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671)
아크 더 레전드-671화(671/875)
[671] space 7. 현우라는 남자 (4)퍼거슨은 바로 놈들의 정체를 알아보았다.
퍼거슨도 이얀과 아크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설마 A-001에서 이런 식으로 대놓고 방해를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그리고 아크 역시 몰랐으니 퍼거슨 1명만 전광판 앞에 대기시켜 둔 것이겠지만…….
‘그래도 패겠지! 굵직한 퀘스트를 못 받으면! 그래, 다짜고짜 팰 거야!’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당한 풍부한 경험이 있으니까.
그러나 이런 식으로 수십 명이 벽을 치고 있으니 혼자서는 방법이 없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에도 이얀 함대는 물론, 다른 함대원들도 굵직한 퀘스트를 챙겨 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소리 없는 비명을 질러 대던 퍼거슨은 결국 최후의 방법을 사용했다.
“야! 이 XXX 같은 XXX 새끼들아! 비겁하게 지금 뭐 하는 짓이야? 그러고도 대함대냐? 그렇게 아크 함대가 무서워? 18…… 다 덤벼! 몽땅 XXX 해서 XXX 해 줄 테니까!”
퍼거슨의 필살기 ‘광역 도발’!
그러나 원래 ‘도발’이라는 스킬은 몬스터에만 통하는 스킬. 유저에게 효과가 있을 리가 없었지만…….
“어쭈? 저 돼지 새끼가 뭐래?”
“덤비라고? 하, 벽이나 치고 있으니까 우리가 만만해 보인 모양이지? A-001이라고 우리가 그딴 말을 듣고도 가만있을 줄 아냐?”
“야! 저 자식, 밟아! 죽이지만 않으면 상관없어! 죽지 않을 정도로만 밟아!”
……효과가 있었다.
아크의 밑에서 본의 아니게 한층 고강해진 혓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역 도발―욕이라고도 한다―’는 유저들의 뚜껑을 열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콱콱콱! 콱콱콱!
뭐 그 성장의 대가는 집단 구타였지만.
퍼거슨에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구타라고 다 같은 구타가 아니다. 참을 만한 구타가 있는 반면, 정말이지 한 방에 억! 소리가 나오는 구타도 있는 것이다.
아크는 그런 구타의 달인!
그리고 퍼거슨은 그런 아크 밑에서 단련된 몸이다. 덕분에 퍼거슨은 무수히 쏟아지는 발에 밟히면서도 꾸역꾸역 기어 전광판 밑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버텨라, 퍼거슨! 여기까지 와서 정신줄을 놓으면 모든 게 끝이다! 버티는 거다! 꿋꿋이 버텨서 엄청난 공훈치의 퀘스트를 받아 보란 듯이 아크의 면상에 내밀어 주는 거다!’
그리고 이를 악물며 버티고 있을 때였다.
또다시 주르륵 떠오르는 퀘스트!
‘지금이다! 정보창 따위, 볼 것도 없다! 가장 좋은 퀘스트! 공훈치 빵빵!’
“우와아아아!”
넝마가 된 퍼거슨이 괴성을 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날아오는 강펀치를 면상으로 막으며(?) 돌진!
《와이번 요새 강습 작전》 퀘스트에 참가했습니다!
※모집 전함 숫자 : 62/200
“해, 해냈다!”
1착으로 퀘스트에 등록 완료!
공훈치가 무려 500만이나 되는 퀘스트였다.
“후후후! 후하하하하! 자, 봐라! 이 비겁한 놈들아! 이게 이 몸의 실력이다. 공훈치 500만! 어디, 강제로 튕겨 내고 싶으면 한번 해 보시지, 뭐 무리겠지만.”
이에 퍼거슨이 코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이얀의 졸개들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이얀의 졸개들은…….
“크크크, 그래, 너 대단하다. 어디 잘해 봐라. 응원해 주마.”
키득거리며 대답해 주었다.
SPACE 8. 작전명 와이번 사냥 (1)
이스타나의 타투인.
“이제야 뭔가 되가는 것 같군.”
다시 짓는 김에 삐까 번쩍! 아직 천막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황제와 달리 이전의 1.5배 이상으로 증축된 연방군 사령부에서 마틴 후작이 웃음을 짓고 있었다.
2장의 보고서 때문이다.
너브 지역에 참전한 유저들은 전우이자 경쟁자.
그리고 그건 은하 3국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전장에서 같은 적과 싸우게 된 만큼 군사력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각 국은 이번 전쟁이 끝난 뒤에 너브 지역의 혹성을 공적에 따라 유저에게 나누어 주기로 협약했다.
그 혹성의 주인이 되는 것은 유저지만, 결국 은하 3국의 영토가 된다는 뜻! 3국 체제가 자리 잡은 지 수백 년 만에 은하계의 지도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은하 3국이 이번 전쟁에 관심을 집중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이유가 그것이었다.
‘하지만…….’
은하연방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얼마 전 아슐라트는 세븐 소드의 수장 격인 카이저, 일명 미스터 넘버원으로 불리는 유저가 합류, 대대적인 물량 공세로 서부 외곽 지대를 완전히 손에 넣었다.
그리고 초기의 기습 공격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라마도 3황자를 전선에 급파! 소규모 함대전이지만 연전연승을 거듭하며 초기의 열세를 뒤집고 진군 중이었다.
그러나 은하연방은 렌딩 항로와 이소트 회랑에 발목이 잡혀 너브 지역에 제대로 진입조차 못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2장의 보고서로 인해 상황이 달라졌다.
-이얀 함대의 이소트 회랑 확보!
-렌딩 항로의 신의 군대 함대, 전면 퇴각!
드디어 은하연방도 본격적으로 진군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타투인에서 내내 속을 끓이던 마틴 후작에게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와 같은 승전보였다.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건 보고를 올리는 연방군 정보부장 볼티미어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명성이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이번 이소트 회랑과 렌딩 항로 확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이얀과 데커드, 타투인 전투에서 1, 2위의 공적을 세운 유저입니다. 솔직히 당시 타투인 전투의 결과는 납득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그렇게 되고 보니 이얀과 데커드의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군요.”
“실력은 결과로 증명하는 것이니.”
마틴 후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의외로 그 녀석에 대한 보고가 없군.”
“후작님이 애지중지하는 아크 말입니까?”
“애지중지는 무슨 얼어 죽을…….”
볼티미어의 말에 마틴 후작이 울컥 치미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큰 전쟁이 벌어졌는데도 어딘가에 처박혔다가 일주일이 지나서야 어기적어기적 나타나다니, 맘 같아서는 당장 소환해서 귀싸대기라도 날려 주고 싶은 걸 참고 있다고.”
“그만큼 아크의 참전을 바라고 계셨다는 말이죠.”
볼티미어가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
그러나 볼티미어도 마틴 후작이 답답해하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물론 말했듯이 그건 마틴 후작이 아크라는 유저에게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니, 그 때문에 더 아크에게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아크가 마틴 후작의 심복이라는 것은 이미 은하연방의 귀족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
설사 마틴 후작이 부정해도 은하연방의 귀족들 사이에서는 ‘마틴 후작≒아크’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마틴 후작이 직접 너브 지역에 참전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 대외적으로 아크는 마틴 후작의 대리자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전승 소식에도 아크의 이름은 빠져 있다.
물론 가뭄의 단비와 같은 승전보지만 마틴 후작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아크는 타투인 전투에서 4위를 했다. 그리고 3위였던 이슈람과 함께 참전했다고 들었다. 그 정도면 명성만으로는 이얀이나 데커드에게 밀리지 않을 텐데? 게다가 천방지축인 그 녀석 성격을 생각하면 나흘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소식이 없는 게 이상하지 않나?”
“그게 이번에는 좀 얌전히 지내는 모양입니다.”
“얌전히?”
“모든 백작님의 보고에 따르면 아크는 수송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합니다.”
“수송대? 그 녀석이?”
“네, 아크의 성격을 생각하면 납득하기 힘든 일이죠.”
볼티미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실은 납득하기 힘든 일은 아크만이 아닙니다. 이번 이소트 회랑과 렌딩 항로의 확보. 그 전승에 이얀과 데커드의 노력에 의한 것이라는 점은 저 역시 이견을 제시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백작님의 전황 보고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소트 회랑과 렌딩 항로가 함락당하기 전, 적의 예비 함대가 일대의 항로 봉쇄에 동원되었다는 부분입니다.”
“항로 봉쇄라면…….”
“보급로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는 말이죠. 하지만 보급 함대가 그 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아크가 보급 함대를 운용한 직후에 적이 이런 움직임을 취했습니다.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공교로운 일이 아닙니까.”
“자네 말은?”
마틴 후작이 눈매를 좁히며 되묻자 볼티미어가 고개를 저었다.
“제 짐작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전황을 봤을 때 아크가 뭔가를 했다, 적이 예비 함대를 동원해서라도 항로를 봉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할 만한 뭔가를. 전체 전황을 보면 그게 앞뒤가 맞습니다. 뭐 진실은 아크밖에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아크도 모르고 있었다.
이건 그냥 호크 혼자 설레발을 치다가 일어난 일이다.
“설사 자네 예상이 맞더라도 전장에서는 결과가 전부다. 그리고 이번 전승의 최고 공훈자는 이얀과 데커드. 아크는 이번 승전의 공훈자 명단에도 끼지 못했어. 한심한 놈이, 그런 곳에서 버벅대는 모습을 생각하니 울화가 치미는군.”
“직접 왕림하셔서 격려라도 해 주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합니다만.”
“내가? 웃기는군. 난 그렇게 한가한 몸이 아니네. 벨테란 공작을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정신이 없어. 그리고 아크가 내 격려 같은 것을 좋아할 놈도 아니고.”
“뭐 그렇기는 합니다만…….”
볼티미어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크도 이번 일로 새롭게 각오를 다진 모양입니다.”
“각오를 다져? 무슨 말인가?”
“방금 전에 모든 백작님으로부터 새로운 작전에 대한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좀 서두르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A-001의 관리국은 이번 승전으로 적의 사기가 떨어져 있는 지금이 밀어붙일 기회라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이에 과감한 기습 작전을 입안했는데 그 작전의 주공主攻을 맡은 지휘관이…….”
볼티미어가 마틴 후작에게 서류를 건네주며 말했다.
“아크입니다.”
“아크라고? 하지만 이건…….”
서류를 훑어보던 마틴 후작이 미간을 좁히며 중얼거렸다.
“네, 이 작전대로라면 꽤 고전할 겁니다.”
볼티미어는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기대 어린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건 아크가 스스로 맡은 임무입니다. 그리고 저보다 후작님이 더 잘 아시겠지만 아크는 승산도 없이 이런 임무를 자원할 사람이 아니죠.”
“그래, 그렇지.”
마틴 후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에도 일말의 불안감을 떨쳐 내지 못하고 있었지만.
‘아크라면…… 뭔가 생각이 있겠지.’
* * *
그때 아크는.
‘!$!$!$$%$!%^…….’
마틴 후작의 믿음과 달리 이런 상태였다.
생각이고 뭐고 없다. 그냥 공황 상태다. 그 이유는 바로 얼마 전, 소트 회랑과 렌딩 항로의 승전으로 업 돼 버린 A-001 관리국의 지휘관들이 입안한 작전 때문이다.
“일단 모두 영상을 봐 주게.”
모든 백작의 말에 10여 명의 시선이 원탁의 중심을 바라보았다. 이곳은 A-001의 작전 회의실. A-001의 전광판에 등록되는 모든 퀘스트는 연방군에서 파견 나온 참모들. 즉, NPC들이 입안한 작전이었다.
그렇다고 유저가 무조건 주어지는 퀘스트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함대와 공훈치를 보유한 함대장은 회의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지고, 직접 작전을 입안할 권리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끊임없는 전투와 합병―물론 분란이 생겨 떨어져 나오는 함대도 있었다―을 통해 그 자격을 가지고 있는 함대장은 불과 4명. 이얀과 데커드, 그리고 약 100척 규모의 함대를 가지고 있는 미젤란과 아이언이라는 유저뿐이었다.
그럼에도 10여 명이나 되는 유저가 모여 있는 이유는 이 회의가 작전을 입안하기 위한 것이 아닌, 이미 입안된 작전을 설명하기 위한 회의였기 때문이다.
그 작전은…….
“이소트 회랑과 렌딩 항로를 확보해 이제 우리는 너브 동부의 항로를 손에 넣었다. 또한 이로 인해 병목 지역을 벗어나 보다 넓은 전장에 함대를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실제 적의 근거지라고 할 수 있는 페미온 성좌까지 진입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게 바로 와이번이라고 불리는 요새 혹성이다.”
모든 백작의 설명에 따라 원탁 중심에 떠올라 있는 입체 영상이 시시각각 바뀌었다.
A-001에서 출발한 작은 점―전함―이 이소트 회랑과 렌딩 항로를 지나 너브 지역으로 뻗어 나가다가 그 앞에 성벽처럼 길게 뻗어 있는 선 앞에 모이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그 선의 한 부분이 확대되자 커다란 포신이 서너 개나 뻗어 나와 있는 인공위성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것이 와이번 혹성 공략에 최대 위험 요소다.”
뒤이어 인공위성이 확대되며 각 부위의 정보가 표시되었다.
위성 포탑 ES-4000
일반적으로 우주 공간에 진지를 구축할 때 사용되는 위성 포탑 ER-032의 후속 기종입니다.
이런 위성 포탑은 꽤 오래전부터 전장에 배치되어 왔고 ER-001을 시작으로 그 유용성이 입증되어 끊임없는 개량을 거듭하며 현재까지도 주력 방어 시설로 위용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ES-4000은 아슐라트가 차세대 위성 포탑으로 연구 혹성 이젠트에서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던 위성 포탑으로 ER 시리즈와 개량 버전과는 다른, 모든 부분에서 서너 단계를 뛰어넘는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ES-4000이 어떤 경위로 신의 군대까지 넘어가게 됐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ES-4000의 존재가 확인됨에 따라 아슐라트는 기체의 기본 정보를 공개해 주었습니다. 기본 정보뿐이지만!
방어도 : A 내구도 : B+
무장 : <함포 : 3기>, <요격용 기관포 : 4기(에너지탄 사용 가능)>, <차세대 GEM 탑재>, <초광역 레이더 탑재>, <특수 미사일 총 8기 탑재 가능 : 탑재 유무 확인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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