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764)
아크 더 레전드-764화(764/875)
[764] space 5. 기습! (5)그때 바로 옆에서 탄환이 쏟아졌다.
총격을 피해 몸을 굴리며 고개를 돌리자 본관 쪽에서 수십 명의 적군이 몰려오며 기관총을 난사하고 있었다. 거기에 본관 위에 설치된 기관포탑의 사격까지!
‘기관포탑의 사격을 모두 피할 수 없는 없지만!’
“마이트! 격돌!”
쿵! 쿵! 쿵! 쿵! 퍼펑-!
순간 아크는 방향을 바꿔 본관에서 몰려오는 한 무리의 적군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충돌과 동시에 충격파를 뿜어내며 10여 명이 적병을 날려 버렸다.
“마이트! 진동!”
그 즉시 세차게 발을 구르며 ‘진동’!
동시에 지면이 들썩이며 남아 있던 적군이 넘어졌다.
그러나 아크가 ‘진동’을 발동시킨 이유는 적을 넘어뜨리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어차피 ‘진동’의 넘어뜨릴 확률은 55%. 모두 넘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진동’과 함께 발동하는 ‘공포’는 일단 아크보다 힘이 낮은 상대라면 100%!
“이 무식한 힘은 뭐냐?”
“무, 물러나라! 저놈과 붙으면 죽는다!”
바닥이 들썩이자 주위의 적군이 비명을 터뜨리며 사방으로 도망쳤다.
아크가 노린 게 바로 이것!
지금은 기지 전체에서 아크와 이슈람을 향해 탄환이 빗발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적군이 비명을 질러 대며 사방으로 뛰어다니자 총격이 멈칫했다. 아군이 맞을까 봐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총기의 가장 큰 단점!
그리고 아크와는 다른 방법으로 적을 공포에 빠뜨리는 사람도 있었다.
쩍! 쩍! 쩍! 콰직!
일단 타깃으로 잡으면 무자비한 발 차기로 기어코 박살을 내고 마는 이슈람이다.
덕분에 눈앞에서 사람이 산 채로 뭉개지는 장면을 목격해 버린 적군은 그 자체가 공포! 실제로 상태 이상에 걸린 것은 아니지만 비명을 터뜨리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확실하게 제 몫은 하는 이슈람이었다. 아니, 좀 지나친 감이 있었다. 이슈람은 도망치는 적군을 굳이 잡아서 밟아 대고 있는 것이다.
“형님, 그만해요! 지금은 정문으로 가는 게 먼저예요!”
“왜 자꾸 정문으로 가자고 난리야? 거기로 간다고 뭐 뾰족한 수가 있어? 봐라! 정문을 막고 있는 놈들을! 못해도 수백은 돼 보이잖아! RPG에! 중기관총에! 수류탄에! 아무리 나라도 저놈들이 다 쏴 대기 시작하면 못 피한다고!”
“저도 못 피해요!”
“그런데?”
“아마 지금쯤이면…….”
쿠콰콰콰콰! 퍼펑-! 콰콰콰콰!
아크가 이슈람을 닦달하며 정문으로 뛰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정문 방향에서 굉음이 일어나며 아크와 이슈람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던 적군들이 튕겨 날아갔다. 그리고 적군을 짓밟으며 기지로 들어오는 20여 미터 크기의 크루저!
“왔다!”
아크가 정문으로 뛰어온 이유가 그 크루저 때문이었다.
……원래 아크의 계획은 이런 거였다.
일단 아크와 이슈람이 본관에 잠입한 직후, 남아 있던 칼리와 장보고 등이 크루저를 몰고 지금처럼 기지에 난입한다. 그리고 한바탕 소란을 일으키고 도주하면 당연히 기지 내의 적군 대부분이 크루저를 추격하는 데 동원되리라.
그때! 적군의 이목이 기지를 습격한 크루저에 쏠려 있는 바로 그때! 아크와 이슈람은 대장을 처리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성동격서聲東擊西!
불과 2명이 기지에 잠입해 적의 대장을 처리할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
아크 못지않은 실력자인 칼리가 뒤에 남은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아크나 이슈람처럼 잠입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이런 식의 습격이야말로 해적의 특기!
최종적으로는 팀원들도 살아서 탈출해야 하니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칼리가 크루저에 남는 편이 승산이 있었다. 그런데 출발도 하기 전에 기지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나머지 팀원과 함께 정문에 대기하고 있던 칼리가 크루저를 몰고 정문을 돌파해 들어온 것이다.
부아아아앙-!
“아크, 이슈람 형님, 어디 계십니까?”
그리고 적군을 날리고 들어와 광장에서 회전하는 크루저 속에서 소리치는 칼리!
이슈람은 그런 칼리를 향해 버럭 소리쳤다.
“야, 인마! 눈이 삐었냐? 이렇게 서치라이트를 받는데 안 보여?”
“유진!”
“알고 있어! 속사!”
투퉁-! 투퉁-! 투퉁-!
칼리의 목소리에 크루저 지붕에서 유진이 빠른 속도로 몸을 회전시키며 라이플을 발사했다. 그와 함께 아크와 이슈람에게 모여 있던 서치라이트가 하나씩 사라졌다.
당연히 둘에게 집중되던 탄환도 흩어지기 시작했다.
“사다인, 문을 열어라!”
그때 크루저가 회전하며 후미의 화물칸 문에 좌우로 갈라졌다. 그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사다인, 장보고, 아사드, 히터, 발렌시아, 쿠라칸!
“기갑무장! 솔리드 아머! 파멸의 인형!”
위이이잉! 콰콰콰콰!
그와 동시에 화물칸에서 순식간에 중갑 전차처럼 변해 두 줄기의 광폭 레이저를 뿜어내는 장보고!
그 레이저가 회전하는 크루저를 따라 광장 일대를 주욱 긁으며 지나가자 시퍼런 불길이 치솟았다.
“다 덤벼! 탄환이라면 넘치도록 있다! 울어라, M-620!”
투콰콰콰! 퍼펑! 투콰콰콰!
그 뒤로 무식한 크기의 M-620으로 대구경 탄환과 런처를 쏟아붓는 쿠라칸!
투투투투! 투투투투!
묵묵히 두 자루의 기관총으로 탄환을 뿌려 대는 히터!
접근전 전사인 아사드와 사다인, 발렌시아도 놀고 있지는 않았다.
피잉! 피잉! 피핑!
아사드는 넘치는 탄환으로 무지막지한 화력을 뿜어내는 장보고, 쿠라칸, 히터의 앞에 커다란 타워실드를 세우고 적의 공격을 막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사다인과 발렌시아는 크루저의 화물칸에 그득 실려 있는 수류탄을 닥치는 대로 집어 던졌다.
투콰콰콰! 투콰콰콰!
그리고 레인은 크루저의 기관포탑에서 적 기지의 기관포탑에 응사하며 견제!
그사이에 이미 하늘로 날아오른 아리온은 먹이를 노리는 독수리처럼 기지 상공을 비행하다가 수직으로 떨어지며 기지 옥상에서 RPG를 조준하는 적군을 잡아챘다.
그리고 수십 미터 상공에서 낙하!
퍼펑-!
폭탄처럼 적군이 모여 있는 곳으로 떨어뜨렸다.
이 갑작스러운 기습에 적군은 완전히 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이건 말 그대로 기습이라 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적의 기지, 그것도 휘하에 수천 척의 전함을 거느리고 있는 사령부다. 아마도 적군은 눈에 보이는 몇 배, 아니 수십 배에 달하리라.
이들을 상대로 오래 버티는 것은 당연히 무리!
“이쪽으로! 아크! 형님!”
일제 폭격에 적이 혼란에 휩싸여 있는 사이, 칼리는 크루저를 몰고 광장을 가로질러 아크와 이슈람을 향해 돌진해 왔다. 그리고 두 사람이 화물칸 위에 몸을 실었을 때였다.
텅텅텅텅! 텅텅텅텅!
둔중한 울림과 함께 크루저에 연이어 구멍이 뚫리며 들썩였다. 그와 동시에 기관포를 뿜어대며 기지 뒤쪽에서 돌아 나오는 10여 대의 크루저!
그것만이 아니었다.
위로는 20여 기의 발키리가 떠오르고 있었다.
이에 칼리가 크루저를 다시 정문 방향으로 회전시키며 소리쳤다.
“지금이다! 투하하라!”
그리고 정문을 향해 돌진하자 화물칸에서 수십 개의 상자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적의 크루저가 아크 일행을 쫓아 그 상자 근처를 지나는 순간!
퍼펑! 퍼퍼퍼펑-!
폭음과 함께 수십 미터 높이로 치솟는 불길!
칼리가 도주하며 기지 여기저기에 뿌려 놓은 상자는 바로 아크 일행도 다 챙기지 못한, 폭탄과 탄환, 수류탄 따위로 꽉 채워져 있던 상자였다.
화물칸에 타고 있던 팀원들은 이 상자에 안전핀을 제거한 수류탄을 던져 놓고 밖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됐다! 이제 정문을 돌파해 기지를 벗어난다!”
순식간에 일대를 불바다로 만들어 놓은 칼리는 그대로 크루저를 가속하며 정문을 향해 질주했다. 그러자 때를 맞춰 레인이 크루저 상부의 기관포탑을 정면으로 향하며 그사이에 정문에 설치된 바리케이드에 포격을 쏟아부었다.
뒤이어 크루저가 돌진!
퍼펑-!
폭음과 함께 크루저가 기지 밖으로 솟아 나왔다.
그러나 그게 탈출에 성공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적군이 자기 기지에서 난장을 피우고 도주하는 정체불명의 병사들을 얌전히 보내 줄 리가 없는 것이다. 그 뒤를 따라 나와 기관포를 뿜어 대며 추격하는 10여 대의 크루저와 발키리!
“숲으로 들어갈 때까지만 버텨라!”
그러나 얌전히 당할 생각이 없는 것은 아크 일행도 매한가지였다. 이에 크루저의 화물칸에서는 쿠라칸과 히터, 쿠라칸이, 지붕 위에서는 레인과 유진, 그리고 하늘에서는 아리온이 추격하는 적에게 공격을 퍼부으며 숲을 향해 질주했다.
그리고 결국 아크 일행의 생사를 떠나 이것으로 작전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SPACE 6. 작전은 진행 중 (1)
웨에에에에엥-!
계속해서 울려 대는 사이렌.
한바탕 분탕질을 해 댄 크루저가 빠져나갔지만 기지는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당연하다. 아직 크루저에서 쏟아져 나온 폭격에 기지 여기저기에서 불길이 번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불길 사이에 흩어져 있는 시체들! 순식간에 수십 명이 죽고, 그 몇 배에 달하는 부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시간상으로는 몇 분에 불과했지만, 아니 불과 몇 분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병사들이 느끼는 당혹감과 혼란은 더 컸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부상당한 병사조차 아직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피해 상황을 보고하라!”
그건 부대장들도 마찬가지였다.
“확인된 전사자 50여 명! 크루저 1대와 발키리 2기, 서치라이트를 포함해 외부 조명이 거의 파괴당했고, 기관포탑도 3기 이상이 파괴되었습니다! 부상자는 파악 중에 있습니다!”
“빌어먹을, 이게 대체 다 무슨 일이야? 적이라니? 대체 그 자식들 정체가 뭐야? 여기는 아도니스라고! 우주 함대가 뚫렸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어! 아니, 함대가 뚫려도 아도니스에 적이 침입했다면 우리가 모르고 있을 리가 없지 않나?”
“아니, 제게 그렇게 말하셔도…….”
“그래서 놈들은?”
“기지를 빠져나가 9시 방향의 숲으로 도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12대의 크루저와 8기의 발키리가 추적 중입니다.”
“잡아라! 놈들을 추적하고 있는 부대에 전하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으라고! 놈들의 정체와 배후를 밝혀야 한다!”
웨에에에에엥-!
“젠장, 이놈의 사이렌은 왜 계속 울려 대는 거야?”
“화재 때문인 것 같습니다. 놈들의 공격에 본관 내부와 창고, 병영 등에 번지는 불길에 화재경보기가 일제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지역에서 불길에 몇 몇 서큐리티 시스템이 오작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돌아 버리겠군.”
부대장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이러다가는 있던 정신도 나가 버리겠다! 화재경보기든 서큐리티 시스템이든 일단 불길이 진화될 때까지는 모두 꺼 놔!”
“네, 전달하겠습니다.”
“그리고 기지 내의 모든 병사를 소집하라! 아직 나오지 않은 놈은 없겠지만 꼭 자리를 지켜야 하는 놈들 외에는 모두 불러내 신속하게 시신과 부상자를 수습하고 화재를 진압하라! 그리고 혹시 모르니 정문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외부 경계를 철저히 하라!”
“알겠습니다!”
병사가 바로 몸을 돌려 뛰어갔다.
그리고 부대장도 뛰었다. 지금은 부대장이라고 팔짱 끼고 구경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이다.
그렇게 기지의 병사들이 총동원되어 사태 수습을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을 때.
들썩들썩, 들썩들썩.
흩어져 있던 상자 중 하나가 들썩였다. 그리고…….
슬금슬금, 슬금슬금.
갑자기 혼자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상자!
마치 주위를 확인하듯이 좌우로 움직이다가 슬금슬금, 좌우로 움직이다가 슬금슬금.
“어이! 창고 쪽에 불길이 심상치 않다! 애들 더 불러와!”
“소화기도 더 가져와라!”
그리고 근처로 병사들이 지나가면 멈칫!
잠시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있다가 병사들이 멀어지면 다시 슬금슬금. 느리지만 꾸준히 이동한 상자는 곧 불빛이 닿지 않는 건물 모퉁이 뒤로 돌아 들어갔다.
이 상자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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