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 The Legend RAW novel - Chapter (95)
아크 더 레전드-95화(95/875)
[95] SPACE 7 낚아 올리다! (2)“에? 이게 뭐야?”
아크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직 어떤 유저도 찾아내지 못한 생선!
그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크가 갤럭시안을 시작한 것은 서비스 직후, 결국 게임을 시작한지 가장 오래된 유저도 아크처럼 넉 달밖에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아마도 대부분이 이제 막 신체코팅을 받고 한창 레벨을 올리는데 전념하고 있으리라.
그런 시기에, 이스타나의 북부 끝자락에 있는 나베실에서도 1,000킬로미터나 떨어진 이 호수까지 와서 한가롭게 낚시나 즐기고 있겠는가? 그러니 아크가 이 호수에 사는 생선을 낚아 올린 첫 번째 유저라도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은하연방의 데이터 베이스에 등록하면 보상이 나온다고?”
이건 정말이지 상상도 못했던 정보였다.
어쨌든 아크는 이 부분에서 잠시 고민했다. 물론 갤럭시안에 이런 시스템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전 게임에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이 있었다. 새로운 던전이나 숨겨진 마을을 찾았을 때 정보를 등록하면 보너스를 지급해주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아크는 단 한 번도 등록한 적이 없었다.
그런 식으로 약간의 경험치나 명성을 올리는 것보다 던전을 독점하는 편이 이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달랐다. 정보를 공유한다고 일부러 이곳까지 찾아와 생선을 잡을 유저도 없었고, 어차피 아크도 호수의 생선을 독식할 생각도 없었다.
“등록! 생선 이름은 점박이!”
아크는 대충 생각나는 대로 생선의 이름을 결정했다.
-은하연방의 데이터 베이스에 신규 어종이 추가되었습니다.
이스타나 북부 호수에 사는 어류에 ‘점박이’라는 이름이 생성되었습니다.
최초의 발견자이자 점박이에게 이름을 부여한 개척자는 ‘아크’ 님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입수 난이도 ☆의 미확인 생물 정보를 보고해 보상을 받았습니다.
《경험치 +200, 명성 +10, 모험치 +10》
경험치 200!
어지간한 몬스터 2~3마리의 경험치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거기에 약간이지만 명성과 모험치까지!
“하, 이런 식으로 경험치와 명성을 올리는 방법도 있었군.”
이럴 때는 사골 우리듯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쪽쪽 빨아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크다.
게다가 어차피 아크는 호수 바닥을 샅샅이 훑어봐야 하는 상황.
“놀면 뭐하냐? 경험치 1이라도 올려야지.”
그때부터 아크는 본격적으로 낚시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는 그냥 소일거리 삼아 했던 일이라 벨로스의 이빨도 와이어의 끝에 하나만 달아두었다. 그러나 낚시로 경험치를 쏠쏠하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크는 와이어 중간중간에 20개나 되는 이빨을 달았다. 그 상태로 호수를 돌아다니자 생선이 쉬지 않고 잡히기 시작했다. 어떨 때는 한꺼번에 3~4마리가 딸려 올라 올 정도!
-은하연방의 데이터 베이스에 신규 어종 ‘살살이’를 등록했습니다.
《경험치 +150, 명성 +7, 모험치 +7》
-은하연방의 데이터 베이스에 신규 어종 ‘멍멍이’를 등록했습니다.
《경험치 +250, 명성 +12, 모험치 +12》
-은하연방의 데이터 베이스에 신규 어종 ‘해피’를 등록했습니다.
《경험치 +100, 명성 +5, 모험치 +5》
-레벨이 올랐습니다!
일단 물꼬가 터지니 장난이 아니었다.
아직 유저의 왕래가 거의 없는-있어도 낚시는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호수라 잡혀 올라오는 생선은 90%가 미확인 생물. 생선 이름 따위는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
그럴 시간에 한 마리라도 더 낚아 올려야하는 것이다.
덕분에 북부 호수의 생선들은 경험치의 희생양이 되어 모처럼 물고기로 태어나고도 강아지 이름을 갖게 되었다. 대신 아크의 경험치는 쭉쭉 올라가 레벨을 1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광란의 낚시질도 몇 시간이 지나자 주춤해졌다.
한 차례 정신 없이 등록하자 이후에 잡히는 생선은 점박이나 살살이, 멍멍이, 해피…… 이미 아크가 등록한 생선이 반복해서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유저였다면 이쯤에서 만족하고 그만두었겠지만 아크는 아니었다.
“이상한데? 지금까지 잡은 생선이 10종류. 많다면 많은 종류지만 호수의 크기를 생각하면 이게 전부일 리가 없어. 내가 호수에 들어갔을 때 본 생선 중에도 아직 낚시에 걸리지 않은 생선이 몇 종류 있잖아. 그 녀석들은 왜 안 걸리지?”
이미 아크에게 자렘 찾기는 뒷전이었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자렘을 찾는 일보다 당장 이득이 되는 미확인 생선 등록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때문에 아크는 이미 한참 전부터 낚시에 완전히 몰입해있었다.
“그래, 미끼다! 미끼를 바꿔보자!”
빙고!
-은하연방의 데이터 베이스에 신규 어종 ‘쫑’을 등록했습니다.
《경험치 +200, 명성 +10, 모험치 +10》
미끼를 다른 몬스터의 고기로 바꾸자 또 다시 신규 생선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요령을 파악한 아크는 그때부터 같은 연달아 잡아봤던 생선만 올라오면 바로 바로 미끼를 갈아주었다. 근처 숲에서 사냥한 몬스터 고기를 종류별로 다 써본 뒤에는 나무 열매까지 미끼로 사용해 각양각색의 생선을 쉬지 않고 낚아 올렸다.
그렇게 며칠, 수십 종의 신규 어종을 등록해 또 다시 레벨이 올랐을 때였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새로운 스킬(직업 공통☆☆)을 익혔습니다.
낚시(유저, 패시브): 낚시는 가장 안전하게 식량을 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또한 수중생물은 육지보다 서식하는 종류가 다양해 아직 은하연방에도 등록되지 않은 생물도 많습니다. 항상 새로운 정보를 원하는 은하연방의 보상제도를 활용해 쏠쏠한 재미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방심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낚싯대에 걸리는 수중생물이 모두 안전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낚시로 희귀어종을 잡을 확률이 20%증가합니다.》
마침내 낚시 스킬이 생기는 경지에 이르렀다.
낚싯대 하나 없이, 현장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조합해 각종 생선을 잡아 올리고 낚시 스킬까지 익혔다. 그야말로 천부적인 서바이버라고 할 수밖에 없는 아크였다.
그러나 모처럼 얻은 스킬도 큰 의미는 없었다.
스킬이 생겼을 때는 이미 낚시를 시작한지 사흘이나 지난 뒤였다.
이미 근방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란 식재료는 모두 미끼로 사용해 보았고, 생선도 피라미처럼 작은 쥐똥(작명: 아크)부터 1미터나 되는 코끼리 똥(작명: 아크)까지 생선이란 생선은 한 번 씩 다 낚아본 것이다. 아니, 호수를 홀라당 뒤집어 본 것도 아니니 아직 잡아보지 못한 미등록 어종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낚시 스킬까지 생긴 아크가 20개나 되는 벨로스의 이빨에 미끼를 종류 별로 매달고 꼬박 하루를 돌아다녀도 새로운 생선은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그래도 한동안 심심하지 않게 탐사를 할 수 있었는데…….”
아랫배에 지네처럼 다리가 달린 괴상한 생선, 직접 ‘살살이’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생선으로 배를 채운 아크가 우울한 표정으로 적갈색의 호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도 아직 호수를 30%밖에 탐사하지 못했다.
물론 이건 그동안 아크가 틈틈이 호수로 뛰어들어 잡템을 인양하고, 경험치에 눈이 멀어 낚시에 매달린 탓에 정작 본업(?)이었던 탐사는 뒷전으로 미뤄놓은 탓도 있었다.
그러나 탐사에 전념했어도 아직 50%수준도 못 미쳤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계산하면 앞으로 적어도 일주일은 더 탐사를 해야 호수를 모두 돌아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야말로 암담! 그동안 님프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을 생각을 하니 상상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열흘을 투자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까지 해보는 수밖에.”
아크가 한숨을 푹푹 불어내며 다시 에어보드를 움직이려할 때였다.
팽—!
와이어가 또 다시 팽팽해졌다.
이미 지난 하루 동안 새로운 어종은 잡히지 않았다.
때문에 아크는 메리트가 없어진 낚시를 접고 수중탐사에 집중하기 위해 미끼를 모두 빼놓았다. 그런데도 낚시 스킬이 생겨서인지, 눈 먼 생선이 걸려든 모양이다.
“쳇, 아예 낚싯바늘까지 빼놓아야겠군. 어?”
별 생각 없이 와이어를 당기던 아크가 당혹성을 터뜨렸다.
와이어로 전해지는 감각이 심상치 않은 것이다. 지금까지 아크가 낚아 올린 생선 가운데 가장 큰 코끼리 똥(작명: 아크)을 낚아 올릴 때도 이 정도 느낌은 아니었다.
쭉쭉 잡아당기는 힘으로 짐작컨데 코끼리 똥보다 큰놈이 확실했다.
‘어쩌면 새로운 어종일지도 모른다!’
아크의 얼굴에 긴장감이 번졌다.
생선이 낚싯바늘에 걸린다고 모두 낚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금처럼 힘이 센 놈은 무작정 잡아당기면 낚시 줄이 끊어지거나, 낚싯바늘이 부러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물론 지금 낚싯줄은 와이어라 끊어질 걱정은 없지만 낚싯바늘은 벨로스의 이빨, 힘 조절을 못하면 부러지거나 와이어에서 떨어져 나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아크는 낚시 스킬까지 가지고 있는 유저였다.
“놓치지 않는다!”
아크가 힘차게 와이어를 움켜쥐었다.
철썩! 철썩! 촤아아아아!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시작되자 잔잔하던 수면이 거칠게 흔들렸다.
미지의 어종이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감각이 고스란히 손끝으로 전해졌지만 아크는 서두르지 않았다. 낚시는 인내심의 싸움이다. 서두르는 쪽이 불리하게 되어있는 게임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더 다급하고 절실한 쪽은 미지의 어종!
“간만에 승부 욕이 생기게 만드는 놈이군. 좋아, 포기할 때까지 몇 시간이고 괴롭혀주마!”
아크는 능숙하게 에어보드를 움직이며 몇 번이나 와이어를 풀었다가 당기기를 반복하며 놈의 힘을 빼기 시작했다. 그렇게 미지의 어류와 아크의, 목숨과 경험치를 걸고 펼치는 피비린내(?)나는 사투가 이어지기를 장장 30여 분.
와이어를 통해 전해지던 팽팽한 긴장감이 돌연 툭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의 낚시 경력으로 아크는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지금이다!”
이어 힘차게 와이어를 당기는 그 순간!
“헉! 이, 이게 뭐야?”
아크가 헛 바람을 들이키며 당혹성을 터뜨렸다.
30여 분에 걸친 사투 끝에 낚아 올린 것은 아크의 예상대로 큰놈(?)이었다. 와이어에 딸려 올라오는 축 늘어진 다갈색 몸의 길이는 무려 1미터 50센티미터! 그러나 처음 보는 어종은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이놈을 어종으로 분류해야할지도 알 수 없었다.
그때 헐떡거리던 놈이 꼬물거리는 촉수로 머리통에 박혀있는 벨로스의 이빨을 잡아 뽑았다.
그리고 바닥에 탁 내던지며 울컥한 눈으로 아크를 노려보았다.
[너 이 새끼, 이게 뭐 하는 짓거리야?]놈이 꼬물꼬물 다가와 아크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빌어먹을! 아팠다고! 저딴 바늘이 머리에 탁! 젠장, 죽을래? 내가 생선으로 보이냐?]확실히 놈은 생선이 아니었다.
머리통을 시뻘겋게 물들이며 아크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대는 놈은…….
“자렌족?”
엉뚱한 걸 낚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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