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153)
#153화 마피아 게임 (3)
로렌초 패밀리의 2인자.
찰리는 한 가지 의아한 보고를 받게 되었다.
“브룩스랑 연락이 안 된다고?”
“그렇습니다. 어쩐지 불안한 느낌이 듭니다만….”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부하와 달리 찰리는 미간을 좁혔지만 찡그리지는 않았다.
“종종 있는 일이잖아? 어디서 또 여자들이랑 질펀하게 놀고 있나 보지. 요새 일도 잘하고 있으니 잠시 쉬게 내버려 둬. 다른 일은 잘되고 있지 않나?”
의외로 찰리는 부하의 사소한 부분을 트집 잡지 않았다.
일만 잘한다면 소소한 부분에 있어서는 쿨하게 넘어가 주는 상사.
물론, 일을 못 하는 부하가 감히 이런 짓을 할 경우에는 두개골에 납탄을 박아 주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브룩스는 일을 잘하는 부하.
당연히 어느 정도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었다.
하지만, 부하의 보고는 이어졌다.
“그게…, 브룩스 혼자만 연락이 안 되면 상관이 없겠습니다만….”
“다른 놈도 있어?”
부하가 침음성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한두 명도 아니고…, 브룩스를 포함해서 지금 16명으로부터 연락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16명…?”
한두 명도 아니고, 무려 열여섯 명.
절대 적은 인원이 아니었다.
로렌초 패밀리가 아무리 규모가 큰 조직이라고는 해도, 브룩스급이 열여섯 명이나 연락이 두절된다?
이것은 당연히 보통 일이 아니었다.
“브룩스 패거리가 연락이 안 된다는 건가?”
부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브룩스를 비롯해서 브룩스와 위치가 비슷한 녀석들이 사라진 겁니다.”
마침내 찰리의 미간이 완벽하게 찡그려졌다.
철썩!
실내에 두껍게 울려 퍼지는 북 치는 소리.
어느새 부하의 뺨은 시뻘겋게 부어올라 있었다.
“크억!”
비명을 지르고, 입에서 피가 흘러나오기는 했지만, 부하는 빠르게 다시 자세를 잡았다.
“일단 조직원들에게 수색을 지시해 두었습니다. 또한, 각 경찰서에 연락하여 간밤에 혹시 체포한 우리 조직원은 없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시간이 조금 지나면 전말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약간 발음이 흐렸지만, 빠르게 이어진 보고 덕분에 부하는 이어지는 구타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다.
“다른 모든 일을 중단하고, 조사에 총력을 다해! 만약, 브룩스가 사전 보고 없이 자기들끼리 놀고 자빠진 거라면 바로 내 앞으로 튀어오라고 하고!”
현재 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
그것은 바로, 브룩스가 친목 도모를 위해 자기랑 비슷한 급의 녀석들을 불러 모아 술판을 벌인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상황일 뿐, 찰리 역시 이런 상황일 거라고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부하가 튀어 나갔고, 찰리의 명령대로 아지트의 인원 대부분이 수색을 위해 밖으로 나갔다.
지금 아지트에 있는 것은 찰리를 포함해서 8명뿐.
그리고 이 아지트는 엄밀히 말하면 ‘은신처’에 가까웠다.
마피아는 기본적으로 뒷세계.
항시 목숨을 위협받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평상시에는 ‘안전가옥’이라고 할 수 있는 은신처에서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당연히 이러한 은신처의 위치는 조직원들을 제외하면 절대적으로 비밀.
더군다나 지금처럼 찰리가 머무르는 은신처 같은 경우, 끗발이 높은 조직원이 아니고서야 존재 사실조차도 모르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런데, 오늘.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탕-!
아지트에서 절대 들려서는 안 되는 소리.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 말고는 내선 안 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권총 소리.
그것도 소음기를 단 권총이 분명했다.
영화에서야 소음기를 단 권총의 소리는 ‘퓻’ 소리 정도로 끝나지만, 실제로는 소음기를 단 권총의 소리도 제법 크다.
당연히 찰리에게도 들릴 수밖에.
그리고 찰리는 로렌초 패밀리의 2인자답게 사태 파악이 빨랐다.
“크윽!”
쨍그랑 소리와 함께 찰리의 몸이 2층 불투명 창문을 깨고 건물 바깥을 굴렀다.
비록 여기저기 깨진 유리로 인해 생채기가 났지만,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는 압도적으로 나은 선택.
실제로 창문이 깨진 순간, 찰리는 건물 안쪽에서 ‘바깥이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찰리의 행동이 더욱 빨랐다.
‘제발! 제발…!’
정말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뛴 찰리는 총에 맞기 전에 가까스로 근처에 있는 도넛 가게에 뛰어들 수 있었다.
“드웬!”
이곳 도넛 가게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을 시간대별로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는 찰리의 외침.
동시에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건장한 흑인 경찰이 제복을 입은 상태로 찰리에게 다가왔다.
“빨리!”
“젠장, 1시간만 빨리 벌어지지….”
이곳 도넛 가게는 근처 경찰서에서 로렌초 패밀리에게 상납금을 받던 경찰들이 대기하는 장소.
1시간 전에는 백인 경찰인 딕슨이 근무하는 시간이었다.
상납금을 받고 있다고는 해도 위험을 부담하기 싫은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받은 돈이 있었기에 드웬은 자신의 경찰차로 찰리를 다른 안전한 장소까지 데려다주었다.
“여기까지면 되겠지?”
“아아….”
찰리는 드웬의 경찰차에서 내리고는 비밀 아지트로 향했다.
대단히 남루하지만, 찰리와 로렌초 그리고 극소수 대간부들이 만약의 사태에 사용하는 아지트.
당연히 남루하고, 관리가 안 되어 더러웠지만, 지금 이곳만큼 안전한 곳은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찰리는 비밀회선을 통해 자신의 보스인 로렌초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스, 제 아지트가 습격당했습니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경찰은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자 수화기 너머에서 로렌초의 음색이 들려왔다.
[그래…, 브룩스에 관한 사항도 보고를 받았다. 그리고…, 지금 우리 패밀리가 무차별적으로 습격받고 있다는 보고도 받았지.]“이런…, 빌어먹을….”
혹시나 했는데 최악의 상황을 전해 듣자, 찰리는 자신도 모르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죄, 죄송합니다. 보스.”
[아니, 네 마음을 이해한다. 젠장…, 우리들의 위치가 완벽하게 노출됐어. 찰리, 몸을 숨겨라, 지금 우리를 습격한 녀석들 중 몇 명을 잡는 데 성공했으니 조만간 상대의 정체를 알게 되겠지.]“불행 중 다행이군요. 하지만, 저는 그게 누구인지 이미 알 것 같습니다.”
[뭐?]로렌초의 깜짝 놀란 음색이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우리를 습격한 녀석들에게 누가 사주했는지 알 것 같다는 말씀입니다.”
[…그게 누구지?]“최윤기 회장. 그자밖에 없습니다.”
찰리는 확신했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생각할 것을 노리는 다른 조직일 수도 있지 않나?]“우리의 아지트를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다른 조직은 불가능합니다. 우리에게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고급 인력을 가진 존재. 그러면서도 우리와 척을 진 인물. 그것은 최윤기 회장밖에 없죠.”
[으음…….]“저를 믿으십시오. 보아하니, 상대는 다른 조직에 우리 정보를 흘린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도 우리 아지트 정보를요. 그리고 우리에 대한 공격을 사주했을 겁니다.”
찰리의 말은 이어졌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보스의 은신처까지는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위험합니다.”
[그러니까 머리를 치겠다?]“그렇습니다. 혹시 상대와 대화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마피아가 선택하기 가장 힘든 길.
이미 로렌초 패밀리는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한테 굽힌다?
자칫하다가는 조직원들의 급격한 이탈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
따라서 로렌초는 이성적으로는 굽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감성적으로는 절대로 굽힌다는 선택지를 선택할 수 없었다.
단지, 침묵을 삼킬 뿐.
“모든 행동은 제가 하고 책임도 제가 지겠습니다. 모든 것은 제 독단적인 행동입니다.”
로렌초는 대답 대신 통화를 끊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오래전부터 로렌초와 찰리의 대화 방식.
로렌초의 허락을 받아낸 찰리는 빠드득하고 이를 갈았다.
‘대가리만 쳐 내면 상대는 우왕좌왕하기 마련이지. 그사이에 우리는 사주 받은 다른 조직 녀석들을 분쇄시킨다. 그러면 모든 게 해결될 거야.’
찰리의 추측은 정확했다.
조슈아가 쓴 방식은 바로 로렌초 패밀리의 경쟁 조직들에 정보를 푼 것.
로렌초 패밀리가 막강한 집단이기는 하지만, 그 자리를 노리는 다른 집단 역시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그렇기에 조슈아에게서 완벽에 가까운 정보를 넘겨받은 경쟁 조직들이 앞다투어 로렌초 패밀리를 습격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차피 마피아들끼리 서로 죽고 죽인다면 FBI인 조슈아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이 없는 상황.
실제로 로렌초 패밀리의 경쟁 조직들은 아주 만족스러운 성과를 조슈아에게 보여 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엄밀히 따지면 찰리는 헛발질만 하는 상황이었다.
윤기를 제거한다고 해서 경쟁 조직들이 로렌초 패밀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이유가 없으니까.
하지만, 찰리는 지략파 2인자가 아니었고, 또 FBI가, 그것도 수장이 경쟁 조직에 정보를 풀었다고 상상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칭챙총 새끼. 자본주의보다 폭력이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 주지.”
은신처에 울리는, 빠드득 이 가는 소리.
찰리는 구석에 숨겨 둔 총 한 자루를 정성스럽게 손질하기 시작했다.
* * *
할리우드와 거래를 하면서 윤기의 동선은 굉장히 단순해졌다.
비록 생각보다 많은 감독들이 이탈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많은 감독들이 남아 있는 상황.
그렇기에 그 감독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또 교류를 위해서는 응당 그 감독들의 촬영지나 스튜디오를 주기적으로 방문해야 했다.
그리고 오늘은 테오도르의 스튜디오를 방문하기로 결정한 날.
아마 테오도르는 윤기를 보자마자 나름대로 밝은 얼굴을 보여 줄 것이 분명했다.
브룩스가 더 이상 보이질 않으니 당연하겠지.
물론, 이게 ‘완전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늘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저번과 비교했을 때 분명히 밝을 것이라고 윤기는 확신했다.
그렇게 스튜디오까지 차량으로 약 1분 정도 남은 상황.
갑자기 최덕배가 윤기에게 말을 걸어왔다.
차에서 내리기 전에 청소해야 할 곳이 생겼는데?>
‘아, 그 녀석 이쪽에서 대기하고 있었어요?’
이곳저곳 돌아가면서 대기하는 것보다 한 곳에서 존나게 버티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나 보지. 어쨌거나, 어쩔 거냐?>
‘뭐, 정해졌잖아요?’
초고성능 조기경보기 최덕배.
덕분에 윤기는 자신을 노리는 찰리의 위치를 아주 손쉽게 파악할 수 있었고, 동시에 무전기를 통해 FBI의 국장 조슈아에게 연락을 넣었다.
[예? 그곳에요? 그걸 어떻게 아신 겁니까?]“그게 중요할까요?”
이미 윤기는 정보의 신뢰성에 대해 조슈아를 납득시킨 상황.
그렇기에 조슈아는 윤기가 이번 정보를 어떻게 얻었을지 조금 궁금해했지만, 이내 자신의 의무로 돌아왔다.
[하긴, 그렇군요. 제가 괜한 생각을 했습니다.]이윽고 윤기는 테오도르의 스튜디오 앞에서 차를 멈췄다.
하지만, 차에서 내리지는 않았다.
내렸다가는 저격당하게 생겼는데 뭐하러 내릴까.
물론, 존슨을 이용한다면, 찰리의 명중률을 대폭 낮출 수 있겠지만, 엄한 사람이 다칠 수도 있었기에 아예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이거 방탄유리야.’
차 안에서 어깨를 으쓱하며 상황을 기다리는 윤기.
당연히 찰리는 의아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뭐지, 왜 안 내리지?’
솔직히, 찰리는 자신의 위치를 들켰을 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윤기와 자신의 거리는 직선으로 무려 2킬로미터.
이 거리에 있는 자신을 상대가 사전에 파악하고 있다고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더구나 찰리는 특수 부대 저격수 출신.
2킬로미터는 찰리가 자랑하는 최장의 저격 거리였지만, 오늘은 상대가 나빠도 너무나도 나빴다.
끼익-
옥상의 철문이 열리는 소리.
동시에 찰리는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지만, 이번에는 그 어디에도 도망갈 장소가 없었다.
높은 건물의 옥상.
그리고 상대는 찰리처럼 전직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현직 스페셜리스트였다.
푸슛- 푸슛- 푸슛-
찰리를 향해 쏘아지는 마취총들.
“빌어…, 먹을….”
찰리는 방아쇠 한 번 당겨 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 * *
로렌초 패밀리 2인자의 체포!
이것은 FBI 입장에서 엄청난 성과였다.
하지만, 거스터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자네, 도대체 찰리의 위치는 어떻게 알아낸 건가? 아니, 애초에 자네가 지금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알고는 있는 건가? 당장 영화 사업에서 손을 떼! 그 녀석들하고 얽혀서 좋을 게 없어!”
거스터는 조슈아를 소개시켜 줄 때, 윤기가 마피아와 대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것은 FBI가 로렌초 패밀리의 2인자를 잡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피아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녀석들이었기에 거스터가 기겁을 하고 달려온 것이었다.
하물며, 찰리가 잡힌 상황이 윤기를 암살하기 위해서였다니.
당연히 거스터는 불편한 심기를 팍팍 드러냈다.
하지만, 윤기의 기행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 위험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로렌초의 위치를 FBI에게 제공할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