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239)
#239화 기부를 이끌어내는 법 (1)
“유전하고 비교도 안 되는 돈 말입니까?”
강석호는 진심으로 놀랐다.
눈앞에 있는 회장님은 절대로 허언을 하지 않는 존재.
그런 그가 ‘비교도 되지 않는 금액’이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디에서 얼마나 많은 금액이 들어온단 말인가?
‘그렇다는 것은, 지금 다른 일을 또 하고 있다는 건데. 이분은 도대체…….’
원래 상대의 나이가 어리면 마음속으로 상상할 때는 반말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당장 회사 생활을 할 때, 부장님 앞에서는 ‘부장님~’이라고 애교를 떨어도, 혼자 있을 때는 ‘아, 부장 새끼’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강석호는 속마음에서도 윤기에게 존칭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네. 드디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상장해요. 7월에 말이죠.”
“헉!”
강석호도 윤기의 비서가 되었기 때문에, 윤기가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의 35퍼센트를 가지고 있단 사실을 알고 있었다.
윤기가 원래 목표했던 것은 49퍼센트.
하지만, 너무 목표만을 위해 달리다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들이 사표를 낸 후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간극을 조절했다.
그 결과 갖게 된 것이 35퍼센트.
빌 게이츠의 ‘가문’이 29퍼센트를 가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것은 대단한 수치였다.
“저도 소식을 들은 건 얼마 되지 않았는데, 7월에 상장한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7월이 되면, 제가 가진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그 돈을 소련에 투입하면 될 거예요.”
“진짜, 저번에도 말씀드린 거지만, 예전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회장님을 늦게 만난 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빠르잖아요?”
“그건 그렇죠.”
고개를 끄덕이며 흐흐흐 하는 웃음을 낸 강석호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도 확실히 가졌다.
윤기는 분명 더 세력을 확장할 텐데, 그것을 감안하면 자신은 결코 늦게 들어온 것은 아니니까.
“상장하면 주가가 얼마나 될 것으로 생각되십니까?”
“제가 그것까지 예측할 능력은 없지만, 미국 증권가인 ‘월 스트리트’에서는 주당 50달러를 예상하더군요.”
원래 세계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상장 첫날 시가 총액은 7억 8천만 달러.
하지만, 지금 윤기가 활동하고 있는 시대에서는 상장이 원래보다 1년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50달러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시가 총액은 최소 20억 달러 이상.
그중 윤기가 35퍼센트의 지분을 가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상장하는 순간 윤기의 자산은 무려 7억 달러가 상승한다는 이야기였다.
“상장 첫날에 주당 50달러라니……, 어마어마하군요.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상승할 것을 생각하면…….”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역사보다 훨씬 유망한 회사가 되어 가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자본금 1,500달러로 시작하여, IBM과의 소송으로 진통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회사.
하지만, 윤기가 70만 달러를 투자했고, 그 덕에 IBM과의 소송이 대단히 무난하게 끝났다.
그렇다 보니, 윤기에게 경영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빌 게이츠의 ‘가문’에서 전폭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윤기 입장에서는 대단히 긍정적인 상황.
경영진이 이탈하지 않고, 기존 회사에 대한 방어 투자를 한다는 것은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물론, 이것은 윤기가 경영권에 욕심이 없었던 것이 가장 컸고, 꾸준히 빌 게이츠와 따로 교류하면서 불안감을 종식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강석호도 듣자마자 ‘아!’ 소리를 바로 할 수 있을 정도의 회사가 된 것이다.
“상장 1년 후가 대단히 기대됩니다.”
2020년의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 총액이 ‘1조 달러’를 넘는 것을 감안한다면, 윤기가 말한 대로 ‘지금 가진 유전은 우스운’ 금액이 들어오는 게 사실이었다.
“단기적으로 주식을 팔 생각은 없어요. 어디까지나 주식으로 대출을 받아야죠.”
강석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회장님이 돈이 없으시다면 일부는 처분해서 현금을 만들어 두어야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굳이 주식을 처분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 맞다. 강 비서.”
“네, 회장님.”
윤기의 말에 강석호가 바로 고개를 조아렸다.
“다른 간부진들에게도 이야기할 거지만, 조만간 현금을 준비해 두세요.”
“알겠습니다.”
“왜냐하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적할 만한 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생각이거든요. 독과점법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찢어진다고 좋은 건 없으니까요.”
“감사합니다!”
독과점법 방지를 위한 투자.
그렇다는 말은, 해당 회사는 반드시 주가가 오른다는 얘기였다.
‘미국은 특정 회사가 시장을 독점하면 강제로 회사를 찢어 버리지.’
강석호는 독과점법이 자신에게 대단한 이익을 준 것에 감사하며, 다시 오늘의 본론으로 돌아갔다.
“그러면 7월까지는 실무 협의를 통해서 시간을 조금 끄는 것이 좋을까요?”
지극히 합리적인 말이었지만, 윤기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 전에 할 일이 있어요.”
“무엇입니까?”
“세계가 소련에 기부하게끔 만들어야죠.”
“예? 그게 가능합니까?”
대단히 비현실적인 윤기의 계획에 강석호는 또다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신상의 회장으로 있던 시절보다 지금 시절이 청춘인 것 같아. 하루하루가 이렇게 다이나믹하다니.’
물론, 긍정적인 당황이었지만, 강석호는 현실적인 간언을 이었다.
“현재 미국과 소련의 관계가 운석으로 인해 조금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원조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소련과 우호적인 나라들은 원조할 돈이 없기도 하구요.”
원래 역사에서 소련과 미국은 그야말로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었지만, 강석호의 말대로, 운석으로 인해 묘한 소강상태에 빠진 상황이었다.
당장 지구로 낙하하는 운석을 막을 능력이 있는 나라는 미국과 소련뿐이었으니까.
소련의 우주 기술은 2010년대의 미국 항공우주국까지 인정하는 수준.
그렇기에 두 나라는 필사적으로 협조했었다.
운석이 파괴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렇기에 미·소 무역 분쟁 역시 약간 주춤한 상황이었는데,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원조는 또 다른 이야기였다.
왜냐하면, 이 기회에 소련이 망해야 미국 입장에서는 좋으니까.
“그렇죠. 미국은 도와줄 이유가 없고, 미국의 우방국 역시 마찬가지. 그리고 소련의 우방국은 돈이 없어요.”
사회주의가 대부분인 소련의 우방국들은 가난했기에 소련을 도와줄 여력이 없었다.
오죽하면 소련이 해체된 이유가 ‘더러워서 못하겠다, 이제 연방 소속 국가들한테 돈 못 줘’도 한몫했을까.
“그럼, 어떻게 원조를 이끌어내실 생각이십니까?”
“저는 ‘원조’라고 안 했어요. ‘기부’라고 했지.”
“예?”
“원조는 국가가 국가에 하는 거지만, 기부는 개인이 개인 혹은 단체에 하는 개념이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일반인들이 소련에 기부하도록 만든다는 말씀이신데……. 그게 과연 쉬울까요?”
전체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 개인이 국가의 의향을 뛰어넘는 일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 강석호의 의중이었다.
“당연히 쉽죠.”
“쉽다는 말씀이십니까?”
“예, 사람들의 공포를 자극해야죠. 강 비서는 주변 모든 국가를 다 뒤져서 운송 트럭을 구매하세요.”
윤기의 얼굴에서 사악한 미소가 흐르기 시작했다.
* * *
“원정대원들에게 아무런 광고 요구 없이 쿨하게 백만 달러 이상을 쓰다니, 넌 정말 괴짜야. 아니, 애초에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대통령 인맥을 쓰다니. 그런 부자는 너밖에 없을 거다.”
혀를 내두르는 거스터의 행동에 윤기는 쓴웃음을 지으며 뒤통수를 긁었다.
지금 둘이 있는 곳은 서베를린의 한 가정집.
접선을 위해 구매한 곳이기에 결코 넓지도, 고급스럽지도 않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귀찮게 해 드려서 죄송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었잖아요?”
“확실히 그렇긴 하지. 그런데, 혹시 그 녀석들을 나중에 스카우트할 생각이 있는 거냐?”
“이런, 들켰네요.”
윤기가 씨익 웃어 보이자, 거스터 역시 씨익 웃었다.
“확실히 우주 비행사 정도면 엄청난 엘리트 자원이지. 와이케이가 추후 인공위성 기술을 개발한다면 그 녀석들의 지식은 큰 도움이 될 거야. 그걸 위한 100만 달러라면 결코 아깝지 않지. 물론, 스카우트 비용치고는 고액인 것은 틀림없지만 말이야.”
“원래 돈은 쓸 때 멋지게 써야 하는 거죠. 그 사람들 입장에서 제가 얼마나 쿨한 사람으로 보이겠어요?”
“하긴, 그건 절대 부정할 수가 없지?”
어깨를 으쓱이는 거스터를 향해 윤기가 질문을 이었다.
“그리고 보니, ‘미·소 연합 운석 파괴 팀’은 이제 어떻게 되나요?”
“그냥, 자연스럽게 해체되는 거지. 이제 파괴해야 할 운석도 없으니까 서로 헤어져야 할 시간이잖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갈 시간이군요.”
“너한테 포상을 받자마자 나사 그만둔 녀석도 있어. 솔직히 네가 준 돈이 절대 적은 돈이 아니니까 말이야.”
요즘이야 백만 달러가 우스운 돈이지만, 80년대에 백만 달러를 가지고 있으면 정말 부자로 통했다.
2010년대를 기준으로 대략 3백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30억이 우습게 넘어가는 돈이 된다.
당장, 연금복권만 당첨되도 일을 그만둘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는데, 한 방에 30억이 생긴 이상 일을 계속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도 충분히 이해되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이 시대는 돈이 돈을 버는 초고성장 사회였으니까.
“그나저나 신문 덕분에 운석 떨어지는 상황에서 네가 메릴한테 안 가고 동분서주했다는 게 들켰을 텐데, 어떻게 할 거냐?”
세상에 멸망이 다가온다면 누구 옆에 있는 것이 맞을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 ‘소중한 사람’ 옆에 있는 것이 맞다고 이야기하겠지.
하지만, 윤기는 세상이 멸망하려고 할 때, 메릴의 옆에 있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있을 수 없었던 거지만.
“맞아요. 그런데 메릴한테 7월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해 주실 수 있을까요?”
“7월까지? 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거스터를 향해 윤기가 미소를 지었다.
“지금, 결혼식이랑 신혼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거든요.”
순간, 거스터는 막 마시려던 홍차를 그대로 내뿜었다.
“푸헉! 뭐?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었어?”
“네. 세상에서 단 한 쌍만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결혼식을 준비 중인데,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제가 지금 소련에서 자리를 비우기가 힘들어요. 메릴에게는 미안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잘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세상에서 단 한 쌍만이 할 수 있는 결혼식이라니. 도대체 무엇이냐?”
“그것을 말씀드리면 재미없죠. 하지만, 그것을 위해서 도와주셨으면 하는 일이 있어요.”
윤기의 입에서 장난기 가득한 사탄의 계획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