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776)
아크 더 레전드-776화(776/875)
[776] space 1. 느닷없이 드림팀 (1)“나, 난……!”
퍼펑! 위이이잉! 콰쾅!
“난 왜 아직도 이런 곳에 있는 거냐아아아!”
요동치는 전함 속에서 햄스터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비명을 터뜨렸다.
이 햄스터는 얼마 전 본의 아니게 특공대원이 되어, 본의 아니게 《위성 폭파 작전》에 참가해 죽을 고생 끝에 겨우 살아 돌아온 토리였다. 그런 토리가 꽥꽥 비명을 질러 대는 이유는,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십중팔구 확률로 죽을 위기를 넘기고 겨우 빠져나온 아도니스! 나온 지 수십 분도 되지 않아 그 아도니스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이전과 같은 아도니스도 아니었다. 혹성 전역에서 헤아리기도 힘들 만큼 많은 촉수가 솟아 나와 있는, 딱 보기에도 위험도가 1,000%는 상승해 버린 아도니스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역시 토리의 본의는 아니었다.
“이대로 돌입한다!”
함장석에서 소리치는 이 사내!
언제나 그렇듯이 토리의 목숨을 거리낌 없이 죽을 위기에 몰아넣는 사람은 아크였다. 그러나 아크도 아무 생각 없이 아도니스로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저 자식들……!’
아크가 바라보는 2척의 전함.
바로 방금 전까지 아크와 단기결전單旗決戰을 벌이던 펜릴과 호크의 전함이었다.
지금 아도니스 궤도는 갑자기 일대를 뒤덮으며 나타난 정체불명의 마법진과 아도니스에서 솟아 나온 촉수에 의해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었다.
은하 3국의 연합 함대는 물론 아도니스를 거점으로 두고 있는 신의 군대 함대까지!
다시 말해 지금 아도니스에서 벌어지는 일은 신의 군대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촉수는 연합 함대와 신의 군대를 구분하지 않고 공격하고 있었다.
때문에 신의 군대 역시 혼란에 휩싸여 있는 와중에 펜릴과 호크는 사건 직후, 망설임 없이 아도니스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적 함대의 주요 지휘관인 저 둘이 이유도 없이 전장을 이탈할 리가 없다! 놈들은 분명 뭔가 알고 있는 거야!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뭐든, 멋대로 하도록 놔둘 수는 없지!’
이게 아크가 아도니스로 향하는 이유!
그러나 아크는 펜릴, 호크와는 사정이 달랐다.
신의 군대는 외부에서 진입하는 연합 함대를 막기 위해 아도니스 궤도에 방어선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라도 아크는 신의 군대의 적!
하물며 지금 아크가 추격하는 전함은 신의 군대의 지휘관인 펜릴과 호크다. 순순히 길을 열어 줄 리가 없는 것이다.
퍼펑! 퍼펑! 퍼펑!
“멍청한 놈들! 이럴 때가 아니라는 것도 모르는 건가?”
아크가 울컥한 표정으로 사방에서 포격을 퍼붓는 적함을 바라보았다.
“형님, 전방 2척의 적함을 타깃팅했습니다!”
그때 헤겔이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그와 함께 쉬지 않고 포화를 퍼붓는 2척의 전함에 서너 개의 타깃이 중첩되었다. 거리는 불과 500여 미터! 그러나 아크는 고개를 저으며 소리쳤다.
“저런 멍청한 놈들과 드잡이를 할 시간 따위는 없다! 지금은 저놈들보다…….”
콰쾅! 콰콰콰콰! 퍼펑-!
그때 전면에서 폭광이 터져 나오며 적함이 폭발했다.
헤겔이 타깃팅했던 적함이었다. 그리고 불길을 일으키며 갈라지는 적함을 뚫고 나오는 것은 두께가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촉수!
“저거다!”
아크가 촉수를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적함의 포격도 당연히 위협이 되지만 위험도로 따지면 촉수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는 하지만 전함을 일격에 박살 내는 위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적함과 달리 촉수는 그저 근처에 있는 전함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기에도 우선순위가 있었다.
가장 가까운 적, 다시 말해 촉수의 본체인 아도니스에 더 가까이 있는 전함을 먼저 공격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크는 ‘그’ 아도니스로 돌진하는 중이다.
위이이잉! 위이이잉!
당연히 거리가 좁아질수록 날아드는 촉수도 많아졌다.
“좌우! 각각 300, 500미터 거리에서 촉수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아크가 적함의 포격에 대응하지 않은 이유가 이것!
“지금이다! 함포 발사!”
콰쾅! 콰쾅!
아크의 명령에 실버스타의 좌우로 함포가 뻗어 나갔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퍼부어지는 기관포!
이에 불길에 휩싸인 촉수의 표피가 터져 나갔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터져 나간 부분이 붉은 점액질에 뒤덮이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재생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아크도 포격으로 촉수를 박살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포격으로는 촉수를 파괴할 수 없다. 그건 연이어 폭발하는 은하 3국과 신의 군대의 전함이 몸소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아니, 설사 파괴할 수 있어도 아도니스에서 쉬지 않고 솟아 나오는 촉수의 숫자를 생각하면 의미 없는 짓이었다.
포격은 어디까지나 견제!
“전속 진격!”
아크는 주춤하는 촉수 사이를 뚫고 들어갔다.
그러나 다음 순간, 정면에서 또 다른 촉수가 채찍처럼 휘어지며 날아왔다. 거기에 좌우의 공간을 뒤덮으며 날아오는 신의 군대의 포탄까지!
“젠장, 한 가지만 하라고!”
정말이지 절로 욕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사실 눈에 보이는 것만큼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쉬지 않고 날아드는 촉수와 적 함대의 공격―뭐 촉수는 그런 적함까지 공격하고 있었지만!―은 확실히 위협적이었지만, 이 모두를 아크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크, 그대로 돌진해라!
-음! 모름지기 사내라면 죽통을 맞더라도 한번 내디딘 발을 뒤로 빼지 않는 법이지! 내 자기의 라이벌이라면 그 정도 사내다움은 보여 달라고!
실버스타의 좌측에서 적함을 향해 돌진하는 2척의 전함!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폭광 사이를 빛살처럼 가로지르며 소나기 같은 포화를 퍼붓는 전함의 함장은 라마의 붉은학살자와 글라도스!
-우리는 우측을 맡지!
-젠장,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아크, 네 판단에 맡긴다! 에너지 블래스터 전기全機 발사!
실버스타의 우측으로 또 다른 전함이 따라붙은 것은 직후였다. 그리고 적함을 향해 뇌전을 뿜어내는 전함의 함장은 아슐라트 소속인 에스퍼 에리얼의 전함! 그 옆에서 포격으로 보조하는 전함은 바론 함이었다.
그리고…….
-그래, 남자라면 세상이 망해도 끝까지 돌진이다, 돌진!
실버스타의 앞으로 불쑥 솟아 나오는 전함에서 소리치는 사내는 데커드!
신의 군대 1군단의 돌격과 함께 아크와 펜릴이 교전하는 지역으로 이동해 온 유저들이었다.
그리고 아크가 펜릴과 호크를 추격하기 시작하자 덩달아 추격 개시! 아크와 함께 이 모든 사태의 종착지로 지목된 아도니스를 향해 진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비록 소속 국가는 다르지만!
-새로운 함대가 편성되었습니다!
《소속 함장 : 아크, 데커드, 붉은학살자, 글라도스, 바론, 에리얼》
곧바로 세븐 소드 4명, 그리고 세븐 소드는 아니지만 바로 뒤의 8, 9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크와 붉은학살자가 모인 공격대가 편성된 것이다.
그 전투력은 상상 이상!
투콰콰콰! 투콰콰콰! 콰콰콰콰!
우측의 적함은 붉은학살자의 포격에 불길에 휩싸이다가 뒤이어 접근한 글라도스의 돌진에 함교가 폭발하며 순식간에 격침되었다.
그리고 반대편에서 에리얼 함에서 뿜어져 나온 뇌전에 직격당한 적함은 검은 연기를 뿜어 올리며 움직임이 멈췄다.
에스퍼 타입의 특수 병기에 의한 효과였다. 그리고 이런 공격은 종종 보던 것이지만, 뒤이은 바론 함의 공격은 아크조차 처음 보는 것이었다.
위이이잉! 콰직! 콰직!
바론 함의 선수에서 기계 팔 같은 것이 솟아 나와 엄청난 속도로 적함을 분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에리얼 함의 뇌격으로 마비 상태에 빠져 있는 적함은 속수무책!
순식간에 포탑이 떨어져 나가고 장갑까지 벗겨져 뼈대만 남아 버렸다.
당연히 전투 불능!
“대체 저 녀석은 정체가 뭐야?”
엠퍼러에서 처음 소개받을 때도 뭔가 기묘한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싸우는 장면을 보니 더 알 수 없는 녀석이다. 아니, 저걸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역시 싸움이라면!
-뭔지 모르지만 어디, 붙어 보자!
바로 이 남자!
콰쾅! 쿠쿠쿠쿠! 콰콰콰쾅!
불쑥 솟아 나와 실버스타를 향해 날아오는 촉수를 들이받아 버리는 전함! 이런 황당한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은하 3국에서도 1명밖에 없었다.
바로 데커드!
물론 데커드도 아무 생각 없이 촉수를 들이받은 것은 아니었다. 닥돌의 데커드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의 전함에는 충각이 장착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는 전함을 꿰뚫고 으스러뜨리는 촉수!
고밀도의 특수 금속으로 제련된 충각이 장착되어 있음에도 촉수와 충돌하자 데커드 함의 선수가 일그러지며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올라왔다.
-이런 빌어먹을!
-저 자식의 머리는 장식이냐? 뇌가 없어?
그러나 정작 비명을 터뜨린 것은 붉은학살자와 글라도스, 바론, 에리얼이었다.
왜냐하면…….
-함대에 ‘코스모스-연대 Lv.1’ 효과가 적용 중입니다.
《‘연대’로 묶여 있는 전함은 적의 공격으로 받은 데미지를 모든 아군과 공유하게 됩니다. 이때 아군 함대에 적용되는 전체 데미지는 20%가 더 가산되어 120%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그중 직접 공격을 받은 전함이 50%, 나머지 50%는 ‘연대’로 묶인 전함이 부담해야 합니다.》
-데커드 함과 공유된 데미지로 인해 실버스타 선수의 장갑 일부가 파손되었습니다!
이것이다.
아크의 위저드 스킬 ‘연대’!
지금은 힘을 합쳐 아도니스로 돌입하는 것이 최우선! 아크는 함대를 편성하며 동시에 ‘연대’를 발동시켜 두었다.
당연히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조치였지만.
-저런 무식한 놈과 데미지를 공유한다니? 자살행위야!
-그래, 저놈은 빼! 혼자 죽게 놔두자고!
데커드의 무식한 짓에 함대원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연대’ 스킬의 부작용이었다.
그러나 그런 비난에도 데커드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비난을 퍼붓는 함대원들이 경악할 만한 짓까지 서슴지 않았다.
-에이, 시끄러워! 한번 이거라고 정했으면 어떤 상황이든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사나이다! 상대가 좀 강해 보인다고 의지를 꺾으면 사나이가 아니지! 박치기면 머리가 터져도 박치기! 상대가 바위라도 박치기다! 앵커 발사!
동시에 촉수에 휘감기는 데커드 함의 앵커!
무식한 돌격으로 데미지를 받고서도 데커드는 피하기는커녕 되레 앵커로 촉수를 휘감고 달라붙어 버린 것이다.
이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
심지어 촉수마저 데커드 함을 휘감다가 되레 휘감기자 황당하다는 듯이 움직임을 멈췄다.
-누가 더 센지 해보자! 포격!
콰콰콰! 콰콰콰!
데커드 함의 포탑이 일제히 불을 뿜기 시작했다.
데커드 함은 순양함, 일단 화력은 실버스타보다 월등했다.
물론 촉수는 순양함의 화력을 압도하는 재생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데커드 함과 밀착되어 있는 상태.
포격에 부서져 나갈 때마다 촉수에 박혀 있는 데커드 함의 충각이파고 들어갔다.
그렇게 6미터, 7미터, 8미터…….
콰직! 퍼퍼퍼펑!
폭음과 함께 부서지는 촉수 반대편으로 솟아 나오는 데커드 함!
-크하하하! 어떠냐? 이게 사나이의 의지라는 거다!
데커드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그러나 정작 데커드의 전함은 선수가 시커먼 그을음에 뒤덮인 채 뭉개져 있었다. 참고 삼아 말하자면 그 피해의 대부분은 촉수에 바짝 붙은 상태로 퍼부어 댄 함포의 스플레시 데미지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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