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664)
아크 더 레전드-664화(664/875)
[664] space 5. 넘치는 일거리! (2)* * *
“배달 왔습니다!”
우주 공간에 울리는 활기찬 목소리!
고속으로 항진하는 실버스타의 함교에서 활짝 웃으며 소리친 사람은 아크!
그리고 실버스타의 뒤를 따라오는 10척의 전함은 어지간한 거리는 30분 내에 신속 배달! 뿐만 아니라 보급 함대임에도 경우에 따라서는 적 함대까지 무찔러 근래 A-001의 유저들 사이에서 최강의 수송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아크 함대였다.
-여어, 아우, 왔나?
“넵! 항상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보급을 받는 입장이니 고맙다는 말은 내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닙니다. 형님이 이곳에서 끈덕지게 싸워 주시는 덕분에 제 일이 부쩍 늘어난 거 아닙니까? 덕분에 먹고삽니다.”
-어째 살짝 빈정대는 말로 들리는데?
“기분 탓입니다.”
아크가 얼른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맞다. 빈정댄 거다. 뭐 딱히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지금 실버스타의 스크린을 몽땅 차지하고 있는 이따만 한 얼굴!
‘젠장, 이번에는 정말 마가 끼었나? 왜 보기 싫은 사람들하고만 계속 얽히는 거야?’
웬만하면 보기 싫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남자의 이름은 데커드! 타투인 전투에서 호크와 싸울 때마다 끼어들어 방해가 되었던 유저였다. A-001의 관리국에서 들었던 것처럼 데커드 역시 참전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전 칼리를 통해 충격적인 말을 전해 들었다.
‘설마 데커드가 세븐 소드였을 줄은…….’
바로 이것!
정말이지 아크는 상상도 못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아크가 만나 본 세븐 소드는 2명, 호크와 칼리다.
지금은 둘 다 TOP 7에서 밀려나 세븐 소드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심지어 둘 다 범죄자 낙인까지!―, 일단 이 두 사람은 아크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뭐 그 둘이 세븐 소드에서 밀려난 결정적인 이유를 제공한 사람은 아크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호크나 칼리보다 잘났다는 말이지.’
살짝 우쭐하는 아크.
그러나 그런 아크도 아직 세븐 소드에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었다.
호크와 칼리가 떨어져 나간 빈자리 중 하나는 이얀이, 다른 하나는 얼마 전 아슐라트의 이젠트 공략전에서 세븐 소드 부동의 1위인 카이저와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한 유저가 차지한 것이다.
뭐 그렇다고 딱히 아쉽다는 말은 아니다.
어차피 아크는 세븐 소드니 뭐니 하는 것은 관심도 없었으니까. 그러나 아크 자신이 굳이 그 자리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없어도 일단 세븐 소드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으면 아크도 어느 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데커드가 웬 말인가?
아크가 생각하던 세븐 소드의 수준이 확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커드는 세븐 소드였다.
모든 백작이나 이리나가 이얀과 함께 절대 적으로 삼지 말라고 말했던 이유도 바로 그 부분이었다.
‘이얀이 A-001의 최대 세력으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간판 때문이다. 이번에 새로 진입한 세븐 소드라는 간판!’
아크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너브 지역 같은 전장에서 그런 간판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전장에서 공훈을 세우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실력 있는 동료와 함께하는 것, 그리고 세븐 소드라는 간판은 그 실력의 보증서나 다름없다.
덕분에 이얀은 A-001에 오자마자 알아서 수많은 유저들이 몰려들어 최대 규모의 함대를 휘하에 둘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데커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록 바보(?)지만 세븐 소드라는 간판에 속은(?) 유저들이 데커드 함대로 투신! 이얀 함대와 맞먹는 규모의 함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아크가 데커드 앞에서 싫은 내색을 하지 않은 이유가 그것이다.
‘A-001의 유저 절반 이상이 이얀이나 데커드 함대 소속이야. 그리고 그중 이얀과는 도크의 사건 때문에 이미 돌이키기 힘든 사이가 되었다. 여기서 데커드와의 사이까지 틀어지면 A-001에서 버티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다행히 데커드는 아크를 싫어하지 않았다.
아니, 타투인 전투가 끝난 뒤에 만났을 때도 그렇지만 꽤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왜?’
뭐 사람이 좋고 싫은 데 꼭 이유가 필요하겠냐만.
어쨌든 상대가 호의로 대해 주니 아크도 마냥 싫어할 수는 없었다. 아니, 몇 번 만나다 보니 아크도 조금씩 호감이 생기고 있었다.
이얀이 비하면 성격도 꽤 시원시원하고, 이얀에 비하면 나름 예의도 있었고, 이얀에 비하면 이상한 꿍꿍이를 꾸미는 것 같지도 않으니까. 즉, 종합적인 평가에서 이얀보다는 좋은 사람―이얀, 의문의 1패!―인 것이다.
단, 타투인 전투 때처럼 얽히지만 않으면 말이다.
-그나저나 보급 함대라니? 그게 공훈치가 되긴 하냐? 공훈치가 되더라도 그렇지, 남자는 역시 힘! 밥벌이도 남자답게 해야 하지 않겠냐? 게다가 너 이얀 자식하고 사이가 좀 그렇다며? 내 함대에 들어오면 그 자식도 건드리지 못해. 그러니 이제 그만 그런 일은 때려치우고 내 함대로 들어와라. 공훈치 팍팍 벌게 해 줄게.
그러니 이런 제안은…….
“에이, 형님도 참, 또 그 소리입니까? 괜히 착실하게 사는 사람 꼬시지 말라고요. 말했잖아요. 저는 제 나름대로 해 보겠다고. 물론 제가 들어가면 형님이 잘 챙겨 줄 거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사나이! 비록 제가 아무리 뛰어다녀 봐야 형님만큼은 못하겠지만 일단 시작했으니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 보겠습니다.”
당연히 거절이다.
-자식, 고집하고는. 뭐 그런 점이 마음에 들지만.
“뭣보다 제가 형님 함대에 들어가 버리면 보급은 누가 합니까?”
-하긴 너만큼 믿을 만한 보급 함대도 없지.
데커드가 피식 웃으며 끄덕였다.
여기서 잠시 설명하자면, 아크는 이미 데커드의 성격을 완전히 파악했다.
데커드의 성격은 단순 무식!
말하자면 정의남이나 이슈람과 비슷했다. 아니, 왠지 모르지만 데커드를 대할 때는 그보다 갱생단 형님들이 생각날 때가 많았지만 어쨌든! 본의 아니게 이런 사람들에 둘러싸여 사는 아크라 분위기에 맞춰 대응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었다.
-네 생각이 그렇다면 할 수 없지. 그래, 맘대로 해라. 그리고 혹시라도 또 이얀 자식이 못살게 굴면 얘기해. 부담 가질 필요는 없어. 그 자식은 나도 기회가 되면 한번 손 좀 봐줄 생각이었으니까. 이번에 세븐 소드에 들어왔다고 제가 나와 동급인 줄 안다니까.
“네,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크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지만 그럴 생각은 없었다.
일러바치듯이 떠들어 대고 싶지도, 둘 사이에 끼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리고 요즘은 이얀도 이소트 공략에 정신이 팔려 일부러 시비를 걸어오지는 않았다.
“그런데 전황은 좀 어때요?”
-뭐 똑같지. 젠장, 이번에는 제대로 밀어붙였다 싶었는데 그 자식들, 비겁하게 서너 개의 함대를 숨겨 놓고 있었더라고! 게다가 내가 전방에서 싸우고 있는 사이에 약한 놈들밖에 없는 후방을 공격했어! 그리고 내가 후방으로 돌아가니 잽싸게 도망가더라고! 아오! 겁나 비겁하지 않냐? 그게 불알 달린 놈들이 할 짓이야?
……보통 그런 걸 전술이라고 한다.
데커드 함대가 진행 중인 렌딩 항로 공략전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이것이다.
함대장이 무식 하니까!
데커드는 신의 군대가 다크스타나 대공 요격기지 따위를 잔뜩 깔아놓은 렌딩 항로를 그냥 무식하게 들이받는 방식의 전투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전멸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단하고 할 만하지만, 매번 함대는 넝마가 되었다. 그럼에도 데커드는 아직 한 번도 A-001로 퇴각한 적이 없었다.
-A-001로 퇴각해서 전열을 재정비해? 웃기지 말라고 해! 뭐라고 갖다 붙여도 남자가 등을 보이는 건 패배를 인정하는 것! 하지만 나는 아직 지지 않았어! 만약 우리 함대가 A-001로 퇴각한다면 그건 내가 죽었을 때뿐이다!
데커드의 말이었다.
그리고 무식 한 주제에 끈덕지게 살아 있는 것이다.
때문에 데커드 함대는 전투가 끝난 뒤에도 렌딩 항로 근방에 주둔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리고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보급.
‘뭐 나야 일거리가 끊이지 않으니 좋지만.’
덕분에 데커드는 아크 함대의 초우량 단골로 등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다음번에는 기필코 끝장을 볼 생각이다.
이 대사도 서너 번은 들었지만.
-그보다 너는 괜찮냐?
“네? 뭐가요?”
-보급 말이다. 적 함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이전에도 항로를 봉쇄하고 보급을 차단하는 일은 있었지만 그건 전투가 벌어질 때뿐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적 함대가 일대의 항로를 몽땅 봉쇄하고 눌러앉아 있다고 하더군. 나야 렌딩 항로의 적군이 줄어들어 편해졌지만 보급 함대인 너는 이전보다 몇 배는 위험해진 거잖아.
“아, 그거요?”
아크가 남의 일처럼 대꾸했다. 아니, 남의 일 맞다.
아크도 얼마 전부터 신의 군대가 일대의 항로를 봉쇄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당연하다. 이건 보급 함대에는 치명적인 일이니까.
그리고 실제로 몇몇 보급 함대가 워프 중에 발각되어 전멸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크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영업 비밀이라 자세히 말해 줄 수는 없지만 전 괜찮아요.”
……역시 영업 비밀이었다.
-사내 녀석이 비밀은 뭔 비밀이야? 하지만 뭐, 나도 보급이 끊이지만 않는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지. 왠지 우리 함대는 전투를 할 때마다 피해가 커서 말이야.
왠지?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안 하는 건가?
역시 데커드 함대에 들어가는 건 자살행위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아크, 보급이 끝났다.
그때 모니터에 레피드가 떠오르며 말했다.
아크가 고개를 끄덕여 주고 데커드를 돌아보았다.
-이제 가 봐야겠어요.
-좋아, 그럼 다음에도 부탁한다.
“네! 신속 배달의 보급 전문 아크 함대입니다. 불러만 주시면 은하계 끝까지라도 찾아갈 테니 자주 이용해 주십시오!”
-나 이런, 적에게 두들겨 맞으라고 고사를 지내는군.
“그게 아니라 제가 날라다 주는 포탄으로 적을 박살 내 달라는 말이죠.”
-그런 거라면 노력해 보마.
그 말을 끝으로 스크린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던 데커드의 얼굴이 사라졌다. 그러자 곧바로 텅 빈 스크린에 10명의 얼굴이 줄지어 떠올랐다.
정의남과 이슈람을 필두로 레피드, 발렌시아, 칼리 일당, 거기에 아사드까지. 일명 최강의 수송대로 불리는 아크 함대의 함장들이었다.
“모두 수고했어. 아버지와 이슈람 형님도요.”
-그래, 다음은 어디냐?
“그건…….”
정의남의 말에 아크가 님프를 조작했다.
그 위로 떠오르는 정보창!
《긴급! 23번 함대의 보급 요청!》
은하연방의 접전 지역에서 기습적인 게릴라전을 펼치는 신의 군대 함대를 견제하기 위해 배치된 23번 함대의 전함 3척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현재 X-1344, Y-414 지점으로 피신 중입니다. 그러나 23번 함대는 현재까지 적과 교전 중이라 구조하러 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23번 함대장은 A-001에 긴급 보급 요청을 해 왔습니다.
난이도 : C 모집 전함 숫자 : (11/-)
※공훈치 : 참가 전함 분의 보급 성공 시 400 +α
《위성 포탑 ER-032로 물자 소송》
얼마 전 은하연방의 접전 지역에 배치된 신의 군대는 대규모 함대를 동원해 일대의 항로를 봉쇄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주요 항로가 모여 있는 렌딩 지역과 이소트 회랑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지만, 번번이 공략에 실패한 탓에 사실상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은하연방은 후방 지역의 안전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몇몇 주요 항로에 위성 포탑 ER-032를 전진 배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ER-032의 배치에 필요한 물자를 보급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난이도 : C 모집 전함 숫자 : (11/-)
※공훈치 : 참가 전함 분의 보급 성공 시 400 +α…….
‘몸이 10개라도 부족할 정도로군.’
아크가 행복한 표정으로 주르륵 떠오르는 정보창을 바라보았다.
데커드와 얘기할 때는 적 함대의 항로 봉쇄가 남의 일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남의 일은 아니었다.
항로가 봉쇄되어 보급이 힘들어졌다.
당연히 전체적으로 보면 너브 지역 공략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은하연방의 함대는 A-001을 거점으로 삼고 원정을 나가는 방식으로 너브 지역을 공략하는 중이다. 그러니 보급이 끊기면 전투를 치를 때마다 다시 A-001로 돌아와야 한다.
이건 방어하는 입장인 신의 군대가 함대는 물론, 방어 시설을 증축할 시간을 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다시 공격해도 처음과 다를 게 없어진다는 뜻!
‘어떤 의미로는 데커드처럼 무식하게 들이받는 게 정답일지도 모르지. 뭐 그것도 보급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의 얘기지만.’
그러니 항로 봉쇄는 은하연방에 적지 않은 타격이지만.
‘나에게는 좋은 일이지!’
보급 부대가 아크 함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전투에 참가하지 못하는 유저. 적게는 2~3척부터 많게는 20여 척 규모의 함대가 보급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일찌감치 부담되는 전투는 피하고 아크처럼 아예 보급을 전문으로 삼는 함대도 적지 않았다.
아크가 처음 보급 퀘스트를 받을 때는 그냥 남은 것에 등록했을 뿐이지만, 시기에 따라서는 그것도 없어서 못 받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 전까지의 얘기였다.
무슨 생각에서인지 갑자기 일대의 항로를 몽땅 봉쇄해 버린 신의 군대! 덕분에 D-였던 보급 퀘스트 난이도가 갑자기 C로 껑충 뛰어 버린 것이다.
물론 항로를 봉쇄했다고 모든 보급 함대를 잡아낼 수 있을 리는 없다. 그러나 위험도가 몇 배나 증가했다. 그리고 실제로 몇몇 보급 함대가 신의 군대에 발각되어 전멸당하자 보급 퀘스트에 몰렸던 함대들이 슬금슬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는 다시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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