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151)
#151화 마피아 게임 (1)
“마피아 머니가요?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봐요.”
[저도 회장님에게서 지시를 받기 전에는 전혀 몰랐습니다! 왜냐하면, 그냥 밑에서 일을 하는 스태프였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이번에 잘 알아보니 마피아 머니가 이미 할리우드를 잠식하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회장님이 이미 컨택하신 영화에도 접근 중이라는 말까지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추가 보고를 드리겠습니다만, 회장님께서도 직접 움직이시는 게 사태를 호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거의 숨도 쉬지 못한 채로 말하는 콜린의 모습에 윤기는 진지한 어조로 물었다.
“마피아 머니의 규모가 도대체 어느 정도죠?”
[그것까지는 아직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피아라는 단체 자체의 자금 동원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도 자료 조사를 하면서 들은 정도지만, 최하, 수십억 달러는 가뿐히 넘는다고 보시면 됩니다.]수십억 달러.
윤기가 유전 발견을 통해서 얻을 최종 이익이 12억 달러이니, 최소 윤기의 몇 배 이상의 자금 동원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 정도인가요?”
윤기는 수화기 너머로 콜린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그려지는 듯했다.
[그렇습니다. 저도 마피아 관련 영화를 제작할 때 자료 조사를 하며 들은 것이긴 합니다만, 현재 미국 사회에는 마피아가 상당히 깊게 개입해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가진 자금력은 어지간한 기업을 압도할 것입니다.]사심이 들어 있지 않은 객관적인 보고가 마음에 들었기에, 윤기는 호의가 가득 깃들어 있는 목소리로 답했다.
“빠른 정보 고마워요. 더 알아내는 것이 있다면 빠른 추가 보고를 부탁할게요.”
[물론입니다!]우렁차게 대답하는 콜린.
콜린은 잃어버린 3퍼센트를 되찾기 위해 그야말로 목숨이라도 걸 기세였다.
역시, 고기를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 * *
마피아가 할리우드에 투자를 한다.
언뜻 듣기에 조직폭력배와 민간사업은 별로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 입장에서 조폭들은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불법 물품을 유통하는 집단이니까.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면 조직들은 완전히 달라진다.
차츰차츰 민간 회사의 영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무언가 분쟁이 발생했을 때, 조폭의 모습을 ‘일부’ 보이는 방식으로 말이다.
예를 들자면, 경쟁 업체의 사장에게 조직원을 보내서 협박하는 방식이랄까?
물론, 우두머리와 그 조직원은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조직원은 특정 회사를 위해 일한다.
이것이 바로 2010년대의 조폭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를 80년대의 마피아들은 이미 단행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미국 정부에서 마피아들을 이 잡듯이 때려잡던 것이 80년대였으니까.
“그래서, 그 한국 꼬맹이가 터미네이터를 비롯한 다양한 영화에 투자하고 있다고?”
마약왕 로렌초.
코 밑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것이 인상적인 라틴계 50대 사내가 기분이 나쁘다는 듯 눈을 부라렸다.
“그렇습니다. 사실 할리우드 기준으로는 저예산 영화라서 우리에게는 별로 상관할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모든 사태에 대비하라는 보스의 지시에 따라 보고를 드리는 것입니다.”
부두목이 직접 하는 보고.
그렇기에 로렌초는 화를 내기보다는 심기가 불편한 모습을 보이는 선에서 그쳤다.
“우리 패밀리는 조만간 완전히 합법적인 사업으로 분야를 옮겨야 해. 그러려면 할리우드 독점 정도는 할 수 있어야지.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
“예, 확실히 이해했습니다.”
상당히 날카로운 눈을 가진 데다가 귀 한쪽이 없는 백인계 부두목의 모습.
그야말로 마피아로 생활하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어 왔다는 것을 외모로 보여 주고 있었다.
“찰리, 나는 현재 은신처에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그러니 조직의 대소사는 네가 나를 대신해 관리해야 해. 우리에게 기어오르는 녀석들은 반드시 밟아야 한다. 알겠나?”
신뢰 가득한 로렌초의 말에 부두목 찰리가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알고 있습니다. 보스는 절대 잡혀선 안 됩니다. 우리 패밀리의 브레인은 당연히 보스. 저는 보스만 한 브레인이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너만큼 시킨 일을 잘 수행하는 유능한 ‘가족’도 없지. 그러니, 믿겠다.”
로렌초와 찰리가 이토록 끈끈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그것은 바로 혜택.
로렌초는 찰리에게 단순한 2인자의 수준이 아니라, 거의 자신과 동급의 혜택을 주었다.
이것은 찰리의 성격을 꿰뚫어 보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는데, 찰리는 자신에게 잘해 주는 로렌초에게 감화되어 진심으로 충성을 다하고 있었다.
“보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보스. 아직 보고할 것이 남아 있습니다.”
“무엇이지?”
시가를 하나 꺼내 피우기 시작하는 로렌초를 향해 찰리가 새로운 사실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저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번 자금은 ‘윤’이라고 하는 한국계 소년의 자금입니다.”
“그것은 방금 보고한 내용 아닌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한국계 소년은 현재 전직 미군 대장인 거스터의 손녀딸과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전직 미군 대장…?”
그제야 로렌초의 목소리에도 다소 심각함이 감돌았다.
“예. 혹시 거스터라는 이름을 들어 보지 않으셨습니까?”
“들어 봤지. 당연히 들어 봤지.”
거스터는 미국에서 상당히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전직 미군 인사.
그렇기에 마피아에서 활동하는 로렌초라 하더라도 그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였다.
“찰리.”
“예, 보스.”
“그 정보는 어떻게 파악한 거지?”
정보의 확실성을 판단하기 위한 물음에 찰리가 확신 가득한 어조로 답하기 시작했다.
“요즘 할리우드의 정보를 들쑤시고 다니는 콜린이라는 녀석이 있습니다. 저희 정보원이 그 정보를 포착하고, 콜린이라는 녀석을 역추적한 결과, 자금의 출처가 윤이라는 한국 꼬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좋아, 그다음은?”
“한국인인 윤이라는 꼬맹이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신문에 나왔으니까요. 얼굴을 포함해서 거스터와 돈독한 사이라는 것까지 나왔기 때문에 조사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신문 기사가 잘못되었을 가능성도 있지 않나?”
상당히 날카로운 로렌초의 지적에도 찰리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에르메스 쪽에도 정보원을 보내서 직접 확인했습니다. 현재 제가 말씀드린 모든 정보는 다각적인 검증을 통한 사실입니다.”
그제야 만족한 듯 로렌초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렇다면, 거스터의 손녀딸과 결혼할 사이라는 것은 거의 확실한 모양이군.”
“그렇습니다. 상대가 상대인 만큼 선을 그어 주셨으면 합니다.”
진지한 찰리의 표정을 바라보던 로렌초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핫! 찰리, 요즘 내가 정부의 눈을 피해 은신해 있다고 해서 너무 새가슴이 된 거 아닌가? 우리가 언제 그들의 눈치를 보면서 일을 하던 녀석들이야?”
“그렇긴 하지만, 저는 보스의 안위가 걱정되어서…”
로렌초는 부드럽게 찰리의 말을 잘랐다.
“걱정하지 마. 내 은신처를 아는 녀석은 절대로 있을 수 없고, 발설할 녀석들도 없어. 난 ‘패밀리’를 믿는다.”
“보스….”
찰리는 감격한 표정으로 로렌초를 바라보았다.
“우리의 앞길에 방해가 된다면 주지사건, 상원의원이건 전부 죽여 버려도 상관없어. 단!”
로렌초가 갑자기 끝말을 높이자, 찰리가 집중력을 최고로 올리며 로렌초의 입을 바라보았다.
“한 번은 직접 만나서 겁을 주도록. 합법적인 사업을 할 거라면, 이 기회에 한 번쯤은 평화로운 해결법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겠지.”
“알겠습니다!”
곧바로 자신감 넘치게 대답하는 찰리였지만, 로렌초의 속마음은 달랐다.
왜냐하면, 거스터라는 존재가 찝찝했으니까.
상원의원이나 주지사들을 죽이는 것은 뒷감당이 의외로 어렵지 않다.
하지만, 거스터는 다르다.
‘만약 거스터가 분노한다면 거리의 퇴역 군인들이 우리 패밀리를 수색하기 시작하겠지. 그것은 내 안전에 나비효과를 가져올 수가 있어.’
자신의 안위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키려는 로렌초의 모습.
겉으로는 호탕하고 결단성 있는 마피아의 보스였지만, 속으로는 그 무엇보다도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소인배 악당일 뿐이었다.
* * *
“상대가 저를 만나자고 한다고요?”
윤기의 반문에 게일 앤 허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희는 이미 여러 차례 상대의 투자 제안을 거절했지만, 상대가 윤 님과의 만남을 간곡히 부탁하더군요.”
“그걸 승낙했다고요?”
게일 앤 허드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것 역시 거절했죠.”
“하지만,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다시 했군요?”
게일 앤 허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 스승님이 저한테 부탁을 해 오셨어요. 아마 상대가 방향을 틀어서 스승님한테 접근한 것 같은데, 차마 스승님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어서 말씀이라도 드리는 거예요.”
“이해는 가네요.”
당장 윤기 역시 앤드류를 통해서 콜린을, 리안나를 통해서 페르난데즈를 영입했기 때문에 게일 앤 허드에게 핀잔을 주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
어차피 신문에 상당한 수준의 신상이 퍼진 이상, 상대는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은 상대에 대해서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그렇기에 윤기는 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스승님의 부탁이라는데, 한 번쯤은 들어드리지 못할 이유가 없죠. 이곳으로 오라고 하세요. 단, 한 명만 올 수 있다고 하세요. 상대가 마피아라는 것을 안 이상 여럿을 동시에 만나는 것은 피하고 싶군요.”
윤기의 승낙에 게일 앤 허드의 안색이 밝아졌다.
“어떤 걱정을 하시는지는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오기 전에 몸수색을 확실히 하고, 경호원들도 붙여 놓을 테니 마음 편히 가지셔도 될 거예요.”
“믿어요.”
부드러운 윤기의 미소에 게일 앤 허드 역시 미소로 화답하며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며칠 후.
게일 앤 허드의 주선으로 윤기와 찰리는 게일 앤 허드의 사무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찰리 무어라고 합니다. 찰리라고 불러 주시길.”
일부러 머리를 삭발하고 다니는 찰리였기에, 날카로운 눈과 한쪽 귀가 없는 모습이 주는 위압감은 상당했다.
키도 크고 근육까지 탄탄한 마피아의 모습.
그렇기에 게일 앤 허드가 경호원을 안쪽으로 들일까 고민할 정도였으니까.
“예, 저는 윤이라고 합니다.”
윤기는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고, 찰리 역시 윤기의 손을 붙잡으며 가볍게 악수를 통했다.
아직은 매우 훈훈한 분위기.
그렇기에 게일 앤 허드를 일부러 상석에 앉혀 둔 상황에서 양옆 3인용 소파에 나눠 앉은 윤기와 찰리의 대화가 이어졌다.
“실례지만, 터미네이터에 투자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찰리의 모습은 로렌초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물론, 찰리 스스로도 자신이 1인자에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예. 시나리오를 보고 정말로 감동했거든요.”
담담한 윤기의 대답을 들은 찰리가 아쉽다는 표정과 함께 짐짓 우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터미네이터에만 투자를 하신 게 아니더라구요?”
“시나리오가 마음에 든다면 당연히 접근해 볼 가치가 있지요. 그래서 투자한 겁니다.”
찰리의 인내심이 서서히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그 투자하신 영화 중에는 저희가 투자하려고 생각 중이던 영화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먼저 투자했죠. 이것이 자본주의 아니겠어요?”
상당히 살벌한 외모의 찰리 앞에서도 할 말을 다 하는 윤기의 모습.
그 모습에 이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던 게일 앤 허드는 감탄을 하면서도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이 끼어들기는 어려운 상황.
그렇기에 살얼음판을 걷는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아뇨. 당신은 갑자기 할리우드에 나타나서 우리의 일을 방해한 겁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지금 당장 투자금을 전부 회수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찰리는 나름의 노력을 통해 표정을 부드럽게 바꾸며 말을 이었다.
“물론 투자금 회수에 대한 위약금은 저희가 부담해 드리겠습니다. ‘편안한 거래’에 대한 저희의 선물이라고 생각하시죠.”
하지만 윤기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딱히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만?”
“후회하시기 전에 회수하시는 것이 좋을 텐데요?”
다소 딱딱하게 안색을 굳힌 찰리에 비해 윤기는 오히려 미소를 지어 보였다.
“능력이 있다면 빼앗아 보세요. 자본주의 사회니까요.”
윤기의 말이 끝나자 마침내 찰리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그 말…, 후회하지 않길 바랍니다.”
찰리의 음산한 시선이 게일 앤 허드에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