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765)
아크 더 레전드-765화(765/875)
[765] space 6. 작전은 진행 중 (2)때는 약 15분 전.
장소는 기지가 보이는 언덕 위.
한데 모여 있는 아크 일행 사이에서 칼리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리고 아크를 돌아보며 확인하듯이 물었다.
“양동 작전이라 이거지?”
“할 수 있겠어?”
“뭐 그야 저 기지에 병력이 얼마나 있는지에 달려 있지. 저만한 기지라면 병사도 병사지만 당연히 기간틱이나 발키리 정도는 갖추고 있을 테니까. 하지만 제대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기습하고 바로 빠지는 거라면, 뭐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
칼리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런데 너는 괜찮겠냐? 아무리 우리가 소동을 일으키고 적을 유인한다 해도 저기는 적의 사령부야. 뭐 너나 이슈람 형님의 실력이야 믿지만, 고작 2명이 기지에 잠입해 대장을 잡기는 힘들지 않겠어?”
“그래서 양동작전을 하자는 거잖아.”
“그렇긴 하지만…….”
잠시 미간을 모으며 생각하던 칼리가 말을 이었다.
“우리는 고작 14명이다. 그런 숫자로 적 기지에 난입하는 거야. 그것도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그냥 소동만 일으키고 도망친다? 어째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냐? 나 같아도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칼리의 말에 아크가 이마를 찌푸렸다.
기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미처 그 부분까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동작전을 제안했을 때는 꽤 좋은 작전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듣고 보니 허점이 많았다. 뭣보다 적군이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팀원이 크루저를 몰고 들이닥쳐도 적군 입장에 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공격. 하물며 바로 도망치는데 의심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러니 되레 기지 근처에 다른 적, 그러니까 아크와 이슈람이 잠입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될 위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적 기지의 병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양동작전도 없이 아크와 이슈람이 적 기지에 잠입해 들키지 않고 대장을 처리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더 무모한 짓이었다.
이에 아크가 다시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들키면 되지.”
이슈람이 툭 던지듯 말했다.
팀원들이 돌아보자 이슈람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놈들이 의심하기 전에 먼저 들켜 주자는 거다. 그러면 놈들도 남은 녀석들이 크루저로 기지에 난입해도 의심하지 않겠지. 몰래 잠입하다가 들켜서 어쩔 수 없이 기습했다고 생각할 테니까. 다시 말해 이미 우리가 실패했다고 믿게 만들자는 말이야. 그러면 의심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심하게 만들 수도 있지. 뭐 이런 건 형사들이…….”
그때 아크가 눈을 반짝이며 소리쳤다.
“그거예요! 형님은 천재예요!”
그러자 이슈람이 움찔하며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잠시 감탄의 눈빛을 보내는 팀원들을 돌아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음! 그래, 이건 내가 생각한 방법이다, 방금. 그래, 방금 생각했지. 난 천재인가 보다.”
이슈람은 천재였던 것이다!
“그래서요?”
“응? 그래서라니?”
“계속 얘기해 보라고요. 일단 우리가 들킨 뒤에 팀원들이 크루저를 몰고 들이닥친다. 일단 여기까지는 좋아요. 그런데 그다음은 어떻게 하냐고요? 이미 그 시점에서 저나 형님은 발각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도망치면 당연히 놈들도 추격할 테고. 그런데 어떻게 다시 기지에 다시 잠입하냐고요? 당연히 그 뒤가 더 있을 거 아니에요?”
“어? 음, 어? 그게…….”
그러나 바로 바닥을 드러냈다.
싸운다! 팬다! 이긴다! 대체로 이 세 가지밖에 들어 있지 않은 이슈람의 머리로는 그렇게 긴 내용의 작전을 생각하기는 무리였던 것이다.
그러나 짱돌도 여러 개가 모이면 어딘가 쓸모가 생기는 법! 팀원들 사이에서 궁지에 몰려 어버버 상태가 된 이슈람을 구원해 주는 말이 흘러나왔다.
“그건 우리에게 맡겨.”
히죽 웃으며 대답한 사람은 칼리였다.
“해적의 방법을 보여 주지.”
그리고 칼리가 말한 해적의 방법!
그게 바로…….
* * *
슬금슬금.
……이 상자였다!
팀원들이 도주하며 기지에 뿌려 놓은 상자.
그 상자에는 폭탄만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개중에는 그냥 빈 상자나 잡 템이 들어 있는 상자도 있었다. 당연히 폭발하지 않은 상자도 있었다. 아니, 그런 상자가 더 많았다.
때문에 적군은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슬금슬금.
그 상자 중 하나가 슬그머니 본관 뒤로 사라지는 것을!
물론 상자가 제 발로 움직이고 있을 리는 없었다. 아니, 움직일 때마다 살짝살짝 들리는 상자 아래로 다리가 보이기는 했지만 당연히 상자의 다리는 아니었다.
이 다리의 주인은 바로.
“야, 지금 어디냐?”
“방금 모퉁이를 돌아 들어왔어요.”
“그래? 그럼 일단 1단계까지는 성공한 셈이군. 휴, 아직도 총 맞은 자리가 욱신거리네. 이번에는 나도 정말 뒈지는 줄 알았다.”
상자 속에서 한숨과 함께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이슈람!
“네, 아슬아슬했어요. 팀원들이 1분만 늦었어도 꼼짝없이 죽었을 거예요. 뭐 폭탄 상자 옆에 떨어졌어도 죽었겠지만. 칼리 녀석, 이런 일은 전문이라고 하더니 괜히 하는 말은 아니었던 모양이네요.”
뒤이어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아크였다.
이거다! 이게 바로 칼리가 말한 해적의 방법!
우주를 항해하다 보면 때때로 난파선 따위에서 유실된 화물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화물은 개척자 입장에서는 거저줍는 돈! 당연히 바로 우주선에 싣는다.
해적들은 그런 점을 이용해 종종 항로에 아이템이 들어 있는 상자와 함께 부하들이 숨어 있는 상자를 뿌려 두었다.
그리고 개척자가 우주선에 상자를 실으면 바로 튀어나와 슥삭슥삭! 승무원들을 썰어 버리면 대포 한 방 쏘지 않고 우주선을 강탈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작전은 그 응용판!
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아크와 이슈람이 적에게 발각되었던 이유가 이것이다.
아니, 발각되어 준 것이다. 적에게 잠입하다가 실패하고 도망치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서. 그러나 진짜 잠입 작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그런데 칼리 녀석들은 괜찮을까?”
“괜찮을 거예요.”
이슈람의 걱정에 아크는 가벼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금 팀원들이 타고 있는 크루저는 기지 서부의 산림지대로 향하고 있었다.
팀원들은 그 산림지대에서 크루저를 버리고 일단 흩어질 계획이다. 그러면 뒤를 추격하는 발키리는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그리고 적의 크루저 역시 추격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적군도 밖으로 나와 추격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유격전이야말로 팀원들의 특기!
‘쉽지는 않겠지만…….’
뭣보다 ‘그’ 노드에서도 살아 나온 팀원들이다.
적군을 괴멸시키기는 무리지만 적어도 쉽게 당하지는 않으리라. 그리고 지금 아크와 이슈람은 칼리나 팀원들을 걱정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었다.
“그보다 우리 걱정부터 해야죠. 칼리 일행이 살아남아도 우리가 죽어 버리면 죽도 밥도 안 돼요. 다 삽질이 되는 거라고요.”
“그야 그렇지.”
“하지만 이제 상당수의 적군이 칼리 일행을 따라 기지 밖으로 나갔어요. 그리고 남아 있는 적군도 뒤처리를 하느라 대부분 정문 근처에 모여 있어요. 뿐만 아니라 화재 때문에 기지의 경보 장치까지 모두 꺼져 있는 상태죠.”
“노마크 찬스라 이거지?”
“그런 거죠.”
“좋아. 그럼 가자!”
……라고 말한 뒤에 이슈람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하냐? 정작 우리는 대장이라는 놈이 어디 있는지를 모르잖아? 이런 상자를 뒤집어쓰고 저 넓은 본관을 일일이 다 돌아다니며 찾을 수는 없잖아?”
“그건 봐 둔 게 있어요. 따라오세요.”
아크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상자에 뚫어 놓은 구멍으로 주위를 확인한 뒤에 이동!
도도도도! 도도도도!
주위에 적군이 없는데 굳이 슬금슬금 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 도도도도! 아크와 이슈람은, 아니 상자는 빠른 속도로 움직여 본관의 옆문, 적군에게 발각되었던 곳에 도착했다.
문은 방금 전의 소동 탓에 아직 열린 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직 문 위의 장착된 CCTV는 작동되고 있으리라.
그때 상자 아래로 작은 물체가 굴러 나왔다.
펑! 푸화아아아!
폭발과 함께 화염을 뿜어내는 물체는 소이燒夷수류탄이었다. 그리고 그 화염이 문 위에 붙은 CCTV의 앞까지 치솟았을 때 아크와 이슈람은 다시 도도도도!
잽싸게 문안으로 들어갔다.
물론 CCTV가 붙어 있으니 적군도 불이 난 것은 바로 알아차리겠지만 아직 좀 전의 소동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니 불이 옮겨붙었다고 생각하리라.
그리고 본관 안으로 진입한 아크는.
‘……저기 있다!’
씨익 웃으며 단말기를 바라보았다.
아크가 대장의 위치를 찾는 데 문제가 없다고 대답한 이유가 그 단말기였다.
이미 이전의 전투에서 몇 번이나 확인한 바와 같이, 이런 대형 건물은 침입자의 편의(?)를 위해 출구마다 각종 정보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단말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아크는 이런 단말기를 순식간에 해킹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바로 접속!
-이 단말기는 보안장치에 의해 잠겨 있습니다.
잠금장치의 보안장치는 8등급 수준입니다. Lv.5의 ‘해킹’은 1~12 등급의 잠금장치를 자동으로 해제할 수 있습니다.
잠금장치를 자동으로 해제하시겠습니까? Y/N
단말기의 보안 레벨은 문보다 낮은 8등급.
이미 Lv.5, 마스터 경지에 들어선 아크는 이 정도는 자동으로 해제할 수 있었다. 단, 자동 해제하면 숙련도가 올라가지 않지만 지금은 이런데 허비할 시간이 없다.
“Yes! Yes! Yes!”
이에 아크가 바로 다운로드를 받고 있을 때였다.
“어? 뭐야?”
갑자기 맞은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그와 함께 한 병사가 다가오며 상자를 살피기 시작했다.
“…….”
당연히 아크와 이슈람은 침묵!
사실 광장에서도 몇 번 적군이 상자에 관심을 보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지 여기저기에서 불길이 번지는 상황! 이런 식으로 가만히 있으면 곧 관심을 잃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게 아크와 이슈람은 물론, 적군에게도 좋다.
그러나 이번에 다가온 병사는 쓸데없이(?) 호기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집요하기까지 한 성격이었다.
“아머 보관함이잖아? 다니는 데 방해되게 누가 상자를 단말기 앞에 놔두고 간 거야? 어라? 이 선은 뭐야? 왜 이런 게 상자에서 단말기로 연결되어 있는 거지?”
상자를 살피다가 단말기의 데이터를 다운로드받는 아크의 커넥터를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를 띄우며 커넥터로 손을 뻗는 순간!
와락! 턱! 휙!
갑자기 상자가 들리며 2개의 팔이 솟아 나왔다.
그리고 한 팔은 병사의 입을 막고, 다른 한 팔은 목을 휘어 감으며 상자 안으로 끌어 당겼다. 뒤이어 상자가 몇 번 들썩거린 뒤.
데굴데굴. 툭.
상자 아래에서 피 떡으로 변해 굴러 나오는 병사.
태어날 때부터 떡 빚는 재주 하나는 타고 난 이슈람의 작품이었다.
그래서 말했던 거다.
그냥 관심 끄고 가던 길 가는 게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이라고. 그 역시 피 떡이 되고 싶지 않았겠지만 이슈람도 사람을 이런 식으로…….
“아오, 좋아! 패는 거 너무 좋아!”
……없던 말로 하자.
-90%…… 95%…… 100%.
-다운로드가 끝났습니다!
《신의 군대 사령부의 정보와 구조도를 입수했습니다.》
어쨌든 그사이 아크는 다운로드 완료!
님프를 조작하자 바로 사령부의 구조도가 입체 영상으로 떠올랐다. 뭐 이쯤 되면 이미 반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자, 가죠.”
도도도도! 도도도도!
그리하여 아크와 이슈람은 다시 사령실로 진격!
“이 자식 뭐야? 젠장, 어이! 여기 아직 치우지 않은 시체가 있다!”
뒤에서 적군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한참 뒤였다.
그리고 이때!
도도도도! 도도도도!
아크와 이슈람이 뛰어가는 본관의 뒤쪽,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또 하나의 상자가 있었다.
이 상자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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