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687)
아크 더 레전드-687화(687/875)
[687] space 4. 드레이크 (3)에너지 증폭 장치 R-240
아이템 타입 : 개조용 부품(광선검)
특수 제작된 기간틱 드레이크의 잔해에서 나온 부품입니다. 이 부품은 드레이크의 팔에 장착되어 있던 듀얼 블레이드의 출력을 증폭시키는 용도로 사용된 것 같습니다. 보통 이런 에너지 증폭 장치는 대부분의 광선검에 사용됩니다. 그러나 R-240은 한때 해적으로 활동하던 뛰어난 엔지니어, 누말이 연구 끝에 개발한 특수 사양으로 일반 양산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능을 발휘합니다. 단, 출력이 강한 만큼 밸런스 조정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수상한 메모리
누말이 소지하고 있던 메모리칩입니다.
※잠김 상태
‘에너지 증폭 장치 R-240’과 ‘수상한 메모리’.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더니, 딱 그짝이다. 명색이 와이번의 사령관에 기간틱씩이나 되는 드레이크의 전리품치고는 빈약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아니, 뭐 그래도 ‘에너지 증폭 장치 R-240’은 좀 관심이 가지만.
‘어떻게 된 거지?’
아크가 당황한 표정으로 다시 잔해를 뒤적였다.
정작 찾고 있는 ‘마스터키―아마도―’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넝마가 되어 뻗어 있는 누말의 시체를 거꾸로 뒤집어 탈탈 털어 봐도 더 이상은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혹시 첨부터 그런 건 없었던 건가? 아니, 하지만 레피드는 ES-4000 제어 시스템이 뭔가로 잠겨 있다고 했잖아. 그럼 당연히 이 녀석이 가지고 있어야…….’
그때 아크의 머릿속에 한 장면이 떠올랐다.
누말이 관제실에서 탈출할 때의 장면, 그때 누말은 순간 이동 장치의 패널에 눈알을 들이대고 있었다.
‘그래, 다른 데 없다면 생각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어! 그렇다면…… 아, 젠장! 정말이지 이런 짓까지 하고 싶지는 않은데…….’
“아크, 찾았냐? 서둘러!”
“알았어! 알았다고! 익! 할 수 없지. 이건 내 탓이 아니야. 하필 그런 걸 열쇠로 등록해 놓은 네 탓이다. 그러니까 원망하지 마!”
찜찜한 눈으로 누말의 시체를 바라보던 아크가 결국 눈을 질끈 감으며 손을 뻗었다.
그리고…… 뽕! 뽕!
경쾌한 소리와 함께 ‘그것’을 챙긴 아크가 레피드에게 뛰어갔다.
“젠장, 쓸데없이 영혼석이나 낭비하고! 이번에는 위급 상황이니까 그냥 넘어가지만 또 허락도 없이 영혼석 써 대면 월급에서 깔 줄 알아! 아니, 일단 그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고, 다 됐으니까 가자! 관제실까지 가는 길은 알고 있지?”
대기(?) 중인 레피드에 탑승!
“그런 말은 월급이나 한번 주고 하지? 아니, 됐다. 나도 그 문제로 천천히 얘기할 게 많으니까 나중에 하도록 하지. 꽉 잡아라. 확 떨어뜨려 버리고 싶어질지도 모르니까.”
관제실을 향해 날아갔다.
* * *
퍼펑! 퍼퍼퍼펑!
굉음이 울리며 수십 개의 폭염이 터져 나왔다.
그때마다 불길을 뿜으며 불안하게 흔들리는 수십 척의 전함들.
-함대장님, 5번 함대가 또 피격당했습니다!
-전함 3척 항해 불능! 엔진을 파괴당해 구조가 시급합니다!
-7번 함대도 지원을 요청해 오고 있습니다!
-15번 함대의 퍼큘리어 함이 일점사를 당해 격침됐습니다! 광역 실드 해제! 이제 4시 방향의 실드가 모두 사라져 본대가 적의 포격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빌어먹을!”
한 사내가 패널을 내리치며 욕설을 내뱉었다.
서리처럼 하얀 머리칼의 사내는 데커드, 《와이번 요새 강습 작전》에서 와이번의 좌측 공략을 맡은 함대의 함대장이었다.
그리고 지금!
데커드 함대는 꽤 위험한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아니, 뭐 데커드 함대는 대체로 항상 위험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그 수준이 달랐다.
이번에 편성된 데커드 함대는 전함 600척 규모. 그런데 불과 2시간의 전투로 이미 200여 척의 전함이 격침된 것이다.
이유는 두 가지.
첫째는 바로 위성 포탑 ES-4000이다.
“장난하냐? 주포의 사정거리보다 긴 사정거리의 함포라니? 이건 해도 너무하잖아! 게다가 저 자식들, 그런 위성 포탑을 우리의 함포가 닿지 않는 후열에 배치해 놓고 쥐새끼처럼 왔다 갔다, 야비한 짓만 하고 있잖아!”
……보통 그런 걸 전술이라고 한다.
어쨌든 이게 문제였다. 적군은 ES-4000을 포격이 닿지 않는 후열에 배치, 데커드가 쥐새끼라는 표현을 사용한 치고 빠지는 작전으로 데커드 함대를 유인해 타격을 하고 있었다. 이에 데커드 함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해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형님, 15번 함대까지 당했다면 이제 더는 버티기 힘듭니다. A-001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단 퇴각해서 전열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닥쳐! 한 번 전쟁에 나간 남자가 사정이 좀 힘들어졌다고 등을 보이고 물러난다는 게 말이 되냐? 임전무퇴라는 말도 몰라?”
데커드의 고집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역시 무턱대고 고집을 피우는 것은 아니었다.
“잊었냐? 와이번에는 아크가 있다. 지금 내가 퇴각하면 저놈들은 아크가 와이번을 습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확률이 높아. 그리고 지원 함대라도 보내면 아크가 위험해지겠지. 아크는 내가 동생으로 삼기로 한 녀석이다. 그리고 나를 믿고 와이번에서 싸우고 있어. 그런 믿음을 배신하는 짓, 나는 못 한다!”
딱히 아크가 데커드를 믿고 와이번에서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버티면 돼! 아크가 와이번을 함락시키면 저 빌어먹을 위성 포탑이 정지한다! 그럼 저 쥐새끼 같은 놈들을 박살 낼 수 있어!”
“하지만 아크가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지 않습니까?”
“성공한다.”
데커드가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내 아우니까!”
참으로 신뢰성 떨어지는 이유였지만.
-함대장님, 긴급 보고입니다!
-적 후방의 위성 포탑이 정지하고 있습니다! 15번 함대를 포격하던 위성 포탑, 모두 정지! 우측의 위성 포탑도 80%이상 기능 정지! 전방의 포탑도 정지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모니터를 통해 전해지는 보고!
“혀, 형님, 들었습니까? 정말 아크가 위성 포탑을……!”
“거봐라. 내가 뭐라고 했냐? 후후후, 아크 녀석.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아봤지. 되는 놈은 눈빛부터 다른 법이거든.”
데커드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히죽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벌떡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자, 이제 내 차례다! 원래 와이번 기습 작전은 모두가 힘들다고 하던 임무! 하지만 아크는 해냈다! 저 짜증 나는 위성 포탑을 정지시켜 줬단 말이다! 이제 우리 차례! 모두 진격해 데커드 함대의 진짜 힘을 보여 줄 차례다! 전함, 진격!”
데커드가 쾌재를 부르며 진군하는 그때!
“아크…….”
와이번을 중심으로 데커드 함대의 반대쪽.
데커드처럼 정지되는 ES-4000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정말 와이번을 점령했다는 말인가?”
복잡한 표정으로 웅얼거리는 남자는 이얀이었다.
이얀은 데커드와 달리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초반의 선제공격으로 손실을 입기는 했지만 이후 함대를 재정비하고 역습을 개시해 팽팽한 전황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ES-4000이 정지하고 있다.
이건 이얀 함대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그러나 이얀은 그 상황이 달갑지 않았다. 어차피 데커드만큼 힘든 상황이 아니기도 했지만.
“이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군. 설마 진짜 그 임무를 성공시키다니. 뭐 덕분에 우리도 임무를 성공할 수 있게 됐지만 아크가 받을 공훈치를 생각하면…….”
“공훈치가 문제가 아니야.”
이얀이 눈매를 좁히며 핌의 말을 끊었다.
“우리와 놈의 공훈치 차이는 이런 임무 하나로 좁아질 만큼 적은 것이 아니야. 문제는 놈의 인지도다. 그렇지 않아도 놈은 우리가 나가 있는 사이에 A-001의 유저 사이에서 인지도를 올려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인지도는 수송대로서지. 때문에 놈의 함대에 합류한 유저들도 대부분 보급 임무를 하던 녀석들이었어. 그런데 이제 모두가 무리라고 생각하던 임무까지 성공시켰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금까지 눈치만 보던 유저들이 이 일을 계기로 아크 함대로 들어가게 될지도 몰라. 지금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건 그거다.”
그게 이얀이 가장 걱정하던 것.
A-001에서는 휘하 전함의 숫자가 곧 힘이다.
무능한 놈이라도 휘하 전함이 많으면 그 자체가 힘이 되는 것이다, 데커드처럼.
하물며 유능한 인간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유능한 놈에게 힘이 주어지는 것은 이미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얀에게 위협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어쩔 수 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얀이 핌의 말을 따라 하다가 피식 웃었다.
“이번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말했을 텐데? 놈은 결코 와이번에서 살아나올 수 없다고.”
“무슨 말이야? 아크는 이미 와이번을 점령했어. ES-4000의 기능이 정지된 게 그 증거라고. 그건 와이번에 더 이상 아크 함대를 위협하는 적이 없다는 말이잖아.”
“지금은 없겠지.”
이얀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핌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무리한 짓은 그만둬! 이미 우리가 아크를 방해하고 있다는 건 A-001의 관리국에서도 알고 있어. 그래도 지금까지는 규칙을 어긴 것이 아니라 그냥 넘어갔지만 괜히 더 욕심을 내다가는 자칫…….”
“난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거다.”
“뭐?”
“단지 잠시 함대를 퇴각시킬 뿐이다.”
“퇴, 퇴각?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제야 ES-4000이 정지했는데?”
“그래서다. 우리는 이미 2시간이 넘게 싸웠다. 전함도, 함대원도 지쳤지. ES-4000이 정지한 건 우리에게 큰 기회지만 이런 상태로 몰아붙여 봐야 제대로 싸우기 힘들어. 그러니 잠시 퇴각해 전투 상태를 해제하고 휴식을 취한 뒤에 싸우는 편이 좋겠지.”
“하지만 전투 상태까지 해제하면 놈들이 워프를 할 수 있게 돼. 당연히 놈들이 와이번으로…….”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던 핌이 입을 다물었다.
이얀이 옅은 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ES-4000이 정지했으니 놈들도 이제 와이번에 이변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됐겠지. 그래도 우리를 앞에 두고 모두 퇴각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상황이라도 파악하기 위해 일부 함대를 와이번으로 급파하겠지. 그리고 아크 함대는 용케 와이번을 점령했지만 당연히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상태일 터.”
거기에 적 함대가 도착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이얀, 너…….”
“말했잖아. 난 그저 함대를 쉬게 하고 싶을 뿐이라고. 그래야 이곳에 남은 놈들을 전멸시킬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다음은…….”
이얀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와이번이다.”
이얀이 남아 있던 500여 척의 전함에게 퇴각 명령을 내린 것은 그 직후였다. 그리고 잠시 후, 이얀은 적 함대의 후위에서 100여 척의 함대가 워프에 돌입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크, 미안하지만 너는 그곳에서 죽어 줘야겠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였다.
그러나 이얀은 모르고 있는 것이 있었다.
* * *
“저, 저건……!”
모니터에 떠오른 영상에 아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누말의 사체에서 와이번의 시스템 접속 키(?)를 입수한 아크는 레피드를 타고 관제실로 직행! ES-4000의 기능을 정지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그것으로 일단 아크 함대의 임무는 완료!
“남은 건 잔당을 처리하는 일뿐인가?”
“그것도 이미 거의 끝났어.”
“휴, 그럼 이제야 좀 쉴 수 있겠군.”
2시간에 걸친 전투에 지친 유저들과 겨우 한숨 돌리고 있을 때였다.
“아크, 저기, 모니터를 봐!”
“와이번 궤도에 함대가 워프 해 왔어. 게다가 저건…….”
“신의 군대! 적 함대다!”
관제실의 모니터에 연이어 떠오르는 전함들!
와이번의 궤도로 100여 척 규모의 적 함대가 워프 해 오는 장면이었다.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다.
아마도 놈들은 와이번의 이변을 눈치채고 사태를 확인, 경우에 따라서는 와이번을 탈환하기 위해 급파된 함대이리라. 그리고 아크 함대는 와이번 공략전으로 이미 30여 척의 전함을 잃고 녹초가 되어 있는 상태!
그런 상황에 나타난 적 함대에 아크는…….
“대박이다!”
좋아 죽을 지경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와이번의 통제권을 손에 넣었으니까. 그건 다시 말해…….
“후후후, 한번 써 보고 싶었다고.”
아크가 히죽 웃으며 누말의 사체에서 뽁 뽑아 온 눈알을 패널에 들이밀었다.
그 눈알이 바로 와이번의 시스템 잠금 장치를 해제하는 열쇠! 그 열쇠로 와이번 방어 시스템을 작동시키자 상단의 모니터에서 거대한 인공위성이 기동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이 인공위성은 바로 와이번 궤도의 다크스타!
와이번이 함락당했다. 때문에 적 함대는 아마도 다크스타가 파괴됐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다크스타가 건재하면 은하연방의 함대가 와이번에 진입조차 못 했을 테니까. 그러나 아크 함대는 다크스타를 무시하고 와이번에 진입했다.
당연히 다크스타는 흠집 하나 없이 여전히 궤도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 다크스타의 통제권을 쥐고 있는 사람은 아크!
“다크스타, 디바인 루인 가동!”
파지지지! 파지지지!
아크의 말에 다크스타의 중심부에 빛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이 빛의 정체는 와이번 궤도에 떠 있는 작은 위성으로 분산, 수백 수천의 레이저로 바꿔 적을 괴멸시키는 대對함대용 병기 디바인 루인!
“자, 와이번 함락 기념 축포다. 발사!”
쿠콰콰콰콰! 쿠콰콰콰콰!
와이번의 궤도가 무수한 레이저에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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