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733)
아크 더 레전드-733화(733/875)
[733] space 2. 카이저의 작전 (5)아크는 곤란해지기는커녕 되레 함대를 재정비하고 ‘신의 눈’을 폭파시키는 비밀 작전을 성공. 단숨에 개인 순위 1위, 함대 순위 2위로 올라서며 이얀을 압박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이얀은 직접 아크 함대의 첩자, 박경진을 만나 모종의 계획을 세우기로 한 모양이다.
마일드가 그에게 전화를 한 이유가 그것!
그러나…….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약속을 잊은 거냐? 설마 너, 이미 나에 대해…….”
-아닙니다! 입도 뻥끗 안 했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박경진이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절대 나에 대한 정보가 새어 나가면 안 돼. 만의 하나라도 이얀에게 정보를 흘린 사람이 나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죽는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죽는다고. 물론 이얀이 아크에게 꼰지를 리는 없지만 세상일은 모르는 거야.”
-그야 저도 알지만…….
“그런데?”
-저도 좋아서 전화를 한 게 아닙니다. 이얀에게 설명도 했고요. 그런데 내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닦달하고 있어요. 회장님을 만나게 해 주지 않으면 함대에서 퇴출시키겠다는 말까지 했다니까요. 저도 중간에서 아주 죽겠습니다.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돼.”
-그러지 말고 제발 사정 좀 봐 주십시오.
“그러니까…….”
-사실 회장님도 언제까지나 아크 함대에 있을 생각은 아닐 것 아닙니까?
박경진이 인상을 찌푸리자 마일드가 얼른 말했다.
-아시지 않습니까? 아무리 조심해도 비밀이란 언젠가 밝혀지기 마련입니다. 사람일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고요.
“무슨 뜻이냐? 그 말은? 지금 날 협박하는 거냐?”
-에? 아니! 아니! 아니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미 은하 3국의 함대가 페미온 성좌까지 진군해 있는 상황 아닙니까? 만약 이대로 전쟁이 끝나면 아크에게 한 방 먹을 기회도 없어지는 거라고요.
“그야 그렇지.”
-네,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까지처럼 찔끔찔끔 정보만 넘기지 말고 회장님이 직접 이얀을 만나 계획을 세우면 좋지 않습니까? 그리고 회장님은 한몫 챙기고 아크 함대에서 나오면 되는 겁니다.
“한몫 챙기다니? 무슨 말이야?”
-이얀이 약속했습니다. 회장님과 손잡고 아크에게 한 방 먹이게 된다면 두둑이 챙겨 주겠다고 말입니다. 복수도 하고 돈도 챙기고.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이참에 너도 뭔가 챙기고 말이지.”
-네? 아…… 뭐…….
박경진의 말에 마일드가 움찔하며 떠듬거렸다.
그런 태도가 영 거슬렸지만 그런 건 딱히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마일드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다.
언제까지나 첩자 활동을 할 수는 없다.
언제가 됐든 끝내야 하는 것이다. 언제가 됐든 끝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대로 아무 소득도 없이 끝낼 수는 없다.
“잠시만 생각해 보고 연락하지.”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은 박경진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할…… 수밖에 없겠지?”
SPACE 3. 작전 개시! (1)
폭풍 전야!
지금 페미온 성좌가 딱 그 상황이었다.
너브 지역에서 퇴각해 페미온 성좌에 집결한 신의 군대 함대. 그리고 그 뒤를 추격하듯이 진군해 페미온 성좌를 포위하듯이 포진한 은하 3국의 함대.
이 두 대함대는 그 뒤로 12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었다.
-곧 시작된다! 사상 최대 규모의 전쟁이!
양 진영을 합하면 참전 전함만 1만 척!
유저만 수만에 NPC까지 더하면 수십만이 참가하는 전쟁이다. 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인터넷 매체들은 이미 한참 전부터 이 대규모 이벤트를 방송하기 위해 스탠바이 상태로 대기 중이었고, 몇몇 공중파 방송도 프로그램 일정을 조종하며 기다리고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지금!
-곧 작전을 개시한다!
은하 3국의 모든 함대는 그 전에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라!
드디어 전해진 총사령관 카이저의 명령!
페미온 성좌를 포위한 지 정확히 12시간 만의 일이었다. 이에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은하 3국의 함대 내부는 멈춰 있던 시간이 흐르기 시작하는 것처럼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뭐 일단 움직이는 데는 지장이 없군.”
아크는 찜찜한 표정으로 자신의 어깨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깨에서 붉은 빛을 깜빡거리는 손가락 굵기의 작은 물체. 이 물체의 정체는 ‘휴대용 녹화 장치’, 다시 말해 카메라다.
아크가 왜 어깨에 이런 카메라를 붙이고 있느냐. 그건 엠퍼러에서 작전 회의를 마치고 실버스타로 돌아왔을 때였다.
뜻밖의 손님이 아크를 기다리고 있었다.
“게임특종의 기자?”
“네, 소린이라고 합니다.”
풍만한 살집의 유저가 히죽 웃으며 대답했다.
“잘 모르시겠지만 저는 꽤 오래전부터 아크 님에게 관심이 많았습니다. 실은 예전에 칼리 함대가 이큘러스를 습격했을 때도 근처에서 촬영하고 있었죠. 이미 그때 딱 감이 왔습니다. 아, 이 사람은 뭐가 돼도 된다! ……라고 말이죠. 뭐 아쉽게도 그때 찍은 영상은 그 직후에 일어난 이스타나의 쿠데타 탓에 방송으로 내보내지는 못했지만, 아크 님은 그 쿠데타에서도 대단한 활약하셨죠. 그리고 지금 너브 전쟁에서도! 뭐랄까, 덕분에 제 눈이 정확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 이 눈이!”
소린의 눈은 살집에 파묻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뭐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고!
“아크 님을 찾아온 이유가 그겁니다. 잘 아시겠지만 지금 이 전쟁은 수많은 유저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에 저희 방송도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 중입니다. 바로 최강의 유저로 칭해지는 세븐 소드. 그 세븐 소드에 포커스를 맞춰 이번 전쟁을 보여 주기로 말입니다. 말하자면 배경은 페미온 성좌 전쟁, 주인공은 세븐 소드가 되는 거죠. 그래서 그에 대한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 아크 님을 찾아온 겁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저는 세븐 소드가 아닌데요?”
“물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크 님은 현재 8위, 너브 전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순위를 올리며 세븐 소드를 추격하는 유저입니다. 세븐 소드와 그 자리를 위협하는 유저! 그림이 될 것 같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강력하게 추천했습니다. 네, 제가!”
눈곱만큼도 고맙지 않은 배려였다.
아크가 불편한 표정을 짓자 소린이 얼른 말을 이었다.
“아, 혹시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븐 소드와 아크 님이 촬영한 영상은 이번 전쟁이 모두 끝난 뒤에 방송하기로 이미 얘기가 끝났습니다. 전투 중에 은하 3국 함대의 작전이 노출되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 없죠. 저희는 유저의 사정은 생각지도 않고 무턱대고 방송하는 인터넷 TV와는 수준이 다른 방송이니까, 그 정도는 당연히 배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이미 총사령관인 카이저 님하고도 얘기가 끝났고요.”
뭐 그런 문제도 있다.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이목이 집중되는 전쟁에서는 그런 문제도 꽤 골치 아프다.
요즘은 그런 일이 드물지만, 예전에는 몇몇 개념 없는 방송국 기자가 잠입 취재랍시고 숨어 들어와 작전 회의를 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방송, 고스란히 상대 진영에 작전을 노출시켜 폭망 하게 만드는 일도 꽤 있었다.
카이저가 함대에 전쟁 준비를 시키면서도 일반 유저들을 상대로는 ‘곧’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구체적인 작전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신의 군대는 NPC 집단이지만 일단 최소한 2명, 호크와 펜릴이라는 유저도 끼어 있다. 만의 하나라도 있을지 모르는 정보 유출도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게임특종은 믿을 만한 방송이었다. 유저의 사정을 배려해 주는 개념 방송으로 쌓아 온 커리어가 있으니까. 그러니 그건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지만.
‘곤란한데…….’
역시 아크는 달갑지 않았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튀지 않는 게 상책이다.
아크는 뉴월드 시절에 여러 시행착오 끝에 이런 결론에 도달했고, 그런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필이면 게임특종이라니.’
게임특종은 아크에게 여러모로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었다.
물론 그것도 이제 다 과거 얘기고, 이제 와서 그런 감정에 얽매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굳이 다시 연관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당연히 거절하고 싶었다.
그러나 어깨에 붙어 있는 카메라를 보면 알겠지만, 결국 아크는 허락했다. 물론 이유는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 역시 얄궂게도 게임특종 때문이었다.
게임특종의 TOP 50!
이건 유저들의 투표로 정해지는 순위다.
다시 말해 해당 유저들의 의사와는 아무 상관없다는 말이다. 아크 역시 마찬가지. 본인의 의사와는 아무 상관없이 지난번의 투표에서 8위로 올라서게 되었다. 덕분에 지금도 아크의 의사와는 아무 상관 없이 유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처지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 아크의 의사와는 아무 상관 없이!
바꿔 말하면 이건 이미 아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저에게 관심 꺼 주세요!
……라고 외친들, 순위는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퀘스트를 실패할 수도 없다. 아니, 아크는 할 생각이다. 적어도 은하연방 진영에서는 개인 순위는 물론 함대 순위 1위까지! 그리고 그게 현실화된다면 세븐 소드에 진입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당연히 아크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리라.
그래서 아크는 생각했다.
사실 아크가 지금까지 튀는 것을 경계했던 이유는 루시퍼 때문이기도 했다.
이 은하계 어딘가에서 힘을 키우고 있을 루시퍼.
아직 놈이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의심할 여지없이 상당한 세력을 갖추고 있으리라.
그러나 아크는 얼마 전까지 아직 루시퍼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너무 튀어 루시퍼를 자극하면 제대로 준비도 갖추기 전에 당할 위험도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나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아버지나 이슈람 형님의 세력도 쭉쭉 성장하고 있어. 루시퍼가 얼마나 큰 세력을 갖추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적어도 맞서 싸울 준비는 된 셈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그래, 언제까지나 다름 사람들의 이목을 신경 쓸 수는 없다. 또 계속 성장해야 하는 이상 피할 수 있는 일도 아니야. 그렇다면 차라리 내가 한다. 등 떠밀리듯이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는 내가, 작정하고, 아크라는 이름을 알리겠다!’
……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저는 얼굴이 알려지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짐짓 난감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크는 이미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세상 물정에 어두운 유저가 아니었다. 기브 앤 테이크! 뭔가 주는 것이 있으면 당연히 받는 것도 있어야 하는 게 세상의 이치 아닌가?
“그리고 소형 카메라라지만 그런 것을 달고 있으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거고…… 얼굴을 알리고 싶지도 않은 내가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음, 뭔가 그만한 이유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다행히 소린도 영 눈치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아크가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슬쩍슬쩍 흔들어 보이자 소린이 얼른 말을 이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당연히 그만한 보상이 있습니다. 착수금 500! 거기에 영상의 상품성에 따라 500이 추가로 지급됩니다. 그리고 내용과 상관없이 참여만 해 주셔도 방송을 내보낼 때 잠깐이지만 소개 영상으로 아크 님의 사업체 T-20과 이큘러스에 대한 홍보도 해 드릴 생각입니다. 아시겠지만 이건 상당한 특전입니다.”
순간 아크가 소린의 손을 덥석 잡았다.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일사천리로 계약까지 완료!
어깨의 카메라는 그런 과정을 거쳐 장착된 것이다.
그러니까, 아크가 찜찜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유는 카메라 때문이 아니라는 말이다. 문제는 이 카메라를 달고 앞으로 해야 할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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