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817)
아크 더 레전드-817화(817/875)
[817] SPACE 6. 트라이얼-Ⅱ (3)“방법이 있다고? 뭔데?”
“그러니까…….”
아크가 트라이얼의 공격을 피하며 설명했다.
-과연! 그런 거였나?
“네 말대로 잘될지는 모르겠지만 시도해 볼 가치는 있겠어.”
그러자 붉은학살자와 레피드가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 역시 당장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필요한 것은 1시간!’
적어도 1시간은 버텨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하나 더, 그때까지 모두 살아 있어야 한다. 아크와 레피드에게는 딱히 문제 될 것이 없었지만.
“모두 흩어져!”
투투투투! 위이이잉! 퍼펑!
아크의 고함에 사방으로 흩어지는 일행을 향해 쏟아지는 탄환과 마법!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크 일행이 아니라 1명이었다.
보통 몬스터에게도 먼저 공격하는 순서가 있었다.
그중 첫 번째는 어그로, 보다 많은 데미지를 입힌 유저를 먼저 공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순서로 보면 당연히 공격이 집중되는 것은 유일하게 데미지를 입힌 레피드겠지만.
-……나냐!
트라이얼의 타깃은 바닥을 구르며 버럭 소리치는 붉은학살자였다.
두 번째 순서 때문이다.
데미지를 입힌 유저의 어그로가 높지 않을 경우, 특히 보스 같은 경우에는 파티 중에 가장 약한 유저를 우선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저 자식이 감히! 내가 누구인지 알고!
이에 붉은학살자가 이를 갈아붙이며 분통을 터뜨렸다.
투투투투! 투투투투!
-아얏! 아얏!
그리고 쏟아지는 탄환에 바로 피투성이가 되었다.
붉은학살자는 한때 아크가 사용하던 ‘소드 디펜스’의 원조였지만 지금은 당연히 봉인 중!
레피드의 총격을 모두 피할 정도로 뛰어난 회피기도 있었지만 그 역시 봉인 중!
트라이얼의 판단대로 지금 붉은학살자는 파티에서 가장 약한 유저인 것이다. 이에 붉은학살자는 연신 이를 갈았지만 진짜 열 받는 사람은 아크와 레피드였다.
다시 말하지만 놈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1시간 후에도 살아 있어야 한다.
아크만이 아니라 붉은학살자와 레피드 모두!
그런데 붉은학살자가 이러고 있으니 아크와 레피드도 도망만 다닐 수가 없는 것이다.
“젠장, 뒤로 물러나! 폭격!”
“슬라이드! 연환사격!”
결국 붉은학살자를 돕기 위해 먹히지 않는 공격을 하며 다시 접전!
콰쾅! 콰쾅! 퍼펑-!
-데미지 187!
-데미지 203…….
덩달아 피투성이가 되었다.
“파랭이, 너…….”
정말이지 이래저래 짐스러운 스머프였다.
그러나 아크와 레피드는 버텼다. 달리 방법이 없으니까 버텼다. 그리고 피나는 노력―진짜 피가 철철 났다!― 끝에 스머프와 함께 버티기를 장장 1시간!
-각성 스킬 ‘귀영’이 사용 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마침내 떠오르는 메시지!
“됐다! 대기 시간이 끝났어! 퀴크니스, 쾌속!”
트라이얼과 맞붙어 검격을 주고받던 아크가 곧바로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피투성이가 되어 트라이얼과 총격전을 벌이는 레피드, 그리고 그런 레피드를 방패삼아 숨어 있는 붉은학살자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모두 집중해! 기회는 한 번뿐이다!”
“큭, 알고 있어!”
-얼른 시작해! 이 자식, 죽여 버릴 테다!
“좋아! 간다! 각성 스킬, 귀영!”
동시에 뒤로 물러났던 아크가 다시 번뜩이는 속도로 돌진하며 소리쳤다.
그러자 아크의 몸이 2개로, 다시 4개로, 8개, 16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다시 트라이얼을 향해 모여드는 순간!
퍼펑! 퍼펑! 퍼펑! 퍼펑!
트라이얼이 폭광에 뒤덮이며 산산이 부서져 날아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확 퍼지던 트라이얼의 부속이 우뚝 멈추더니 다시 중심의 핵을 향해 모여들었다. 바로 이거다. 피투성이가 되면서까지 붉은학살자를 지켜야 했던 이유가!
‘트라이얼-Ⅱ의 공략법은 각성 스킬! 그리고…….’
-각성 스킬, 나락!
붉은학살자가 수인手印을 맺으며 소리친 것은 그때였다.
그러자 트라이얼의 부품이 흩어진 공간이 붉게 물들었다. 그리고 시커먼 대지에서 뼈가 드러나 보이는 무수한 손이 솟아나오며 부품을 움켜쥐기 시작했다.
이 찜찜한 손이 붉은학살자의 각성 스킬!
‘……연계다!’
“레피드, 지금이다!”
이어 아크가 레피드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그때, 이미 레피드 주위에는 무수한 푸른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번뜩이는 속도로 날아가 구체를 향해 레이저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퍼퍼퍼펑! 퍼퍼퍼펑!
붉은학살자의 ‘나락’에 부품이 사로잡혀 무방비 상태로 드러나 있는 구체에 레이저가 쏟아지자 트라이얼의 생명력이 뚝뚝 떨어졌다.
그러나 진짜 결정타는 따로 있었다.
“각성 스킬, 백화일섬!”
섬광으로 변해 구체를 향해 뻗어 나가는 레피드!
레이저로 폭격하는 푸른빛은 본래 적의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한 것, ‘백화일섬’은 레피드가 자신의 몸을 하나의 ‘흉탄’으로 바꿔 일격필살의 타격을 입히는 각성 스킬이었다.
아크가 생각해 낸 트라이얼의 공략법이 바로 이것!
먼저 아크의 ‘귀영’으로 트라이얼을 분해시키고, 붉은학살자의 ‘나락’으로 합체를 지연시키는 사이 레피드의 ‘백화일섬’으로 핵을 파괴하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레피드가 핵을 관통하는 순간!
콰직! 콰직! 퍼퍼퍼펑-!
쭉쭉 내려가던 트라이얼의 생명력이 단숨에 바닥나며 폭발했다.
-경험치 +560,000!
“해치웠다!”
아크가 메시지를 바라보며 소리쳤을 때였다.
맞은편의 인면암이 쩍 갈라지며 무수한 스킬 오브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 방향으로 나뉘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아크 일행의 몸에 흡수!
-봉인되었던 스킬을 모두 되찾았습니다!
시험이 끝났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아직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아 있었다. 그게 바로 이 진화의 신전에 들어온 이유!
“이제…….”
아크가 기대감 어린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 스킬 오브가 쏟아져 나온 인면암에서 4개의 빛이 천천히 떠오르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그 빛의 정체는 대강 짐작이 되었다.
“보상 타임이다!”
아크가 씨익 웃으며 소리쳤다.
SPACE 7. 복수를 위하여 (1)
-훌륭하다!
웅웅거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인면암에서 떠오른 적, 청, 황, 갈…… 네 가지 색의 빛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였다. 이전에 전사의 신전을 통과했을 때 본 4대 천족의 예지자들이었다.
그리고 전사의 신전에서 겪은 것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눈앞에 다른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아니, 다른 풍경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전에 같은 현상을 경험했을 때는 평화로운 혹성의 영상을 봤지만 지금 아크 일행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어둠. 그저 끝없는 어둠뿐이었다.
“뭐지 이게?”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 뭔가 고장 난 거 아니야?
“설마 그렇지 않겠지만…….”
아크가 어둠만이 가득한 공간을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동시에 장면이 바뀌며 사라졌던 4개의 빛이 다시 아크 일행 주위로 떠올랐다.
-우리는 과거, 이미 신마전쟁에서 거둔 4대 천족의 승리가 진정한 승리가 아니라는 것을 예지했다. 그건 일시적인 승리에 불과하고 머지않아 카르마가 다시 은하계를 침공해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명상 끝에 우주의 의식 아카식 레코드Akashic Records에 도달한 우리조차 그 전쟁의 결과까지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이건 이미 전사의 신전에서도 들었던 말이었다.
‘뭐야? 재방송인가?’
이에 아크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니,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뒤늦게 깨달았다. 단지 우리가 깨닫지 못했을 뿐, 이미 오래전부터 그 미래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그게 지금 그대들이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게 뭔데? 그렇게 말해 봤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붉은학살자가 두리번거리며 중얼거렸다.
뭐 딱히 대답을 기대하고 한 말은 아니지만, 의외로 대답이 들려왔다.
-그렇다. 어둠, 아무것도 없는 완벽한 무無! 지금 그대들의 눈앞에 있는 것이 바로 은하계의 미래이자 은하계의 절대적인 적, 카르마의 목적이다.
-에? 뭐야? 그럼…….
-우리도 카르마가 왜 은하계를 무로 되돌리려 하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건 사실이고 머지않아 실제로 은하계에 닥칠 일이다. 아니, 이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 놓은 봉인이 풀린 이상, 그대들이 살아가고 있는 은하계 어딘가에서 이미 그 참담한 미래를 향한 카르마의 계획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카르마라면?”
레피드가 돌아보자 붉은학살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리고 보니 너브 전쟁 때 신의 군대 뒤에 있는 대공이라는 놈이 카르마라고 했었지? 혹시 그놈을 말하는 건가?
“일단 들어 보자고.”
아크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직 레피드와 붉은학살자는 모르고 있지만, 아크는 과거 카르마에 싸웠던 4대 천족의 수호기사인 엘림의 후예다. 그리고 그동안 토트가 준 직업 퀘스트로 미루어 엘림의 후예라는 직업은 적어도 다른 유저보다는 카르마와 연관이 많았다. 말하자면, 엘림의 후예라는 직업의 메인 퀘스트가 카르마와 관련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아크에게 카르마의 정보는 레피드나 붉은학살자보다 중요하지만, 당장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뭣보다, 아크가 이곳에 온 이유는 그런 정보를 얻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때 예지자들이 다시 말을 이었다.
-우리는 미래가 불변의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아니, 설사 아카식 레코드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 이미 확정된 미래라고 할지라도! 그 시대를 살아가는 자들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우리는 깨달았다.
-은하계의 미래가 절망뿐인 이유는, 이 은하계가 처음부터 ‘그렇게’ 프로그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모든 생명에는 천적이 있는 법이다. 그리고 이 은하계를 살아가는 생명들의 천적이 바로 카르마. 마치 파리가 개구리를 보고 공포를 느끼듯, 개구리가 뱀을 보고 공포를 느끼듯, 우리는 태초에 생명이 시작될 때부터 이미 카르마라는 존재에 대한 공포와 저항할 수 없는 무력함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이 아카식 레코드에 기록되어 있는 미래의 진실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가 이룩한 역사와 문명은 ‘그렇게’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할 수 없는, 아니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찾아냈다!
각자 떠들어 대던 예지자들이 입을 모아 소리쳤다.
그때, 어두운 공간에서 갑자기 무수한 빛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각종 식물과 동물, 몬스터 그리고 인간과 라마를 포함해 수많은 외계 종족 들의 형상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 형상들이 한데 뭉그러지는가 싶더니 마치 폭발하듯이 수십, 수백의 줄기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건…….”
“이중 나선, DNA인가?”
-답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은하계의 생명 그 자체!
-분명 우리의 몸속에서는 카르마라는 존재에 대한 공포가 각인되어 있다. 이건 의식이 아닌 생명을 이루는 DNA 단계에서 이미 프로그램되어 있는 것!
-그러나 생명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다.
-어둠이 있으면 빛도 존재하는 법. 모든 것은 그와 대칭되는 힘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은하계의 생명에도 그것이 있었다.
-정해진 프로그램에 저항하는, 생명으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
그때, 끝없이 퍼져 나가던 수백 줄기의 이중 나선들이 갑자기 조각조각 끊어졌다. 그리고 그중 밝은 빛을 뿜어내는 이중 나선 조각들이 하나로 결합되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이중 나선!
-어둠에 본능적인 공포를 느끼는 DNA 속에 내재되어 있는 또 다른 DNA! 공포에 굴하지 않는 의지! 어둠에 저항하는 용기! 그리고 빛을 갈구하는 욕망!
-우리는 그것을 희망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모든 시련을 이겨 내고 이 자리에 서 있는 그대들을 위해 우리가 준비한 선물이다.
-그러나 어떤 강력한 힘이라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법. 아니, 자격이 없는 자의 힘은 되레 재앙이 되는 법이다.
-그러나 그대들은 이미 자격을 증명했다.
-그대들은 이곳으로 오는 사이에 이미 지혜를 증명했고,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뭣보다! 협력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런 거였군.’
아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전사의 신전과 달리 이번 퀘스트가 파티로 진행하게 되어 있는 이유였다.
이곳의 관문은 물론 트라이얼-Ⅱ 역시, 진화의 신전은 모든 것이 파티가 서로의 스킬을 이해하지 못하면 통과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그게 이번 퀘스트의 공략법, 예지자들이 말하는 협력이다.
뭐 아크 파티의 협동은 예지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르겠지만 어쨌든, 그들이 준비해 놓은 시험은 모두 통과한 것이다. 그리고 아크에게 중요한 것도 그것이다.
-비할 바 없이 뛰어난 전사들이여.
-그대들이 이 은하계의 희망임을 자각하라! 그리고 다른 수호자를 찾아 준비하라! 절망뿐인 미래와 맞서 싸울 그날을!
번쩍! 번쩍! 번쩍!
돌연 빛을 뿜으며 회전하던 거대한 이중 나선이 3개로 갈라져 날아왔다. 그리고 아크와 레피드, 붉은학살자의 몸에 흡수되는 순간!
‘진화의 신전……!’
아크는 그제야 왜 이 던전에 진화의 신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지금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
-특수한 DNA를 흡수해 ‘빛의 수호자’의 특성을 습득했습니다!
+모든 스텟이 10% 상승했습니다.
+특수 스텟 ‘빛의 수호자’가 활성화됐습니다.
+보유한 모든 스킬에 ‘파마破魔 속성’이 부여됐습니다.
-숨겨진 특성 ‘빛의 수호자’의 지식을 습득했습니다!
+숨겨진 특성 빛의 수호자의 정보(2/2)를 입수했습니다.
+숨겨진 특성 빛의 수호자의 정보를 입수해 모험치를 2,000 획득했습니다.
+숨겨진 특성 빛의 수호자의 정보를 입수해 지능이 30 상승했습니다.
-각성 스킬 ‘귀영’이 Lv.2로 강화되었습니다!
-이벤트 시나리오 《선택 : 빛의 수호자》의 잠금이 해제되었습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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