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744)
아크 더 레전드-744화(744/875)
[744] space 6. 그 남자! 그리고 그 남자! (4)-이 문은 보안장치에 의해 잠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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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을 시도하겠습니까? Y/N
파이프를 따라 들어가고 잠시 후, 곧 잠금 장치가 붙어 있는 철창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이게…….
-아무래도 여기는 내가 해결해야 할 것 같다.
아크가 이런 말을 했던 이유였다.
이미 아크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자나 에너지를 운반하는 파이프는 말할 것도 없이 중요한 시설, 아무리 적병의 경계도가 낮은 상태라도 설계적으로 최소한의 보안장치는 해 놓았으리라.
그렇다. 이 정도는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아크는 이런 쪽에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방화벽을 돌파해 보안장치를 해제했습니다!
-잠금장치가 해제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어때? 쉽지? 이런 건 문제도 아니라고.”
“……그렇군.”
약간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던 이얀이 얼른 표정을 지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불쾌한 표정으로 바꿔 히죽대는 아크를 돌아보며 말했다.
“잘난 척은 균열을 넘어간 뒤에 하는 편이 좋지 않겠냐? 파이프에 들어왔다고 안전하게 균열을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니까.”
“자식, 사람 무안하게.”
아크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툴툴댔다.
그러나 뭐,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에 일단 아크 일행이 먼저 파이프에 진입,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하는 토리―라기보다는 헬파이어―를 후방으로 보내고, 그 뒤를 이얀 일당이 후방을 경계하며 따라오는 방식으로 파이프에 진입했다.
그리고 이때, 약 3시간 정도 행군하는 사이에 아크의 이얀에 대한 경계는 꽤 풀어져 있는 상태였다. 어차피 이얀도 이번 작전이 끝날 때까지는 다른 짓을 하지 못하리라고. 아니, 할 수 없으리라고. 그건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보지 못했다.
이얀이 수상한 눈빛으로 발렌시아를 바라보는 장면을!
“웁? 웁웁! 웁웁웁!”
그리고 그 눈빛을 받은 발렌시아가 슬쩍 뒤로 빠져 토리의 입을 막고 물러나는 장면을!
아크가 뭔가 이상함을 느낀 것은 뒤에서 쇳소리가 들린 뒤였다.
위이이잉! 철컹!
“헉! 뭐, 뭐야? 어? 처, 철창이 왜……?”
쇳소리에 고개를 돌린 아크의 얼굴이 당혹감에 물들었다.
쇳소리의 정체는 아크가 열어 놓은 철창이 다시 닫히는 소리였다. 그리고 파이프에 들어와 있는 아크 일행과 아직 들어오지 않은 이얀 일당 사이에서.
그러나 이때까지도 아크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었다. 철창 앞을 몸으로 막아서고 있던 이얀 일당의 등 뒤에서 이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전까지는.
“이거 실수했군.”
시야를 막고 있던 이얀 일당이 흩어지며 이얀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광선검 따위로 내리친 듯 부서진 잠금 장치에서 스파크가 튀어 오르고 있었다.
웨에에에에엥-!
파이프를 타고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때였다.
“이렇게 됐으니 할 수 없군.”
철창 너머에서 이얀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이제부터는 따로 움직여야 할 것 같다.”
SPACE 7. 아크! 폭발! (1)
“헉헉헉! 헉헉헉!”
무성한 수풀이 우거진 숲속.
10여 명의 사내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수풀을 헤치고 있었다. 그러기를 잠시, 조금 넓은 평지가 나타나자 뒤에 처져 따라오던 사람이 갑자기 멈춰 서며 소리쳤다.
“이얀!”
그 고함에 사내들이 움찔하며 멈춰 섰다.
그리고 선두에서 거칠게 어깨를 들썩이던 사내도 우뚝 걸음을 멈추더니 천천히 몸을 세웠다. 그 사내는 이얀, 그리고 뒤에서 고함친 사내는…….
“……핌.”
“이얀,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뭐 하는 짓이냐니? 상황을 보고도 모르나? 뭐 내가 멍청하게 실수를 한 탓에…….”
“그만!”
이얀의 대답에 핌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움찔하며 입을 다문 이얀이 미간을 찌푸리며 핌을 바라보았다. 이에 잠시 둘 사이에 불꽃이 튀는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이얀이 먼저 한숨을 불어 내며 고개를 저었다.
“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어쩔 수 없다고?”
“그래, 너는 아직 기회가 많다고 했지만, 아니야. 이번 작전이 성공해 은하 3국 함대가 아도니스로 진격할 길이 열리게 되면 그것으로 전쟁은 끝이다. 그리고 그 전쟁의 지휘권은 카이저가 가지고 있어. 카이저가 일부러 내게 기회를 만들어 줄 것 같나? 아니지, 아직 기회가 많다는 건 네 환상일 뿐이야. 아니, 네 바람에 가깝겠지. 그리고 설사 네 바람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만들어 주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핌, 무슨 말인지 알겠어? 기회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 거다.”
“그게 저런 거냐?”
핌이 고개를 돌리며 되물었다.
그 시선이 향하는 방향에는 2명의 아크 팀원이 있었다. 그 중 1명은 발렌시아, 그리고 다른 1명, 아니 1마리는…….
“웁! 웁! 웁!”
발렌시아에게 붙잡혀 버둥대는 토리였다.
핌의 시선을 따라 이 둘을 바라보던 이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발렌시아, 이제 됐다. 놔줘라.”
“웁! 푸하! 이, 이얀? 발렌시아? 핫? 이, 이 자식들, 이게 무슨 짓이야!”
“닥쳐라!”
이얀이 와락 인상을 구기며 소리치자 토리가 흠칫 놀라며 닥쳤다.
무서우니까!
분위기 파악을 끝낸 토리가 왕방울만 한 눈알을 뒤룩뒤룩 굴리는 사이, 이얀이 다시 핌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핌, 네가 이런 방식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자질구레한 변명 따위는 하지 않겠다. 그럴 이유도, 시간도 없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미 일은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바라는 건 하나뿐이다. 핌, 지금은 아무 말 하지 말고 나를 따라와 줘라, 지금까지 그랬듯이.”
핌은 잠시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아니다. 분명 이런 식은 아니지만, 이얀의 말대로 이미 일은 벌어졌다. 그리고 지금 상황보다 더 최악은 ‘이런 짓’을 하고도 작전을 ‘실패’하는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한 핌은 괴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이얀이 슬쩍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금세 다시 날카로운 표정으로 바꾸며 토리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할게요! 하겠습니다!”
뭔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토리가 넙죽 엎드리며 소리쳤다.
“뭘 하겠다는 거냐?”
“뭐든! 시키는 건 뭐든 하겠습니다! 네, 예를 들면 이얀 님 팀원이 되어 헬파이어 기동 장치를 조작하는 것 같은, 그런 일이라도 기꺼이 하겠습니다! 대신 하나만 약속해 주십시오! 제가 이런 짓, 저런 짓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못하겠다고 버티다가 할 수 없이 했다고! 아크에게 그렇게 말해 주시겠다고 약속만 해 주시면 뭐든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눈치가 빠른 녀석이군.”
토리의 말에 이얀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하지.”
이로써 모든 상황이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이얀이 바라던 대로! 이제 남은 것은 그 계획을 마무리하는 것뿐이다.
-공격대 [은하연방의 특공대]에서 탈퇴했습니다!
일단 아크 팀과 함께 편성되어 있던 공격대에서 탈퇴.
뒤이어 이얀은 곧바로 자신의 팀만으로 새로운 파티를 편성했다.
-파티 [이얀 특공대]에 새로운 멤버가 2명이 추가되었습니다!
《신규 멤버 : 발렌시아, 토리》
발렌시아와 토리가 추가된 17명으로.
이로서 이얀 팀은 아크 팀과 완전히 떨어진, 독립된 파티로 전환된 것이다. 당연히 이얀 팀이 세우는 공적은 이제 100% 이얀 팀의 것!
‘뭐 이럴 필요도 없겠지만…….’
파티 편성을 끝낸 이얀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우거진 수풀 저 너머, 거대한 포탑 기지에서는 총성과 폭음이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었다. 적군에게 발각된, 아니 발각시킨 아크 일행이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리라.
아크 일행이 그곳에서 살아 나오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니, 살아 나와도 상관없다.
죽으면 죽는 대로, 살아 나오면 살아 나오는 대로 적의 이목을 끄는 미끼가 되어 줄 테니까.
“가자, 목적지를 바꾼다!”
이얀이 다시 팀원들을 이끌고 수풀을 헤치며 진군했다.
그 행렬의 중간 부근, 서너 명의 이얀 팀원에게 둘러싸여 따라가던 토리가 불안하기 짝이 없다는 표정으로 발렌시아를 돌아보며 떠들었다.
“나, 난 진짜 모르는 일이잖아! 그러니까 괜히 나까지 걸고넘어질 생각은 말라고! 난 진짜 모르는 일이니까! 협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것뿐이니까! 알지? 그나저나 너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해 버린 거야? 후환이 무섭지도 않냐? 왜 이렇게 용감해? 아크 자식이 우리를, 아니 너! 너를 가만둘 리가 없잖아, 이 멍청아! 아크가 작정하고 나서면 얼마나 집요하고 잔인한 놈인지 몰라? 난 알아! 넌 이제 뒈졌어!”
“그런 건 알고 있어.”
발렌시아가 짜증 나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리고 잠시 폭음이 터져 나오는 포탑 기지를 돌아보며 한숨을 불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어. 할 수밖에 없었다고…….”
* * *
그때 아크는 당연히!
-[이얀] 외 14명이 공격대에서 탈퇴했습니다!
‘……이얀!’
이런 메시지를 바라보며 이를 갈아붙이고 있었다.
이얀에게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일은 이전까지 있었던 일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이번에는 이얀을 믿고 있었다. 물론 그건 이얀이라기보다는 그 어깨에 붙어 있는 카메라를 믿고 있었던 거지만, 그런 얄팍한 믿음이라도 일단은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이얀은 그런 아크를, 아니 아크 일행을 문자 그대로 사지에 버려두고 도망가 버린 것이다.
말하자면 지금 아크는 배신을 당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건 이얀만이 아니었다.
-[발렌시아]와 [토리]가 공격대에서 탈퇴했습니다!
‘……발렌시아!’
이얀이 배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것!
그 배경에는 발렌시아의 배신이 있었던 것이다.
둘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는 모른다. 그리고 이제 와서 알고 싶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이 두 사람이 자신을 배신하고 사지에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아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복수!’
아크는 지금까지 이얀이 한 짓들에 열 받지 않은 것이 아니다. 단지 그게 생각만큼 아크에게 큰 피해를 준 것도 아니었고, 신의 군대와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뒤집어엎어 버릴 수는 없다고 생각해 꾹꾹 눌러 참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그것도 한계다.
이런 짓까지 당하고도 참는다면 그건 인내심이 많은 것이 아니라 그냥 등신이다. 당연히 참을 수 없다. 이제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돌려줄 작정이다.
다른 팀원들도 아크와 같은 생각이었다.
“개자식들, 용서할 수 없다!”
“내가 비록 해적질로 먹고살았어도 저런 비열한 짓을 한 적은 없어!”
“이건 해적의 율법을 들먹일 필요도 없어!”
“복수다! 이제 피의 복수뿐이다!”
하나같이 분노를 폭발시키며 복수를 다짐하는 칼리 일당과 팀원들!
그러나 당장은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투콰콰콰콰!
지면을 따라 치솟으며 다가오는 불길!
이얀이 파이프의 철창에 붙어 있는 단말기를 파괴해 경보를 울린 직후, 아크 일행은 파이프를 따라 뛸 수밖에 없었다.
파이프에서 나가는 길은 아크가 진입한 입구와 반대편의 출구 두 곳뿐이다. 그중 입구의 잠금장치를 이얀이 아예 파괴해 버렸으니 되돌아 나가는 것은 무리!
그러니 선택의 여지없이 출구를 향해 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미 기지 전체에 경보가 울리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이미 출구 주위는 적이 벌 떼처럼 모여들고 있었다.
“저기다! 놈들이 저기 있다! 쏴라!”
투투투투! 투투투투!
그리고 일대를 뒤덮으며 날아오는 탄환! 탄환! 탄환!
거기에 한술 더 떠…….
“놈들을 몽땅 날려 버려라! 수류탄 투척!”
“RPG다! 중화기병, 발사!”
퍼펑! 퍼펑! 퍼퍼퍼펑!
쉬지 않고 날아오는 수류탄과 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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