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725)
아크 더 레전드-725화(725/875)
[725] space 9. 연합 전선 (3)딱 보면 알겠지만 마틴 후작이 보고를 받을 때, 아크는 이미 A-001로 돌아와 있었다.
‘신의 눈’이 파괴된 직후, 느닷없이 일격을 먹어 버린 신의 군대도 나름 있는 함대, 없는 함대 다 동원해서 광투상 레이더로 거미줄 같은 감시망을 펼쳐 놨지만 그때 이미 아크 함대는 ‘특수 레이더’를 이용해 비정규 항로에 진입해 있었다.
그리고 거미줄 같은 감시망 사이를 사사삭! 문제없이 A-001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정보창.
아크가 비밀 작전 《적 레이더 기지 파괴 작전》에 성공하고 돌아오자 관리국에서 전승을 축하하는 의미로 A-001의 모든 함장에게 공훈치를 지급해 준 것이다.
그야말로 해피엔딩!
아크 함대만이 아니라 A-001의 모든 유저들이 행복해지는 결말이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행복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왜 그래? 공짜 공훈치라고. 넌 아무것도 한 일이 없지만. 아니, 그러니까 더 기뻐해야지. 아무것도 안 하고 공짜 공훈치를 얻었으니까. 와, 부럽다. 공짜야, 공짜. 아무것도 안 했지만 공짜 공훈치라고! 좋겠다. 난 언제 그런 공짜 공훈치를 받아 보나.”
아크가 부러운 시선을 보내는 유저.
“닥쳐라.”
그 시선을 달가워하지 않는 유저는 다름 아닌 이얀이었다.
참 나쁜 유저다. 아크 덕분에 공짜 공훈치를 받았으면서도 고마워하기는커녕 썩은 표정으로 이따위 반응이라니? 실로 싸가지없는 놈이지만 아크는 이해해 주었다. 그리고 아크도 말은 그렇게 하지만 딱히 이얀이 부러운 것은 아니었다.
부러워할 이유가 없었다.
왜냐하면…….
‘내 전승 축하 보너스니까!’
이번 축하의 주역은 어디까지나 아크. 아니, 아크 함대다.
아크도 굳이 몇 번이나 강조했듯이 이얀 함대는 이번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이얀 함대는 축하 보너스만 받고 끝이지만!
-《적 레이더 기지 파괴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임무와 그 과정에서 적과 교전하며 올린 전과를 합산해 공훈치가 지급됩니다.》
함대 공훈치 +8,500,000
무려 850만!
이번 작전으로 아크 함대가 받은 공훈치다.
아크가 근신을 받는 동안 이얀이나 데커드 등이 자잘한 함대전에서 올린 공훈치 따위! 아니 뭐, 그것도 일주일이나 쌓였으니 무시할 수 없는 양이기는 했지만, 850만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인 것만은 분명했다.
함대 공훈치 순위가 확 바뀌었으니까!
와이번을 함락한 직후에 불과 10만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던 3, 4위의 아이언이나 미젤란 함대는 말할 필요도 없고, 300만이나 차이 나던 데커드 함대도 이 한 방으로 단숨에 추월해 버린 것이다.
‘아쉬운 것은…….’
여전히 1위는 이얀 함대라는 점이다.
그러나 사실 퀘스트 공훈치를 받은 시점에서는 아크 함대가 1위였다. 그게 다시 역전된 것은 바로 ‘아크’의 전승 축하 보너스로 지급된 700의 공훈치 때문이다.
물론 그건 아크 함대도 받았다.
그러나 아크 함대가 받은 보너스 공훈치는 62척분 43,400.
반면 400척 규모의 이얀 함대는 보너스로만 280,000을 챙긴 것이다. 몇 번이나 강조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덕분에 전공에서는 앞서지만 보너스 탓에 순위에서 밀리는, 그런 황당한 일이 벌어져 버린 것이다.
‘전함 숫자가 적으면 이런 데서도 손해를 보게 되는군.’
그러나 아크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래도 일단 이로써 2위에 마크! 그리고 이얀 함대와는 이제 15만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 상태였다.
처음 A-001에 왔을 때의 1,000만에 달하는 아득한 차이가 불과 20여 일 만에 15만으로 좁아진 것이다.
이 추세면 1위 등극은 시간문제!
‘……라기보다는…….’
아크가 씨익 웃으며 함대 정보창을 바라보았다.
-[아크 함대]
소속 전함 : 62 함대장 : 아크
소속 전함의 함장 : 정의남, 이슈람, 레피드, 발렌시아, 칼리, 아리온, 유진, 장보고, 히터, 마크, 티리온…….
함대 넘버 : 49
함대 등급 : S 함대 공훈치 : 15,152,700
전체 함대 순위 : 2/49
참전 유저의 공훈 순위 : 아크-1/5,894. 이슈람-3/5,894. 정의남, 이슈람, 레피드, 발렌시아, 칼리, 아리온, 유진, 장보고-27/5,894…….
이게 작전 성공 이후의 함대 정보!
그러나 다른 건 볼 것도 없다. 중요한 것은 밑줄 쫙 그어 놓은 부분이다.
‘……1위!’
이미 했다! 1위! 개인 순위에서!
분명 보너스 공훈치는 전함 숫자가 적은 아크 함대가 불리했다. 그러나 퀘스트 보상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함 숫자가 적다는 것은 퀘스트에 걸려 있는 공훈치를 그만큼 적은 인원이 나눠 가질 수 있다는 뜻!
850만÷62=!!!!
우수리를 떼어도 함장 1명당 13만의 공훈치를 받는 것이다. 게다가 아크는 함대장, 당연히 일반 함대원들보다 더 많은 공훈치를 받는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적 사령관 처지 보너스로 추가 경험치와 공훈치를 획득했습니다!
공훈치 +50,000
그런(?) 놈이라도 쿠말은 ‘신의 눈’의 기지장!
그런(?) 놈이 타고 있던 그런(?) 기간틱이라도 일단 해치우니 적 사령관 처치 보너스가 주어졌다.
그리하여 아크가 이번 작전에서 받은 공훈치의 총합은 21만 수준! 함대 순위야 어찌 됐든 개인적으로는 10만 차이밖에 나지 않던 이얀의 머리통을 단숨에 밟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게 이얀이 썩은 표정을 짓고 있는 진짜 이유! 그리고 아크가 그런 이얀이라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는 이유였다.
“기억 나냐?”
그래도 충고는 해 주고 싶다.
“내가 처음 A-001에 왔을 때, 부함대장으로 받아 줄 용의가 있다고 했었지? 글쎄? 지금 상황으로 보면 네가 내 부함대장으로 들어와야 될 것 같지 않냐? 너보다 잘난 내가, 네 밑으로 들어가는 건 이상하잖아. 안 그래? 아,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마. 널 받아 주겠다는 말은 아니니까. 난 네가 싫거든.”
“그만하라고 했다.”
이얀이 살벌한 표정으로 째리며 말했다.
그러나 아크는 무시했다. 왜냐고? 1위니까! 이얀보다 높으니까!
“에이, 너무 그러지 마. 네 말대로 우리는 전우 아니냐? 난 네가 싫지만 네가 열심히 노력하면 응원해 줄 용의는 있어. 아니, 지금도 응원하고 있다고. 부지런히 노력해서 1위를 탈환해야지. 안 그래? 그런 의미에서 ‘1위’인 이 몸이 충고하자면, 똥줄이 타들어 간다고 너무 성급하게 굴면 안 돼. 넌 나보다 여러모로 딸리잖아.”
“네놈, 정말!”
이얀이 이를 갈아붙이며 소리쳤다.
그러나 사람 갈구는 데는 비상한 재주를 가진 아크다.
그리고 일단 작정하고 갈구기 시작하면 상대방의 속을 박박 긁어 혈압을 폭발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아크!
“아, 흥분하지 말고. 사람은 주제 파악도 할 줄 알아야 해. 그러니 너무 무리하지 말고 내가 와이번에 있을 때처럼 야금야금. 그래, 깔짝깔짝. 그렇게 쪼잔하게 공훈치를 모으면 되는 거야. 뭐 그런다고 나를 따라잡기는 힘들겠지만. 송충이는 역시 솔잎을 먹어야 하지 않겠냐? 괜히 욕심 부리며 닥치는 대로 먹으면 설사한다, 너.”
실실 쪼개며 떠들어 대는 아크의 얼굴은 실로 밉상! 실로 진상!
“네놈…….”
이에 뿌득뿌득 이를 갈던 이얀이 치미는 뭔가를 꿀꺽 삼키며 말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얀의 말대로다. 아직 너브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아니, 이제부터야말로…….
“거기 아크, 좀 조용히 해 주겠나?”
그때 모든 백작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왜 갑자기 모든 백작이 끼어드느냐, 그건 지금 아크와 이얀이 앉아 있는 곳이 A-001의 회의실이고, 지금은 회의 중이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그러니 아크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눈치를 주는 모든 백작의 뒤에 서 있는 아름다운 여자는 그런 아크를 향해 살짝 윙크를 보내 주었다. 덕분에 이얀의 인상은 한층 더 흉악―왜?―하게 일그러졌지만.
“자, 모두 집중해 주게.”
잠시 분위기를 정돈한 모든 백작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하던 얘기를 계속하지. 이미 대강의 상황은 전달한 그대로다. 적의 대규모 레이더 기지 신의 눈은 어제, 아크 함대의 기습 작전에 의해 폭파되었다. 적 함대가 너브 전역에서 철수한 것은 그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오늘 오전, 마틴 후작님은 아슐라트, 라마의 지휘부에 상황을 전달하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 그 결과 은하 3국의 함대가 동시에 진격, 페미온 성좌를 포위하고 공동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연합 전선을 구축하기로 결정되었다.”
모든 백작이 함대장들을 돌아보았다.
“말하자면 다음에 전투가 벌어질 곳은 페미온 성좌, 은하 3국과 신의 군대의 전면전이 될 것이다.”
이거다. 이제부터야말로!
너브 지역의 향방을 건 전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 전투의 상대는 이제 신의 군대만이 아니었다.
“모두 알다시피 이번 전쟁은 신의 군대를 섬멸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이후 너브 지역의 통치권을 두고 아슐라트, 라마와 경쟁하는 전투이기도 하다. 그리고 신의 군대가 너브 지역을 포기하고 물러난 이상, 그 통치권의 분할은 앞으로 다가올 전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A-001의 관리자로서 귀관들의 건투를 바라는 바이다.”
모든 백작이 일어나 경례를 붙이며 회의를 끝마쳤다.
그로부터 6시간 뒤 대이동이 시작되었다.
A-001에 주둔해 있던 은하연방의 1,600여 전함이 일제히 출격! 일대를 빛의 파도로 뒤덮으며 워프에 돌입한 것이다.
당연히 이들의 향하는 곳은 페미온 성좌!
신의 군대의 본거지이자 최종 전쟁이 시작될 성계였다.
그리고 이때…….
* * *
쿠쿠쿠쿠! 쿠쿠쿠쿠!
은하연방의 함대가 진격을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너브 지역의 서부와 북부에서도 수천 척의 함대가 페미온 성좌로 향하고 있었다.
-아크라면…….
-그래, 그 자식이다. 빌어먹을, 내가 호크 따위에게 발목이 잡혀 있는 동안 그런 짓을 하다니, 하여간 방심할 수 없는 놈이라니까.
-흠, 어째 말과 표정이 다른데? 너, 웃고 있다고.
-그럼 우냐? 울어? 쳇, 그리고 뭐, 좀 짜증이 나기는 하지만 딱히 기분이 나쁜 건 아니야. 누가 뭐래도 아크는 내가 인정한 녀석이다. 그 정도는 해 주지 않으면 되레 체면이 서지 않지. 하지만 양보해 주는 것도 여기까지다. 이제 곧 은하 3국의 함대가 한자리에 모인다. 거기서는 결코 아크에게 지지 않겠어.
-음! 그래야 내가 선택한 남자답지. 나도 돕겠어.
북부에서 함대를 이끌고 진격하는 라마는 붉은학살자와 글라도스!
“아크라고…….”
“네, 본국에서 온 연락에 따르면 이번에 신의 군대가 페미온 성좌까지 철수한 배경에는 그 아크라는 유저가 놈들의 레이더 기지를 파괴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쓸데없는 짓을!”
중갑 전사가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결국 펜릴이라는 놈에게 복수할 기회를 그놈 때문에 놓쳤다는 말이군. 하지만 뭐, 좋다. 놈에게 당했던 설욕은 페미온 성좌에서 하면 되니까. 아니, 나는 카이저! 은하 3국의 최고 공훈자 자리는 누구에게도 내주지 않는다! 함대, 전속으로 항진하라!”
북부에서 함대를 이끌고 진격하는 사내는 카이저!
북부에서 진군하는 라마 함대의 지휘관 붉은학살자와 글라도스, 그리고 서부 아슐라트 함대의 카이저만이 아니다.
마틴 후작이 주책없이 떠들어 댄 탓에 아슐라트와 라마, 양 진영에 속해 있는 모든 유저들의 머릿속에는―본의 아니게! 적어도 아크는 바라지 않지만!― 아크라는 이름 두 글자가 뚜렷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이 향하는 페미온 성좌에서도…….
“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
붉은 눈동자의 사내가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아크, 역시 종잡을 수 없는 놈이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바라던 바입니다. 나는 아크에게 꼭 돌려줘야 할 빚이 있습니다. 그 빚, 여기서 갚겠습니다.”
“빚이라…….”
검은 머리 사내의 말에 붉은 눈동자의 사내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끄덕였다.
“그런 빚은 제게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번 기회에 청산할 생각입니다, 모두는 아니라도 일부 정도는.”
이 두 남자는 신의 군대 지휘관 펜릴과 호크.
바야흐로…… 너브 지역의 운명을 결정지을 전쟁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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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더 레전드 3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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