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62)
아크 더 레전드-62화(62/875)
[62] SPACE 5. 눈을 떠보니!(PART: 2) (2)-!!#$@##$!caeQdDf1! qolq!#$%!#$**#$%!
그러나 알아볼 수가 없는 글자뿐이었다.
라마족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글자까지 읽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 외에는 괴상한 타조처럼 생긴 거대 로봇 따위의 사진 몇 장이 들어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연방군 기지에 가져가면 공적치를 줄지 모르니 일단 챙겨둘까?”
아크는 메모리를 분리해 가방에 챙겨 넣었다.
그리고 다시 뒤적, 뒤적, 뒤적.
목이 칼이 들어와도 1쿠퍼 짜리 아이템 하나 포기하지 않는 아크답게 불안불안+조마조마 한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꼼꼼히 방을 뒤적거리를 잠시, 마침내 찾아낼 수 있었다.
전초기지답게 역시나 안쪽에 보급품 상자가 있었던 것이다.
“오옷! 이게 뭐야? 대, 대박!”
상자를 열어본 아크의 눈이 황금색으로 물들었다.
상자 안에는 가장 기본적인 보급품인 우주식량부터 각종 탄약, 그리고 회복 앰플까지, 상당한 양의 소모품으로 채워져 있었다. 덕분에 아크는…….
“가, 가만? 헉! 큰일이다!”
머리를 움켜쥐고 비명을 터뜨렸다.
뒤늦게 자신의 가방에 여유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피라미드에서 주워먹은 잘리만 광석 때문이다. 피라미드에서 나왔을 때 아크의 가방 속에는 우주식량 5개와 50발 짜리 화염탄 상자 2개 외에는 몽땅 잘리만 광석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 사이에 우주식량이 바닥나고 화염탄도 꽤 사용했지만, 딱 그만큼의 공간밖에 없었다.
보급 상자에 꽉꽉 채워져 있는 아이템을 쓸어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으으으, 아이템을 눈앞에 두고도 가져갈 수 없다니!”
그러나 고민한다고 가방이 넓어지는 것도 아니다.
“할 수 없지. 일단 잘리만 광석보다 비싸 보이는 것만이라도 챙겨 가는 수밖에.”
그렇게 타협한 아크가 보급상자를 뒤적거리고 있을 때였다.
쿠쿠쿠쿠, 쿠쿠쿠쿠.
창 밖에서 익숙한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움찔하며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린 아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빌어먹을! 저 자식, 벌써 돌아오고 있잖아?’
휘몰아치는 눈 폭풍 너머에서 다가오는 한 기의 바이크, 확인해 볼 것도 없다.
부하에게 아크를 맡고 놓고 근처를 돌아보겠다고 나갔던 라마전사이리라. 조금 갑작스럽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아크는 당황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승패를 알 수 없는 전투는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니터의 지도를 확인할 때 생각이 달라졌다.
‘지도를 보면 멀리 돌지 않아도 설산을 넘을 수 있는 길이 몇 개 있어.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 붉은 표시가 되어 있는 걸로 보면 수색 중이라는 정찰부대가 막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정찰부대가 막고 있지 않은 길은 딱 하나, 바로 이 기지가 막고 있는 길이야. 만약 놈이 돌아왔을 때 내가 없으면 당연히 그 길부터 찾아보겠지. 하루 이상의 거리가 아니라면 설산을 넘기 전에 놈에게 따라잡힐 수밖에 없다. 그런 곳에서 바이크 라이더에게 기습당하면 상황은 몇 배나 더 힘들어질 거야. 차라리 여기서 놈을 처리하는 게 나을지도 몰라.’
어차피 싸워야한다면 기습을 할 수 있는 지금이 낫다.
그러나 아크가 놈과 붙을 각오를 굳힌 것은 단지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놈이 레벨 50이상이라도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느닷없이 그런 자신감이 생긴 이유는 보급상자를 뒤지다가 ‘그것’을 찾아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손에 넣는 순간 아크의 머릿속에 필승 패턴이 확 떠올라버린 것이다.
‘그래, 그냥 도망치기는 너무 억울하지.’
아크가 씨익 웃으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덜컹!
[릴리프, 그 사이에 그 연방군 놈이 뭔가…….]눈을 털어 내며 들어서던 라마전사가 움찔하며 입을 다물었다.
입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감옥의 문이 반쯤 열린 채 흔들거리고 있었다.
경직된 표정으로 눈동자를 움직이자 집기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고, 벽이나 책상에 총알 자국까지 나있었다. 그 중심에 피떡이 되어 쓰러져 있는 라마족, 정찰부대의 메딕 릴리프.
바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리를 비운 사이에 포로가 탈출한 것이다!
[이게 무슨? 뭐냐? 대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라마전사가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소리쳤을 때였다.
들썩! 들썩!
피투성이가 된 릴리프의 몸이 들썩였다.
라마전사가 한 걸음에 달려가 릴리프의 몸을 안아들었다.
[릴리프! 어이, 릴리프! 대체 무슨 일이냐? 놈은? 놈은 어디냐? 릴리프!]그리고 축 늘어진 릴리프의 몸을 흔들어대던 라마전사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 숨이 붙어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릴리프의 몸에서는 어떤 생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손으로 전해지는 체온은 얼음장처럼 싸늘했고, 눌어붙은 피도 굳어있었다. 틀림없는 시체. 적외선 스코프 따위를 사용하지 않아도 한 눈에 시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들썩! 들썩!
릴리프의 몸이 또 다시 들썩거렸다.
[뭐, 뭐야? 어, 어째서? 대체 무슨 일이…….]기괴한 현상에 라마전사가 주춤주춤 물러나며 떠듬거렸다.
그 사이에 릴리프의 들썩거림은 더욱 격렬해졌다. 처음에는 그저 꿈틀거리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마치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온몸을 흔들어대며 펄떡거렸다. 그 움직임이 한계에 달하자 릴리프의 몸이 활처럼 휘어지더니 가슴 부분이 쩍 갈라졌다.
시뻘건 형체가 라마전사를 향해 달려든 건 그때였다.
릴리프의 가슴을 찢으며 튀어나온 붉은 형체!
텅—!
검광이 번뜩이며 묵직한 충격음이 울렸다.
반사적으로 검을 뽑아 막아낸 라마전사가 서너 걸음 물러나 시선을 집중했다.
그리고……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검에 부딪혀 바닥을 구르다가 몸을 일으키는 붉은 형체는 피에 젓은 개였다. 사람의 시체 속에서 개가 튀어나온 것이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그 개의 얼굴이었다. 몸은 틀림없는 개의 형상이었지만 얼굴은…….
[마, 릴리프?]부르르 떨며 피를 털어 내는 개의 머리는 릴리프!
놀랍게도 릴리프의 시체 속에서 그의 얼굴을 한 개가 튀어나온 것이다.
[이, 이럴 수가! 뭐냐?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어, 어떻게 저런…….]공포영화에서나 나올 듯한 장면에 쇼크 상태에 빠진 라마전사가 주춤주춤 물러날 때였다.
갑자기 뒷덜미에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화들짝 놀란 라마전사는 튕기듯 몸을 날리며 낙법을 사용해 몸을 굴렸다.
그렇게 순식간에 3~4미터의 거리를 벌리고 고개를 들어올린 그는 또 다시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가 열고 들어온 문 옆에 처음 보는 라마전사가 서있는 게 아닌가?
시체 속에서 튀어나온 괴물과 정체불명의 라마전사!
[너는…….]“역시 분대장이라 다르군. 반응속도가 상당한데?”
[이 목소리는 설마…… 연방군이 어떻게 라마의 배틀슈트를……?]“눈치도 빠르군. 칭찬해주지. 뭐 지금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아듣지 못하겠지만.”
정체불명의 라마전사. 아니, 정확히 말하면 라마족의 배틀슈트를 걸친 사내가 씨익 웃었다.
말할 것도 없이 이 사내는 배틀슈트를 입은 아크였다.
그리고 맞은 편에서 릴리프의 머리를 달고 멍멍거리는 개는 헬 하운드! 라마전사가 들어오기 직전에 아누비스에게 릴리프의 시체를 제물로 바쳐 불러낸 지옥의 개였다.
라마전사는 당연히 이런 내용을 자세히 알 리가 없었다. 물론 아크도 굳이 설명해줄 생각이 없었고, 설명해 줘봤자 통역기를 달고 있지 않은 라마전사는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
그러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곤충의 갑각 같은 갑옷이 공간을 가르며 나와 라마전사의 몸을 감쌌다.
매끈하게 빠진 동체에 어깨와 팔목에 날카로운 칼날이 솟아있는 배틀슈트!
‘어쩐지 몸놀림이 보통 아니다 싶더니…… 딱 봐도 접근전 정용 배틀슈트다. 게다가…….’
적외선 스코프로 확인된 라마전사의 레벨은 52.
아크가 싸워본 라마전사 가운데 가장 레벨이 높은 적이었다. 거기에 접근전 전용 배틀슈트까지. 아마도 쉽지 않은 전투가 되리라. 단, 놈이 제대로 싸울 수 있을 때 얘기지만.
[무슨 생각으로 여기서 얼쩡대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후회하게 만들어주지.]라마전사가 시퍼런 안광을 번뜩이며 한 걸음 다가왔다.
그리고 벼락처럼 검을 휘두르려는 찰나!
[헉!]라마전사가 헛 바람을 들이키며 멈췄다.
그리고 갑자기 몸을 배배 꼬며 당혹스러운 눈길로 아크를 바라보았다.
[너…… 헉! 너 이 자식…… 으으으, 대체 무슨 짓을…… 학학학!]“이제야 약효가 도나보군.”
아크가 씨익 웃으며 ‘그것’을 들어올렸다.
-SMT-158(×5)
아이템 타입: 주사용 약물
극심한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진균을 고농도로 정제해 만든 약물입니다.
은하계의 몇 몇 혹성 중에는 때때로 각종 피부병을 유발하는 진균이 득실거리는 곳도 존재합니다. SMT-158은 그런 세균이 발생시키는 피부병을 치료하는 수단으로 개발된 약물입니다. 진균에 의해 발생하는 대부분의 피부병 환자에게 SMT-158은 증상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그러나 피부병이 없는 사람에게 주사할 경우, 죽고 싶을 정도의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약물 남용은 곤란합니다.
《진균에 의한 피부병을 치료합니다.》
※진균에 의한 피부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의 경우 30분 간 극심한 가려움증이 발생합니다.
보급상자에서 찾아낸 게 바로 이것이었다.
라마전사가 아크를 고문할 때 사용했던 SMT-158!
헬 하운드에 놀란 라마전사가 물러났을 때, 문 뒤쪽에 숨어있던 아크는 잽싸게 놈의 뒷덜미에 SMT-158을 주사한 것이다. 그게 라마전사가 느꼈던 따끔한 감각의 정체였다.
[헉헉헉, 너, 너 이 자식…… 킥, 아욱! 가, 감히…….]“죽겠지? 겁나 괴롭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크는 안다.
SMT-158의 효과를. 살점을 뜯어내고 싶을 정도로 간지럽다는 걸.
바로 지금, 눈앞에서 식은땀을 뚝뚝 흘리며 배배 꼬아대는 놈 덕분에 몸소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꽉 채워 30분 간. 수갑으로 죽어라 철창을 긁어대면서 말이다.
“들리지 않겠지만 난 친절하니까 알려주지.”
아크가 느긋하게 임팩트 블레이드를 꺼내들며 중얼거렸다.
“난 아크다. 받은 건 이자까지 쳐서 돌려주는 착한 놈이지. 이제 원금은 돌려줬으니…….”
[학학학! 개, 개자식! 죽여버리겠다!]라마전사가 개처럼 할딱거리며 달려드는 순간!
“헬 하운드! 물어!”
컹컹컹! 컹컹컹!
뒤에서 침을 질질 흘리고 있던 진짜 개가 라마전사에게 달려들었다.
아크에게만 집중하고 있던 라마전사는 아차 하는 사이에 발목을 물어 뜯겼다. 그러나 비명을 터뜨릴 시간은 없었다. 헬 하운드를 떼어내기도 전에 아크가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이제부터는 이자다! 집탄사격!”
철컥, 철컥, 철컥, 퍼퍼퍼펑!
-헤드샷!
《적의 머리에 타격을 입혀 150%의 추가 데미지가 적용됩니다.》
라마전사의 머리가 탄연에 휩싸이며 경쾌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때부터는 완전히 아크의 페이스였다.
레벨 52의 라마전사. 일단 레벨로만 따져도 아크보다 8이나 높다.
게다가 라마족 정찰부대 분대장을 맡을 정도니 제법 실력도 있으리라. 그러나 접근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중력이었다. 불과 1~2미터 간격을 두고 검을 휘둘러대는 전투에서는 한 순간의 방심이 곧 패배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닉 소드! 임팩트 샷!”
그래서 아크는 집중했다.
[학학학! 소, 소드 웨이…… 아욱! 힉힉힉!]그러나 라마전사는 집중하지 못했다.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당해본 아크는 안다. SMT-158을 맞으면 어떤 기분인지.
마치 수백 개의 손이 몸 구석구석을 간질이는 듯한 느낌! 아무리 참아보려고 해도 꿈틀꿈틀, 몸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집중할 수 있다면 인간이 아니다.
게다가 라마전사를 괴롭히는 것은 SMT-158만이 아니었다.
“멍멍아! 물어! 물어! 물어!”
덥석! 덥석! 덥석!
이크람으로 소환한 헬 하운드의 레벨은 제물의 3분의 1.
릴리프의 레벨이 30대였으니 헬 하운드의 레벨은 10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헬 하운드가 이가 닳도록 물어대도 실제 들어가는 데미지는 많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발치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틈만 나면 물어대는 헬 하운드는 라마전사의 공격의 맥을 끊기에 충분했다. 거기에 숨쉴 틈 없이 엄습해오는 가려움까지!
‘제대로 싸웠다면 고전했을 상대지만…….’
지금은 피투성이가 된 상태로도 히죽히죽 헥헥거리는 변태에 불과할 뿐이다.
라마전사가 빈사상태에 떨어졌을 때도 아크의 생명력은 고작 30%밖에 깎여있지 않았다. 이미 결과가 확정된 전투. 결국 라마전사도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러 비명처럼 소리쳤다.
[크악! 빌어먹을! 이 자식, 차라리 그냥 죽여라! 아욱! 힉힉힉!]피와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됐는데도 얼굴은 히죽히죽 거리는 라마전사.
막상 그런 몰골을 보니 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다정하게 대답해주었다.
“싫은데?”
아크는 감옥 안에서 30분 꽉 채워 간지러움을 당했다.
은혜는 폭탄 세일로 갚아도 원한은 복리이자까지 계산해서 갚아주는 아크다.
“명색이 전사잖아. 좀 더 힘을 내라고. 혹시 알아? 내가 갑자기 피를 토하고 죽어버릴지? 그러니까 용기를 잃지 말라고. 용기를 잃지 않는 한 기적은 일어나니까. 뭐 아님말고.”
아크는 발작하듯 달려드는 라마전사를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격려(?)했다. 그렇게 약 15분. 라마전사가 전신분열 증세를 일으킬 때쯤이 되자 배틀슈트의 마나도 5%밖에 남지 않았다.
‘뭐 아쉽기는 하지만 나도 한가한 몸은 아니니 이쯤해서 정리할까?’
“18연타!”
투콰콰콰콰콰콰콰!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하이퍼 드론의 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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