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63)
아크 더 레전드-63화(63/875)
[63] SPACE 5. 눈을 떠보니!(PART: 2) (3)-공적치 +100
라마전사를 피떡으로 만들어 소원을 이루어주자 공적치가 올랐다.
라마전사는 소원을 이뤄준 아크에게 감사하며 천국으로 갔으리라. 뭐 그것도 아님말고.
어쨌든 18연타를 사용하자 배틀슈트가 벗겨지며 헬 하운드의 소환도 취소되었다. 이전에 헬 하운드를 불러냈을 때는 나오자마자 폭사해 제대로 못 봤는데, 정상적으로 소환이 취소되자 흐물흐물 녹아 내리더니 뭉개진 살점처럼 변하며 사라졌다.
“사람 얼굴을 달고 나오는 것이나, 살덩어리처럼 변해서 사라지는 것이나, 이래저래 찜찜하기 짝이 없기는 하지만 역시 별 5개 짜리 스킬이라 꽤 쓸만하군.”
일단 실험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해볼까?”
아크가 휘파람을 불며 보급상자로 다가갔다.
그리고 가방에 꽉꽉 채워져 있던 잘리만 광석을 몽땅 바닥에 쏟아 부었다.
방금 전에 보급상자에서 SMT-158을 집어들었을 때 떠올랐던 메시지 때문이었다.
-공적치 +7
《적의 보급품을 노획하면 종류에 따라 추가 공적치가 가산됩니다.》
적의 보급품을 약탈하는 것에도 공적치가 주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아크는 일단 가방을 텅텅 비우고 보급상자의 아이템을 몽땅 쓸어 담았다.
-적의 보급품을 노획해 공적치 322가 추가되었습니다.
바이크로 추격하던 라마전사 둘을 처리해 얻은 공적치가 120, 전초기지의 메딕과 라마전사가 각각 80과 100. 거기에 보급상자를 털어서 또 다시 322의 공적치를 얻었다.
합계 622의 공적치!
이전 공적치와 합하니 어느새 1,870이나 모여있었다.
‘게다가 쓸만한 아이템까지!’
그러나 슬프게도 아이템은 몽땅 들고 갈 수가 없었다.
아크는 일단 가방에 넣었던 라마족 보급품도 모두 바닥에 쏟아놓았다.
그리고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우주식량과 탄환을 챙기고, 그 뒤부터는 꼼꼼히 따져 잘리만 광석보다 비싸거나, 혹은 꼭 필요할 듯한 아이템을 하나 하나 챙겨 넣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아크는 뜻밖의 아이템을 발견했다.
-마나 배터리팩(×2)
아이템 타입: 마나 충전용
라마족이 사용하는 배틀슈트의 마나 충전속도를 상승시켜주는 배터리팩입니다.
배터리팩을 작동시키면 해당 지점의 이공간에 마나를 활성화시켜 이공간의 배틀슈트의 마나 충전속도가 상승시켜줍니다. 이 효과는 이공간의 배틀슈트에게만 적용됩니다.
《30분 동안 대기 중인 배틀슈트의 마나를 1,000만큼 회복시킵니다.》
‘배틀슈트의 마나를 빠르게 충전시키는 아이템도 있었던 건가?’
그러고 보니 연합군의 배틀슈트도 에너지를 빠르게 회복시키는 배터리가 있었다.
라마족이라고 그런 아이템이 없을 리가 없는 것이다.
‘연합군 배틀슈트 용 배터리도 가격이 엄청 비쌌으니 이것도 그 정도는 되겠지.’
물론 이 배터리는 라마족 전용이니 은하연방 지역에서는 팔지도 못하리라.
그러나 팔 생각도 없다. 라마족 배틀슈트를 사용하는 아크에게는 필수 아이템인 것이다.
그 뒤로도 아이템 선별 작업은 계속 되었다. 생명력을 회복시켜주는 회복 앰플처럼 잘리만 광석보다 비싸 보이는 아이템만 챙겨도 가방의 25%가 채워졌다. 아크는 나머지 75%의 공간을 다시 잘리만 광석으로 채우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닥에 수북한 아이템이 눈에 밟히지만 이제 시간이 없다.
‘정찰부대가 돌아오기 전에 설산을 넘어야한다!’
살아서 돌아간다. 지금 아크에게는 뭣보다 그게 최우선 과제인 것이다.
밖으로 나와보니 지금까지 있던 곳은 눈덩이처럼 위장된 벙커였다. 연방군 기지까지의 거리는 300킬로미터. 동면 가사상태로 전환했던 곳보다 조금 더 멀어졌지만 모니터에서 본 것처럼 벙커 앞에는 비교적 완만한 경사가 펼쳐져 있었다.
설산을 넘을 수 있는 길 가운데 하나다.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이템도 얻고 공적치도 얻었다. 캐리어MR-II로 라마족 거점의 위치까지 알려뒀으니 일단 살아만 돌아가면 초대박! 처음에는 지지리도 재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운이 꽤 따라주고 있는 것 같아.”
아크가 입김을 뿜어올리며 히죽거렸다.
아크가 알 리가 없었다. 캐리어MR-II를 발렌시아가 가로챘다는 사실을.
그 덕분에 공적치를 5,000이나 먹고 은성무공 훈장까지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모르는 편이 나았다. 알게 됐다면 복장이 터져 죽어버렸을 테니까.
보름 넘게 매섭게 몰아치던 눈 폭풍이 한결 약해져있었다.
길었던 눈 폭풍이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
“알아보셨습니까?”
노인이 초조한 표정으로 물었다.
거구의 사내가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모두 같은 말을 하더군.”
“그가 정말 탈영을 했단 말입니까?”
“탈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보름 가까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모양이야.”
거구의 사내가 씁쓸한 표정을 떠올리며 한숨을 불어냈다.
“그동안 고생이 여간 심했던 게 아닌 모양이야. 하긴 나도 분쟁 혹성에 보내진 죄수가 어떤 취급을 받는지 대강 주워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그 녀석은 상황이 더 안 좋았던 것 같아. 정규병은 물론 죄수들에게까지 따돌림을 받고 있었던 것 같아. 그래서 자포자기해 아예 생을 포기했을 거라고 떠들어대는 병사들도 있더군.”
“맙소사! 대체 얼마나 힘들었으면…….”
노인이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탄식을 터뜨렸다.
거구의 사내는 잠시 노인을 바라보다가 툭 던지듯 물었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네? 뭘 말입니까?”
“그 녀석 말이야. 물론 죄수 신분으로 이런 곳에 끌려왔으니 힘들었겠지. 견디지 못하고 생을 포기할 수도 있어. 실제로 그런 죄수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그 녀석이잖아. 그 녀석이 그렇게 쉽게 생을 포기할까?”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던 노인이 퍼뜩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말도 안 된다는 듯이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죠! 그럴 놈이 아니죠!”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적어도 우리가 아는 그 녀석이라면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거야. 뭣보다 내가 만나본 정규병이나 죄수들은 모두 녀석을 나쁘게 얘기했어. 녀석을 따돌리던 놈들이었다는 말이지. 그런 놈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어. 다르게 얘기하던 사람도 있었고.”
“다르게 얘기하던 사람이요?”
“음, 죄수 부대 보급소를 맡고 있는 여자장교인데 이리나라고 했던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엄청 꿀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였어. 어쨌든 그녀 말로는 녀석이 이곳에서 따돌림을 받으며 고생한 건 사실이지만 근래에는 꽤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던 모양이야. 따르던 죄수들도 생기고 실적도 꽤 올리던 중이었다더군.”
“따르던 죄수들?”
“녀석을 형님처럼 따르는 죄수들이 있었다네. 듣자니 그 죄수들도 녀석이 행방불명되어 꽤나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다더군. 녀석과 어울리는 통에 다른 병사들의 눈밖에 나버려서 식량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해 굶어죽기를 밥먹듯 하고 있는 모양이야.”
“굶어죽기를 밥먹듯 하다니? 여긴 밥도 안 준답니까?”
“뭐 여긴 여기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 그건 우리가 참견할 문제가 아니지만…… 어쨌든 주워들은 얘기를 종합해보면 녀석은 갖은 고생을 하다가 얼마 전에야 자리를 잡고 동생처럼 따르는 죄수들까지 생겼어. 그때까지 잘 버티던 녀석이 여기까지 와서 한 번 낙오병이 된 것만으로 생을 포기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가 없어.”
“그럼 대장님은 생각은……?”
“아직 어딘가에 살아있을지도 몰라.”
거구의 사내가 거친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
“내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그 녀석이 행방불명된 직후부터 눈 폭풍이 시작됐다더군. 어쩌면 그 눈 폭풍 탓에 어딘가에 고립되어 있을지도 몰라. 통신이 마비된 상태라 구조요청도 못하고 갇혀있는 거겠지. 현재로서는 그게 가장 납득할 수 있는 답이야.”
“그게 사실이라면…… 어떻게 도울 방법이 없을까요?”
“눈 폭풍도 가라 앉아가니 통신이 재개되면 수색에 나서는 방법이 최선이겠지만…….”
사내가 찹찹한 표정으로 한결 가늘어진 눈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도 이곳에 계약을 맺고 온 거야. 단독행동을 할 수는 없어.”
“그야 그렇죠.”
노인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을 때였다.
위이이이이이이!
-모두 집결하라! 연방군 소속의 각 부대와 용병, 죄수 부대원은 모두 기지 앞 광장에 집결하라. 사령관 님의 명령에 따라 진영의 모든 병력은 14시 00분까지 광장에 집결, 인원 점검이 끝나는 즉시 부대 별로 나누어 진군을 시작한다. 반복한다. 각 부대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스피커가 웅웅거리며 떠들어댔다.
“시작된 모양이군. 일단 가세.”
사내와 노인이 잰걸음으로 기지 앞의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에는 이미 방송을 듣고 모인 병사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모여있었다.
중심에 모여있는 완전군장에, 파란색 혹성에 우주선이 그려져 있는 마크를 달고 있는 400여 명의 병사들은 은하연방의 정규병. 그리고 그 옆에 거지꼴을 하고 있는 100여 명의 병사들은 죄수 부대원, 그 외에 각양각색의 복색을 하고 있는 200여 명은 이스타나에서 긴급소집 되어 보내진 용병부대들이었다.
“모두 들어라!”
사내와 노인이 용병부대 그룹에 들어서자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 우리의 선조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모성을 떠나 우주 개척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수많은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은하계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역사는 결코 평온하지만은 않았다. 귀관과 이곳에 모인 장병, 그리고 은하연방의 모든 시민이 알고 있는 우리의 적! 은하계를 탐욕으로 더럽히는 비열한 외계종족 라마! 선조들의 우주개척 역사는 그 라마족과의 전투로 흘린 피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도 은하계의 수많은 혹성에서 우리는 그들과 마주하고 있다.”
벨타나 주둔군 사령관 하만이 단상 위에서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한다. 우리의 터전을 위해 선조가 흘린 피를! 그리고 각오를 다져야한다. 우리가 흘리는 피는 후손이 살아갈 터전을 지키기 위함이기에. 그리고 지금 여기서, 우리는 드디어 위대한 일보를 내딛기 위한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하만의 눈이 옆자리의 청년에게 향했다.
중무장을 한 사각 턱의 청년은 연방군 기갑 1소대장 발렌시아!
하만이 신뢰 넘치는 눈길로 발렌시아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연방에 대한 충성을 의심할 바 없는 기갑 1소대장 발렌시아. 그는 험난한 눈 폭풍이 몰아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연방군의 염원이었던 라마족 중앙기지의 위치를 알아냈다. 마침내 길었던 전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와아아아아!”
“발렌시아 소대장 만세!”
정규병과 일부 죄수 부대원들이 일제히 함성을 터뜨리며 환호했다.
그 함성에 하만이 주먹을 불끈 쥐어 올리며 소리쳤다.
“자, 은하연방의 자랑스러운 병사들이여, 지금이야말로 승리를 위한 진격을 할 때가 되었다. 우리의 승리는 벨린 성좌에서 비열한 라마족을 몰아내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우와아아아아! 진격하자!”
“비열한 라마족에게 피의 복수를!”
쿠쿠쿠쿠! 쿠쿠쿠쿠! 쿠쿠쿠쿠! 쿠쿠쿠쿠!
함성과 함께 5대의 수송용 대형 장갑차 메머드가 육중한 엔진 음을 뿜으며 진군했다.
뒤이어 3대의 중갑전차와 수십 기의 바이크 라이더가 편대를 이루며 돌진했고, 각 용병부대가 가져온 트럭과 경갑 전차도 야수 같은 엔진 음을 울리며 뒤따랐다.
이 모든 차량의 내비게이션에는 똑 같은 좌표가 찍혀있었다.
[email protected]$!#! Y-!#$!#!아크가 보내온 라마족 거점의 좌표였다.
바야흐로 벨타나 전쟁의 최종 결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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