가죽의 등급에 따라 완성품의 레벨과 등급이 달라집니다), 초경량 합금×4, 충격파 제조 키트×1》
+매직 등급 이상의 몬스터 가죽을 사용하면 랜덤으로 옵션이 1~3개 추가됩니다.
+제작 성공 시 100% 확률로 특수 옵션으로 (무예 : 신발을 착용하면 발 차기로 파동을 일으켜 적에게 대미지를 입힐 수 있습니다. 공격력은 사용자의 힘과 민첩, 그리고 기술 숙련도에 영향을 받습니다.)가 생성됩니다.
※방어구 제작 스킬 Lv.3 이상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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