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866)
아크 더 레전드-866화(866/875)
[866] SPACE 6. 아크 VS 데커드! (1)“아, 아크! 네가 어떻게……?”
데커드의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돌출되었다.
“고생 좀 했죠, 덕분에.”
“그, 그럼 하이데커의 일지는…….”
“미끼였죠.”
아크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 아크의 백팩에는 진짜 ‘하이데커의 일지’가 있었다. ‘총정리 편’이라는 것은 아크가 만든 말이지만 아마도 데커드가 찾고 있는 내용이 적혀 있는.
아크가 주목한 것이 바로 그 부분이다.
‘데커드가 직접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분명 어디선가 정보를 찾고 있을 터! 하지만 카이저의 현상 수배 탓에 움직이기가 쉽지 않으니 아마도 밖, 현실 세계의 커뮤니티를 뒤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리고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보면 데커드가 고대 신의 둥지를 찾아간 데는 그 하이데커가 은하계에 남겨 두었다는 일지와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이에 아크는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하이데커의 일지’의 판매 글을 도배했다.
데커드 일당이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으니까.
물론 하이데커의 일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저가 그들뿐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아크는 확신하고 있었다. 연락이 온다면 100% 데커드 일당 중 하나라고!
이유는 바로 가격 때문이다.
500골드!
이건 그냥 호기심으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
장비품도 아니고 퀘템도 아닌, 고작 일지 하나 읽어 보기 위해 그만한 돈을 지불할 사람은 현재 이 은하계에 딱 한 사람! 궁지에 몰려 있는 데커드밖에 없는 것이다.
“대체 네가 하이데커라는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말했잖아요, 고생 좀 했다고.”
“이런 빌어먹을! 얘들아!”
데커드가 다급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그러나 그의 부하들은 움직이지 못했다. 아크가 수갑을 채우는 것과 동시에 숲에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엘라인과 랄프 등의 친위대원과 아사드, 히터, 마크 등의 함대원과 전투병 들이었다.
데커드 일당에게 향해 총구를 들이대고 있는 함대원들을 병풍처럼 두른 아크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비극적인 일은 만들지 말자고요.”
“비극? 비극은 이미 일어났어! 카이저 자식의 골드가 그렇게 좋더냐? 나쁜 자식! 동생이라고 아껴 줬더니만 고작 돈 때문에 형님을 배신해?”
“카이저와는 상관없어요.”
“뭐?”
“방금 전에 물었죠? 내가 하이데커라는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냐고. 그건…….”
“듣기 싫어! 극한파동極寒波動!”
데커드가 머리를 흔들어 대며 소리쳤을 때였다.
갑자기 데커드의 손목에서 하얀 안개 같은 것이 흘러나왔다. 동시에 수갑이 하얗게 변하며 서리가 끼기 시작했다.
이어 데커드가 팔을 확 잡아당기자 수갑의 쇠사슬이 산산이 부서져 나갔다.
“이, 이게 무슨…….”
“안 잡혀! 못 잡혀! 이대로는 안 돼!”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에 아크가 당황하는 사이, 와락 몸을 돌린 데커드가 꽥꽥 소리치며 졸개들을 데리고 뛰어갔다. 이에 대원들이 황급히 앞을 막았지만.
“뒈지기 싫으면 비켜! 서리 거인의 분노!”
쿠콰콰콰콰!
데커드가 대검을 휘두르자 얼음 기둥이 솟아올라 왔다.
저런(?) 녀석이라도 세븐 소드!
머리를 텅텅 비었을지 몰라도 전투력 하나만큼은 은하계에서 손꼽히는 유저다. 그런 데커드가 광분에 휩싸여 휘둘러 대는 대검은 함대원들이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아니, 숫자는 서너 배나 많으니 죽을 각오라면, 그렇다. 데커드는 서너 배나 많은 병력으로도 죽을 각오를 해야 막을 수 있는 상대였다.
그러나 아크가 걱정하는 것은 되레 그 반대였다.
“쏘지 마! 생포해야 해!”
아크가 함대원들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이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데커드를 산 채로 잡아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일부러 수갑까지 준비해 온 것이지만, 어이없이 사슬을 끊고 도주!
‘빌어먹을, 수갑이 불량품인 거야, 저 인간이 말도 안 되는 거야?’
아크가 데커드를 따라 뛰어가며 소리쳤다.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 보라고요! 형님은 어차피 도망도 못 가요!”
“듣긴 뭘 들어? 내가 초짜로 보이냐? 이런 상황, 한두 번 겪어 봤는지 알아? 내 손에 수갑을 채웠던 놈들은 하나같이 뭔 일만 생기면 아버지가 어쩌니, 어머니가 어쩌니 떠들어 대지만 결국 잡아서 실적으로 올릴 생각밖에 안 한다고! 그리고 푹푹 썩다 나오면 달랑 두부 하나 사 주고 제 할 일 다 했다는 식이지!”
……뭔 소리냐, 그건?
“젠장!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아닌 놈이 다짜고짜 수갑을 채워? 네놈도 똑같아! 아니, 더 나빠! 이놈들도 돈에 형님을 팔아먹지는 않는다고!”
“안 판다고 했잖아요!”
“지금 상황에서 그 말을 믿으라는 거냐?”
……하긴, 아크도 못 믿는다.
그런 말을 20여 일이나 숨어 있던 데커드에게 믿으라는 것부터가 무리!
그리하여 불신에 사로잡힌 데커드는 아크의 말을 무시하며 불 맞은 들소처럼 마구잡이로 대검을 휘둘러 대며 숲을 질주했다. 그러나 아크는 믿고 있었다.
데커드가 멈춰 주리라는 것을. 그리고 아크의 기대대로 잠시 후, 데커드 일행이 멈춰 섰다.
갑자기 아크에 대한 믿음이 샘솟아서가 아니었다.
“저, 전함이…….”
쿠쿠쿠쿠! 쿠쿠쿠쿠! 쿠쿠쿠쿠!
숲 근처에 착륙되어 있는 데커드의 전함 위로 굉음을 일으키며 모여드는 11척의 전함! 고대 신의 둥지에서 탈출한 실버스타와 함대원들의 전함이었다.
“휴, 말했잖아요, 어차피 무리라고.”
아크가 함대원들을 데리고 숲을 나온 것은 그때였다.
“자, 이제 어떤 상황인지 알겠죠? 그러니 이제 그만 포기하세요.”
“포기? 지금 나한테 포기하라고 말했냐?”
“다른 방법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진정하고 일단 내 말부터…….”
“아! 아! 아! 아! 아!”
데커드가 양손으로 귀를 막으며 꽥꽥 소리쳤다.
……애냐?
“좀! 들으라고요! 내가 형님을 찾은 이유는 돕기 위해서라고요!”
“아! 아! 아…… 에? 도와?”
“아까 말하다 끊겠지만 난 이미 고대 신의 둥지, 그러니까 형님이 스위치를 누른 곳에 갔다 왔어요. 그리고 형님을 불러내기 위한 미끼였지만 하이데커의 일지가 있다는 말도 진짜예요. 스위치 밑에 있던 비밀 통로 속에서 찾았다고요.”
“뭐? 스위치 밑에?”
데커드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되물었다.
그러나 아무리 불신 지옥에 빠져 있는 데커드라도 이 말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고대 신의 둥지라는 이름도 그렇지만, 이번 사태가 데커드가 누른 스위치 하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은 직접 가 본 사람이 아니면 알 방법이 없으니까.
“그래서 저는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 알고 있어요. 그리고 하이데커의 일지 덕분에 이 사태를 끝낼 수 있는 방법도 알고 있어요.”
“뭐? 정말이냐?”
“네, 형님을 찾은 이유가 그거예요. 저도 이번 사태 때문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요. 그래서 형님과 힘을 합쳐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거예요. 뭐 방법이 좀 뭐하지만 몇 번이나 연락해도 받지 않은 건 형님이잖아요!”
“뭐 그야…….”
데커드가 찜찜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리자 부하들이 입을 열었다.
“형님, 거짓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녀석, 은근히 똑똑하잖아요. 진짜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렇기는 하지만…….”
잠시 생각하던 데커드가 고개를 저으며 소리쳤다.
“아니야! 믿을 수 없어! 설사 저 녀석이 하는 말이 다 사실이라도 나를 팔아먹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젠장, 갑자기 왜 이렇게 똑똑해?’
확실히, 데커드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그러나 아크는 진짜 팔아먹을 생각이 없었다, 카이저에게는. 아크에게 퀘스트를 준 사람은 마틴 후작이고, 카이저보다 그에게 더 뜯어낼 수 있으니까!
물론 대놓고 할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거짓말을 할 수도 없었다. 대충 상황을 넘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면 지금까지 데커드가 보여 왔던 호감은 100% 확률로 적의로 바뀔 터!
뭐, 데커드는 친하면 친한 대로 골치 아픈 존재지만 적이 돼 버리면 그보다 몇 배는 더 골치 아픈 존재가 될 수 있는 유저인 것이다.
“휴, 저를 못 믿겠어요?”
이에 아크는 인정에 호소해 봤지만.
“이런 상황에서 너 같으면 믿을 수 있겠냐?”
통하지 않았다.
“젠장! 그럼 어쩌라고요! 말해 두지만 형님이 그런 식으로 나오면 저도 하이데커의 일지는 절대 못 줍니다! 그럼 이제 어쩔래요? 이대로 밤새요? 그냥 밤샐까요? 대체 어떻게 하면 믿어 줄 건데요?”
“어떻게 하면이라…….”
아크가 울컥하며 소리치자 데커드가 난감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다 갑자기 퍼뜩 고개를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그거다! 한판 붙는 거야!”
“에?”
“역시 결정하기 힘든 일이 생겼을 때는 맞장만큼 깔끔한 게 없지! 그래, 애들 다치게 할 것 없이 너와 내가 대표로 붙어서 결정하면 되는 거야. 네가 이기면 뭐든 네 뜻대로 해 주마. 대신 내가 이기면 넌 하이데커의 일지를 넘겨주고 물러나는 거야.”
“혀, 형님, 하지만…….”
데커드의 말에 부하들이 화들짝 놀라며 떠듬거렸다.
“시끄러! 네놈들이 나설 자리가 아니야!”
그러나 데커드는 으르렁거리며 부하들의 입을 막고 다시 아크를 돌아보며 물었다.
“어떠냐, 아크? 괜찮은 방법 아니냐?”
“괜찮기는 무슨…….”
인상을 찌푸리며 대꾸하던 아크가 움찔하며 입을 다물었다. 동시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
사실 아크는 내내 고민하고 있던 문제가 있었다.
다시 말하지만 아크는 데커드를 마틴 후작에게 넘겨 보상을 받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게 최종 목표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일단 이 사태를 끝내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데커드에게도 받아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번 사태로 인해 받은 물적, 심적 피해 보상!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아크의 생각이고, 데커드가 순순히 피해 보상을 해 줄 리가 없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은하계 전체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모두 보상해 줘야 한다는 말이고 그건 설사 데커드가 재벌이라도 무리니까.
그렇다고 현실처럼 소송을 할 수도 없는 일.
이 부분만큼은 데커드가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고 보상해 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크의 고민이 거기에 있었다.
마틴 후작에게 넘겨 보상을 받는 것! 그리고 데커드에게 보상을 받는 것!
이 두 가지는 동시에 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데커드가 먼저 말을 꺼냈다. 뭐든 해 주겠다고. 물론 데커드와 맞장을 떠서 이겨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기는 하지만!
거기까지 생각하던 아크가 슬쩍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하지만 둘 중 하나가 죽어 버리면 말이 안 되잖아요.”
“물론 죽을 때까지 싸우면 안 되지. 그렇다고 어중간하게 싸울 수도 없으니 10%로 하지. 먼저 빈사상태에 빠지는 놈이 지는 거다. 어차피 그 정도 되면 이미 승부는 난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데커드치고는 나름 머리를 굴린 모양이다.
“나중에 딴말하지는 않겠죠?”
“난 좋은 놈은 아니지만 내 입으로 뱉은 말은 입에 찢어져도 지킨다! 그보다 아직 대답을 못 들었는데? 할 생각이 있다는 거냐?”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라기보다는 되레 바라던 바다!
“그렇다는 말이지…….”
아크의 말에 데커드가 씨익 웃으며 끄덕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서리 거인의 분노!”
쿠콰콰콰콰!
느닷없이 아크를 향해 솟아오르는 얼음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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