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195)
#195화 악마적인 판매법 (3)
“그래요?”
당연한 말이지만, 세가에서도 닌텐도의 소식에 대해 잔뜩 촉을 세우고 있는 상황.
그런데 전혀 들어보지 못한 소식을 가게 주인이 말해 주었기에 윤기는 흥미를 느꼈다.
“네. 절대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고 했는데, 솔직히 윤 님은 외부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하하하핫!”
호탕하게 웃는 사장의 표정에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뜻이 듬뿍 담겨 있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다음에 좋은 소식 있을 거예요.”
“에이, 이 정도 가지고요, 뭘.”
말은 이렇게 해도 기대감이 가득한 사장의 표정을 보며, 윤기는 경호원들에게 자리를 정리할 것을 지시했다.
45인치 프로젝션 TV와 소파.
이것들을 운송하기 위해선, 당연히 운송 트럭이 필요했다.
하지만, 걱정은 전혀 없었다.
경호원들이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진짜, 돈이 많다는 건 너무 편한 일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예전의 나는 등신이라니까?’
노가다 시절에는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을 믿었다.
왜냐하면, TV에서, 신문에서, 툭하면 ‘돈 많다고 행복한 게 아니야’라고 기사를 쏟아냈으니까.
그리고 그때는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고 믿지 않으면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진짜로 돈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남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거금을 가지고 있다.
‘뭐, 따지고 보면 거짓말은 안 한 건가? 그 새끼들이?’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 녀석들을 ‘새끼’라고 표현하는 윤기의 마음에는 적개심이 가득했다.
왜냐하면, 타인의 말에 휘둘렸던 과거를 떠올리게 했었으니까.
‘그래, 돈이 많아도 불행할 순 있겠지. 하지만 돈이 많아도 불행한 녀석은 돈이 없으면 더 불행하고, 돈이 없어도 행복한 녀석은 돈이 있으면 더 행복해. 이건 불변의 진리야.’
돈이 많으면 힘들 때 위로해 주러 올 사람이 넘친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그나마 위로해 주러 올 사람도 사라진다.
‘내가 직접 경험해 본 일이지.’
노가다 시절, 우울할 때 옆에 있어 주는 친구라고는 소주뿐.
반면, 지금은 우울하다고 하면 농담이 아니라 천 명은 가뿐하게 위로해 주러 올 것이었다.
이게 과연 단순히 바뀐 성격 때문일까?
윤기는 이제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순수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와이케이를 번영시켰고 말이다.
‘에휴, 과거의 일 가지고 너무 또 휘둘리려고 하네.’
윤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리무진에 올라, 가게 주인의 말을 떠올렸다.
[9월에 큰 소식이 있을 거랍니다.]‘9월이라…….’
윤기의 머리가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왜 하필 9월일까?
윤기는 9월이라는 키워드에 착안하며 사고를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일단 신제품일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 당장 패미컴만 해도 출시된 지 2년밖에 안 되었는데, 슈퍼 패미컴이나 패미컴 2를 낼 리는 없겠지?’
잠시 뒤, 윤기는 이마를 탁 쳤다.
‘아! 마리오!’
슈퍼 마리오가 언제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슈퍼 마리오의 파급력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노가다 시절, 가끔 동료들의 집에 놀러 갔을 때, 아이들 게임기의 게임으로 슈퍼 마리오는 거의 반드시 보였으니까.
닌텐도 하면 슈퍼 마리오.
이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시기를 생각하면 9월에 나올 것은 슈퍼 마리오가 분명했다.
‘불과 한 달 밖에 안 남았잖아?’
현재 슈퍼 제네시스는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이 팔려 나가고 있는 상황.
슈퍼 마리오가 9월에 나오게 된다면, 9월부터는 분명 판매량에 제동이 걸릴 게 분명했다.
슈퍼 마리오는 역사가 인정하는 최고의 작품이니까.
세가의 ‘소닉’이 아무리 명작이라 하더라도, ‘슈퍼 마리오’만큼의 파급력은 가지지 못했다.
‘소닉이 마리오에 밀린 이유는, 중장년층을 커버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소닉은 고속으로 이동하는 캐릭터를 조종하는 맛으로 하는 게임.
반면 슈퍼 마리오는 캐릭터의 속도를 본인이 조종할 수 있는 게임으로,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게임성을 바꿀 순 없단 말이지?’
윤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소닉을 마리오처럼 만든다거나 하는 위험한 수단은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윤기에게 아무런 대책이 떠오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굳이 지금부터 스테디셀러로 만들 노력을 할 필요는 없잖아?’
윤기는 곧바로 나카야마에게 향했다.
* * *
“예? 소닉 대회를요?”
나카야마의 반문에 윤기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10월에 소닉 대회를 여는 거예요. 전국적으로,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대회를 여는 거죠. 예선전, 64강, 그리고 쭉 이어서 결승. 이렇게 열면 적절하지 않겠어요?”
“확실히 홍보가 되긴 하겠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이 참여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실 게임 대회라는 게 지금까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참가자가 많이 모인 적도 없거든요.”
지극히 현실적인 답변에 윤기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반대하는 이유가 저것뿐이라면 설득이 쉬울 테니까.
“그렇다면 참가를 할 이유를 만들어 주면 되겠죠.”
“이유를 만들어 준다고요?”
“10만 달러.”
짤막한 윤기의 답변에 나카야마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상금으로 10만 달러를 걸겠다는 말씀이십니까?”
10만 달러면 85년을 기준으로 2천만 엔, 한국 돈으로는 대략 9천만 원 정도의 금액이었다.
2010년대의 한국을 기준으로는 3억 5천만 원 정도?
나카야마가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네. 총상금 10만 달러의 소닉 대회. 참가하고 싶지 않겠어요?”
자식이 게임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하면 부모들 대부분은 반대할 게 분명했다.
그럴 시간에 공부나 해!>
최덕배의 성대모사를 들은 윤기는 자신도 모르게 픽 웃으며 말을 이었다.
“상금이 없는 대회라면 힘들지만, 상금이 있는 대회라면 부모가 쌍수를 들고 환영하죠. 그리고 대회 자체를 단순 대회가 아니라 일종의 축제처럼 여는 거예요. ‘세가 소닉 페스티벌’ 같은 느낌은 어떨까요? 참가자들에게는 간단한 경품을 증정하는 식으로 하면, 부모들이 자식을 데리고 놀러 오게 할 수도 있을 거라고 봐요.”
“흐음……, 그런 식으로 접근한다면……, 과연…….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10만 달러는 현재 일본에서 있어 본 역사가 없는 상금입니다.”
일본의 게임 상금은 진짜 엄청나게 짜다.
2010년대를 기준으로, 대규모 대회에서 1등을 해도 겨우 한국 돈 100만 원.
이게 법적으로 금지되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 법적으로 금지되지 않았다는 것이 무려 2019년이 되어서야 알려지게 된다.
그런데 지금은 85년.
10만 달러의 상금을 건다는 것은 정말 전국적으로 이슈가 될 가능성이 컸다.
아무리 버블이 일상인 80년대의 일본이라 하더라도, 2천만 엔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니까 더더욱 10만 달러를 걸어야죠. 사실 100만 달러를 걸 생각도 해 봤지만, 그거는 1회부터 걸기에는 좀 오버라서 줄였어요.”
나카야마는 곧바로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다행입니다. 100만 달러는 도저히 일반적으로 걸 수 있는 금액이 아닙니다. 아마 이사진에서도 반대가 엄청나게 나올 거구요.”
“그럼, 10만 달러는 괜찮다는 거죠?”
씨익 웃는 윤기의 모습에 나카야마는 조금 죄송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상금보다 문제가 되는 것이 있습니다.”
“상금보다 문제가 되는 것이요?”
“네. 상금이야 솔직히 못 걸 액수는 아닙니다. 일종의 홍보 비용으로 생각하면 되니까요.”
“그럼, 어떤 게 문제죠?”
“인건비입니다.”
“아아.”
윤기는 나카야마가 하고자 하는 말을 바로 이해했다.
“일본은 크게 8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회장님의 말씀대로 예선과 64강으로 시작해서, 대략 세 차례에 걸쳐서 대회를 한다면 예선과 64강은 각 지역에서 한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그렇게 되겠지요.”
“10월에 모든 대회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8개 지역에 상시 대기 인력이 필요합니다. 더불어서 한 개 지역에서 대회가 끝날 때마다 비대기 인력이 이동해서 대회가 이루어지는 지역으로 이동을 해야겠지요.”
“정확해요.”
윤기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야기가 빠르겠다는 듯, 나카야마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인력들을 동원할 인건비가 아마 우승 비용보다 더 많이 나올 겁니다. 현재 일본의 인건비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하거든요. 제가 얼마 전에 일본은 면접비가 3만 엔에서 5만 엔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확실히 그렇겠네요. 64강이라 하더라도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올 테니까, 대회 참가자들을 통제하고, 또 페스티벌을 감안한다면 축제 참가자들 역시 통제해야 할 텐데, 필요 인력이 수십 명 정도로 끝날 리가 없겠죠.”
“수십 명이 뭡니까, 최하 수백 단위의 인력이 필요할 겁니다. 그것도 그냥 인력이 아니라 전기 기술자를 비롯한 여러 숙련공도 필요할 겁니다. 아마, 인건비가 이만저만 들어가는 게 아니겠지요.”
“결론은 인건비만 해결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윤기가 가볍게 축약해 버리자, 나카야마는 살짝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렇습니다.”
“인건비 문제만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면 세가에서도 비용을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해석해도 되는 거죠?”
“이사들을 설득할 정도면 충분합니다. 저야 바로 회장님을 따르고 싶지만, 세가의 돈을 꺼내 쓰는 건 제 독단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나쁘지 않은 대답에 윤기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걱정할 것 없겠네요.”
“뭔가 방도가 있으십니까?”
“인력 대부분을 한국에서 데려올게요. 그러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겠죠?”
* * *
인건비를 절반으로 절약할 수 있는 윤기의 안건 덕분에 세가는 소닉 대회를 열기로 했다.
그것도 그냥 대회가 아니라 ‘세가 소닉 페스티벌’이 결정된 것이다.
덕분에 윤기는 조금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단순 업무만 하는 인원이라면야, 각 대학교에 공문을 보내서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면 빠르게 되겠지만, 이번 일은 기술자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장 예선에서 사용해야 할 슈퍼 제네시스가 몇 대인가?
최하 수천 대는 될 것이다.
그 수천 대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 관리할 설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자가 일단 필수적.
그리고 축제장을 건설할 수 있는 건설 관련 기술자들 역시 필요했다.
거기에 사람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관리직까지.
결코, 싼값에 부려먹을 수 있는 자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와이케이나 되는 규모의 회사가 사람을 구하려고 하는 데 못 구할 이유는 없다.
그런 만큼 지금 마석일의 앞에는 수많은 사람이 질서정연하게 도열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저는 와이케이 그룹 소속인 마석일이라고 합니다.”
미소를 띠고 있는 마석일의 말에 모두가 마석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지원하실 때 한번 설명한 것처럼, 여러분은 3개월 동안 일본에 가서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현재 직장 생활을 하지 못하고 놀고 있는 사람들.
그러던 차에 3개월 동안 돈 벌 기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한 사람들이었다.
물론, 안전한 사람들인지는 이미 확인이 완료된 상황.
서인표 총경이 뒷조사를 다 해주었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킬 확률은 상당히 낮았다.
“임금은 상당히 높습니다. 와이케이에서 여러분의 숙식을 전부 책임질 것이고, 따로 받을 임금 역시 여러분이 직장에서 받으셨던 월급의 두 배 수준의 월급을 받게 되실 겁니다.”
사람들의 얼굴이 한껏 밝아졌다.
타국에서 일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당연히 높은 월급.
한국에서 버는 것보다 두 배나 준다는 데 싫어할 사람은 절대로 없다.
하지만, 어디에나 사람 곤란하게 만드는 부류는 있는 법이다.
“일본 사람들 임금은 한국의 네 배나 된다는데, 왜 네 배가 아니라 두 배인 겁니까?! 나머지는 와이케이가 꿀꺽하게요?!”
목소리가 매우 큰 사람인지 아주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고, 순식간에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 시대 일본 사람들의 1인당 국민 소득은 11,500달러, 반면 한국은 2,400달러였다.
이 사실을 어지간한 사람은 알 방법이 없는데, 이 사람은 그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와이케이가 우리를 털어먹으려고 한 거야?]]]]]사람들이 술렁이며 와이케이를 욕하려고 하는 이때, 마석일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