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635)
아크 더 레전드-635화(635/875)
[635] space 4. 드디어…… 어? (2)-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군. 대의지에 삼켜졌던 인격이 되살아났다는 것도 그렇지만, 바이우스 골렘인 이상 내게 이런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카사인의 전사라…… 본래 바이우스 실드는 엘림의 신기가 되기 전에 카사인 일족에게 전해지던 것이었지. 그리고 바이우스와의 친화도만 보면 엘림보다 더 뛰어난 종족이었어. 아무래도 그와 관련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판단이 되지 않는군. 하지만 뭐, 그건 천천히 알아보면 되겠지. 그보다 하던 말을 계속하지.
제라두가 생각을 털어 내듯이 고개를 저으며 아크를 바라보았다.
-어쨌든 토트의 걱정도 기우에 불과했던 모양이군. 너는 금마의 탑에 준비된 모든 관문을 통과해 그것을 증명했다. 그것도 역대 최강이라고 불리던 자낙스보다 뛰어난 성적으로.
바로 이거다.
아크가 불평을 하지 않는 이유가.
물론 수련관이 갑자기 금마의 탑으로 바뀌는 바람에 꽤 고전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생각하면 딱히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 아니, 결과적으로 상당한 이득이 있었다.
덕분에 비스트와 기갑 스킬의 등급이 향상됐고, 아크와 바사크의 레벨도 꽤 오른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것은 역시 방금 전에 제라두가 말한 것!
‘자낙스보다 뛰어난 성적!’
금마의 탑에서 아크가 죽은 횟수는 3번!
그러니까 85점. 다시 말해 80점을 기록한 자낙스를 뛰어넘어 이제 금마의 탑에 세워진 기록 판에 당당히 1위로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물론 이런 곳의 기록 판에 1위로 이름을 올린다고 딱히 좋아할 일도 아니다.
아크도 딱히 거기에 의미를 두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로 인해 받을 보상. 신기! 1위를 달성한 덕분에 역대 최고 등급, 자낙스가 사용하던 것보다도 높은 등급의 옵션이 붙어 있는 신기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뭐 그것도 결과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불평을 늘어놓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아니, 늘어놓고 싶어도 참는 편이 좋다.
아직은 신기를 받기 전, 괜히 제라두와 투덕대 봤자 좋을 것은 1도 없으니까. 뭐 그래도 걱정되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 그렇게 말해 놓고 또 무슨 시험이 남아 있다거나 하는 건…….”
-끝났다.
제라두가 빙긋 웃으며 팔을 들었다.
웅웅웅웅! 웅웅웅웅!
광장이 진동하며 사방에서 빛이 뿜어져 나온 것은 그때였다. 그리고 광장 중심에서 실타래처럼 얽히며 형태를 갖춰 가기 시작했다. 그 형태는 바지! 번들거리는 붉은 광택을 뿜어내는 바지였다.
“저게…….”
-아직이다!
아크가 기대에 찬 눈으로 바지를 향해 손을 뻗자 제라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제라두가 주먹을 꽉 움켜쥐는 순간!
쩡! 쩡! 쩡! 쩡!
벽에서 또다시 빛줄기가 뻗어 나와 바지와 충돌했다.
상공에 떠 있는 바지. 신기가 분명하지만, 사실 신기치고는 수수한 감이 없지 않았다.
특별한 장식도 없이 그냥 밋밋한 가죽 바지.
그러나 빛이 충돌하는 순간, 그 위에 크리스털로 이루어진 장식물이 하나씩 추가되기 시작했다. 허리에서부터 무릎, 그리고 다시 발목까지 소용돌이 모양의 크리스털 장식이 완성되자 바지가 스스로 아크를 향해 날아왔다.
아크가 바지를 받아 드는 순간!
-맹약의 아머?영광의 인印(아티팩트)
아이템 타입 : 라이트 아머(바지) 착용 제한 : 엘림의 계승자 전용
방어력 : 150 내구도 : 150/150
이미 수천 년 전에 초고대 문명을 이룩한 무라트가 그들의 대행자인 엘림을 위해 만들었다고 알려진 오신기五神器 중 하나입니다. 오신기는 이미 수천 년 전에 완전한 무구로 제작되었지만 단 하나, 하의로 제작된 ‘맹약의 아머’만은 다른 신기와 달리 형태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건 ‘맹약의 아머’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맹약의 아머’에 처음 인장을 새긴 것은 제라두였습니다.
과거 제라두는 무라트 엘림과 맹약을 맺을 때, 우정의 증표로 펜저모니엄에 집중되는 마나의 힘을 바이우스에 담아 당시 엘림이 착용하고 있던 아머에 새겨 주었고, 그 힘이 다른 신기와 맞먹는 수준이라 후에 신기 중 하나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16대 엘림 잉그란은 고대 몬스터의 감옥인 금마의 탑이 가진 힘을 이용해 인장에 새로운 힘을 담는 비법을 터득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모든 바이우스를 관장하는 위대한 정신체, 대의지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잉그란은 후대 엘림에게 대의지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금마의 탑을 수련관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신은 누구보다 뛰어난 성적으로 모든 관문을 돌파해 대의지로부터 힘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힘 +20, 체력 +15, 민첩 +15》
《특수 옵션(대의지의 가호) : 5분간 맹약의 아머의 방어력을 50% 상승시키고 그 시간 동안 가해지는 모든 공격을 20% 확률로 반사시킵니다. 단, 관통 대미지의 공격은 반사시킬 수 없습니다.(포스 소모 : 200 대기 시간 : 1시간)》
-‘영광의 인’에 의해 성능이 향상되었습니다.
《모든 스텟 +10, 모든 속성의 물리 대미지에 대한 방어력 +25%》
드디어 받게 된 신기!
‘대박이다!’
정보창을 확인한 아크의 입이 함지박만 해졌다.
방어력 150! 일단 그것만으로도 지금 착용하고 있는 레벨 100 대의 유니크 아머, 벨페골의 비늘 바지의 2배에 달하는 방어력이었다.
뭐 그거야 이미 아크의 레벨이 200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맹약의 아머’에는 거기에 다시 방어력을 50% 상승시키고 일정 확률로 공격을 반사시키는 ‘대의지의 가호’라는 스킬까지 붙어 있었다. 기본 옵션 역시 레벨 200대의 유니크 아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하지만 더 대박은…….’
그 밑에 붙어 있는 ‘영광의 인’ 추가 효과!
바로 이거다. 아크가 금마의 탑에서 며칠 동안 개고생했던 이유가! 모든 스텟 +10! 거기에 추가로 모든 속성의 물리 대미지에 대한 방어력 +25%!
이것이 바로 금마의 탑을 1위로 돌파해 얻어 낸 추가 장식, ‘영광의 인’에 의해 부여된 보너스!
‘보람이 있었다!’
그야말로 날아갈 듯한 기분!
아마 같은 성능이라도 그냥 받았다면 이런 기분까지는 들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이건 오직 100% 노력으로 얻은 결과!
필사적으로 노력한 끝에 최상의 보상을 얻어 냈다고 생각하자 이루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이 밀려들었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었다.
-이건 자낙스가 언젠가 자신의 후계자가 신기를 찾으러 오면 전해 주라고 부탁한 물건이다.
제라두가 건네주는 원형 바Bar처럼 생긴 메모리 칩!
-<자낙스의 메모리 칩>을 획득했습니다.
이게 뭔지는 감이 잡힌다.
신기를 모으는 것은 엘림을 전승하는 과정.
그리고 선대 엘림이 후대에게 남기는 것은 오신기만이 아니었다. 엘림의 전투 기술, 초대 엘림인 카프레가 창안한 검술 역시 후대로 전승되어야 하는 것!
‘아마도 이 칩에 그 검술이 담겨 있겠지.’
자낙스는 이전에도 이런 방식으로 기술을 전수해 주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지금 아크의 관심사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신기? 물론 좋다. 스킬? 그것도 좋다. 그러나 그보다 몇 배는 더 기대되는 것이 있었다.
‘이로써 5개! 오신기가 완성되었다!’
드디어 길었던 퀘스트 《위대한 여정》이 완료되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게 의미하는 바는 바로 전직! 이제야 후계자 딱지를 떼고 진정한 엘림으로 승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건 단순히 이름만 바뀐다는 의미가 아니다.
어떤 직업이든 전직을 하기 전과 후의 전투력은 천양지차!
장비품을 바꾸거나 스킬 몇 개 추가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다. 그건 확실하다. 문제는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지만, 다름 아닌 엘림이다. 모르긴 몰라도 평범한 직업과도 비교도 할 수 없는 보너스가 주어지리라.
‘얼른 토트에게 가 봐야겠다.’
“이제 다 끝난 거죠? 출구는 어디 있습니까?”
몸을 달은 아크가 물었을 때였다.
-서두르지 마라. 아직 한 가지 용무가 더 남아 있다.
“네? 뭐가요?”
-네가 금마의 탑에 들어오기 전에 말했을 것이다. 무라트 엘림이 바이우스 골렘을 수하로 부릴 수 있는 것은 나와 무라트의 맹약에 의한 것. 때문에 역대 엘림은 바이우스 실드를 물려받을 때 이곳에서 대의지의 가호를 청하는 의식을 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그러고 보니 들은 기억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아크는 그 의식이 단순히 펜저모니엄에 찾아오는 것, 그리고 그냥 제라두를 만나는 것 정도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뭔가 따로 해야 할 일이 있는 겁니까?”
아크가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제야 다섯 번째 신기를 찾아 전직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의식이랍시고 또다시 금마의 탑 같은 시험을 받으라고 할까 싶어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네가 할 일은 없지.
그러나 제라두는 고개를 저으며 바사크를 돌아보았다.
-용건이 있는 것은 저쪽이지.
“네? 그게 무슨…….”
-바이우스 골렘의 자아는 주인이 바뀌면 새 주인의 성향에 맞춰 새로이 형성된다. 뭐 네 골렘의 경우는 좀 특수하지만 어쨌든, 그게 의식을 치러야 하는 이유다. 주인이 바뀌면 모든 것이 초기화되는 골렘은 바이우스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힘마저 잃어버리지. 의식이란 바로 골렘이 잃어버린 그 힘을 되찾기 위해 하는 것이다.
‘힘을 되찾는다고?’
아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힘을 되찾는다! 표현은 ‘되찾는다’지만, 결국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업그레이드!
이건 정말이지 기대도 하지 않던 일이었다. 바사크, 확실히 지금까지는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는 존재에 불과했다.
그러나 제라두와의 전투로 생각이 180도로 달라졌다. 아니, 아크의 생각이 바뀌었다기보다는 바사크가 이곳에서 그만큼 성장했다고 할 수 있었다.
함께 싸울 수 있는 동료로서!
그런데 여기서 뭔가 새로운 힘을 더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아크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아니,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져서라도 부탁하고 싶은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시간. 의식을 치르는 데는 최소 몇 시간, 길게는 하루의 시간이 필요하지.
“몇 시간이면 몇 시간이고 하루면 하루지 몇 시간에서 하루는 뭡니까?”
-그건 네가 의식에 어떤 무구를 바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에? 무구요?”
제라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 의식을 치러 바이우스 본래의 힘을 각성하면 분명 네 골렘도 이전보다 강해질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그만한 대가가 필요하다. 다른 전사들이 무구를 착용해 힘을 향상시키는 것처럼, 골렘을 진화시키기 위해서는 무구를 흡수시켜야 한다. 의식은 그 과정을 돕는 것에 불과하지.
……공짜가 아니었다.
무구武具, 장비품. 다시 말해 돈이다.
바사크의 업그레이드에는 돈이 들어가는 것이다.
-두 번째 것은 네 선택이다. 무구를 흡수시키지 않아도 각성하는 데는 지장이 없지.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이전보다 강해지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무구를 흡수시키면 당연히 그보다 강해진다. 그 기회는 단 한 번, 의식을 통해 골렘을 각성시킬 때뿐이다. 자, 어쩌겠는가?
“어쩌겠냐니…….”
아크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뻔하지 않은가.
바사크는 신기, 좋든 싫든 엘림을 계승하는 한 끝까지 같이 가야 하는 존재다.
당장 바사크를 성장시키지 못한다고 큰일 나는 것은 아니지만, 강해지면 당연히 도움이 되리라. 하물며 단 한 번의 기회, 장비품 몇 개 아끼자고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러니 바사크에게 무구를 흡수시키는 것은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문제는 뭘 흡수시키느냐.’
말만 들어도 딱 감이 온다. 제라두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그게 아무 장비품이나 던져 넣는다고 되는 것은 아니리라. 아니, 잡템이라도 상관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무구를 흡수해 성장한다면 무구의 성능에 영향을 받을 것은 당연지사. 더 좋은 아이템을 넣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게 아크가 한숨을 불어 낸 이유였다.
결국 그건 최대한 좋은 성능. 그러니까,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최대한 고가의 아이템을 넣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제라두의 말처럼 그건 아크의 선택이다.
그리고 당장 갖고 있는 아이템이 허접한 것들뿐이라면 차라리 속이 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지금 아크의 백팩에는 꽤 값나가는 아이템이 쌓여 있었다. 때문에 고민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하겠습니다.”
결국 아크는 결심했다.
-잘 생각했다. 좋아, 그럼 바로 의식을 시작하겠다. 바사크, 저 제단 위로 올라가라.
제라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맞은편의 제단을 가리켰다.
-혀, 형님…….
제라두의 말에 바사크가 불안한 눈으로 아크를 돌아보았다. 이에 아크가 고개를 끄덕여 주자 바사크는 긴장한 표정으로 제단 위로 올라갔다.
콰자자자작!
그리고 제라두가 양손을 마주치는 순간!
제단에서 솟아오른 크리스털이 바사크를 뒤덮었다.
-<바이우스 골렘 : 바사크>의 힘을 각성하는 의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엘림의 후계자는 선대로부터 바이우스 실드를 물려받으면 펜저모니엄에서 의식을 통해 골렘의 힘을 각성시킬 수 있게 됩니다. 이때, 엘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구를 제단에 바쳐 각성하는 골렘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무구는 최대 3개까지 등록할 수 있습니다.
※등록된 무구 : , ,
바사크가 고치처럼 변하자 정보창이 떠올랐다.
‘이미 결정했으니 망설이지 말자!’
이에 아크는 눈을 질끈 감고 백팩을 열었다.
그리하여 빈 공간에 채워 넣은 첫 번째 아이템은 얼마 전 해저 유적에서 얻은 생체형 검 ‘포식자의 검’! 못해도 수백 골드는 받을 수 있는 레어 검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거다!’
뒤이어 아크가 입고 있던 바지를 훌러덩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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