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783)
아크 더 레전드-783화(783/875)
[783] space 3. 호문클루스 (PART : 2) (2)“여기입니다!”
그때 근처의 해치가 열리며 데커드 함의 승무원이 고개를 내밀고 소리쳤다.
아크는 지체 없이 해치를 통해 함 내로 진입했다.
그러나 함 내에는 해치를 열어 준 승무원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데커드 형님은?”
“전함이 미간에 박히고 얼마 되지 않아 정체불명의 몬스터가 공격해 왔습니다. 형님과 다른 승무원들은 그 몬스터와 싸우기 위해 나가셨습니다.”
“몬스터…….”
아크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던 일은 아니었다.
이 괴물을 쓰러뜨릴 방법이 내부의 핵―타투인의 경험에 의하면―을 파괴하는 것뿐이라면, 그 핵이 있는 내부가 텅텅 비어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모두 전투준비! 바로 이동한다!”
아크는 바로 함 내를 가로질러 선수의 해치를 열고 나왔다. 그러자 검붉은 벽으로 둘러싸인 넓은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괴물의 몸 속, 아니 대가리 속이다.
“저놈들인가?”
데커드 함 주위에는 무수한 시체가 흩어져 있었다.
인간과 닮았지만 인간은 아니었다. 마치 괴물을 축소해 놓은 듯한 생김새의 사체들. 아마도 그 사체가 데커드 함을 습격했다는 몬스터들이겠지만.
“젠장!”
아크가 와락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다행히 주위에 데커드 부대원들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살아 있는 데커드 부대원들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닥돌의 데커드라…….”
이슈람이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정말이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녀석이군.”
이게 데커드 부대가 보이지 않는, 그리고 아크가 짜증을 내는 이유였다.
“대체 함대를 왜 편성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괴물의 몸속에서는 아직 적이 얼마나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괴물의 크기를 생각하면 적지 않다는 것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니 몬스터의 습격을 막기 위해 먼저 나온 것은 그렇다 쳐도, 진군은 함대의 전투부대가 모두 집결한 뒤에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데커드 역시 아크와 붉은학살자, 글라도스, 바론, 에리얼이 부대를 이끌고 오고 있는 것을 모를 리가 없지만!
그새를 못 참고 돌격해 버린 것이다.
앞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이건 뭐, 자살하러 몰려가는 레밍스 떼도 아니고…….”
“어쩌지?”
“할 수 없잖아요.”
그런 레밍스 떼(?)라도 지금은 중요한 전력!
아크 역시 앞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기에 그냥 방치해 둘 수는 없었다.
“그래도 우리는 데커드 함이 박히고 불과 몇 분 만에 도착했어요. 그리고 데커드 부대는 전투를 벌이며 진군하고 있을 테니 아직은 멀리 가지 않았을 거예요. 일단 따라잡은 뒤에 그 자리에서 나머지 부대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그리하여 아크 부대도 돌격!
그러나 예상과 달리 데커드 부대의 진군 속도는 꽤 빨랐다. 나선을 그리며 아래로 이어져 있는 통로를 꽤 오래 달렸는데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것이다.
대신 데커드 부대가 지나갔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또다시 몬스터의 사체가 쌓여 있는 장소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몬스터의 사체만이 아니었다.
그 사이에 섞여 있는 데커드 부대원의 시체들!
‘6명…… 데커드 함에 타고 있던 병사는 30명 정도로 알고 있는데…… 대체 왜 이렇게 무리하면서까지 돌격하는 거야? 젠장, 늦기 전에 따라잡아야 할 텐데…….’
“서둘러라!”
마음이 급해진 아크는 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잠시 후!
투투투투! 투투투투! 퍼펑-!
길게 이어진 통로의 모퉁이 너머에서 울리는 총성!
“총성이다! 멀지 않은 곳에서 싸우고 있어! 모두 전투준비! 데커드 부대와 합류하기 전에 주위의 적부터 섬멸한다!”
아크가 블레이드를 뽑아 들며 소리쳤다.
그리고 특공대와 친위대도 아크를 따라 뛰어가며 각자 총과 검, 창, 대포―쿠라칸의 M-620―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모퉁이를 돌아서는 순간!
“헉!”
일제히 비명을 터뜨렸다.
모퉁이 너머에는 수백 미터에 달하는 광장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공간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는 검은 인간 형상의 몬스터! 몬스터! 몬스터!
광장이 완전히 몬스터로 뒤덮여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맞은편으로 보이는 4개의 통로에서 몬스터들이 동료의 몸을 타넘으며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 숫자는 어림잡아도 수천!
“뭐, 뭐야? 이 숫자는?”
“이건 해도 너무하잖아! 정도라는 게 있어야지!”
“아니, 그보다 데커드 부대는? 데커드 부대가 보이지 않아!”
투투투투! 투투투투!
그때 다시 총성이 터져 나왔다.
이에 고개를 돌린 아크 일행이 황당한 표정을 떠올렸다.
아크 일행이 모여 있는 곳에서 약 100미터 전방, 마치 개미가 꼬인 사탕처럼 몬스터 떼에 뒤덮여 불룩 솟아 나와 있는 곳이 있었다. 총성은 그 속에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럼 설마…….”
“이런 상황에서도 돌격하고 있었던 거냐!”
“이건 뭐랄까, 멋지군. 바보도 저 정도 수준까지 가면 인정!”
“인정은 무슨 얼어 죽을 인정이에요!”
이슈람의 말에 아크가 울컥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아무리 ‘닥돌의 데커드’라지만 이런 상황에 돌격이라니? 인정이고 뭐고 아크의 눈에는 그냥 죽으려고 환장한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데커드 부대는 살아 있었다.
대체 저런 상태로 어떻게 살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몬스터 떼 속에서 쉬지 않고 총성이 울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간간이 몬스터 사이로 솟아오르는 얼음송곳!
‘……데커드다!’
타투인에서 봤던 데커드의 기술이었다.
애석(?)하게도 데커드 역시 아직 살아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크 일행은 이 무지막지한 몬스터 떼를 뚫고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아니, 이쯤 되면 솔직히 그냥 못 본 척하고 되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그러기에는 이미 늦었다.
크? 크아아아아!
이미 몇몇 몬스터가 돌아보고 있었고, 뒤를 이어 수백 쌍의 붉은 눈동자가 아크 일행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젠장, 부대! 일제 사격! 놈들이 몰려들기 전에 최대한의 화력을 쏟아부어 기선을 제압한다! 공격!”
“대갑對甲용 탄환이다! 먹어라!”
“런처 연속 발사!”
“수류탄 투척!”
동시에 몬스터 떼를 향해 퍼부어지는 탄환! 포탄! 수류탄!
지금 아크 부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공대는 이전의 아도니스에서 컨테이너 회수선을 턴 적이 있었다. 백팩에는 아직 그때 챙긴 각종 특수탄이 꽉꽉 채워져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아낌없이 투척!
투콰콰콰콰! 투콰콰콰콰! 퍼펑-!
철갑도 뚫는 대갑용 탄환! 작은 파편으로 나뉘어 광역 데미지를 주는 파열탄! 뇌전을 일으키는 전격탄! 각종 특수탄이 빗발치자 전방이 형형색색의 폭광으로 뒤덮였다.
그리고 연이어 터져 나가는 몬스터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었다.
우물을 바가지로 퍼낸다고 그 자리가 파일 리가 없다.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었다. 바가지로 떠낸 자리가 순식간에 메워지듯이, 몬스터들이 널브러진 자리 역시 순식간에 새로운 몬스터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괴성을 질러 대며 돌격!
크아아아아!
“칫! 전사, 앞으로!”
아크가 블레이드를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그 위로 떨어지는 몬스터의 손톱! 순간 상상 이상으로 묵직한 타격이 전해지며 무릎이 휘청였다. 그리고 중심을 잡기도 전에 반대쪽에서 달려드는 또 다른 몬스터!
“위험합니다! 굉차!”
그때 뒤에서 아사드가 돌진해 왔다.
그리고 거대한 타워실드를 휘둘러 몬스터를 가격!
방패에 맞은 몬스터는 안면이 왕창 뭉개지며 튕겨져 날아갔다. 그때 아사드의 방패를 움켜쥐는 수십 개의 손! 주위의 몬스터들이 아사드의 방패를 잡은 것이다.
“이, 이런!”
이에 아사드가 당혹성을 터뜨리는 사이, 후열의 몬스터들이 방패를 움켜쥔 몬스터들의 몸을 밟고 기어올라 아사드를 향해 쏟아졌다. 아니, 쏟아지기 직전!
“섬광각!”
뒤에서 뻗어 나오는 한 줄기 섬광!
동시에 폭음이 울리며 아사드를 향해 쏟아지던 몬스터들이 한 덩이가 되어 튕겨져 나갔다.
이 섬광의 정체는 이슈람!
“비선참!”
“연격連擊! 반월파!”
그 뒤를 이어 날아오는 원반과 검기!
칼리와 아리온, 그리고 거기에 사다인과 발렌시아까지 창과 검을 휘두르며 가세하자 아사드 주변에 모여 있던 몬스터를 순식간에 넝마로 변해 쓰러졌다.
과연 특공대!
뭐 이슈람이야 말할 필요도 없지만 전직 세븐 소드인 칼리, ‘한때’ 잘나가던 발렌시아, 아리온과 사다인 역시 압도적인 힘으로 몬스터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건 의미가 없어!’
지금 아크 부대의 목표는 데커드 부대의 구조. 아니, 뭐 되레 지금은 아크가 구조를 요청하고 싶은 상황이었지만, 그런 의미에서도 데커드 부대와 합류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런 상황이면 여기에 있어도 우리 역시 곧 데커드 부대처럼 몬스터 떼에 파묻히게 된다. 그럼 오래 버티지 못해. 그렇다면 차라리 무리를 해서라도 데커드 부대와 합류해 방어진을 짜는 편이 낫다.’
이게 아크의 생각이었지만.
특공대의 전사들도 몬스터를 막아 내는 것이 전부였다.
특공대의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그 증거로 불과 1분도 안 되어 주위는 무수한 몬스터의 사체가 쌓여 있었다.
그러나 광장을 꽉 채우고 있는 몬스터들이 곧바로 그 자리를 메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화력이 부족해. 빌어먹을, 배틀슈트를 사용할 수만 있어도…….’
아크와 특공대는 이미 노드에서 배틀슈트를 사용했다. 그리고 실감이 나지 않지만, 아직 그로부터 채 12시간도 지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아니, 그래도!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돌격진으로 전환한다! 이슈람 형님, 저와 선두를 맡아 주십시오! 쿠라칸! 장보고! 레인! 히터! 좌우를 맡아라! 레피드와 친위대는 후방! 유진은 진영 안으로 들어오는 놈들을 처리한다! 칼리와 아리온, 사다인, 발렌시아, 아사드는 몬스터가 원거리 공격수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아크가 앞으로 뛰어나가며 소리쳤다.
이슈람을 전방에 배치시킨 이유는 단순히 전투력 때문이 아니었다.
이슈람이 강하기는 하지만 사실 공격력만 보면 칼리도 그에 못지않았다.
그러나 칼리는 본래 근접전 전문이 아니다. 2개의 금강륜을 날리며 싸우는, 중거리 전문 전사인 것이다. 그리고 원반의 형태를 하고 있어도 금강륜 역시 기본적으로 칼날!
위이이잉! 서걱서걱!
날아가서 적을 썰어 대는 무기다.
그러나 이슈람은…….
퍼펑-!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펑펑 날아가는 몬스터!
이슈람을 선두에 배치시킨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돌파력! 적을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뚫고 나갈 힘이다!’
“이 진형을 유지하며 적을 돌파한다! 진격!”
“그건 좋지만…….”
그때 몬스터를 펑펑 차 날리던 이슈람이 옆으로 다가오는 아크를 돌아보며 말했다.
“너, 위저드인지 뭔지로 변해서 힘이 뚝 떨어졌다고 하지 않았냐? 좀 전에 보니 진짜 움직임이 영 시원치 않던데 말이야. 앞에서 얼쩡거려도 되겠어? 미리 말해 두지만 날 너무 믿지 마라. 아무리 나라도 다리가 서너 개나 달려 있지는 않으니까.”
확실히!
-컴뱃 폼 전환 : [위저드]
《힘 -25%, 민첩 -25%, 체력 -25%, 지능 +30%, 지혜 +30%, 행운 +15%》
《마력 증폭 +30%, 물리 공격력, 방어력, 이동속도 -20%》
방금 전에 아크가 몬스터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이유가 이것이었다.
대공, 아니 대공에게 빙의된 쥬벨과 싸울 때 컴뱃 폼을 ‘위저드’로 바꿔 버린 것이다.
덕분에 각종 신체 능력이 급다운!
물론 위저드는 위저드만의, 그것도 효과만 놓고 보면 워리어의 스킬보다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스킬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 포스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 여기가 종착지가 아닌 이상 함부로 낭비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크아아아아!
‘이가 없으면 잇몸이지!’
“나와라, 바사크!”
아크가 왼팔을 뻗으며 소리쳤다.
동시에 푸른 방패로 몬스터를 막으며 떠오르는 크리스털 골렘 바사크! 그리고 몬스터가 그 방패를 타넘으며 송곳니를 드러내는 순간!
빠각-!
팩 돌아가는 몬스터의 턱!
“위저드라도 몸에 익힌 기술이 어디 가겠습니까?”
몬스터의 턱에 돌려차기를 먹인 아크가 다리를 허공에 띄운 채로 씨익 웃었다.
그렇다. 지금 아크 부대에 필요한 돌파력. 그리고 그런 돌파력에 필요한 발 차기는 아크도, 아니 본래 아크의 특기인 것이다. 물론 그 역시 신체 능력이 떨어져 ‘워리어’ 상태일 때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바사크, 돌진!”
-네, 형님! 우오오오! 돌진!
아크의 명령에 기합을 터뜨리며 돌진하는 바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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