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679)
아크 더 레전드-679화(679/875)
[679] space 1. 컴뱃 폼 워리어 (4)‘광역 스킬!’
그게 연습을 해 보지 못한 이유!
이런 광역 스킬을 A-001이나 실버스타 안에서 난사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연습을 해 볼 필요도 없었다. 이건 그냥 일대를 통째로 공격하는 광역 스킬이니까. 주의할 점이 있다면 딱 하나, 가능한 한 많은 적을 모아야 한다는 것!
‘정보창에 의하면 유성은 폭발 대미지. 직접 타격해야 대미지가 들어가는 검기와 달리 스플레시 효과로 범위 안의 모든 적에게 대미지를 입히는 스킬이다. 결국 적이 많으면 많을수록 효과가 증폭되는 성질의 스킬이라는 뜻!’
아크가 ‘잔영’으로 시간을 끈 것은 이를 위한 준비!
그리고 지금, 아크의 주위로 몰려든 100여 명의 적군 머리 위로 대략 학살용 스킬 ‘유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콰콰콰! 콰콰콰! 콰콰콰!
“……!”
아크의 입이 쩍 벌어졌다.
예상은 했다. 포스를 1,500이나 잡아먹는 스킬, 당연히 위력도 상당하리라.
그러나 직접 확인한 위력은 상상 이상!
유성이 쏟아지는 100여 미터의 공간이 연이어 폭발하는 폭광에 뒤덮여 통째로 사라졌다. 그리고 폭광이 흩어지며 드러나는 광경은 그야말로 참혹! 대충 헤아려도 50여 명 이상이 시커먼 시체로 변해 널브러져 있는 것이다.
물론 이들이 모두 ‘유성’에 의해 죽은 것은 아니리라.
아마도 이곳에 오기 전에도 전투를 치러 생명력이 적지 않게 깎여 있는 상태라 그런 것이다. 그래도 ‘유성’으로 입은 대미지는 30~40% 이상! 결국 일격에 100여 명의 생명력을 일제히 30~40% 이상 태워 버렸다는 말이다.
이게 자낙스가 죽음에 임박해서야 깨달은, 그러나 정작 자낙스는 한 번도 사용해 보지 못한 힘이다. 레벨 차이를 감안해도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이었다.
적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아크가 그 정도니 친위대나 실버핸드는 말할 것도 없다.
“이, 이게 뭐야…….”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교전 중에 적군이 느닷없이 괴멸 상태가 돼 버리자 황망하기 짝이 없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 멍하니 지켜보던 바사크가 펄쩍 뛰어오르며 소리쳤다.
-형님, 멋집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멋지다고요!
“뭐? 그럼 이게…….”
“포격이 아니라 형님의 스킬이라고?”
그제야 상황을 이해한 대원들의 시선이 아크에게 집중되었다. 순간 아크는 잽싸게 입을 닫았다. 아크도 놀라기는 그들과 마찬가지였지만, 정작 스킬을 사용한 장본인이 입을 헤벌리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그럴 상황도 아니었다.
“남은 적을 섬멸하라!”
“아! 그렇지! 고, 공격! 공격하라!”
아크의 말에 대원들이 퍼뜩 정신을 차리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때 ‘유성’을 맞고 괴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은 적군은 아직 50명이나 남아 있었지만 사기는 바닥!
거기에 연이어 공격이 가해지자 대응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제야 아크도 한숨 돌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제 우리도 좀 여유가 생겼다.’
죽은 건 50여 명이지만 나머지도 전의를 상실했다.
결국 100여 명이 전장에서 이탈한 것이나 마찬가지. 그러나 그보다 큰 수확은 이로 인해 기세를 올리던 적군의 사기는 꺾이고, 아군의 사기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전장에서 이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아직 숫자는 적군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이 분위기를 잘만 유지하면 남은 부대원이 모두 강하할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아직 불안 요소는 남아 있다. 바로…….’
기이이잉! 투콰콰콰콰!
그때 기음과 함께 함대원들의 머리 위로 기관포가 쏟아졌다.
‘저놈들이지!’
아크가 저공비행으로 날아오는 발키리를 바라보았다.
아크 함대의 강하와 동시에 적 기지에서 나온 10여 기의 발키리! 사실 지금까지 발생한 아군 전사자의 절반 이상은 이 발키리의 폭격에 의한 것이었다.
물론 아크 진영도 발키리의 공격에 당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건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지만 레피드가 느닷없이 악마로 변해 발키리와 공중전을 펼치고 있었고, 총기병들도 대공사격을 펼치며 견제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게 비행하며 포화를 쏟아붓는 발키리의 화력은 압도적!
‘레피드 녀석, 용케 저런 놈들을 격추시켰군.’
지상에서 아크가 적 부대를 괴멸시키는 사이 레피드도 2기의 발키리를 격파했다. 그리고 다른 부대도 그 사이 대공 사격으로 3기의 발키리를 격추시켰다.
물론 그 대가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그리고 레피드 역시 그동안 입은 대미지 탓에 2기를 격추시킨 뒤로는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레피드는 지금도 충분히 제 몫을 해 주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남은 발키리는 내가 맡는 수밖에 없어. 아쉽게도 컴뱃 폼 워리어에 발키리를 상대할 만한 스킬은 없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
“바사크, 이제 네 차례다! 포식야포!”
-넵!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사크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양팔을 바닥에 붙이고 엎드렸다. 그러자 바닥에 닿은 발과 손이 그대로 땅에 뿌리를 내리듯이 고정되며 등이 대포 같은 형태로 변형되었다.
바사크의 지원 사격 모드 ‘포식야포’!
퍼펑! 퍼펑! 퍼펑!
“포탑? 저 녀석들, 언제 저런 곳에…….”
갑자기 포격이 뿜어져 올라오자 발키리가 당황한 기색으로 산개하며 흩어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1기가 긴 호선을 그리며 바사크를 향해 돌진해 왔다.
“급조된 포탑 하나로 발키리를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웃기는 소리! 이런 허접한 포격, 맞아 줄 생각도 없지만 설사 맞아도 서너 발은 끄떡없다! 어차피 움직이지도 못하는 포탑 따위, 발키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주마!”
투콰콰콰콰! 투콰콰콰콰!
발키리가 지면을 긁어 대듯이 포격을 뿜어내며 다가오는 순간!
“헉! 이게 무슨…… 저, 저게 뭐야?”
움찔하며 고개를 들어 올린 조종사가 당혹성을 터뜨렸다.
동시에 아크의 얼굴에 떠오르는 웃음.
“걸렸다!”
조종사가 당혹성을 터뜨린 이유는 프로펠러에 뒤엉킨 넝쿨 때문이다. 그 넝쿨의 정체는 T-20의 밭을 괴멸시킨 ‘알 수 없는 약품에 절어 버린 씨앗’에서 발아한 괴식물!
원래 포식야포는 지면에 고정시킨 바사크의 팔과 다리로 흡수한 흙이나 바위를 포탄으로 바꿔 발사하는 구조였다.
이에 아크는 그 ‘흙탄’에 ‘알 수 없는 약품에 절어 버린 씨앗’을 첨가!
덕분에 바사크는 발키리를 적중시키지는 못했지만 빗나간 포탄 속에서 발아한 넝쿨이 그물처럼 떨어지며 발키리의 프로펠러에 뒤엉켜 버린 것이다. 그리고 비행 도중 프로펠러에 넝쿨이 뒤엉켜 버린 발키리는 말할 것도 없이…….
“추, 추락한다!”
콰쾅! 콰콰콰! 콰콰콰콰!
그대로 지면을 들이받고 아크의 앞으로 굴러왔다.
“네…… 네놈…… 무슨 짓을…….”
그리고 뭉개진 발키리 속에서 피에 젖은 얼굴로 떠듬거리는 조종사. 그런 상황에서도 살아 있다니, 발키리의 설계가 튼튼한 건지, 조종사가 튼튼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
그 위로 떨어지는 ‘폭격’!
이로써 또다시 발키리 1기를 격파. 그러나 1기라도 이건 총기병들이 격추시킨 발키리와는 의미가 달랐다.
“뭐냐, 저건? 젠장! 모두 이탈! 적이 수상한 병기를 사용하고 있다! 저 병기의 정체가 확인될 때까지 후방으로 물러나 전황을 주시한다!”
그 직후 아크 부대를 공습하던 나머지 발키리들이 물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레피드의 악마 변신도 놀랄 만한 일이었지만 발키리를 격추시킨 공격 자체는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사크의 ‘포식야포’와 ‘알 수 없는 약품에 절어 버린 씨앗’의 조합은 그들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공격 방식.
게다가 발키리의 약점인 프로펠러를 휘감아 추락시키는 포격을 퍼붓는 바사크에게 무턱대고 접근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에 경계심이 높아진 발키리들이 전열을 가다듬기 위해 기지의 실드로 뒤로 퇴각하고 있을 때였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전장에 퍼지는 노랫소리!
“왔구나!”
아크의 입술이 치켜 올라갔다.
* * *
“마, 말도 안 돼…….”
같은 시각, 아사드는 허탈한 표정으로 아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게 아크 대장이라고?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잖아! 게다가 방금 전의 그건 뭐야? 일격에 100여 명의 적을 괴멸로 몰아넣는 기술이라니? 아무리 광역 스킬이라도 저건 너무하잖아! 아니, 저게 스킬이긴 한 거야? 그런 건 들어 본 적도 없다고!”
그러나 문제는 그게 스킬인지 아닌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크가 싸우는 장면이 함대원들, 심지어 아사드마저 한동안 넋이 나간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는 점이다.
‘곤란해! 저러면 곤란하잖아!’
이미 밝힌 바대로 아사드는 이번 전투를 이미지 쇄신의 기회로 삼을 생각이었다. 그 때문에 편한 전투 방식을 버리고 일부러 피 튀기는 전투를 해 온 것이다.
함대원들에게 자신의 강함을 각인시키기 위해서!
그런데 레피드라는 녀석이 악마로 변해 날뛰는 것도 모자라 아크는 혼자 100여 명 규모의 부대를 괴멸 상태로 몰아넣는다. 이래서야 아사드의 활약 따위, 함대원들의 뇌리에 남아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결국 지금까지 한 짓은 삽질!
‘아니, 아직! 아직 포기에는 이르다!’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던 아사드가 와락 고개를 저었다.
‘그래 봤자 레피드와 아크 대장, 두 사람이다. 저들의 마나도 한계가 있으니 저런 스킬을 펑펑 써 대지는 못할 거야. 그리고 아무리 대단한 활약이라도 함대원들의 이목이 두 사람에게만 집중되어 있지는 않을 터! 그래, 아직 기회는 있다. 저 두 사람이 마나 회복을 위해 물러날 때가 기회다. 그때까지 나는 마나를 모아 뒀다가 다시 화끈하게 보여 주는 거야!’
“포탄의 불바다를~ 무릅쓰면서~.”
그때 뒤에서 비장한 목소리의 군가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수백 명의 병사들이 군가를 부르며 뜀걸음으로 진군해 오고 있었다. 아사드는 그 부대에 병사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지만.
“어이! 거기, 비켜! 방해다!”
대열의 앞에서 짜증 섞인 목소리로 소리치는 남자들은 알고 있었다.
“젠장! 대체 강하하는 데 몇십 분이나 걸린 거야? 이제 확실히 알겠어. 역시 전함이니 함대전이니 하는 건 나와 안 맞아. 싸움이란 모름지기 이걸로 해야 제 맛이지.”
주먹을 흔들어 대는 남자는 이슈람.
“동감입니다. 저희도 함대전보다는 이쪽이 전문이죠.”
그 뒤를 따르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내들은 칼리와 아리온, 유진, 장보고.
“자, 정의 구현이다!”
포화가 쏟아지는 전장을 느긋한 표정으로 둘러보며 말하는 남자는 정의남이었다.
그리고 아사드로서는 알 리가 없지만, 그 말에 우렁찬 함성을 터뜨리며 전장으로 돌입하는 수백 명의 사내들은 대한민국의 ‘현직’ 국정원과 특수부대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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