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654)
아크 더 레전드-654화(654/875)
[654] space 1. 그들의 개전開戰 (4)확실히 칼리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그리고 아크가 칼리 일당과 함께 정면에 남아 있는 이유도 그것이다.
세 방향으로 나뉜 아크 함대 중 가장 화력을 강한 것은 당연히 아크와 칼리 일당.
만약 적 함대가 상대적으로 약한 좌측이나 우측으로 돌파를 시도한다면, 당연히 정의남이나 이슈람의 함대는 괴멸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적 함대는 그사이에 가장 강한 화력을 보유한 아크와 칼리 일당에게 옆구리를 고스란히 노출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양쪽으로 이동하는 4척의 전함 중 2척의 함장이 함대전 경험조차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모를까, 이런 상황에서 그런 무모한 짓은 하지 못할 터! 그렇다면 놈들은…….’
퍼펑! 퍼펑! 퍼퍼퍼펑!
그때 적 함대가 포격을 뿜어내며 진군해 왔다.
‘이게 최선이겠지.’
아크가 놈들을 지켜보며 입 끝을 치켜 올렸다.
전투 시작 전에 아크 함대의 주포에 관통되어 항해 능력이 떨어진 2척을 각각 정의남, 이슈람 쪽으로 이동시키고 나머지 6척은 아크와 칼리 일당을 향해 돌진해 오는 것이다.
일단 주력 함대는 해치우면 나머지는 어떻게든 된다. 그리고 6 대 6이라면 퍼큘리어의 광역 실드에 보호받는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 분명하다.
-과연…….
본격적인 포격전이 벌어지자 노이즈가 번지는 통신 창에서 칼리가 피식 웃으며 끄덕였다.
-하지만 덕분에 우리는 꽤 곤란한 입장이 되지 않았나?
“곤란해하는 표정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훗, 이 정도에 겁먹으면 대해적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하지만 좀 실망이군. 놈들이 네 예상대로 움직인 건 사실이지만 결국 전황은 10 대 8에서 6 대 6이 됐을 뿐이야. 나아지기는커녕 더 힘든 전투가 됐을 뿐이잖아.
“왜, 자신 없어?”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칼리가 처음으로 짜증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뭐가 문제인데?”
이번에는 아크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퍼큘리어의 광역 실드를 펼치고 있는 함대와 정면에서 포격전을 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어! 그런데 지금 네가 그런 상황을 만들어 놨잖아! 물론 그래도 이길 수는 있겠지. 왜? 우리는 그만큼 강하니까! 하지만 적지 않은 피해를 받겠지! 왜? 네놈이 멍청하니까! 빌어먹을, 우리가 왜 네놈의 멍청함 때문에 피해를 받아야 하냐고!
“그런 말은…….”
아크가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끝난 뒤에나 하라고! 토리, 엔진 최대 출력으로 적 함대를 향해 돌진하라!”
-뭐? 무, 무슨…….
이어지는 아크의 말에 칼리가 퍼뜩 고개를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그러나 이미 실버스타는 선미로 불기둥을 뿜어내며 적 함대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함대에서 실버스타가 돌출되어 나오자 당연히 적 함대의 포격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폭광에 뒤덮이자 지직거리던 통신 창이 완전히 먹통이 되었다.
“멍청한 놈이…….”
칼리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실버스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검게 변한 아크의 통신 창 옆에 떠 있는 유진이 혀를 차며 말했다.
-칼리, 네가 심했어.
-그래, 우리도 아직 지난 일을 완전히 털어 버리지는 못했지만 아크 말대로 그건 우리의 일방적인 사정에 의한 싸움이었다. 그건 너도 인정했잖아. 그래서 정의남 형님의 말대로 과거는 잊고 함께하기로 한 거 아니냐?
-쿨하지 못하게…….
-이건 무슨 왕따도 아니고, 그래도 명색이 학교 선생이라는 녀석이 숨 쉴 구멍은 줘 가며 몰아붙어야 할 거 아니야? 정의남 형님은 아크와 우리 사이의 일은 참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건 좀 아니잖아? 저건 누가 봐도 자살이라고. 이제 정의남 형님 얼굴을 어떻게 보냐?
“젠장! 다 내 잘못이냐? 레피드나 발렌시아라는 녀석들도 나와 다를 바 없었잖아! 그리고 니들도! 왕따는 그냥 지켜만 본 사람도 가해자인 거라고! 아니, 됐어! 됐다고! 그래, 다 내 잘못이다! 하지만 나라고 저 녀석이 저런 짓까지 할 줄 알았겠냐? 아오! 하여간 저 자식은 적일 때나 아군일 때나 왜 이리 사람을 짜증 나게 하는 거야?”
-이럴 때가 아니야.
-그래, 일단 저 녀석부터 살려 놓고 보자. 이대로는 1분도…….
고개를 돌리던 장보고가 놀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이들은 아크와 싸워 본 적이 있다. 때문에 실버스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아는 한, 실버스타는 적 함대의 집중포화를 버티기는 무리였다.
그러나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실버스타는 아직 실드조차 벗겨지지 않은 상태였다.
‘뭔가…… 달라졌다!’
뒤에서 지켜보는 칼리 일당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떠올랐고.
‘확실히 다르군.’
아크도 같은 생각을 떠올렸다.
지금, 실버스타는 5척의 적함에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었다. 때문에 완전히 폭광에 휩싸여 칼리 일당의 예상대로 1분도 버티기 힘들어 보였지만, 사실 그중 절반 이상은 실버스타에 기관포에 요격당해 폭발하는 포탄이었다. 자
동 요격 시스템 GEM의 성능을 상회하는 이런 탄도 요격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Å!
커다란 눈알에 이런 알 수 없는 기호를 떠올리며 정신없이 패널을 두드리는 그레이족! 바로 헤겔의 ‘궤도 예측 연산’ 스킬 덕분이었다.
헤겔만이 아니었다.
“모두 정신을 집중해라!”
“우리의 성장을 형님께 보여 줄 기회다!”
고함을 질러 대며 실버스타 내부를 뛰어다니는 수십 명의 대원들! 이들은 바로 벨타나 시절부터 아크와 함께해 온 친위대원들이었다.
아크가 너브 지역으로 오기 전에 이큘러스에 들렀던 이유가 바로 이것!
‘이번에는 본격적인 전쟁이다!’
그런 곳에 달랑 토트 하나 달고 왔을 리가 없다.
전함의 성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것은 두 가지! 하나는 함장의 조함술, 다른 하나는 바로 승무원의 존재였다.
같은 전함이라도 세부 시스템을 맡을 승무원이 충분히 있는지, 그리고 관련 분야의 능력치에 따라 전혀 다른 성능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건 지금 상황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꾸준히 성장해 이제 GEM 시스템을 능가하는 탄도 예측이 가능해진 헤겔, 그리고 칼리벤과 베렐 같은 스나이퍼와 총기병인 쿠파, 베드로, 라벤, 콘세드를 포탑에 배치시키자 실버스타를 뒤덮다시피 쏟아지는 포탄을 높은 확률로 요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머지 포탄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이기는 하다.
‘하지만…….’
아크가 눈매를 좁히며 함장석 앞의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자낙스…… 좋은 선물을 남겨 줬어.’
사실 원래대로라면 아크는 아직 전직 퀘스트를 진행하던 공간의 틈에 있어야 정상이다. 공간을 틈을 뚫고 들어갈 때 실버스타가 입은 대미지 때문이다.
당시 실버스타는 항해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지만 다시 공간의 틈을 돌파해 나오기는 힘든 상태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전직 퀘스트를 마치고 바로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자낙스의 우주선 덕분이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실버스타의 특수 스킬 ‘형상 분해 융합’!
아크는 ‘형상 분해 융합’을 사용해 자낙스의 우주선과 융합, 단숨에 실버스타의 피해를 복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상위 기종으로 랭크 업까지!
그리하여 현재 실버스타는…….
실버스타
선체 : 중형-4등급 《업그레이드-0》 분류 : 전함(타이탄급)
화력 : 55,000
속도 : A 선회 : A+
실드 : B 에너지 효율 : A
※방어
실드 게이지 : A
선체 장갑 내구도 : A
※공격
주포(선더볼트) 충전율 : 100%(6회 사용 가능)
기관포 4기 : 수동 사격용 탄환-100%, 응축 에너지 입자포 충전율-78%
함포 2기 : 수동 사격용 탄환-100%, 응축 에너지 입자포 충전율-90%
※특수 : <앵커>, <광학스캐너×15>, <채프×8>, <보조 엔진>
※스킬 : <광자 이동>, <워프 항해>, <형상 분해 융합>, <이미지 웨폰>
※내부 시설 : 일반 <선실>, <창고>, <의무실>
확장 <이미지 웨폰>, , ,
특수 , <특수 레이더>, <형상 분해 융합 관리실>
한 등급 위인 타이탄급으로 랭크 업!
덕분에 드디어 실버스타도 기관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위력의 함포가 2기나 장착되고, 속도와 선회 등 전체적인 성능도 이전과 비교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기본 성능에 몇 %의 보너스를 추가하는 업그레이드와는 달리 아예 각 기능의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대 엘림의 우주선을 잡아먹은(?) 덕분인지 실버스타의 특수 슬롯이 하나 더 개방되며 새로운 스킬까지 붙어 버렸다.
‘뭐 일단 그건 제쳐 두고라도…….’
실버스타가 적함의 포격을 버틸 수 있는 이유가 그것!
한 등급 상승한 실드와 장갑 덕분이었다.
“이대로 전속 돌진을 유지한다! 실드의 모든 에너지를 전방에 집중시켜라!”
실드는 한 방향으로 에너지를 집중시키면 그만큼 방어력이 높일 수 있다. 그 덕분에 무수한 포탄의 소나기를 뚫으며 돌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 한계는 있었다.
콰쾅! 콰콰콰콰!
-공격을 받았습니다!
《실버스타의 실드 내구도가 28%로 감소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승무원과 든든한 실드가 있어도 역시 매에는 장사 없는 법. 쉬지 않고 날아드는 포격에 실버스타의 실드가 순식간에 30%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더 심각한 상황은 적 함대의 앞에 펼쳐진 광역 실드에 다다른 뒤였다.
“실버스타, 광역 실드와 충돌했습니다!”
“속도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조종석에서 토리와 밀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광역 실드는 공간 그 자체에 펼치는 것, 때문에 우주선의 실드와 달리 광역 실드는 어느 정도의 물리력을 가지고 있어 포탄만이 아니라 적함의 돌진도 막아 내는 것이다.
그게 칼리 일당이 아크의 돌진을 미친 짓이라고 말한 이유였다.
사실 칼리의 전함도 타이탄급, 뿐만 아니라 해적질로 단련된 승무원도 넘치도록 타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대미지를 감수하면 아크처럼 적의 포화를 뚫고 돌진할 능력은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해적 출신인 칼리 일당은 되레 그쪽이 전문이다.
그러나 먼저 광역 실드를 해체시키지 못하면 처맞아 가며 돌진해 봐야 딱 여기까지. 광역 실드에 막혀 버리면 불과 수백 미터 거리에서 집중포화를 받을 뿐이다.
퍼퍼퍼펑! 퍼퍼퍼펑! 퍼퍼퍼펑!
그리고 예상대로 실버스타가 멈추자 적 함대가 일제히 포격을 뿜었다. 이 정도 거리라면 헤겔의 탄도 예측도 무용지물! 실드도 채 10%가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정도 거리라면……!’
아크에게는 아직 비장의 무기가 남아 있었다.
“이미지 웨폰 기동! 각성 스킬, 귀영!”
함장석에 앉은 아크가 광역 실드 너머로 보이는 적함을 바라보며 소리치는 순간! 실버스타가 수십 개로 분열되며 확 퍼졌다. 그리고 상하좌우로 흩어져 제비처럼 긴 호선을 그리며 광역 실드를 우회해 타깃으로 잡은 적함을 관통했다.
콰쾅! 콰쾅! 콰쾅! 콰쾅!
은빛 기체가 충돌할 때마다 적함이 폭음을 일으키며 진동했다. 그리고 마지막 기체가 들이받자 함교 부근의 장갑이 터져 나가며 시커먼 연기를 뿜어 올렸다.
검게 변했던 통신 창에 노이즈가 번지며 칼리 일당의 얼굴이 떠오른 것은 그 직후였다.
-이, 이건 대체…….
-과, 광역 실드가 사라졌다!
아크가 ‘귀영’의 타깃으로 선택했던 기체는 적 함대의 퍼큘리어!
퍼큘리어는 에스퍼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종으로 광역 실드를 비롯해 함대를 서포트하는 각종 특수 기능으로 무장된 전함이다.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함장인 에스퍼처럼 다른 전함에 비해 내구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기종이었다.
뭐 그래도 일격에 격침될 정도로 허접한 전함은 아니다.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아직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함이 건재하니 광역 실드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칼리 일당이 실드가 사라졌다고 한 이유는…….
“앵커 사출! 그대로 놈을 끌고 전속 항진하라!”
텅! 콰직! 질질질…….
‘귀영’을 먹이는 것과 동시에 아크는 앵커로 퍼큘리어를 포획! 그대로 ‘너 잠시 이리 와 봐!’ 같은 분위기로 질질 끌어 대며 적 함대의 후방으로 날아갔다.
이미 ‘귀영’에 뒈지게 얻어맞은 퍼큘리어는 몇 등급 높은 실버스타의 견인에 저항할 힘이 없었다. 그리고 퍼큘리어가 멀어지자 광역 실드도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놈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지.”
아크가 씨익 웃으며 벙찐 표정의 칼리 일당을 바라보았다.
“이제 너희들이 그렇게 구시렁거리던 광역 실드는 사라졌다. 그리고 같은 5 대 5, 이런 상황에서까지 우는 소리를 하지는 않겠지?”
-저 자식이…….
칼리가 울컥한 표정으로 아크를 마주 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함대장이 이 정도까지 해 줬는데 우는 소리를 할 수는 없지. 좋아, 인정하지. 그러니 너도 이제 잘 보고 있어라. 우리가 왜 대해적으로 불렸는지 보여 주마! 어이, 가자!
퍼펑! 퍼펑! 퍼퍼퍼펑!
갑자기 광역 실드가 사라졌다.
당연히 적 함대는 꽤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아크를 뒤쫓아 온 칼리 일당은 이미 바로 코앞까지 와 있었다. 이에 적 함대는 아크의 추격을 포기하고 포격으로 대응했지만 칼리의 말대로 그들은 한때 개척지를 주름잡던 대해적 일당!
그리고 해적이 가장 자신 있는 전투가 바로 근접전이었다.
당연히 칼리 일당의 전함도 근접전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포격으로 응사하며 적 함대를 향해 돌진하는 칼리 함대의 선수에서 일제히 솟아 나오는 전기톱 형태의 충각衝角! 그리고…… 충돌!
콰쾅! 콰쾅! 카카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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