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723)
아크 더 레전드-723화(723/875)
[723] space 8. 드레이크-Ⅱ 출격! (4)“뭐랄까…….”
승리했다. 그러나 왠지 허무한 승리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드레이크-Ⅱ의 잔해를 바라보던 아크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났다.
‘아이템을 2개나!’
그런 놈이라도 일단은 기간틱! 일단은 ‘신의 눈’처럼 거대한 위성 기지의 기지장!
아니, 뭐 ‘반광’이 없었다면 처치하는 데 좀 더 시간이 걸리기는 했겠지만 어쨌든, 적지 않은 경험치와 함께 아이템을 2개나 떨구어 주었다.
‘그리고 놈을 해치운 건 나! 오직 나! 그러니까 전리품의 주인도 나! 오직 나!’
아크는 서슴없이 권리를 행사했다.
그리하여 처묵처묵!
에너지 증폭 장치 R-480
아이템 타입 : 개조용 부품(광선검)
특수 제작된 기간틱 드레이크-Ⅱ의 잔해에서 나온 부품입니다. 이 부품은 드레이크의 팔에 장착되어 있던 듀얼 블레이드의 에너지 증폭 장치 R-240과 같은 타입입니다.
그러나 R-480은 넘버에서 알 수 있듯이 R-240의 성능을 2배로 늘린 특제품입니다. 당연히 강화 성능은 2배! 밸런스 조정이 힘들어지는 것도 2배! 주의하십시오. 실력도 없는 엔지니어가 함부로 손을 댔다가는 광선검이 통째로 폭발할 수 있습니다.
쿠말의 방탄복(레어)
아이템 타입 : 라이트 아머(견갑) 착용 제한 : 레벨 150, 엔지니어
방어력 : 65 내구도 : 150/150
신의 군대에 소속되어 있던 쿠말이라는 기지장이 입고 있던 방탄복입니다.
이 방탄복은 뛰어난 엔지니어를 배출한 드레이크족의 한 가문에 비전되어 오는 제작 방법으로 만들어진 방탄 필름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세밀한 작업을 할 때도 거치적거리지 않는 뛰어난 신축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총격을 받으면 해당 부위가 순간적으로 강철처럼 단단하게 경직되어 탄환을 막아 내는 놀라운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허접한 엔지니어라도 이 방탄복만 있으면 안심! 총탄이 빗발치는 곳에서도 닦고, 조이고, 기름칠 수 있습니다!
《총격에 의한 대미지 -30%, 폭발에 의한 대미지 -50%》
“자, 적은 사라졌다! 폭탄을 장치하고 탈출한다!”
아크는 아무 일도, 그렇다! 정말이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그러자 뒤에서 칼리와 레피드, 기타 등등이 복잡한, 그렇다! 참으로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았다.
“…….”
그리고 잠시 이어지는 어색한 침묵.
그러나 침묵은 길지 않았다. 뭐 이래저래 하고 싶은 말들이야 많겠지만 시간이 없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아크의 말대로 이미 찍어 둔 요소요소에 준비해 온 폭탄을 아낌없이 설치하고 방향을 바꿔 밖으로!
사방에 널린 개구리 시체를 밟으며 강하 지점으로 돌아오자 다른 출구에서도 정의남과 이슈람 부대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저희 쪽은 끝났습니다!”
“우리도 예정대로 폭탄을 설치했다!”
“그럼 이제 토끼는 일만 남은 건가? 자, 승선하자!”
전함을 향해 뛰어가며 정보를 교환한 아크와 정의남, 이슈람, 그리고 병사들은 곧바로 가이드라인을 타고 전함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줄지어 실드 밖으로 나오자 수백 명의 우주인들이 전함으로 모여들었다.
-형님, 열어 주세요!
실버스타의 해치를 두드리며 소리치는 햄스터는 토리!
“작업은 모두 끝난 거냐?”
파지지지! 파지지지! 파지지지!
아크가 파닥거리는 토리를 바라보며 물었을 때였다.
‘신의 눈’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공간에서 갑자기 스파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수백 개의 빛의 링으로 변하더니 전함들이 솟아 나오기 시작했다.
‘……왔다!’
그 전함의 측면에 새겨진 마크는 신의 군대!
결국 ‘신의 눈’의 지원 요청을 받은 적 함대가 도착한 것이다. 그리고 나오자마자 실드 밖으로 줄지어 나오는 아크 함대를 향해 일부는 주포를, 일부는 포탑을 회전시켰다.
반면 아크 함대는 아직 실드 밖으로 모두 나오지도 못한 상황! 아니, 설사 다 나와도 적 함대는 수백 척!
이대로 함대전으로 돌입해버리면 백전백패! 승산 따위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규모의 함대였다.
하물며 적지 한복판이다. 적의 지원군이 이 함대뿐이라는 보장조차 없는 것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콰콰콰콰! 콰콰콰콰! 퍼퍼퍼펑!
그때 적 함대 위에 쏟아지는 무수한 섬광!
그 섬광이 뿜어져 나오는 방향은 ‘신의 눈’을 공략하기 전에 아크 함대가 기계 부품을 쏟아 놓았던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곳에 있는 것은 기계 부품이 아니었다.
100여 기의 위성 포탑 ES-4000!
바로 이 ES-4000이 아크가 이번 작전을 위해 준비한 비장의 카드!
아크는 ‘누말의 의안’으로 ‘신의 눈’ 기습 작전을 계획할 때 이미 지원 함대가 오기 전에 끝내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이에 와이번 주위의 ES-4000을 분해, 함대의 창고에 꽉꽉 채워 온 것이다.
‘함대가 전함뿐이었다면 잘해야 30~40기밖에 가져오지 못했겠지만.’
아크 함대는 상선의 비율이 50% 가까이 된다.
때문에 전체적인 화력이 떨어져 ‘신의 눈’의 실드를 부술 때는 지체됐지만, 상선의 넉넉한 창고 덕분에 100여 기나 되는 ES-4000의 부품을 싣고 올 수 있었다.
그 부품을 우주 공간에서 2시간 안에 조립하는 것, 그게 토리와 엔지니어들이 와이번의 수중에서 받은 훈련의 목적이자 이번 전투에서 주어진 임무였다.
“이제 남은 것은…….”
그러나 이건 적 함대와 싸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일단 전투가 시작되면 워프 항해에 돌입할 수 없다. 승패를 떠나 일단 함대전이 시작되면 적지 한복판에 갇혀 버리고 마는 것이다. ES-4000은 그런 상황을 방지하고 위한 것이다.
그리고 작전 성공!
적 함대는 아크 함대를 공격하기 전에 ES-4000의 공격을 받고 전투 상태로 돌입해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아크 함대가 해야 할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토끼자!”
아크는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토리와 엔지니어들을 승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워프 가속기를 작동시켜 이면세계로 사라졌다.
콰콰콰콰! 콰콰콰콰!
‘신의 눈’이 불길이 뿜어내며 폭발하기 시작한 것은 그 직후였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는 수백의 적 함대와 ES-4000의 치열한 포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SPACE 9. 연합 전선 (1)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냐!
돔Dome형의 공간이 거친 고함에 들썩였다.
그 목소리에 중년 사내가 기겁하며 황급히 몸을 조아렸다.
그 사내의 이름은 쥬벨, 한때 은하연방의 내무장관이었지만 지금은 한층 출세해 총독이라는 자리에 앉아 있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건 대외적인 지위일 뿐, 은하연방에서는 그의 위에 황제 한 사람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둘이나 되었다.
그것도 은하연방의 황제처럼 말랑말랑한 인물들도 아니다.
여차하면 쥬벨의 목쯤은 언제든지 날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쳐다보기도 겁나는 인물들이다.
그 두 사람이 바로 지금 쥬벨의 앞에 홀로그램으로 떠 있는 대공이라는 수수께끼의 인물과 벨테란 공작이었다.
쥬벨이 식은땀을 훔치며 떠듬거렸다.
“그, 그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
-신의 눈은 우리 진영 최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기지다! 그런데 습격이라니? 그럼 적 함대가 신의 눈까지 오는 동안 다른 기지와 함대는 뭘 하고 있었다는 말이냐?
“모, 모르겠습니다.”
-모른다? 그게 총독이라는 자가 할 말이란 말이냐?
벨테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저 홀로그램이지만 쥬벨은 숨이 멎을 것 같은 엄청난 압박감에 헐떡였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 봐야 진짜 모르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그리고 말이 총독이지 쥬벨은 함대는커녕 전함 1척조차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바지 총독이었다.
그런 바지 총독에 앉혀 놓고 이런 일이 생길 때만 총독 운운하니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쥬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서우니까!
-그래서? 그 신의 눈을 기습했다는 함대는? 놈들이 신의 눈을 폭파시키고 도주했다면 은하연방이든 아슐라트든 라마든 어딘 가로 갔을 터! 놈들의 위치는 확인했나?
“그, 그것도 아직…… 보고를 듣고 전 함대를 동원해 일대를 봉쇄하고 광투상 레이더로 모든 워프 항로를 감시하고 있지만 놈들은…….”
-이런 무능한 놈 같으니!
그게 왜 내가 무능한 건가? 제대로 찾지 못하는 함대와 광투상 레이더의 문제지! 쥬벨은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그 역시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무서우니까!
그래서 식은땀만 줄기차게 뽑아내고 있을 때였다. 묵묵히 듣고 있던 대공이 갑자기 눈매를 좁히며 중얼거렸다.
-모든 워프 항로를 감시했는데도 잡히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설마…….
-뭔가 짚이는 것이라도 있소?
-아니, 아직 정확한 것은 아니오. 다만…….
불쾌한 표정으로 볼을 만지던 대공이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공작, 책임을 따지는 것은 나중에 해도 될 일이오. 지금은 뒷수습이 먼저요. 신의 눈이 파괴당했다면 우리가 세운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오. 이번 사태가 전장에 영향을 주기 전에 대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겠소?
-그야 그렇지. 쳇, 저 머저리 같은 놈 때문에…….
벨테란 공작이 짜증 나는 표정으로 쥬벨을 째리며 끄덕였다.
이미 새삼 숨길 것도 없지만 ‘신의 눈’은 지금까지 신의 군대가 작전을 세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위성 기지다.
그 위성 기지가 파괴당했다는 것은 적어도 이전처럼 적군의 움직임을 파악하며 작전을 세우기는 힘들어졌다는 뜻.
하물며 상대는 은하 3국이다.
‘신의 눈’도 없이 세 지역의 적을 동시에 상대하기는 역시 역부족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방법은 하나밖에 없겠군.
-같은 생각이오.
벨테란 공작의 말에 대공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앞에 납작 엎드려 있는 쥬벨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총독, 당장 전장에 나가있는 모든 함대에 전하라. 지금부터 신의 군대는…….
* * *
-젠장, 지긋지긋한 자식!
검은 머리결의 여자 라마가 짜증 난 표정으로 헬멧을 집어 던졌다. 그냥 성질을 내며 아무렇게나 던진 헬멧이지만, 그걸 또 능숙하게 받아 내는 사내가 있었다.
뭐 요즘 들어 매번 그러니까.
-진정해, 글라도스.
헬멧을 집어 던진 여자 라마는 글라도스.
맞은편에서 양손으로 그 헬멧을 받아 들고 다가오는 라마는 붉은학살자였다.
글라도스가 슬쩍 붉은학살자를 돌아보며 입술을 삐죽였다.
-언제 왔어?
-방금 전에. 너도 돌아와 있다는 말을 듣고 와 본 거다. 분명 잔뜩 짜증이 나 있을 테니까. 괜히 부하들이나 잡고 있지 않을까 해서.
-난 약한 놈은 안 괴롭혀.
-그게 문제겠지. 강한 놈이 있는데 괴롭혀지지 않으니까.
-그 자식은 강한 게 아니야.
붉은학살자의 말에 글라도스의 얼굴에 불쾌감이 번졌다.
-비열한 자식, 그래도 한때는 세븐 소드였다는 놈이! 아니, 사내자식이 쪽팔리지도 않나? 번번이 도망이나 다니고! 기습이다, 암습이다, 얌생이 같은 짓이나 하고! 이게 대체 몇 번째야? 그게 사내놈이 여자를 상대로 할 짓이냐고!
-보통 그런 걸 전술이라고 하지.
붉은학살자가 헬멧을 빙글빙글 돌리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여자도 여자 나름 아니겠어?
-뭐야?
-그런 표정 짓지 마. 칭찬이니까. 호크도 나름 실력이 있는 녀석이야. 그러니 꽤 오랫동안 세븐 소드 자리를 지키고 있었겠지. 하지만 그런 호크라도 너와 1대1로 싸우기는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거다. 아니, 한때 세븐 소드였으니 더 그렇겠지. 네가 1대1 싸움에 강하다는 건 세븐 소드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글라도스가 짜증을 부리는 이유가 이것이었다.
얼마 전 라마 전선에 참전한 글라도스는 그야말로 연전연승을 거듭했다.
그러나 그건 그녀가 뛰어난 지휘관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글라도스의 함대가 연전연승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단순히 그녀가 강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강함으로 공이 울리자마자 적진으로 돌격, 부대장급 함장들을 묵사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지휘관을 잃은 적 함대는 지리멸렬.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패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수십, 혹은 수백 척의 전함이 충돌하는 함대전에서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바로 그 대목에서 붉은학살자가 필요한 것이다.
글라도스가 돌격하면 붉은학살자는 그에 맞춰 함대를 지휘하며 엄호한다.
그게 글라도스와 붉은학살자가 취해 온 방식이었고, 이런 둘의 조합은 사실상 현재 라마의 최강 페어였다.
그러나 라마 전선에 신의 군대 주력 함대로 불리는 ‘복수의 검’. 아니, 호크가 배치된 뒤로는 사정이 달라졌다.
가장 큰 문제는 같은 세븐 소드 출신인 호크가 글라도스의 성향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에 호크는 시시각각 전술을 바꿔 글라도스와 정면대결을 피하는 한편, 그녀를 지원하기 위해 움직이는 라마 함대에 대미지를 입히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이건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