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682)
아크 더 레전드-682화(682/875)
[682] space 2. 프로페셔널 (3)시체로 방벽을 쌓으며 불과 3~4미터 거리까지 진군한 정의남, 이슈람 부대는 그 자리에서 방탄벽 위에 포진해 있는 적군을 향해 사격을 하기 시작했다.
“유격부대! 방벽을 올라가 적을 타격하라!”
그리고 뒤이어 정의남이 재차 명령했을 때였다.
수십 명이 방벽을 뛰어넘어 방탄벽을 향해 뛰어갔다. 그리고 1명이 바로 아래에 바짝 달라붙자 다른 대원이 그 위로 올라가 어깨를 밟고 섰다. 그러자 또 다른 대원이 그들을 타고 올라가 두 번째 대원의 어깨를 밟고 섰다.
그리고……! 그리고……!
5명째 대원이 올라가자 방탄벽의 끝부분에 닿았다.
“전군 진격! 방탄벽을 점령한다!”
“우와아아아!”
그렇게 서너 개의 인간 사다리가 완성되는 것과 동시에 일제 돌격!
물론 방탄벽 위의 적군도 구경만 하고 있지는 않았다.
“이 괴물 같은 놈들이…….”
“막아라! 아니, 뒤의 놈들보다 사다리를 만들고 있는 놈들을 먼저 죽여라! 인간 사다리라니? 저런 허접한 것은 아랫놈에게 탄환 몇 발만 박아도 허물어질 것이다!”
투투투투! 투투투투!
방탄벽 위에서 쏟아지는 총격!
이에 정의남과 이슈람 부대의 방패병이 그 주위를 둘러싸며 방벽을 만들었다. 그리고 RPG나 수류탄 따위를 사용하려는 적군은 저격이나 제압 사격으로 견제했지만 방탄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총기병들까지 막기는 무리.
결국 탄환이 빗발치자 인간 사다리를 만들고 있는 대원들의 몸 여기저기에서 핏줄기가 솟아올랐다.
“됐다! 이제 저따위 허접한 사다리는…….”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크윽! 머, 멋있는~ 사나이~ 헉! 젠장! 많고 많지만~.”
탄환이 박혀도 이를 악물고 목에 핏대를 세워 가며 군가를 외쳐 대는 대원들!
군인! 진정한 군인의 모습이 거기 있었다!
그리고 이 처절한 전투 장면은…….
-함대장님!
-진격 명령을! 저희에게도 진격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부탁입니다! 더는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저도! 저도 동참하고 싶습니다!
아크의 님프가 쉬지 않고 요동치며 함대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남자! 이게 바로 남자였다! 그리고 당연히 아크도 남자!
함대원들의 요청에 아크가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좋아! 돌격! 전군, 돌격하라!”
“가자! 우리도 싸우자!”
“와아아아아!”
함성이라도 이전과 같은 함성이 아니다.
들끓는 피를 주체하지 못해 폭발시키듯이 내지르는 함성!
그 함성과 함께 회복에 전념하던 선발대 150, 그리고 그사이에 새로 투입된 병력 200이 와이번을 향해 돌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방탄벽 위의 적군도 정의남, 이슈람 부대만 신경 쓰고 있을 수가 없었다.
이에 황급히 총구를 돌렸지만!
“어이, 안녕들 하신가?”
“갑자기 나타나 이런 말을 하기는 미안하지만 정의의 이름으로 죽어 줘야겠네.”
……실수였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방탄벽 위에 가장 위험한 두 사람의 침입을 허용해 버리고 만 것이다.
“이, 이런! 막아라! 아니, 쏴라! 벌집으로 만들어라!”
“아도도도! 봉황각!”
“어깨 들어 메치기로 볼링하기!”
그리고 날뛰는 2인! 이슈람은 적군 사이를 제비처럼 날아다니며 발 차기를 뿜었고, 정의남은 기술 명 그대로 중갑 전사를 공깃돌처럼 집어 던져 총기병들을 방탄벽 아래로 떨어뜨렸다.
그리고 떨어진 총기병들은 채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폭격!”
적 함대장의 검에 박살이 났다.
이때 아크도 350의 흥분한 대원들과 함께 방탄벽 아래에 도착한 것이다. 그리고 단숨에 정의남 부대원들의 인간 사다리를 밟고 방탄벽 위에 안착!
“아버지, 비키세요! 격돌!”
쿵! 쿵! 쿵! 퍼펑-!
정의남과 달리 자신의 몸을 볼링공 삼아 10여 명의 적군을 날려 보냈다.
“쳇, 너는 왜 나서?”
“아버지가 피땀 흘리는 장면을 보면서 아들이 가만히 구경만 할 수는 없죠.”
“뭐 그렇다고 치지. 좋다. 따라와라.”
“아버지가 따라오세요. 여기서는 제가 사령관이라고요.”
콰쾅! 퍼펑! 우지끈! 콰콰콰콰!
그리고 부자가 합세해 닥치는 대로 때려 부수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함대원들의 엄호를 받으며 정의남 부대원들도 속속 방탄벽 위로 난입! 그 수가 늘어날 때마다 방탄벽 아래로 떨어지는 적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렇게 대략 30여 분이 지났을 때였다.
“함대장님, 설치가 완료됐습니다!”
“OK! GO!”
콰쾅! 콰쾅! 콰콰콰콰!
부하의 보고에 아크가 유식하게 영어로 대답하는 순간!
와이번의 문에 빈틈없이 붙어 있던 C-6이 수십 미터 높이의 화염을 일으키며 일제히 폭발했다. 그리고 시커먼 폭연이 사라지자 뻥 뚫린 거대한 구멍이 만들어졌다.
이미 방탄벽에 배치되어 있던 적군은 전멸. 그리고 최종 관문인 와이번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만들어진 것이다.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가 없었다.
“모두 전열을 재정비하고 와이번으로 진입한다!”
“아크!”
그때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아크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자 머리 위에서 시커먼 형체가 뚝 떨어졌다. 그리고 몸에 균열이 번지더니 껍질이 벗겨지듯 시커먼 피부가 떨어지고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거친 숨을 헐떡이는 사내는 악마로 변신했던 레피드였다.
그리고 그 옆으로 내려서며 하얀 날개를 접는 사내는 아리온. 그때 숨을 가다듬던 레피드가 벌떡 일어나 살짝 우쭐한 표정으로 아크를 돌아보며 말했다.
“휴! 발키리는 모두 처리했다.”
“발키리?”
아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그리고 잠시 뒤에야 손가락을 퉁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발키리! 그래, 수고했어.”
“……뭐냐? 그 반응은?”
“아니, 그게 말이지. 실은 방금 전까지 잊어먹고 있었거든.”
“이, 잊어먹어?”
“너도 보면 알잖아. 여기도 정신이 없었다고. 바로 앞에서 탄환이 막 날아오는데 머리 위까지 신경 쓸 여유가 어디 있냐? 나만이 아니라 다른 대원들도 발키리 같은 게 있었는지도 모르고 있었을걸. 그래도 너희 덕에 와이번 공략이 수월했던 건 인정하지. 잊고 있기는 했지만 발키리가 가세했다면 우리의 피해가 훨씬 커졌을 거야. 사령관으로서 치하하지. 어때? 그럼 됐지? 어? 뭐야? 그 표정은? 혹시 관심받고 싶었던 거야?”
“누가 네놈의 관심 따위를…….”
“뭐 그렇겠지. 넌 쿨 하니까. 자식, 쓸데없이 멋지기는. 어쨌든 그런 얘기는 나중에 하자. 이제 와이번 함락도 머지않았어. 자, 가자!”
아크가 조잘조잘 떠들어 대며 와이번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런 아크의 태도에 레피드가 뭐라 표현하기 힘든 표정을 짓고 있을 때였다.
……툭.
아리온이 레피드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뭐? 왜?”
“아니, 그냥…… 너도 참…… 아니다. 힘내라.”
아리온이 안쓰러운 눈길로 웅얼거리다가 고개를 저으며 휘적휘적 앞서 나갔다.
열 받는다! 뭔지 모르지만 엄청 짜증 나고 열 받는다!
그러나 이럴 때 성질내면 무지하게 없어 보인다. 레피드가 그런 생각으로 치밀어 오르는 뭔가를 꾹 참고 몸을 돌릴 때였다.
……툭.
또다시 레피드의 어깨에 올라오는 손.
움찔하며 고개를 돌리자 이번에는 아사드였다.
“나는…… 이해합니다.”
그리고 아사드 역시 안쓰러운 표정으로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고는 휘적휘적 앞서 나갔다.
“그러니까 대체 뭐냐고!”
SPACE 3. 기갑 부대 돌진! (1)
“빌어먹을!”
레피드가 밖에서 울화통을 터뜨리고 수십 분 뒤.
와이번 내부에서도 패널을 내리치며 울화통을 터뜨리는 사람, 아니, 도마뱀이 있었다. 호크의 좌천으로 너브 동부 지역 2군대 사령관 자리를 차지한 드레이크족 누말이었다.
그리고 지금!
-정문을 돌파당했습니다!
-와이번으로 진입하는 적군의 수가 점점 불어나고 있습니다!
-보안 시스템 최고 위험 레벨 발동! 와이번의 모든 전투원은 긴급 매뉴얼에 따라 각자의 자리로 신속하게 이동해 비상 대응 체재로 전환하라! 다시 한 번 전한다! 최우선 명령이다! 와이번의 모든 전투원은…….
-9, 7, 12, 13, 15 섹터에서 적과 교전을 벌어지고 있습니다!
-12, 13, 15 섹터의 방어 부대원이 절반 이상 전사했습니다! 서큐리티 시스템도 다수 파괴! 더 이상 방어하기 힘듭니다! 격벽을 차단하고 퇴각하겠습니다!
-격벽 돌파! 적군이 진군을 재개했습니다!
바로 위기에 봉착했다.
“이건 말도 안 돼!”
누말은 지금의 상황을 납득하기 힘들었다.
이번 전투는 시작 전부터 모두 누말의 손바닥 위에 있었다. 신의 군대의 자랑―비밀이지만!―인 은하계 최대 최고 수준의 항성계 레이더 ‘신의 눈’! 누말은 이 ‘신의 눈’의 최고 책임자였고, 그 덕에 은하연방의 의도를 파악하고 있었다.
대규모 함대를 동원해 와이번의 좌우 항로를 공격한 것은 위장이다.
진짜는 지금 와이번을 공격하는 함대!
와이번의 주둔 함대가 좌우의 전장으로 이동한 뒤에 소수의 함대로 와이번을 기습해 함락시키는 작전이었다.
그렇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설마 그게 독이 될 줄이야!’
와이번 기습 작전에 동원된 은하연방의 함대는 불과 60여 척. 모르고 당했다면 그것도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그러나 말했듯이 누말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너무 안심하고 있었다.
‘그 정도 규모의 함대는 다크스타의 디바인 루인을 사용하면 일격에 괴멸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신경 쓸 가치도 없어. 그보다 중요한 것은 좌우 항로로 진군해 오는 대함대다. 놈들 입장에서는 단순히 내 이목을 끌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겠지만, 나는 그 정도로 끝내 줄 생각이 없다.’
이제 막 2군단 사령관으로 취임했다.
누말 입장에서는 뭐든 실적을 올릴 필요가 있었다.
이에 누말은 좌우로 진군해오는 적 함대 중 적어도 하나는 괴멸시킬 작정으로 와이번 주둔 함대를 모두 전선에 배치했다. 왜냐, 와이번으로 다가오는 60척 규모의 함대는 코딱지만큼도 신경 쓸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으니까.
그런데 그 코딱지가 다크스타의 대공망을 돌파하고 들어왔다. 그리고 이제 외벽의 방어군까지 돌파하고 와이번 내부까지 진군해 들어왔다.
코딱지가! 코딱지 주제에! 그러나 그런 코딱지가 지금은 누말의 숨통을 조여 오고 있는 것이다.
“지원 요청은? 지원 요청은 어찌 되었나?”
-계속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함대와 통신이 재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적과 교전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등신 같은 놈들이 고작 은하연방의 돼지 새끼들을 상대로 뭘 버벅대고 있는 거야!”
뭐 남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전함을 50…… 아니, 30~40척만 남겨 뒀어도 이렇게까지는…….’
물밀 듯이 차오르는 후회!
그러나 후회란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 그리고 현 상황이 암담하기는 하지만 아직 포기할 단계도 아니다.
외부 전투로 병력을 상당 수 잃었지만 아직 와이번에는 700이 넘는 병력이 남아 있었다. 뭐 그 대부분은 상공의 적 함대와 교전하는 대공 전투에 투입되어 있었지만.
“대공포탑의 병력을 기지 방어로 전환하라!”
-네? 하지만 적 함대는…….
“멍청한 놈, 지금 적군이 와이번 내부로 진입해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적 함대가 무차별 함포 사격 따위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나! 서둘러라! 기지 내의 모든 병력을 1, 2, 3, 4 섹터에 집결시키는 것이다! 1, 2, 3, 4 섹터는 와이번의 주요 서큐리티 시스템이 집중되어 있는 곳! 전 병력을 모아 방어선을 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알겠습니다!
‘그래, 아직 승산은 충분하다.’
누말이 모니터 속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와이번의 좌우 항로에서 벌어지는 함대전은 질 수가 없는 전투다. ES-4000과 조합하면 함대의 전력은 2배 이상 상승하는 것이다.
하물며 은하연방 함대는 사생결단을 낼 각오로 전투를 시작한 것도 아니다. 위장 공격. 그러니 어느 정도 피해를 입으면 물러날 수밖에 없다.
‘숫자는 거의 대등하거나 되레 우리가 더 많다. 하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어. 좌우 어느 쪽이든 은하연방 함대가 퇴각할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일단 적 함대가 물러나면 그사이에 기동 함대를 불러들여 저 빌어먹을 놈들을 개미처럼 밟아 죽일 수 있어. 그러니 지금은 참는 거다! 버티는 거다!’
누말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5 섹터가 돌파당했습니다!
“뭐야? 벌써 놈들이 거기까지 왔단 말이냐?”
-아니, 대부분의 적 부대는 여전히 10번 대의 섹터 인근에서 아군과 교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부대가 급격히 속도를 올리며 진군해 오고 있습니다!
“막아라! 방어 라인이 완성될 때까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놈들을 막아라!”
-병력이 이동 중이라 방어하기 힘듭니다!
-3 섹터 돌파!
“뭐, 뭐야? 갑자기 그게 무슨…….”
-갑자기 3 섹터 후방에서 정체불명의 적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아군의 방어막을 뚫으며 이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동 루트에 의하면 놈들의 목적지는…….
콰쾅! 콰콰콰콰!
굉음이 울리며 바로 옆에서 불길이 뿜어진 것은 그때였다.
움찔하며 시선을 돌린 누말의 얼굴에 경악의 빛이 번졌다. 시커먼 연기를 뿜어 올리며 무너져 내리는 것은 와이번의 심장부. 누말이 있는 중앙 관제실이었다.
-……중앙 관제실입니다!
-적군이 2, 1 섹터를 돌파당했습니다!
모니터 속의 병사들은 여전히 급박한 표정으로 소리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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