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718)
아크 더 레전드-718화(718/875)
[718] space 7. 신의 눈 (1)“저건가?”
워프 게이트에서 솟아 나오는 실버스타의 함교.
아크가 전면 창으로 떠오르는 위성 기지를 바라보았다.
무수한 기계 장치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직경 20여 킬로미터의 위성 기지. 기지를 띠처럼 감싸고 회전하는 5개의 링까지 포함하면 장장 30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크기였다.
은하연방의 거점 기지 A-001과 맞먹는 수준!
-굉장하군.
-저런 것이 숨겨져 있었다니!
이에 함대원들이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저게 신의 눈!”
아크는 놀라지 않았고…….
“바로 너브 지역에서 움직이는 모든 전함의 동향을 감시할 수 있는 항성 레이더 기지다!”
그 위성 기지의 정체까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아크의 손,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손바닥에 놓여 있는 구체 위로 떠오르는 입체영상 때문이다.
-항성 간 레이더 기지 E-0133 [신의 눈].
눈앞의 위성 기지를 축소시켜 놓은 입체 영상!
이게 바로 와이번에서 비명횡사한 누말의 의안義眼 속에 들어 있는 데이터였다.
아크는 ‘신의 눈’의 존재를 알게 된 뒤로 참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 결과 걸리는 것도 많고 해결해야 할 일도 많았지만 결국 최종 결론은 이거였다.
“우리가 파괴해야 할 타깃이다!”
해야 할 일은 확실하다.
남은 문제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
물론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신의 눈’은 신의 군대 전략의 핵심! 당연히 적 함대에 겹겹이 둘러싸여 신의 군대 본진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현재 너브 지역의 전황으로 보면 그 방어를 뚫고 ‘신의 눈’을 강습할 수 있는 함대는 없었다, 아슐라트와 라마에는. 그러나 은하연방에는 있었다.
‘우리 함대다!’
이면 세계의 전함을 잡아 내는 광투상 레이더.
신의 군대 진영 곳곳에 깔려 있는 이 광투상 레이더망을 피해 여기까지 올 수 있는 함대는 ‘특수 레이더’로 비정규 항로를 관통할 수 있는 아크 함대뿐! 뭐 덕분에 엉뚱한 사건에 휘말려 조금 늦어졌지만 도착한 시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부터 이 전장은 내가 지배한다!’
모든 작전은 이미 아크의 머릿속에 그려져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하는 것뿐!
“전 함, 화물 투하!”
-화물과 작업 인력을 투하하라!
아크의 명령이 떨어지자 함대의 모든 전함들이 하부 해치를 개방하며 커다란 기계 부품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기계만이 아니었다. 그와 함께 쏟아져 나오는 엔지니어들!
“토리, 여기는 네가 맡긴다!”
-네, 형님! 부, 불안하지만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아크가 시선을 돌리자 스크린 속에서 우주복을 입은 토리가 긴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실전에서 최선 따위는 필요 없다. 최고의 결과를 내라. 실패하면 죽음! 하지만 성공하면 네가 환장하는 해바라기 씨를 배 터지게 먹여 주겠다!”
-해, 해바라기 씨! 배 터지게!
“토리, 투하!”
철컹! 슈슈슈슈! 퍼펑-!
동시에 실버스타의 후미에서 솟아 나오는 햄스터!
우주 공간으로 나온 토리는 잠시 버둥대다가 분사 장치를 이용해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 다른 전함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백 명의 엔지니어들과 합류, 앞서 투하한 기계 부품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날아가 파직! 파직! 파직!
지체 없이 작업에 돌입했다.
‘이것이 스텝 1!’
이게 ‘신의 눈’과 꽤 떨어진 현 위치로 나온 이유다.
이번 작전은 말 그대로 기습이다. 물론 ‘신의 눈’ 주위에도 광투상 레이더 정도는 기본으로 깔려 있으리라. 그러나 ‘누말의 의안’에 들어 있는 데이터에 의하면 ‘신의 눈’은 신의 군대 내부에서도 극비! 설마 적 함대가 느닷없이 들이닥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아예 사정권 안으로 워프 해 기습 공격을 시도해도 나름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신의 눈’에 대미지를 조금 더 입히는 것보다 이 작업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 작업은 시간이 생명!
일단 작전이 시작되면 1분1초가 함대의 운명과 직결된다. 때문에 작전 돌입과 동시에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신의 눈’의 제공권 밖으로 워프 한 것이다.
‘그래, 이제부터는 시간 싸움이다!’
“함대 돌진!”
-오오! 이제 시작인가?
-자, 가자! 훈련의 성과를 보여 주자!
-다른 부대보다 뒤떨어져서는 안 된다! 전속 항진!
실버스타를 선두로 정의남과 이슈람, 칼리, 아리온, 유진, 장보고, 각 부대장들이 전의 넘치는 표정으로 함대를 이끌고 ‘신의 눈’을 향해 돌진했다.
물론 ‘신의 눈’은 그저 이름. 그냥 ‘눈’이 아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요새. 무수한 대對함 병기로 무장되어 있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크 함대가 진격하자 기지 여기저기에서 푸른 섬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정권에 진입하는 순간!
콰콰콰콰! 콰콰콰콰!
일대를 뒤덮으며 뿜어져 나오는 레이저!
그게 적 기지를 공격할 때 불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격하는 입장이니 당연히 먼저 적의 사정권 안으로 진입해야 한다. 말하자면 잔뜩 벼르고 있는 먼저 적 앞에 얼굴을 들이 밀어야 한다는 말이다. 결국 공격하는 측은 제대로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선방부터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아크도 나름의 대응은 하고 있었다.
“필더 타입 전함 앞으로! 최대 출력으로 방어막을 전개하라! 인시너레이터, 퍼큘리어, 후방에서 필더를 지원하라!”
중갑 전함인 필더를 전방에 배치.
그리고 그 뒤에 전투 중에도 전함을 수리하는 리페어Repair 광선을 사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 타입의 인시너레이터 함과 각종 특수 효과를 부여하는 에스퍼 타입의 퍼큘리어 함을 배치해 필더를 보조했다.
그러나 이것도 말 그대로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타깃을 소수의 전함으로 한정시켜 일점사로 확실하게 요격하는 것이 상식. 필더든 뭐든, 인시너레이터와 퍼큘리어가 지원하든 말든, 대함대 수준의 화력을 갖춘 위성 기지의 집중사격을 받으면 최소 서너 척의 전함은 격침될 각오를 해야 한다.
그게 상식이다. 상식이지만…….
콰콰콰콰! 콰콰콰콰!
선두의 필더 함 위로 쏟아지는 레이저!
순간 엄청난 에너지의 폭발이 일어나며 일대가 백색 폭광이 뒤덮였다. 그리고 폭광과 함께 뿜어지는 에너지는 실제로 전함 몇 척쯤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증발시켜 버릴 수준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버텼다!’
아크가 씨익 웃으며 전면 창을 바라보았다.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공간 속에 떠 있는 아크 함대의 필더 함! 실드가 깨지고 장갑도 여기저기 뜯겨 나갔지만 아직 든든하게 함대 앞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신의 눈’의 화력을 생각하면 납득하기 힘든 일이지만, 더 이상한 것은 후방의 함대들이었다.
필더 함이 격침되지 않은 대신 주변의 전함은 물론, 아예 폭광의 영향권에서도 벗어나 있는 전함까지 장갑 여기저기에 미세한 균열이 번져 나가고 있었다.
그 이유는…….
-위저드 컴뱃 폼 Lv.1 : ☆ 코스모스-연대連帶-
균형을 상징하는 위저드의 별자리 코스모스에 속해 있는 마법입니다. ‘연대’는 그 이름대로 같은 편에 속해 있는 병사를 신체적, 정신적으로 하나로 만들어 주는 마법으로, 그중 누구라도 공격을 받으면 ‘연대’로 묶여 있는 병사 모두가 대미지를 나누어 갖게 됩니다. 또한 이때 적용되는 대미지는 20%가 더 가산되어 120%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그 중 직접 공격을 받은 병사가 50%, 나머지 50%는 ‘연대’로 묶인 병사의 숫자로 나누어 적용됩니다.
※포스 소모 : 300
난파선을 털며 함대를 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30여 시간. 이미 컴뱃 폼 전환 대기 시간은 한참 전에 지났지만 아직 아크는 위저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번 전투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스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것!
‘연대’! 아군의 피해를 함대 전체가 나눠 받는, 말하자면 연대책임을 지게 만드는 스킬이었다.
그리고 연대책임이라는 말처럼 원래 이건 공격용에 더 적합한 마법이었다. 적을 ‘연대’로 묶어 놓고 대미지가 팍팍 들어가는 방어력 약한 놈을 집중공격하면 그 자체로 광역 스킬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방어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 특히 일격에 즉사할 정도로 강한 공격을 받아 내야 할 때는.”
‘연대’로 묶이면 대미지가 120%로 상승한다.
그러나 방어력이 높은 전사라면 꽤 많은 대미지를 무효화시키니 되레 100%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직접 공격을 받아 내는 전사가 받는 대미지는 그중 50%. 생명력을 200% 이상 넘어가는 공격을 받지 않는 한 적어도 죽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물론 그 탓에 나머지 50%의 대미지는 애먼 동료들이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 게다가 이건 실드를 무시하는 효과가 있어 직접 선체에 대미지가 적용되었다.
그러나 아크 함대는 62척, 함대 단위로 나누면 각 전함당 1% 전후의 대미지만 감당하면 되는 것이다.
이 점을 간파한 아크는 돌격 직전에 이미지 웨폰으로 함대에 ‘연대’ 전개!
‘일단 버티기는 했지만…….’
-항해 능력 50% 이하로 감소!
-선체 균열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쩍쩍 균열이 번져 있는 필더 함에서 들어오는 보고.
‘다시 집중공격을 받으면 버티지 못한다!’
물론 아크도 이대로 저 무식한 집중공격을 받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아크는 이미 여기 오기 전에 ‘누말의 의안’을 통해 ‘신의 눈’의 전투력을 알고 있었다.
그 전투력은 아크 함대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 그런 위성 기지와 정면으로 붙어 화력전을 펼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아니, 그럴 이유가 없었다.
‘우리는 함대다! 함대의 최대 강점은 기동력!’
최초의 일격은 받아 내는 수밖에 없지만 사정권 안에 들어온 이상 굳이 정면으로 맞붙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함대, 부대 단위로 산개한다!”
아크의 명령과 함께 함대가 10척 단위의 부대로 나뉘며 흩어졌다.
필더와 스팅거, 스카우트, 인시너레이터, 퍼큘리어, 각 전함의 특성에 맞춰 적절히 편성해 놓은, 그 자체로 하나의 함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부대였다.
이건 부대 단위로도 독립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편성이었지만, 편성이 비슷하다고 부대의 성향까지 같다고는 할 수 없었다.
-정의의 이름으로 적을 분쇄하라! 돌격!
-정의! 오! 정의!
정의남의 외침에 수상한 종교적 힘을 발휘하며 폭발적인 속도로 돌진하는 제1, 아니, 광신도 부대!
-형님 부대에 뒤처지지 마라! 과정 따위는 상관없다! 일단 싸움을 시작하면 짱돌을 집어 던지든 물어뜯든 이기고 보는 거다! 진 싸움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코딱지만큼도 없다! 아니, 죽는다! 나에게!
-헉! 무, 물러나지 마라!
-그래, 죽더라도 저 기지에 들이받고 죽어!
이슈람의 외침에 ‘지면 죽는다! 진짜 죽는다!’라는 공포에 휩싸여 그야말로 죽을 각오로 전투에 임하는 제2, 아니, 결사부대!
-훗, 기지 공략전이야말로 해적의 특기지. 신의 군대인지 뭔지 꼴 같지 않게 해적 흉내를 내는 놈들에게 진짜 해적의 싸움을 보여 주마! 아리온, 가자!
-좋지! 얘들아! 노래해라, 해적의 노래를!
-으쌰! 검을 들어라! 으쌰! 불을 당겨라! 으쌰! 우리는 해적! 무적의 해적!
칼리와 아리온 외침에 두 부대에서 우렁찬 노랫소리를 울리며 포화를 쏟아붓는 제3, 4. 아니, 해적 부대!
뭐 이 두 부대의 함대원이 모두 해적은 아니지만 해적은 어떤 의미로는 남자의 로망!
칼리와 아리온 부대에 편입된 함대원 중에는 그런 분위기에 취해 멀쩡한 눈에 굳이 안대까지 하고 있는 유저도 있었다. 어쨌든 덕분에 사기충천!
-하, 저 자식들, 아주 신났구먼. 어이, 싸움도 좋지만 우리는 지금 정의남 형님을 섬기는 몸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나는 정의남 형님의 함대를 엄호하는 데 주력하겠다.
-나는 이슈람 형님의 부대를 맡지.
반면 비교적 정상(?)인 유진과 장보고는 약간 물러나 전황을 살피다가 위성 기지와 문자 그대로 난타전을 펼치는 정의남과 이슈람 부대 뒤로 따라붙었다.
같은 편성이라도 부대장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부대. 뭐 이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아크에게는 적지 않은 불안요소였다.
좋게 말하면 개성을 살리는 것이지만, 자칫하면 따로 놀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에 대한 대비는 해 두었다. 와이번의 바닷속에서 진행해 왔던 함대 훈련! 그건 이 부대 단위로 편성된 함대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연합 훈련이었다.
그러나 훈련은 훈련이다.
‘그래도 불안감이 남아 있었는데…….’
막상 전투가 시작되니 각 부대가 보여 주는 연대 효과는 기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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