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206)
#206화 인간의 본성 (3)
[[[[[잘 먹겠습니다!!]]]]]아이들은 환호성을 외치며 밥숟가락을 들고 정신없이 밥을 먹기 시작했다.
개백정의 밑에 있을 때는 하루에 두 끼, 심할 때는 한 끼를 먹을 때도 있었다.
물론, 그것도 당연히 정상적인 밥이 아니었다.
맛없는 빵과 우유, 혹은 소매치기 패거리가 대충 만든 밥과 김치.
이 정도밖에 먹지 못하던 아이들이 양질의 음식을 먹게 되었으니, 행복에 겨울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진짜 잘 먹네요.”
순식간에 줄어드는 밥과 반찬을 보던 직원의 말에 유선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우리 애들보다도 잘 먹는 거 같아.”
의외로 윤기는 희망고아원에 ‘어마어마한’ 지원을 해 준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사람다운 대접.
끼니에 반찬 세 개 정도는 두고,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게 한 정도였다.
옷도 비싼 옷이 아니라 시장에 가면 얼마든지 싸게 살 수 있는 옷들.
거기에 하루에 한 번 나오는 간식과 추위를 벗어날 수 있는 보금자리까지.
하지만 이것들만으로도 이 시대 고아원 중에서는 거의 톱 클래스를 자랑하는 지원이 되었다.
왜냐하면, 이 시대의 고아원은 의식주 중 한 가지라도 제대로 지원하면 다행이고, 두 가지를 지원하면 좋은 곳이었으니까.
하지만 희망고아원은 세 가지 모두, 그것도 적절하게 지원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정말로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직원들 역시 마찬가지.
다른 고아원에 비해서 두 배나 되는 월급을 받다 보니 더 열심히 일했고, 그러한 긍정적인 마인드는 아이들에게 더 좋은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었다.
“우리도 남은 반찬, 집에다 싸 갈까?”
유선녀의 말에 직원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남는 게 없지 않나요? 애들이 엄청 잘 먹잖아요.”
“에이, 뭘 어렵게 생각해. 더 많이 만들면 되잖아.”
은근한 유선녀의 말.
직원들도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은 거 같긴 한데, 재료는요?”
“지원을 조금 더 해 달라고 하면 되겠지. 애들이 많이 먹는다고 하면 설마 안 주겠어? 와이케이가 여기 고아원에 지원 엄청 해 주는 거 보면, 그 정도는 일도 아닐 거야.”
“하긴, 와이케이가 여기 정말 잘해 주긴 하죠.”
그렇게 희망고아원은 끼니마다 만드는 반찬양을 늘리기 시작했다.
[그 정도 지원이야 해 드릴 수 있죠.]희망고아원을 담당하게 된 와이케이 직원은 유선녀의 요청에 따라 지원을 늘려 주었고, 그것은 고스란히 와이케이의 비용으로 처리되었다.
하지만, 유선녀를 비롯한 직원들의 행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원장님, 반찬 가져가는 양이 너무 적어서 우리 애들이 불평해요.”
여기서 ‘우리 애들’이란 당연히 고아원의 아이들……이 아닌, 자기 자식들.
양질의 재료로 만든 고아원 반찬을 가져갔으니 당연히 집에서의 호응도 좋았고, 소모량 역시 많았던 것이다.
“저도 그래요. 좀 더 가져가면 안 될까요?”
직원들의 이러한 반응에 유선녀는 오히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자신 역시 똑같은 생각이었으니까.
“그러면, 애들한테 주는 양을 줄이자.”
양을 더 늘려 달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상황.
그렇기에, 아이들은 예전과 비교하면 3할 이상 줄어든 반찬 배식을 받게 되었다.
“좀 더 주세요!”
아이들의 말에 직원들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미안, 얘들아. 오늘은 이것밖에 준비된 게 없어. 다음에는 좀 더 준비할게.”
그동안 자신들에게 잘해 준 직원들의 말이었기에, 아이들도 금세 수긍하고 적응했다.
하지만, 배식이 늘어나는 일은 없었다. 전부 유선녀를 비롯한 직원들이 자신들의 집으로 가져갔으니까.
“여기 쌀이 집에서 먹는 쌀보다 좋은 거 같지 않아?”
유선녀는 반찬에만 손을 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쌀에도 손을 댔다.
최고급 쌀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하품의 쌀은 아니었는데, 직원들은 이 쌀을 자기 집 쌀과 바꿔치기했다.
심지어 그냥 바꿔치기하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자기 집 쌀을 살 때는 쌀가게로 가서 정말 싸구려 쌀을 사기 시작했다.
어차피 고아원의 쌀이랑 바꿀 거니까.
“밥에서 냄새가 나요!”
“어머, 얘들이. 무슨 냄새가 난다고 그래. 원래 밥에서는 그런 냄새가 날 수도 있는 거야. 너희들을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는데……, 이모들이 서운하네.”
자신들에게 잘해 주는 직원들의 우는 소리에, 아이들은 자신들의 투정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밥을 꾸역꾸역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어쨌든 무쇠도 녹일 나이.
하지만, 희망고아원의 복지는 날이 갈수록 안 좋아졌다.
아이들에게 배부되어야 할 간식은 싸구려로 바뀌었고, 시설에 놓일 그림책들도 원래 놓여야 할 양의 절반밖에 놓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직원들이 다 집으로 가져갔으니까.
대신 유선녀를 비롯한 직원들의 자식들만 때아닌 호황을 맛봤다.
좋은 쌀에 좋은 음식, 거기에 비싼 동화책까지.
고아원의 아이들의 행복이 착취되어 직원들의 아이들에게로 향하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희망고아원이 운영된 지 3주.
갑자기 와이케이에서 소식이 들려왔다.
[이 고아원의 후원자이자 와이케이 그룹의 회장이신 최윤기 회장님이 방문하십니다.]* * *
윤기의 공식적인 방문.
그렇기에 희망고아원은 재개장한 날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아니, 더 좋아졌다.
직원들의 집으로 향했던 그림책들은 전부 고아원으로 돌아왔고, 쌀은 원래 사용하던 양질의 쌀로 바뀌었다.
거기에 반찬 역시 기존의 양, 아니 오히려 좀 더 많아졌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경험한 양이 1이라면, 와이케이에서 2로 늘려 줬었으니까.
게다가 이러한 변화는 윤기가 방문할 점심이 아닌 아침부터 이루어졌다.
그렇기에 순진한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기뻐하며 아침밥을 먹고, 그림책을 즐겼다.
“선생님, 너무 재밌어요!”
“그래, 그래.”
환하게 웃는 직원들은 아이들의 동태를 유심히 살폈고, 누구 하나 얼굴이 어둡지는 않은지 파악했다.
파악 결과, 일단 오케이.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얘들아, 이곳 생활이 즐겁니?”
유선녀의 물음에 아이들이 우렁차게 대답했다.
[[[[[네!!]]]]]“그러면 이따가 회장님 오셨을 때,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
[[[[[행복하다고 해야 해요!!]]]]]아주 만족스러운 외침.
그렇기에 유선녀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렇게 말해야 하는 거야. 혹시 회장님한테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면, 회장님이 화나서 우리한테 더는 잘해 주시지 않을 수도 있거든.”
2010년대야 아이들이 인터넷 매체를 통해서 사회의 더러움을 빨리 알아 버리지만, 이 시대의 아이들은 그래도 오래 순수함을 유지했다.
왜냐하면, 영향을 받을 일이 별로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아이들은 이런 유선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물론, 순수하다는 것과 착하다는 것은 전혀 별개의 영역이지만 말이다.
‘좋아, 이 정도면 완벽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유선녀는 확실하게 안심했다.
‘두 배의 월급에 이렇게 많은 가져갈 것들까지. 절대 놓칠 수 없어.’
돈독이 오를 대로 오른 유선녀는 윤기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더욱 아이들을 살뜰하게 보살폈다.
물질적인 것들은 확실히 횡령하지만, 정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케어를 해 준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행복하게 보여야 이곳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물론, 이것도 아직 3주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가능한 일.
2배의 월급과 물질적인 횡령이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는 순간, 정신적인 케어 역시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 당연했지만, 어쨌든 아직 3주만 지난 상황이었기에 정신적인 케어는 괜찮은 상황이었다.
“회장님 오셨습니다!”
밖에서 들려오는 외침에 유선녀를 비롯한 직원들이 부리나케 건물 바깥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은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회장님이 누구인지 다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빠!!]]] [[[형!!!]]]아이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윤기를 향해 달려들었고, 경호원이 아이들을 막을까 고민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윤기의 눈짓에 자연스럽게 길을 비켜 주었다.
“얘들아, 잘 지내고 있었어?”
부드러운 윤기의 말에, 아이들은 누구랄 것 없이 환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말로 행복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어유, 회장님, 오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회장님 덕분에 아이들이 너무 행복해해요.”
혹시라도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유선녀는 자연스럽게 윤기를 사무실로 이끌려 했다.
어쨌거나 유선녀는 나름 오랜 기간 고아원을 운영해 온 인물.
물론, 예전에는 지원이 없어서 해 먹을 것이 없었지만, 적어도 ‘사회성’이라는 부분에서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 잠시만요.”
윤기는 자리에 멈추고는 다시 경호원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경호원들이 차 트렁크에서 장난감들을 한 보따리 꺼내기 시작했고, 이내 그것들은 아이들의 앞에 놓였다.
“얘들아, 가지고 싶은 만큼 다 가져. 내가 너희들에게 주는 선물이야.”
[[[[[와아아아!!]]]]]축구공, 농구공, 야구공, 글러브, 거기에 각종 인형과 소꿉놀이 세트 등등.
그야말로 하해와 같은 은총에 아이들은 거의 자지러질 듯이 좋아하며 장난감들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순간 보이는 직원들의 탐욕스러운 눈.
하지만 윤기는 유선녀와 함께 사무실로 들어갔다.
“아이들의 입학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하는 윤기의 말에 유선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혀 문제없어요. 아이들이 학교 경험이 없기는 하지만, 저희가 열심히 기초 교육을 하고 있거든요. 다만, 주희 같은 경우에는 좀 더 교육하는 게 좋아 보여서 추가로 보습학원도 다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근데 그러려면…….”
말을 흐리는 유선녀를 향해 윤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추가적인 비용이야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들의 행복이 우선이니까요.”
시원시원한 윤기의 대답.
유선녀는 내친김에 고민하고 있던 희망 사항 하나를 이야기했다.
“회장님, 혹시 괜찮으시다면 아이들을 늘려도 괜찮을까요?”
“아이들을 늘린다구요?”
윤기의 반문에 유선녀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그려졌다.
“네. 직원 숫자 대비 아이들의 숫자로 효율이 잘 안 나오거든요. 그리고 아직 길거리에 힘든 아이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요. 회장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제가 그 아이들을 잘 돌보겠습니다.”
그야말로 사심 하나 없는 것 같은 유선녀의 말에 윤기는 잠시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곤 고개를 끄덕였다.
“직원에게 계획안을 올려 보세요. 검토해 보고 괜찮다 싶으면 승인할게요.”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회장님!”
유선녀는 윤기의 나이가 확실히 어리다는 생각을 하며 속으로 약간의 비웃음을 지었다.
‘잘만 구슬리면 내가 직접 운영할 때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뜯어낼 수 있겠어.’
푼돈을 지원받으며 고아원을 운영할 때의 유선녀와 지금의 유선녀.
둘 중 어떤 것이 본질일까?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의 본성을 알고 싶다면, 많은 돈과 권력을 안겨 줘라.]결국, 이것이 유선녀의 본질이었던 것이다.
“자, 그러면 저는 다음 일정이 있어서 이만 가 보겠습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가는 윤기의 모습에 유선녀는 그야말로 환호성을 치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유선녀가 차량까지 윤기를 배웅하려고 할 때, 아는 목소리가 윤기의 귀에 들려왔다.
“오빠.”
뒤를 돌아보자 보이는 주희의 모습.
약간 어색한 주희의 미소에 윤기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주었다.
“응? 왜? 혹시 용돈이라도 필요해? 주희도 중학생들이랑 똑같은 나이잖아.”
주희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게 아니라…….”
주희는 아주 잠시, 유선녀 쪽으로 시선을 돌리다가 빠르게 표정을 갈무리했다.
“고맙습니다!”
환한 표정과 함께 이어지는 말.
“오빠 덕분에 정말 요새 너무 행복해요. 다음에 또 놀러 오실 거죠?”
“그럼! 당연히 또 와야지.”
윤기는 주희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고아원을 떠나는 윤기의 차량.
유선녀는 아주 잠시 주희를 향해 의심하는 눈빛을 보내기는 했지만, 뚜렷한 명분이 없었기에 주희를 건물 안으로 들여보냈다.
하지만.
윤기는 고아원의 상황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아주,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