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875)
아크 더 레전드-875화(875/875)
[875] SPACE 9. 모여라! (2)그리고 여기!
-후후후! 후후후후!
음침한 뒷골목에서 히죽거리는 여자 라마가 있었다.
-하아…….
그리고 그 옆에는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한숨을 불어 내는 남자 라마도 있었다.
그의 이름―별명이지만!―은 붉은학살자, 여자 라마는 글라도스였다. 그리고 붉은학살자가 글라도스의 눈치를 살피는 이유는, 지금 그 얼굴에 번져 있는 웃음은 웃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때는 바야흐로 나흘 전!
붉은학살자와 글라도스는 우연히 블랙시티 스컬에 왔다가 정의남과 칼리 일행을 만나게 되었다.
뭐 그 과정에서 사소한 트러블이 있었지만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니 넘어가고, 그때 붉은학살자는 정의남이 제스터라는 유저에게 선전포고를 받게 된 경위를 듣게 되었다.
-감동했습니다!
이에 붉은학살자는 감동했고.
-돕겠습니다!
기꺼이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진짜 감동하고, 진짜 기꺼이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우러난 것은 아니었다. 지금 그의 앞에서 히죽거리는 글라도스가 데커드를 찾겠다고 은하계를 돌아다니며 저질러 대는 만행을 약간이나마 줄여 보자는 의도였다.
그러니 붉은학살자 입장에서는 제스터 일당이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 그리고!
-안 오잖아!
붉은학살자의 기대대로 되었다.
제스터 일당은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에 글라도스는 짜증을 부렸지만 붉은학살자는 내심 박수를 치며 침착하게 말했다.
-아니, 이건 놈들의 술책일지도 몰라.
-술? 책? 뭐 그렇게 안 어울리는 두 단어를…….
-띄어서 읽지 말고! 술책! 술책 몰라? 놈들은 일부러 약속 시간을 정한 뒤에 제시간이 나타나지 않고 방심하기를 기다렸다고 급습을 하려는 거라고!
-뭐야? 고작 그런 거 때문에 나를 기다리게 한다고?
-원래 나쁜 놈들이니까! 음, 용서할 수 없는 놈들이지! 내가 그래서 정의남 님을 돕겠다고 한 거라고! 난 듣는 순간 바로 알았거든! 제스터라는 놈이 그런 나쁜 놈이라는 걸 말이야!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기다리자.
붉은학살자는 글라도스를 설득해 계속 스컬에 눌러앉았다.
-왜 안 와!
그러나 이틀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오기는 하는 거야?
그러나 사흘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나흘째! 오늘도 제스터 일행은 나타나지 않았다. 글라도스가 그의 눈앞에서 웃고 있는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후후후! 제스터 자식, 죽이겠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죽여 버리겠어.
……열 받은 나머지 이런 상태가 돼 버린 것이다.
그리고 붉은학살자 역시, 늦기를 바라고 있기는 했지만 설마 나흘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 못 하고 있었다. 아니, 이건 늦는 게 아니었다.
‘글렀어! 놈들은 안 와!’
이쯤 되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차마 그런 말을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놈들이 온다며 글라도스를 스컬에 눌러 앉힌 사람이 붉은학살자니까. 그런 말을 입 밖에 내면 어찌 될지 뻔하니까.
‘죽는다! 이번에야말로 죽어!’
붉은학살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100% 확신하고 있었다.
실제로 글라도스는 눈앞에 있는 건 뭐라도 박살 내지 않으면 못 견디겠다는 표정이었다. 다행히 지금은 그게 정확한 방향을 잡고 있지 않지만 붉은학살자가 입을 여는 순간 그 분노! 그 울분! 그 살인 욕구는 몽땅 그에게 향하리라!
그렇다면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
‘희생양이다! 저 녀석의 스트레스를, 그래! 나 대신 저 녀석의 살인 충동을 받아 줄 희생양을 찾는 수밖에 없어!’
농담이 아니다.
붉은학살자는 정말 진지하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후보자를 찾고 있을 때였다.
“어이! 빨갱이!”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붉은학살자의 눈에 ‘!’가 떠올랐다.
‘……저 녀석이다!’
딱 좋은 시기에 딱 좋은 후보자가 나타났다.
붉은학살자가 보자마자 피살(?) 후보자로 지목한 상대는 칼리!
칼리는 원래 적이었다. 게다가 아직도 붉은학살자를 빨갱이라고 부른다. 죽어 마땅한(?) 놈이라는 말이다.
억지 같지만, 억지다. 사실 이유 따위는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칼리가 한때 세븐 소드라는 칭호를 달고 있었을 정도로 강하다는 점이다.
그러니 글라도스의 스트레스가 풀릴 때까지 버텨―글라도스가 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주리라. 이에 붉은학살자가 쾌재를 부르며 싸움 붙일 방법을 고민했지만.
“형님과 우리는 잠시 어디 좀 다녀와야겠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칼리의 말에 기겁한 붉은학살자가 펄쩍 뛰며 소리쳤다.
-그, 그게 갑자기 무슨 말이야? 그럼 글라도스는? 아니, 나는? 나는 어쩌라고?
“뭔 소리야? 너를 나보고 어쩌라고?”
-그게 아니라!
“뭐 모처럼 도와주겠다고 지금까지 스컬에 남아 줬는데 갑자기 자리를 비우게 된 건 미안해. 그래서 정의남 형님도 일부러 가서 전해 주라고 해서 온 거야.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급한 용무가 생겼으니까.”
-용무라니?
“뭐 자세히 설명하려면 너무 길어지니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정의지.”
칼리가 씨익 웃으며 장문의 메일이 떠 있는 님프를 들어 보였다. 이에 잠시 메일을 읽어 보던 붉은학살자는.
‘이거다!’
바로 이런 결론에 도달했고.
-글라도스, 큰일이다! 우리도 정의남 님을 따라가자!
-뭐? 또 왜?
-자세하게 설명하려면 너무 길어지니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정의다!
글라도스에게 뛰어가며 소리쳤다.
그리고 머리 위로 무수한 ‘?’를 떠올리는 그녀의 팔을 잡아끌고 항구로 향하자 이미 18척의 전함에 정의남과 아리온, 유진, 장보고를 비롯해 무수한 해적들이 줄지어 승선하고 있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정의! 오! 정의!”
아니, 지금은 광신도들이었다.
* * *
이슈람과 정의남, 그리고 칼리와 붉은학살자가 본 메일은 모두 같은 내용이었다.
그리고 여기!
“음…….”
이름 없는 혹성의 깊은 산속에서 같은 메일을 읽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그러자 그 옆에 앉아 있던 여자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무슨 내용인데 그렇게 심각해?”
“심각한 건 아니야.”
남자가 메일을 지우며 대답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우리가 여기 있는 사이에 은하계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야.”
“문제라니? 무슨 문제?”
“뭐 우리와는 상관없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던 남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가 바라보는 어두운 숲의 나뭇가지가 술렁이며 수십 마리의 작은 몬스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남자의 얼굴에 경계심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한숨을 불어 내며 허리의 권총을 뽑아 들었다.
번쩍! 지지지지지!
동시에 권총에서 뿜어져 나가는 섬광!
레이저처럼 뻗어 나간 섬광이 남자의 팔을 따라 숲을 주욱 긋고 지나가자 대여섯 마리의 몬스터가 칼에 베인 것처럼 갈라졌다. 이에 나머지 몬스터들이 비명을 터뜨리며 도주했지만 뒤이어 여자가 주먹을 움켜쥐자 와락 뭉개지며 순식간에 고깃덩어리로 변했다.
“이제 저런 녀석들을 상대하기도 지겨우니 한번 가 볼까?”
남자가 다시 권총을 집어넣으며 중얼거렸다.
“난 어디든 좋아, 너와 함께라면.”
그러자 여자가 냉큼 그의 팔짱을 끼며 배시시 웃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주 웃어 주던 남자가 몸을 돌리며 말했다.
“그럼 가 보지. 그 녀석 얼굴 본 지도 오래됐고.”
그의 이름은 레피드.
그의 팔에 대롱대롱 매달려 따라가는 여자는 카야였다.
* * *
파지지지! 파지지지!
우주 공간에 스파크가 번지며 20개의 링 모양을 만들었다.
그리고 은빛 전함을 선두로 그 빛의 링 속에서 솟아 나오는 20척의 전함! 바로 아크와 에리얼의 함대였다.
이들이 워프 게이트로 나온 공간은…….
-왔어! 왔어! 진짜 왔어!
실버스타의 함교에 토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렇다. 왔다! 진짜!
“결국 시작과 끝은 같은 곳에서 일어나는 법이지.”
아크가 씨익 웃으며 바라보는 곳은 바로 이번 사태의 시작점, 미라쥬 성계였다. 그러자 그 시선을 따라 미라쥬 성계를 바라보던 에리얼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워프 항해가 이렇게 편한 건지 오늘이 돼서야 알게 됐군.
아크도 동감이었다.
아폴리온에서 미라쥬 성계까지는 워프로 12시간.
심지어 정규 항로를 이용했는데도 이면세계의 몬스터는 단 한 번도 습격해 오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선실에 껍데기―캐릭터―만 남겨 두고 방구석에서 뒹굴거릴 수는 없었다.
아직 이면세계의 몬스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니까.
때문에 이번 사태가 벌어진 뒤로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잠도 캡슐 속에서 자야 했지만 습격이 없으니 도중에 깰 일도 없었다. 덕분에 쪽잠이라도 나름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좋아할 일은 아니었다.
“광투상 레이더!”
“네, 형님!”
아크의 말에 헤겔이 빠른 속도로 패널을 조작하자 전면 스크린이 녹색으로 물들었다. 동시에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 떠오르는 붉은, 그리고 거대한 형체들!
그게 아크 일행이 숙면을 취할 수 있었던 이유다.
‘검은 혼’에 마나홀의 에너지가 충전된 이후, 아폴리온 주위만이 아니라 은하계 전역에 퍼져 있던 이면세계의 몬스터들이 바로 이곳, 미라쥬 성계로 모여든 것이다.
광투상 레이더에 잡히는 놈들만 100여 마리!
그것도 지금까지 확인된 바에 의하면 모두 전함 몇 척, 혹은 수십 척을 전멸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놈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당연히 저 안에도 있겠지.’
놈들이 흩어져 있는 공간의 중심에 떠 있는 거대한 구체!
바로 고대 신의 둥지다. 아마도 광투상 레이더에 잡히는 놈들은 일종의 전위 부대. 진짜 정예 몬스터들은 그 둥지 속에 도사리고 있으리라.
그때 토트가 다시 소리쳤다.
-알고 있구먼! 알고 있으면서 왜 대책도 없이 이런 곳으로 와 버린 거야! 내가 무서워서 이러는 게 아니야! 지금 난 스승으로서! 응? 스승으로서 조언하고 있는 거라고! 다리도 누울 자리를 보고 뻗는 거야! 아무리 사태가 급박해도 천지 분간 못 하고 무턱대고 들이받는 건 좀 아니잖아!
토트만이 아니었다.
-그래, 이건 나도 좀…… 내가 아무리 돌격의 데커드지만…….
-우우! 그때의 기억이 또…….
-그때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아.
닥돌에 목숨 거는 데커드도 광투상 레이더에 잡히는 몬스터들의 형상에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고, 그 뒤로 보이는 부하들은 핏기 없는 얼굴로 헛구역질을 해 대고 있었다.
고대 신의 둥지에서 쫓겨 나올 때 고생이 꽤 심했던 모양이다. 하긴 그러니 아크가 찾아내기 전까지 다른 사람도 아닌 데커드가 변경의 혹성에 숨어 버섯이나 재배했겠지만.
어쨌든 아크도 그들의 심정은 십분 이해했다.
그러나 이곳에 오지 않으면 사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닌 아크가 그들의 말처럼 무턱대고! 아무런 대책 없이! 이곳으로 왔을 리가 없다.
“이제 올 때가 됐는데…….”
아크가 시간을 확인하며 중얼거릴 때였다.
파지지지! 파지지지! 파지지지!
멀지 않은 곳에서 연이어 워프 게이트가 열리며 수십 척의 전함이 솟아 나왔다.
-아크 님!
동시에 실버스타의 함교에 울리는 맑고 고운 소리!
스크린에 새로 열리는 창에서 방긋 웃으며 얼굴을 내미는 사람은 바로 이리나였다.
-저희도 왔습니다!
뒤이어 넓은 스크린에 떠오르는 얼굴들은 바로 스페이스 유니온의 멤버들!
아크가 준비한 대책이라는 게 바로 이것이었다.
지금 아크와 함께 있는 전함만으로는 놈들을 뚫고 고대 신의 둥지로 가기는 무리다.
그렇다면 숫자를 늘리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놈들의 힘을 생각하면 아무리 숫자를 늘려도, 아니, 숫자를 늘어나는 만큼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겠지만 상관없다.
‘든든한 보험을 들어 뒀으니까!’
바로 마틴 후작!
이미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모두 경비 처리를 해 주기로 약속 받은 것이다.
그리하여 고대 신의 둥지에서 전사한 멤버들도 부활해서 합류! 실버스타까지 포함해 63. 아니, 이리나의 가세로 64척으로 불어난 스페이스 유니온 소속 전함이 모두 집결!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더 불렀다!
파지지지!
또다시 스파크가 일어나며 2척의 전함이 솟아 나왔다.
-아크, 어디냐? 그 강한 놈들이 있다는 곳이?
그와 동시에 전의가 넘치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소리치는 사람은 이슈람이었다.
파지지지! 파지지지!
그리고 뒤를 이어 워프 게이트를 나오는 24척의 전함!
-아크, 어디냐? 그 은하계를 혼란에 빠뜨리는 놈들이 있다는 곳이?
-정의! 오! 정의!
주위를 둘러보며 소리치는 사내는 정의남! 그리고 그 뒤에서 합창하듯이 입을 모아 ‘정의’를 외쳐 대는 사람들은 칼리 일당과 해적, 아니 그에게 세뇌당한 광신도들이었다.
‘뭐 여기까지는 알겠지만…….’
그 무리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도 끼어 있었다.
-야! 인마! 이런 일이 있었으면 나한테 먼저 연락을 했어야지!
울컥한 표정으로 소리치는 사람은 붉은학살자였다.
“네가 왜 거기 끼어 있어?”
-뭐? 그야…… 정의지! 오! 정의!
아크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붉은학살자가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글라도스의 눈치를 살피다가 양팔을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 자식도 슬슬 맛이 가고 있었다.
파지지지!
그사이에 또 1척이 추가!
-어이, 아크, 일이 생길 때마다 일일이 불러 대지 말라고.
레피드와 카야가 타고 있는 전함이었다.
여기까지가 아크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각지에서 불러 모은 전함이었다. 다가올 전투에 대비해 유니온 멤버와 이슈람, 정의남, 그리고 레피드를 모두 불러 모은 것이다.
그러나 전함을 모은 사람은 아크만이 아니었다.
-이쪽도 거의 다 왔다.
에리얼이 씨익 웃으며 말했을 때였다.
파지지지! 파지지지! 파지지지!
주위에서 200여 개의 워프 게이트가 떠오르며 같은 숫자의 전함이 솟아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 전함들 중에서도 확 눈에 띄는 거대한 전열함에 적혀 있는 이름은 ‘Emperor’!
-이런 일에 내가 빠지면 안 되지.
동시에 실버스타와 연결된 화면 속에서 거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은 카이저였다.
-아크, 걱정 마라. 죽더라도 사이보그로 만들어 계속 싸우게 해 줄 테니까.
그리고 음침한 웃음을 지고 있는 이 녀석은 바론.
이들이 바로 에리얼이 부른 원군 카이저와 바론, 그리고 200여 척의 전함이었다.
실버스타를 포함해 아크가 모은 전함은 86척!
그리고 에리얼, 아니 카이저가 모아 온 전함이 200여 척!
방금 전까지 텅 비어 있던 미라쥬 성계는 순식간에 300척에 달하는 전함으로 채워졌다.
그러나 가장 많은 전함을 모은 사람은 따로 있었다.
-아크, 에리얼을 통해 대강의 사정은 전해 들었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면세계의 몬스터들과 전면전을 벌여야 한다고. 그래서 약소하지만 선물을 준비했다.
카이저가 씨익 웃으며 말했을 때였다
파지지지! 파지지지! 파지지지!
그와 동시에 사방에서 무수히 많은 워프 게이트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전함이 솟아나오며 확성기로 고함을 터뜨렸다.
-여기냐! 그 자식이 있다는 곳이?
-데커드! 이번 사태가 모두 그 자식 때문이라며?
-난 이번 일 때문에 이면세계의 몬스터에게 두 번이나 침몰당했다고! 연이어 침몰당해서 보험금도 제대로 못 받았어!
-그 정도 가지고 뭘 그래? 난 아예 상단이 박살 났어! 전함 재구축 비용에! 화물값에! 집을 팔아야 할 지경이라고!
-나와! 이 자식, 세븐 소드고 뭐고 죽어 버리겠어!
-그냥 죽이는 걸로 되겠어? 화형이다! 잡아서 화형식을 거행하자!
가장 많은 전함을 모은 사람!
-딸꾹! 딸꾹!
그 영광의 주인공은 실버스타의 스크린 구석에서 딸꾹질을 시작하는 데커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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