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152)
#152화 마피아 게임 (2)
“뭐, 뭐예요. 왜 저를 바라보는 거죠?”
지금까지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게일 앤 허드에게 마피아의 시선은 너무나도 부담스러웠다.
왜, 찰리가 자신을 바라본단 말인가?
하지만, 찰리는 게일 앤 허드에게 대답하지 않고 다시 윤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도록 하죠. 다음에 만날 때는 이런 동등한 상태로 대화를 나눌 수는 없을 겁니다.”
끝까지 비릿한 미소를 잃지 않은 찰리가 바깥으로 나가자, 게일 앤 허드가 대단히 두려운 표정으로 윤기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윤기는 그런 게일 앤 허드를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어쩐지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자상한 미소.
실제로 윤기는 찰리가 어떤 방식을 쓸지 대충 감을 잡은 상태였다.
* * *
찰리는 자신의 예고대로 행동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그 행동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지극히 마피아다운,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폭력 단체’다운 행동이었다.
“안녕, 앤디?”
대단히 선해 보이는 인상의 30대 초반의 백인 남성이 지금 막 초등학교를 마치고 나온 8살짜리 남자아이에게 환한 표정으로 인사했다.
“……?”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짓는 앤디라 불린 남자아이.
그러자, 사내는 ‘아차차’ 하는 표정과 함께 뒤통수를 긁었다.
“이런, 나를 모르는구나. 나는 네 아버지의 직장 부하란다. 아버지 성함이 테오도르 맞으시지?”
아버지의 이름이 나오자 남자아이의 경계가 한결 누그러졌다.
이것이 어린아이들의 한계.
아무리 집에서 ‘모르는 아저씨 따라가지 마라’ 하고 교육해도 상대의 인상이 좋고, 집에 관한 약간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꽤나 쉽게 상쇄시킬 수 있었다.
하물며, 그런 교육이 평소에 다소 부족했다면?
지금의 앤디와 같은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네 아버지가 나한테 너를 직장에 데리고 오라고 했거든. 그래서 내가 이렇게 온 거란다.”
대단히 자상하고, 부드러운 말투.
그렇기에 앤디의 경계심은 점차 사라져만 갔다.
“아,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사 주라고 하셨는데, 어떤 아이스크림이 좋니?”
이것이 바로 치명타였다.
솔직히 어린아이, 그것도 8살 정도 되는 아이가 얼마나 고차원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선한 인상, 아버지의 이름을 알고 있고, 아이스크림까지 사 준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유괴 사건이 줄어든 이유가 CCTV와 블랙박스가 많아서 일뿐, 아이들의 경각심이 커졌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런 만큼, 사내는 마침내 앤디의 경계심을 허무는 데 성공했다.
“2단 아이스크림 먹어도 돼요?”
“그럼! 이 아저씨가 몰래 3단 아이스크림으로 사 줄까?”
환히 밝아지는 앤디의 표정.
마침내, 앤디는 사내의 차에 올라탔다.
딱히 짙은 선팅이 되어 있지도 않고, 누가 봐도 평범한 차량.
그렇기에 주위를 지나가는 그 누구도 사내의 행동을 의심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앤디는 스쿨버스를 타는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상황을 의심할 사람이 없었다.
“자, 그러면 갈까?”
“네!”
차 밖에서 보면 어쩐지 아빠와 아들 같은 느낌인 사내와 앤디.
그렇게 사내는 앤디를 데리고 자신의 목적지로 향했다.
* * *
앤디 아버지의 직업은 다름 아닌 감독.
이제 막 기회를 잡은 감독이었고, 그 기회를 윤기 덕분에 잡게 된 감독이었다.
왜냐하면,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금액을 윤기에게 투자받았으니까.
그렇기에 찰리 일당이 윤기와의 계약의 해지를 요구했을 때, 앤디의 아버지인 테오도르는 조심스럽게 거절했다.
상대가 마피아니까, 정말 조심스럽게.
하지만 지금.
아들의 손을 잡고 자신의 앞에 나타난 사내를 확인한 테오도르는 그야말로 기절초풍할 수밖에 없었다.
“애, 앤디!”
황급히 사내의 손에서 앤디를 낚아채고는 끌어안는 테오도르의 모습.
앤디는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3단으로 쌓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핥고 있을 뿐이었다.
“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사내는 씨익 웃고는 더 이상의 말 없이 테오도르의 스튜디오를 떠났다.
‘이런 미…, 미친….’
사내의 정체는 당연히 찰리의 부하.
그것도 테오도르에게 윤기와의 계약 해지를 요구한 인물이었다.
마피아답지 않게 선량하게 생긴 인물.
하지만, 선량한 인상이었기에 이러한 일에 투입되는 쪽이었다.
상식적으로 모든 마피아가 우락부락하고, 험상궂은 인상이라면?
그렇다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너무나도 줄어든다.
겉보기로는 너무나도 선량한, 착하기 그지없을 것 같은 사내의 인상.
하지만, 테오도르는 사내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딱딱딱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어, 어쩌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대단히 고전적인 수법임과 동시에 너무나도 잘 먹히는 수법.
찰리 일당이 지금 쓴 방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효과가 아주 탁월한 방식이었다.
“앤디! 다음부터는 절대 저 사람을 따라가면 안 돼! 알겠어?”
지금 테오도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아들인 앤디를 다그치는 것뿐.
하지만, 지금 상황을 이해하기엔 앤디가 너무 어렸다.
“왜? 저 아저씨는 좋은 사람인데?”
입가에 초코아이스크림을 잔뜩 묻히고 환히 웃는 앤디의 모습.
결국, 테오도르는 아들의 등하교를 직접 관리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마피아들 입장에서 테오도르에게 압박을 주는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존재했다는 점이다.
* * *
결국, 테오도르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처음에는 아들의 등하교만 자신이 관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에는 아들이 집에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아빠, 브룩스 아저씨가 아까 선물 줬어!]퇴근하고 돌아온 테오도르가 앤디에게서 들은 기절초풍할 말.
심지어 집에는 베이비시터가 있는데도 사내, 아니, 브룩스는 아들과 만나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베이비시터를 다그치려고 했다.
편부가정인 테오도르의 집은 오후부터 저녁까지 대학생을 아이 돌보미인 베이비시터로 고용했으니까.
그런데, 베이비시터와 연락이 닿질 않았다.
집까지 찾아가고 나서 겨우 들은 말은 ‘무서워요’라는 한마디뿐.
앤디 앞에서는 한없이 선량한 태도로 일관하던 브룩스가 베이비시터에게 어떤 행동을 했을지 짐작하게 하는 한마디였다.
그리고 이게 여러 차례 반복되자, 테오도르는 그야말로 신경쇠약에 걸려 버렸다.
고용하는 베이비시터마다 도망가고, 그 사이를 틈타 브룩스는 앤디와의 친밀도를 높였다.
더 무서운 것은 브룩스가 테오도르에게 그 어떠한 요구도 직접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마치 ‘알아서 해라’라는 듯한 무언의 요구.
‘이렇게 되면, 시간이 보이지 않는 시한폭탄과 다를 게 없잖아…….’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테오도르가 마냥 계속 지금 상황을 유지한다면?
브룩스가 언제 태도를 바꿔도 이상하지 않겠지.
그렇기에 테오도르는 결국 백기를 들기로 결정했다.
‘어쩔 수 없어…,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 미안하긴 하지만 가족이 먼저야…….’
로렌초 패밀리는 의외로 불공정 계약을 들이밀지는 않았다.
그저 똑같은 조건을 제공할 테니 자신들에게 오라는 요구.
그렇기에 테오도르의 합리화는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솔직히 가족이 위험한데, 의리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영화에서나 멋있어 보이지, 의리 지키다가 가족들한테 버림받는 것이 현실이다.
더군다나 유일한 가족이 아닌가.
그렇게 테오도르가 브룩스에게 전화하기 위해 수화기를 든 순간, 노크 소리와 함께 사무실 바깥에서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감독님, 스폰서께서 오셨습니다.”
스폰서란 다름 아닌 윤기를 이르는 말.
그렇기에 테오도르는 일단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래, 먼저 설명을 드리고 브룩스한테 전화하는 게 맞는 거겠지.’
죄책감에 속으로 한숨을 내쉰 테오도르는 윤기를 사무실로 맞이한 뒤, 상석을 권했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던 테오도르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저……”
하지만, 윤기의 말이 조금 더 빨랐다.
“요새 힘들죠?”
어쩐지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따스한 말.
그렇기에 테오도르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 한 방울을 흘렸다.
“어…?”
자신의 눈에서 왜 눈물이 나왔는지 깜짝 놀란 테오도르는 황급히 손수건을 꺼내려 했는데, 이미 윤기가 자신에게 손수건을 건네고 있었다.
“다 알아요. 요새 로렌초 패밀리가 감독님의 피를 마르게 하고 있더군요. 좀 더 빨리 오지 못해 미안해요.”
이 말이 기폭제였다.
“으흐흐흑…….”
직접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지금 테오도르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모를 것이다.
하지만, 최근 테오도르는 너무나 힘들었다.
하나뿐인 어린 아들이 마피아에 의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는데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었다.
경찰에 신고하자니 브룩스가 한 행동에는 그 어떤 위법 행위도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정말 하루하루가 단두대에 목을 집어넣은 기분이었는데,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면서 윤기가 찾아왔다.
그리고 따스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왔다.
마치 ‘내가 다 해결해 줄게’라는 의미를 담은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윤기는 지금 테오도르의 고뇌를 해결해 줄 요량으로 온 게 맞았다.
“감독님만 이런 일을 당한 게 아니라, 저하고 계약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일을 당했어요. 실제로 계약을 해지한 사람들도 있구요.”
“아…, 저도 이야기는 들은 것 같습니다만, 워낙 경황이 없어서…, 잘…, 몰랐습니다….”
“당연하죠. 당장 목에 칼이 들이 밀어진 상황인데 다른 사람 신경을 어떻게 쓰나요. 그래도 지금까지 버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완벽한 안전을 보장해 드릴게요.”
“그…, 그게 가능한 겁니까?”
“물론이죠. 저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을 절대 버리지 않거든요.”
이번에는 윤기가 찰리처럼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찰리.
하지만, 윤기의 시선은 우연의 일치인지, 지금 찰리가 위치한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 * *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보의 출처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비밀을 보장하겠습니다.”
FBI의 국장인 조슈아.
50대 초반의 나이에 입 주변을 따라 얇은 수염이 가지런하게 나 있는 것이 두드러진 외모의 사내.
그런데, 그 얇은 수염이 비릿한 미소를 따라 구불구불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
“제 정보, 믿을 만하지요?”
“그렇습니다. 혹시 몰라서 몇몇 정보를 체크해 봤는데, 그렇게까지 완벽할 줄이야…, 솔직히 놀랐습니다.”
윤기가 준 정보는 다름이 아니라, 로렌초 패밀리 조직원들의 위치.
이것은 FBI 입장에서 그야말로 최상급 정보였다.
조직원이 확실한 데다가, 동선까지도 완벽한 정보.
정말, 어떻게 얻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고, 또 의심이 들 수도 있었지만, 조슈아 입장에서 이런 부분은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조슈아는 로렌초 패밀리에 의해 동생을 잃었었으니까.
조슈아의 동생은 한 마을의 보안관이었는데, 동생이 근무하던 마을에서 거래하던 로렌초 패밀리에 의해 살해당했다.
이후로 조슈아는 어렵게나마 동생을 죽인 피라미들은 교도소에 넣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로렌초 패밀리 자체를 분쇄하지는 못했다.
이들은 너무도 탄탄한 패밀리였기에 심증은 있어도 연관 지을 물증이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지금 조슈아는 그야말로 환호성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거스터를 통해 윤기를 소개받았고, 그런 윤기에게서 로렌초 패밀리에 대한 정보를 받았다.
약간의 기간 동안 해당 정보의 신뢰성을 확인한 결과, 그 신뢰성은 가히 100퍼센트.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점이 존재했다.
[이 정보로 로렌초 일행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당연한 말이지만, 브룩스를 위시한 로렌초의 하수인들은 이번 일에 있어서 그 어떠한 위법도 저지르지 않았다.
더불어서 윤기는 조직원의 정보와 동선을 제공했지만, 범죄의 물증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조슈아의 얼굴에서는 시종일관 비릿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