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665)
아크 더 레전드-665화(665/875)
[665] space 5. 넘치는 일거리! (3)‘이제 일거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지!’
그것만이 아니었다.
난이도가 올라가자 공훈치도 올라갔다.
얼마 전까지는 전함 1척당 300이던 공훈치가 400으로!
‘이것만으로도 공훈치를 모으는 속도가 25%는 빨리진 셈이다. 뭐 그래도 레피드의 계산대로라면 50만을 채우는 데는 못해도 보름 이상이 걸리겠지만.’
-뭘 봐, 인마?
아크가 슬쩍 바라보자 레피드가 미간을 찡그리며 쏘아붙였다.
“아니, 그냥. 전에 누군가가 50만을 모으려면 21일이나 걸린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
-난 이론적으로 계산했을 뿐이야.
“하지만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이 있었지.”
아크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아크는 보고 레피드는 보지 못했던 것!
그건 바로 퀘스트 공훈치의 뒤에 붙어 있는 ‘+α’였다.
보급 퀘스트에서 이 ‘+α’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속도! 보급은 속도가 생명! 따라서 보다 빨리 보급품을 전달하면 추가 공훈치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사실상 별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하긴, 그게 네 잘못은 아니지. 원래 전함의 속도는 큰 차이가 없으니까. 그리고 설사 항해 속도가 월등한 전함이 있어도 함대 단위로 움직이면 별 의미가 없지. 그러니 K대씩이나 나온 너라도 추가 공훈치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것도 당연해.”
-……슬슬 열 받기 시작하는군.
“왜? 당연하다는데?”
아크가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
“물론 내가 그 당연한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걸 몰랐던 게 문제지만.”
이게 아크가 맘껏 잘난 척할 수 있는 이유였다.
아크는 이동 시간을 극적으로!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운이 좋으면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영업 비밀이라 밝힐 수는 없지만! 어쨌든 줄어든 시간은 고스란히 추가 공훈치로 환산되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예정 시간보다 27분 일찍 보급을 성공해 추가 공훈치를 받았습니다!
분당 5의 추가 공훈치가 보상으로 지급됩니다.
《전함 1척 분 +135》
데커드 함대에 보급을 하고 받은 추가 공훈치다.
전함 1척당 135. 그리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번에 보급한 물자는 전함 5척 분, 기본 공훈치 2,000에 추가 공훈치 675. 한 번에 2,675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역시…….’
진짜 알토란은 따로 있었다.
바로 《긴급! 23번 함대의 보급 요청!》처럼 ‘긴급!’이 붙어 있는 퀘스트! 얼마 전에 보급을 해 준 티리온과 같은 상황에 처한 함대의 요청에 의해 발동되는 퀘스트다.
그리고 이런 퀘스트는…….
‘어머! 이건 꼭 해야 해!’
이런 말이 절로 나오는 퀘스트였다.
이런 퀘스트에는 또 다른 추가 공훈치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새삼스럽지만 보급도 공짜가 아니다.
그리고 A-001은 모든 거래가 공훈치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보급을 받는 전함은 그만큼의 공훈치를 지불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긴급 보급 요청을 할 경우에는 거기에 추가로 ‘할증’이 붙는다.
긴급 보급 요청을 할 때는 대체로 상당한 피해를 받고 도주하는 중이거나 적진에 고립되어 있을 때. 그만큼 보급 함대의 위험도 커진다. 그러니 그만큼 추가 요금을 받는다.
이때 가산되는 요금은 10%!
그리고 이 추가 요금은 실제로 위험을 떠맡는 보급 함대에 주어지는 것이다.
공훈치 1,000 분량의 보급을 하면 100! 10,000 분량이면 1,000! 보급 함대로서는 그야말로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퀘스트인 것이다.
문제는 이런 퀘스트가 그리 자주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많은 공훈치를 얻을 수 있는 만큼 보급 함대끼리의 경쟁도 치열―뭐 요즘은 경쟁자가 없지만―하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게 반짝 퀘스트라는 점이었다.
위험에 처한 함대의 긴급 요청이다.
그 함대는 언제 전멸할지 모르는 상황. 그리고 당연히 함대가 전멸하면 퀘스트는 취소된다. 그러니 전광판에 퀘스트가 등록되자마자 받아도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졸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고 있군.’
아크가 서너 개나 등록되어 있는 퀘스트 정보창을 바라보며 히죽 웃었다.
아크는 며칠 전부터 아예 A-001의 전광판 앞에 사람을 1명 박아 두고 있었다. 그건 이렇게 갑자기 등록되는 긴급 퀘스트를 놓치지 않게 위한 이유도 있었지만, 퀘스트를 진행하는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
‘나와 함께 움직이는 전함은 11척!’
사실 이건 그리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었다.
보급을 요청하는 함대가 항상 11척 분량의 보급품을 필요로 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함대를 나눠서 운용하는 편이 이득이다. 그러나 아크는 항상 11척의 전함과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이유는 두 가지!
첫째는 함대를 나누면 아크와 떨어진 함대는 최강의 수송대라는 명성에 걸맞은 이동 속도를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둘째는 종종 긴급 보급 퀘스트를 하다 보면 얼마 전 티리온 함대의 경우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긴급 요청을 한 함대를 추격해 온 적 함대와 마주치는 상황 말이다.
‘이게 또 짭짤하지!’
당연히! 보급 따위보다는 적함을 박살 내는 쪽이 공훈치가 더 많다. 그러나 무턱대고 적함을 때려 부순다고 다 공훈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아사드를 구했을 때처럼 퀘스트와 상관없이 적함을 부수면 공훈치를 받지 못한다.
그때―티리온 함대 때― 아크가 적 함대를 공격하기 전에 티리온에게 물어본 이유가 그것이다. 아크가 받은 퀘스트와는 상관이 없어도 아군 함대의 정식 구조 요청을 받으면 그 역시 공훈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게 아크가 굳이 11척의 전함을 달고 다니는 이유!
긴급 보급 퀘스트를 전문으로 삼다 보니 의외로 함대전을 할 때가 많은 것이다.
때문에 아크는 함대에 보급품을 꽉꽉 채우고 나오는 한편, 전광판 앞에 퀘스트를 전문으로 받는 함대원을 배치! 싣고 나온 보급품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돌아다니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역시 신속 배달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
물론 뭣보다 큰 이유는 ‘영업 비밀’ 덕분이었지만, A-001이 아닌 보급을 원하는 함대에서 함대로 바로 이동하니 시간이 더 단축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아크는 쉬지 않고 이어지는 보급 퀘스트와 더불어 +α! +α! +α!
“쉽구나! 쉬워! 이건 아주 공훈치를 쓸어 담고 있잖아!”
-쳇, 그래 봐야 보급 퀘스트야. 자잘하게 모아 봐야 제대로 된 전쟁 퀘스트를 성공하면 이 정도는 한 방에 벌겠지.
아크가 히죽거리자 레피드가 보기 싫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쳇, 꼭 그런 식으로 초를 쳐야 시원하냐? 누가 그걸 몰라? 그래도 나는 누구처럼 보급 퀘스트로 50만을 버는 데 21일이나 걸린다는 착각은 하지 않는다고. 21일? 풋! 머리만 좋으면 뭐하냐? 융통성이 있어야지. 이 상태라면 21일은커녕…….”
-작작하시지?
-그래! 레피드를 괴롭히면 나도 더 이상은 참지 않겠어!
레피드가 울컥한 표정으로 째리자 카야도 발끈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뭐 덕분에 레피드의 얼굴이 더 일그러졌지만.
-나도 더 이상은 못 봐주겠군.
-자화자찬도 어느 정도라야 봐주지.
-적이었을 때도 짜증 나는 놈이었지만 아군이 되니 더 짜증 나는 놈이로군.
칼리 일당도 짜증 나는 표정으로 떠들어 댔다.
-뭐라 할 말이 없다. 다 내가 자식을 제대로 못 가르친 탓이지.
-아니요, 형님. 스승으로서 제대로 못 가르친 내 탓이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쇼. 내가 좀 바쁘지만 틈나는 대로 패면서 가르쳐 볼 테니까.
거기에 역성을 들어 주지는 못할망정 한술 더 뜨는 정의남과 이슈람까지. 이거야 뭐 이름만 아크 함대지, 정작 아크 편은 1명도 없었다.
그러나 아크는 조금도 기죽지 않았다.
‘나에게는 이리나가 있으니까!’
뭐 이런 상황에서 그게 무슨 상관이냐 싶지만 어쨌든!
-그보다 이렇게 떠들고 있어도 되냐? 아까 함대 퀘스트 정보창을 보니 긴급 보급 임무가 하나 더 들어와 있었던 것 같은데?
“아, 그렇지!”
아크가 퍼뜩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퀘스트가 서너 개나 등록돼 있지만 지금은 다른 건 볼 필요도 없다. 적어도 아크 함대에는 긴급 보급 퀘스트야말로 노른자! 한가하게 떠들 시간이 없는 것이다.
지금 아크에게는 시간이 곧 공훈치!
“자, 출발! 함대, 워프 항해로 진입하라!”
아크의 명령이 떨어지자 11척의 전함 앞에 스파크가 일며 워프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함 내의 승무원은 모두 맡은 자리로 이동하라! 목적지까지는 1시간 거리! 하지만 이번에도 30분 안에 돌파한다! 모두 정신 바짝 차리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라! 우리에게는 워프 항해도…….”
이면세계로 진입한 아크가 여기저기 뇌전을 뿜어내는 암운이 뒤섞인 공간을 바라보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전투다!”
SPACE 6. He is back (1)
아크는 성실하게 일했다.
편법과 변칙을 사용하는 데 거리낌 없는 아크지만! 그리고 편법과 변칙을 기본 스킬로 장비하고 실제로 밥 먹듯이 사용하는 아크지만!
아크는 알고 있었다.
‘뭐든 때와 장소라는 게 있는 법이다.’
세상이 변했다. 성실함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우직한 성실함이 지름길이 되는 경우도 있는 법이다.
아크는 A-001이 그런 곳이라고 판단했고, 맘먹은 이상 몸을 아끼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이자면 함대원의 몸도 자신의 몸처럼 생각하는 함대장이었다.
“이게 벌써 몇 시간째냐? 피곤한 건 둘째치고 하루 종일 뒤죽박죽 정신 사나운 이면세계만 돌아다니니 속이 울렁거려서 오바이트가 쏠려 죽겠다고.”
“난 6시간째 화장실도 못 갔어.”
“택배 기사의 고충을 이제야 알겠다.”
덕분에 함대원들은 며칠 사이에 퀭한 몰골이 되었다.
함대원들의 몸을 자신의 몸처럼 여기는 아크가 24시간 내내 굴려 댔기 때문이다. 아니, 24시간 굴리면 캡슐 속에서 피를 토하고 죽을지도 모르니 그래도 잠잘 시간을 주었다.
하루에 4시간씩이나!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그럼에도 며칠이 지나자 이런 식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함대원이 있었지만.
“그럼 노동청에 신고하든가. 하지만 접수나 될지 모르겠네. 너희, 내 컴퍼니의 정식 직원도 아니잖아? 말하자면 계약직이지만 근로 계약서도 쓴 적이 없지. 아니, 그보다! 내가 무슨 임금 착취라도 하냐? 다 같이 잘 먹고 잘살아 보자고 이러는 거 아니야? 그리고 내가 니들만 부려 먹어? 일을 해도 내가 더 하고 있거든?”
아크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근로 기준법이니 뭐니 떠들어 대는 것도 다 배가 불러서 그래! 일은 편하게 하면서 가지고 싶은 건 다 갖고 싶냐? 그런 썩어 빠진 생각이 사회를 병들게 하는 거라고! 너희들은 노오력이 부족한 거야! 노오력이!”
“형님, 내가 저 녀석에게 이런 말을 들을 군번이오?”
한숨을 불어 내는 이슈람과 함장들은 그제야 깨달았다.
아크에게 함대장을 맡긴 게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 그러나 후회란 아무리 빨라도 늦은 법.
“우리가 등신이지.”
함장들이 자포자기 한 표정으로 한숨을 불었다.
아크가 이렇게 무식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이유는 함장들의 사정을 꿰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적인 사명을 띠고 갤럭시안에 투신한 정의남과 이슈람은 거론할 가치도 없고, 레피드는 백수, 발렌시아는 게임으로 먹고사는 프로 게이머다.
의외였던 것은 칼리 일당이 학교 선생님이라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방학 기간! 따라서 각 전함의 승무원들이야 어찌 됐든 적어도 함장들은 시간이 널널 한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함대원들이 편하게 놀고먹었느냐?
그럴 리가 없었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그들의 함대장은 이런 명언을 뼈에 새기고 있는 인간인 것이다.
하물며 함대장 이하 함장들이 잠도 못 자며 일하는데 일개 승무원들이 놀고먹게 놔둘 리가 없었다.
물론 모든 승무원들이 그저 놀고먹은 것은 아니다.
영업 비밀이라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아크 함대는 다른 수송대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대신 워프 항해에 돌입할 때마다 2배 이상의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덕분에 승무원들 역시 전함에 발생하는 각종 사고를 처리하기 위해 워프에 돌입할 때마다 숨 쉴 틈도 없이 뛰어다녀야 했다. 여기서 문제는…….
‘너무 많아!’
바로 이 부분이다.
일단 정의남과 이슈람 휘하에 있는 사람만 각각 150명, 300명이다. 그리고 칼리 일당은 한때 400이 넘는 부하를 거느리고 있었지만 일전에 아크에게 당하는 바람에 뿔뿔이 흩어져 지금은 100명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티우스에서 정의남이 세뇌시킨 200명의 전직 죄수가 합류해 300명! 그리고 그에 비하면 적지만 아크와 레피드의 전함에도 다크 에덴의 직원들이 나누어 타고 있었고, 아사드 함에도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그리하여 현재 아크 함대의 인원은 700여 명!
‘애초에 이건 전투를 위한 인원이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전장에 나갈 기회조차 없는 처지. 보급 임무 중에도 간간이 함대전을 할 기회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 전투에 이만한 인원은 필요 없어. 항해도 마찬가지. 사실상 60~70%는 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밥은 먹는다.
그리고 A-001에서는 그 밥값도 공훈치로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700명분의 식대! 이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었다.
그러나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A-001에서 주어지는 퀘스트는 모두 함대 단위. 승무원들만 따로 떼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렇다고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전장에서 당장 밥값이 부담된다고 해고할 수도 없으니 놀리더라도 끼고 있는 수밖에 없다.
‘……라고 생각하겠지. 보통 함대장이라면.’
그러나 아크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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