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774)
아크 더 레전드-774화(774/875)
[774] space 9. 폭주! (3)-공격을 받았습니다!
《실버스타의 실드 내구도가 67%로 감소했습니다.》
“이, 이게 뭐야?”
요동치는 함교에서 아크가 비명을 터뜨렸다.
비켜 맞았는데도 30%가 넘는 실드 내구도가 빠져나갔다. 만약 직격당했다면 50%, 아니 그 이상의 실드 내구도가 빠져나갔으리라.
사기적인 공격력!
그러나 사실 아크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었다.
아크가 사용하는 ‘이미지 웨폰’도 ‘폭격’ 같은 스킬을 발동해 적을 직격하면 그런 사기적인 공격력을 발휘하니까. 그리고 아크가 비명을 터뜨린 이유도 그것이었다.
“저, 저 전함이 어떻게…….”
“그래서 만만하게 보지 말라고 했잖아!”
아크가 떠듬거리자 휘청거리던 레피드가 와락 인상을 구기며 소리쳤다.
“저 펜릴이라는 놈의 전함도 이미지 웨폰, 아니 이미지 웨폰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스킬 같은 것을 사용할 수 있다고!”
“뭐야? 이런 젠장! 왜 그걸 이제 얘기하는 거야?”
“네가 언제 말할 기회나 줬어? 아니, 말하려고 했잖아! 그런데 네가 바보냐는 둥, 후후후라는 둥,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번번이 말을 못 하게 만들었잖아!”
“그래도 그런 중요한 정보가 있으면 말을 했어야지!”
“그걸 지금 말이라고…….”
“적함의 공격입니다!”
그때 헤겔이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그러나 그런 보고도 늦은 감이 있었다. 실버스타를 스치고 지나간 펜릴 함은 그 자리에서 팽이처럼 몸을 회전시키며 다시 푸른 광선을 뿜어내며 돌진해 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실버스타는 아직 충격에서도 벗어나지 못한 상황!
순간 아크가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이미지 웨폰! 프로텍트! 격리!”
쩌쩌쩌쩡! 퍼펑-!
동시에 공간에서 불쑥 솟아나 실버스타의 앞을 막는 얼음 기둥! 이에 이미 섬광처럼 뻗어 오던 펜릴 함은 미처 방향을 꺾지 못하고 얼음 기둥과 충돌했다.
그러자 펜릴 함 주위에서 벌집 모양의 빛이 출렁이며 잘게 부서져 흩어지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실드에 데미지를 입은 것이다.
“그래, 저놈도 이미지 웨폰 같은 기술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그래 봐야 조건은 같아. 전함의 수준도 똑같다. 꿀릴 이유가 없어. 그리고 어차피…….”
아크가 ‘격리’와 충돌해 좌우로 요동치는 펜릴 함을 바라보며 이를 드러냈다.
“싸움은 강한 놈이 이기는 거야! 격리 해제! 일제 포격!”
퍼퍼퍼펑! 퍼퍼퍼펑!
훅 사라지는 얼음 기둥을 넘어 펜릴 함을 뒤덮는 포화!
불과 100여 미터 거리에서 포화를 쏟아붓자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기류에 되레 실버스타가 흔들릴 정도였다. 이 정도 거리에서 집중포격을 받으면 실드 정도는 단숨에 날아가리라.
아크가 폭광 속에서 요동치는 펜릴 함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좌측에 적함! 우, 우측에도 적함! 위, 위에도! 사방에 적함입니다!”
밀란의 보고에 아크가 움찔하며 고개를 돌렸다.
뒤이어 분할되어 동시에 전방위를 비추는 스크린 속에 4개의 펜릴 함이 떠올랐다. 아니, 아크 함의 포격을 받고 있던 펜릴 함까지 합하면 5개다.
그러나 아크는 놀라지 않았다. 이미 적함도 ‘이미지 웨폰’ 같은 기술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건 무슨 일이 생겨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새삼 놀랄 이유가 없다. 아니, 그런 것에 일일이 놀라고 있다가는 당한다!
“포격! 사방에서 동시에 포격하고 있습니다!”
콰콰콰콰! 콰콰콰콰!
-공격을 받았습니다!
《실버스타의 실드 내구도가 59%로 감소했습니다.》
-공격을 받았습니다!
《실버스타의 실드 내구도가 45%로 감소했습니다.》…….
아니, 이미 당하고 있다!
‘반격은 무리다!’
“이미지 웨폰! 스트림! 전이!”
순간적으로 판단한 아크가 바로 스킬을 발동시켰다.
아군이 있는 곳으로 순간 이동시켜 주는 위저드의 마법 ‘전이’! 동시에 사방에서 쏟아지는 십자 포화의 중심에 있던 실버스타가 훅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곳은 적 함대와 피 터지게 싸우는 데커드 함대 근처였다.
-엑? 너, 너 뭐야?
데커드가 당혹성을 터뜨렸지만 일일이 대꾸할 시간 따위는 없다. ‘이미지 웨폰’을 동원한 전함끼리의 싸움은 파괴력이 강한 만큼 1분1초가 승패를 좌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지 웨폰은 일반 스킬의 몇 배에 달하는 포스를 잡아먹는다. 그건 놈도 마찬가지일 터! 결국 포스가 먼저 바닥나면 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공격을 받을 때마다 스킬로 피할 수는 없어! 그리고 내가 공격할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도…… 속도다!’
“이미지 웨폰! 엘리멘탈! 부여! 풍!”
스킬 발동과 동시에 실버스타를 휘감는 바람!
-‘마법 효과 : 부여’에 의해 실버스타에 ‘바람 속성’이 적용되었습니다!
《실버스타의 무게가 30% 감소하고 이동속도가 30% 상승했습니다.》
타깃에 마법 속성을 부여해 주는 ‘부여’!
‘그리고 같은 의미로…….’
아크가 곧바로 실버스타가 이동한 장소로 날아오는 펜릴 함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이미지 웨폰을 움켜지며 소리쳤다.
“엘리멘탈! 부여!”
또다시 발동하는 ‘부여’마법!
그러나 이건 실버스타에게 사용한 것이 아니었다.
타깃은 펜릴 함! 물론 펜릴 함을 강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강해질지는 모르겠지만.
“지地!”
아크가 펜릴 함에 부여한 속성은 지!
태풍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 다시 말해 무게를 확 늘려 주는 속성이었다. 그리고 우주선의 중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속도가 느려진다는 뜻!
아니나 다를까, 펜릴 함 위에서 흙더미 쏟아지자 빛살처럼 날아오던 펜릴 함의 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부여’도 때에 따라서는 이런 디버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땅 속성의 ‘부여’는 그저 무게만 늘려 주는 마법이 아니다. 그와 함께 힘도 상승한다. 그러나 지금 ‘땅 속성’을 부여한 것은 전함! 힘이 늘어나 뭐에 쓰겠는가?
“지금이다! 밀란, 레이더에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말고 1초 단위로 적함의 타깃팅을 재설정하라! 헤겔, 실버스타를 우현으로 선회! 폭격하라!”
기이이이잉-!
힘보다는 당연히 속도!
아크의 명령에 풍 속성 효과로 속도가 급상승한 실버스타가 엄청난 속도로 공간을 가로질렀다. 그리고 둔하게 움직이는 펜릴 함을 향해 뿜어 대는 포격! 포격! 포격!
그러나 다음 순간, 돌연 펜릴 함의 위로 뱀 같은 형상이 떠오르며 전함에 흡수되었다. 그리고 레피드의 ‘슬라이드’처럼 횡으로 이동하며 포격을 피하는 펜릴 함!
아니, ‘슬라이드’는 그저 횡 이동뿐이지만 펜릴 함은 다시 반대쪽으로 횡 이동을 반복하며 지그재그로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직전에 전함 위로 떠오른 뱀과 같은 움직임!
이런 움직임에 적응하지 못한 친위대원들의 포격은 모두 허공으로 사라졌다.
“쳇, 이동 관련 스킬인가?”
아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을 때였다.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접근하는 펜릴 함의 위로 이번에는 거인의 형상이 떠올랐다. 그리고 문자 그대로 폭풍 같은 속도로 날아와 실버스타를 덮쳤다.
펜릴 함의 움직임을 따라 빠른 속도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포격을 퍼붓던 실버스타가 우뚝 멈춘 것은 그때였다.
“실버스타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엔진 출력을 최대로 올리고 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아요! 아니, 앞으로…… 펜릴 함 방향으로 끌려가고 있습니다!”
헤겔이 당혹성을 터뜨렸다.
동시에 펜릴 함 주위에서 떠오르는 수십 개의 검영!
뒤이어 검영은 그 자리에서 팽그르르 회전하더니 다가오는 실버스타를 향해 일제히 폭사되었다.
“움직임을 봉쇄하고 푹푹 찔러 대는 기술인가? 아직도 이런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겠냐? 이미지 웨폰! 스트림! 전이!”
아크는 바로 ‘전이’를 사용해 데커드 함 옆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펜릴도 알고 있었다. 그 전에 사용한 ‘전이’로 이런 움직임을 봉쇄하는 기술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럼에도 사용한 이유!
“우, 우측에 펜릴 함!”
“이런 젠장!”
고개를 돌린 아크가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아크는 이미 이전에 발동시킨 ‘전이’에 의해 데커드 함 근처로 이동해 있는 상황. 다시 말해 그 근처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는 말이다. 당연히 ‘전이’를 사용해도 이동 거리는 불과 1킬로미터도 되지 않았다.
이에 펜릴은 아크가 ‘전이’를 발동시키는 것과 동시에 바로 방향을 꺾어 실버스타의 이동 지점으로 날아온 것이다. 아니, 애초에 방금 전에 공격 자체가 ‘전이’를 유도하기 위한 것!
그리고 펜릴 함의 기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빛!
“하! 웃기지 마라! 당하고만 있을 것 같으냐? 헤겔, 전속으로 실버스타의 방향을 우측으로 꺾어라!”
아크의 명령에 실버스타가 회전했다.
평소라면 그래도 직격을 면치 못했겠지만, 풍 속성 효과로 속도가 상승한 덕분에 펜릴 함의 광선은 실버스타의 좌측면을 길게 그으며 지나갔다.
-공격을 받았습니다!
《실버스타의 실드 내구도가 11%로 감소했습니다.》
-우측 장갑에 피격!
《실드로 모두 흡수하지 못한 데미지에 좌측 3, 4번 장갑이 파손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실드를 가르고 들어와 장갑까지 데미지를 입히는 펜릴 함의 광선!
‘맞은 건 할 수 없어! 하지만…….’
“헉, 이대로 회전하면 실버스타와 적함이 충돌합니다!”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
“상관없어! 그대로 실버스타를 회전시켜라!”
쿠쿵! 쿠쿠쿠쿠!
그리고 옆을 그 자리에서 회전하던 실버스타의 후미가 스쳐 지나가는 펜릴 함과 접촉하며 함 내로 쇳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는 그 순간!
“이미지 웨폰! 엘리멘탈! 진폭!”
위이이잉! 퍼펑-!
돌연 폭음이 울리며 펜릴 함이 확 튕겨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실버스타와 접촉했던 장갑이 불룩 솟아오르며 밖으로 터져 나왔다.
바로 아크가 발동시킨 위저드의 스킬 ‘진폭’의 효과!
전함이 접촉하는 순간 ‘진폭’으로 쏟아 놓은 포스가 펜릴 함의 에너지를 폭주, 내부에서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아직 실드가 빵빵한 펜릴 함이 장갑부터 파괴된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오오! 굉장해! 할 수 있어! 저놈을 압도하고 있다고! 그래, 이거다!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는 거야! 이전에 저놈에게 껍데기가 홀랑 벗겨진 복수를 하는 거다!
그때 토트가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껍데기가 홀랑 벗겨져?’
이런 말은 지금 처음 듣지만 승무원들의 반응으로 이제 레피드가 펜릴과 전투를 벌인 적이 있다는 것쯤은 짐작하고 있었다. 물론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도.
뭐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토트의 말대로 아크는 지금이 밀어붙일 때라고 판단했다.
‘진폭’의 효과 때문이다. 분명 지금 폭발을 일으킨 것은 펜릴 함의 장갑이다. 그러나 ‘진폭’은 원래 외부가 아닌 내부에 데미지를 주는 마법!
폭발은 내부에서 일어난 것이라는 말이다.
‘사람이라면 그저 데미지를 받고 말았겠지만 상대는 전함! 내부에서 장갑을 뚫고 나올 정도의 폭발이 일어났다면 전함을 제어하는 시스템 중 어딘가에 문제가 생겼을 거야! 만약 그게 엔진이나 기체 제어 장치 같은 중요 시스템이라면 아무리 스킬로 보조해도 본래의 성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지금이다! 지금 승부를 내야 한다!’
아크가 어금니를 깨물며 펜릴 함을 돌아보았다.
그때 펜릴 함이 그대로 미끄러지듯이 횡 이동을 하더니 훅 사라졌다.
이전에는 반격을 할 때 사용하던 기술이었지만 이번에 펜릴 함이 다시 나타난 곳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공간이었다.
“무, 물러났다?”
이에 레피드가 놀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전이’처럼 순간 이동을 하는 기술은 펜릴이 이전 전투에서도, 그리고 이번에도 몇 번이나 사용했다.
그러나 그 순간 이동은 모두 공격을 위한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물러나기 위해 사용한 적은, 아니 이전 전투에서는 아예 물러난 적이 없었다. 레피드와 데커드, 카이저, 이 3 대 1로 싸우면서도 단 한 번도!
‘놈이 당황하고 있어! 그래, 카이저에게 들은 적이 있어. 펜릴과 대등하게 싸우기 위해서는 실력이 뛰어난 사람보다 되레 예측할 수 없는 짓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그 말은 사실일지도 몰라! 그리고 예측하기 힘든 걸로 따지면…….’
아크! 노드에서 죽었다 했더니 느닷없이 아도니스에서 쥬벨을 보쌈해 돌아온 바로 이 녀석! 이만큼 예측하기 힘든 녀석이 또 있을까?
‘어쩌면……!’
레피드는 전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기대 어린 표정으로 아크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아크 역시! 사실 펜릴에게 한 방 제대로 먹였다지만 전함의 데미지는 당연히 실버스타가 더 심했다. 그러나 아크는 밀리고 있다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았다.
아니, 이제부터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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