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260)
#260화 국가가 필요로 하지 않는 자들 (4)
[[[[[20??]]]]]모두의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이었다.
20이 도대체 무슨 뜻일까?
하지만, 그 답은 빨리 풀렸다.
“이곳에 지원하실 때, 여러분들은 한 가지 내용을 확인하셨을 겁니다. 그것은 바로 언제든지 전선으로 투입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모두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으로 온 사람들은 각각의 이유가 있었지만, 그 이유는 의외로 대동소이했다.
전역 후 다른 직장에 적응하지 못해서.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아서.
사회적으로 고립되어서.
극히 드물게 가족들과 함께 소련의 국적을 획득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들 대부분은 개인적으로 와이케이에 투신한 사람들이었다.
“한마디로, 여러분은 거스터 님께 목숨을 맡기셨다는 이야기입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이 이렇게 지원을 한 이유는 오롯이 거스터를 믿기 때문.
퇴역 미군들을 위해 끝없이 힘써온 거스터의 진심이 이들에게 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저는 그런 거스터 님을 대신해서 여러분의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거스터 님의 손녀사위이기도 하죠.”
윤기가 한쪽 눈을 찡끗하며 윙크를 하자, 모두가 큭큭거리며 웃었다.
사실, 이들도 윤기가 어떤 인물인지는 안다.
유전을 가진 재벌, 그리고 운석 파괴 팀에 후원했던 대원, 거기에 거스터의 사위.
비록 아까는 거스터가 단상에 오르지 않아서 불만을 품었지만, 지금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윤기에게 굳이 불만을 가질 사람은 없었다.
물론, 호감을 느끼기에는 아직 부족했지만.
“저는 추후 있을 전투에서 여러분 대신 총알을 피해 준다거나, 대신 막아 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니까요.”
사람들이 다시 킥킥거리며 웃었다.
점차 훈훈하게 바뀌어 가는 분위기.
그 속에서 윤기가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총알을 피한 영웅, 그러니까 여러분들의 인생을 책임져 드릴 수는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PMC에서 20년을 복무하실 경우, 여러분은 와이케이가 건설하는 ‘실버타운’에서 여러분의 전우들과 함께 안락한 인생을 보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벽에 똥칠을 하더라도 말이죠!”
마지막에 일부러 섞은 위트가 사람들의 가슴에 희망의 불을 지폈다.
[20년만 복무하면 노후가 보장된다!]이것은 이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정말이지 대단한 메리트였다.
[[[[[[우와아아아앗!!]]]]]]환호성이 강당을 휩쓸었고, 한 차례 환호성이 훑고 지나간 강당에서 윤기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여러분, 옛날 노예의 특징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윤기의 입에서 갑자기 ‘노예’라는 말이 나오자, 흑인들이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역사의 슬픔.
당장 한국인 앞에서 ‘조센징’ 소리를 하면 눈썹이 찡그려지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윤기는 빠르게 말을 이었다.
“옛날 노예는 주인의 밑에서 일하면, 주인이 지낼 집과 밥을 주었죠. 어라? 이거 뭔가 익숙하지 않습니까, 백인 여러분?”
갑자기 백인이 언급되자, 흑인들은 흥미를 느꼈고, 백인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여러분도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면 그 돈으로 집을 빌리고, 먹고살 수만 있잖아요? 이게 노예랑 다른 건 뭐죠?”
순간 강당에 다시 웃음이 터졌다.
80년대의 미국도 서민이 살기는 대단히 힘든 곳.
한국은 ‘내 집 마련’의 꿈이 아직 완전히 파괴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다 쓰러져 가는 집이라도 ‘내 집’을 가질 수는 있으니까.
어디까지나 ‘아직은’.
하지만, 미국은 아니었다.
월세로 생활하는 사람이 무수히 많은 것이 미국이었고, 그렇기에 백인들은 윤기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했다.
“저는 여러분들을 노예로 취급하지 않을 것입니다. 20년만 복무하면 평생 집과 양질의 식사를 제공할 것입니다. 연금도 따로 드릴 것이고요. 대신 환율을 생각한 ‘절대적인 봉급’ 자체는 미국보다 확실히 적을 수도 있습니다.”
원래 이런 말을 할 때는 안 좋은 이야기를 먼저 꺼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윤기는 안 좋은 이야기를 일부러 뒤쪽으로 꺼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계산적이지 않다’라는 인식을 주기 위함.
실제로 사람들은 윤기의 진심을 받아들였다.
“얼마나 적게 주는 겁니까?! 설마 껌 한 통도 못 살 정도로 주는 것은 아니겠죠?”
강당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의 말에 다시 웃음이 터졌고, 윤기는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여러분이 미국에서 받으셨던 평균 봉급의 삼 분의 일 이상을 PMC 봉급으로 받게 되실 겁니다. 물론, 집과 식사는 따로 제공됩니다. 여러분은 그 돈으로 순수하게 즐기시기만 하면 되겠군요.”
사람들은 머리를 굴렸다.
봉급 – 월세 – 식비 = ?
아무리 생각해도 미국에서의 월세랑 식비가 봉급의 삼 분의 이보다 낮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먹고살기 힘들어서 PMC를 찾아온 사람들.
그렇기에 오히려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개집 같은 곳을 주는 것은 아니겠죠?”
“당연히 아니죠.”
윤기가 고개를 젓자, 윤기의 보디가드인 빌이 나와서 칠판을 치웠다.
그리고 강당에 있는 프로젝션에 사진 하나가 떠올랐다.
“이것이 현재 준비 중인 여러분의 숙소입니다.”
주방 분리형 원룸.
하지만, 일반적인 원룸보다 2배 이상의 크기인 8평형 원룸이었다.
“이것이 이등병이 쓸 원룸입니다.”
“그럼, 일병은요?”
다시 나온 질문에 윤기가 손뼉을 한 번 쳤고, 그러자 사진이 바뀌었다.
이번에는 10평형 원룸.
“두 평 늘어났습니다. 병장이 되면 14평까지 늘어나는 거죠.”
“그럼, 부사관이랑 장교는 어떻게 됩니까?”
“우리 PMC는 반드시 병장까지 복무해야 부사관이랑 장교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부사관 시험을 통과하는 사람은 부사관, 장교 시험을 통과하는 사람은 장교가 되는 거죠. 당연히 장교 숙소가 더 좋습니다. 왜냐하면, 시험이 훨씬 더 어렵거든요.”
장난기 섞인 윤기의 말에 모두가 다시 킥킥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이 숙소가 무한정 제공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만간 공지되겠지만, 여러분은 특정 지역에 가게 될 것이고, 그곳에서 ‘지역 방어 부대’를 중심으로 활동할 것입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합숙 생활을 하게 되겠지요. 하지만, 일정 기간마다 분기 단위의 휴가를 드릴 것인데, 그때 이곳에서 생활하시게 된다는 말입니다.”
윤기의 말은 이어졌다.
“하지만, 은퇴하시는 순간 최소 병장 이상급의 숙소를 획득하시게 될 겁니다. 설마 20년 복무했는데 병장도 못 다는 분이 계시진 않겠죠?”
강당에 퍼지는 왁자지껄한 웃음.
어느새 이들은 윤기의 PMC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20년을 버티겠다는 목표를 다졌다.
‘이제 괜찮겠지?’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한 윤기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여러분, 오늘부터 여러분은 정식 PMC 요원이 되기 전에, 전우들과 적응 훈련을 받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보다 며칠 일찍 온 다른 전우들과 함께 말이죠.”
‘다른 전우’라는 말에 사람들이 ‘무슨 소리지?’ 하는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강당에 자신들을 제외한 사람은 없었다.
“문을 열어 주세요!”
윤기의 외침.
그러자 강당 문이 열리며 소련 출신의 인원 천 명과 한국인 천 명이 나타났다.
이들 모두, 윤기의 PMC에 입사하게 될 제1기 예비요원들이었다.
* * *
3천 명의 인원.
윤기는 그들을 3인 1조로 8평짜리 숙소에 넣었다.
미군 출신 하나, 소련 출신 하나, 한국 출신 하나.
하지만, 의외로 숙소에서 사고는 나지 않았다.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전쟁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들입니다.]미군 출신은 월남전.
한국군 출신도 월남전.
그렇다면 소련은?
다름 아닌 아프가니스탄 전쟁.
1979년부터 1989년까지 이어진 전쟁으로 체르노빌과 더불어 소련을 붕괴시킨 전쟁의 참여자들이 윤기의 PMC로 들어온 것이었다.
1986년인 현재도 진행 중인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곳에서 복무하다가 전역한 자들이 이번 PMC에 우선 선발된 것이다.
그렇기에 이들 세 명은 서로 손짓과 발짓까지 해가면서 어떻게든 자신의 경험을 알리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완벽한 의사소통은 불가능.
밤이 되자 이들은 의사소통의 아쉬움을 달래며 잠이 들었고, 아침이 되자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한글 필수]* * *
“회장님, 현재 세계 공용어는 영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PMC에서 한글을 공용어로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요?”
강석호의 말에 윤기가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더더욱 한글을 사용해야 한다는 거예요.”
“예?”
아직 이해하지 못한 강석호를 향해 윤기가 설명을 이었다.
“현재 우리 와이케이는 소련에 대해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어요. 어지간한 소련 인민들은 죄다 우리 와이케이 산하의 공장에서 일하고 싶어 할 정도죠.”
윤기의 말은 사실이었다.
아직 많은 인력을 뽑지는 못했지만, 와이케이에 대한 소련 인민의 선망은 그야말로 최고조.
그렇기에 와이케이가 인력을 뽑을 때마다 너 나 할 것 없이 달려와 자신을 뽑아달라고 하는 형국이었다.
물론, 공사 현장에서는 안정성을 위해 소련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PMC들을 정식으로 투입하기 전에는 이들을 훈련시킬 시간이 충분하죠. 한마디로 이들의 언어를 통일할 적기라고나 할까요? 강 비서가 생각하기에 한국인, 소련인, 미국인 셋이 모였을 때, 어떤 언어를 가르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강석호는 답이 이미 정해진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의문을 따지기보다는 대답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한국어지요.”
하지만 윤기는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푸흐, 역시 강 비서는 눈치가 빨라요. 납득 안 되었을 게 뻔한데 한국어라고 대답하다니, 강 비서다워요.”
얼굴이 살짝 빨갛게 된 강석호를 향해 윤기가 설명을 이었다.
“강 비서도 자세히 연구해 보면 알겠지만, 일정 단계까지 배우기가 가장 쉬운 것은 한국어예요. 물론, 단순히 가르치기 쉬워서 한글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요.”
“좀 더 뜻이 있으신가요?”
“해당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문자는 힘을 가져요. 저는 한국 사람들이 불필요한 외국어를 배우는 데 시간을 낭비하는 걸 원하지 않거든요.”
“어…… 만약에 성공만 한다면, 한국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위인이 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윤기는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미국을 따라 하다 보면 절대 미국을 뛰어넘을 수 없어요. 우리만의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해야죠. 한국의 4천만, 소련의 3억, 그리고 향후 규합할 다른 나라까지. 5억 이상의 인구가 한글을 쓴다면 ‘우리만의 표준’을 만들 수도 있겠죠? 저는 그런 세계를 꿈꾸고 있는 거예요.”
강석호는 진심으로 윤기에게 감탄했다.
“어쩐지 회장님이라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가능하게 만들어야죠. 언어의 이용자 숫자는 곧 국력이에요. 소련의 언어는 배우기가 난해하고, 영어는 배우는 사람을 늘려 봤자 미국의 힘만 늘려 줄 뿐이죠. 한국의 힘을 늘리려면 한글을 가르쳐야 해요. 그리고, 한글은 어쨌거나 언어 중에서는 일반인 단계까지 배우기에는 쉬운 편이기도 하구요.”
“PMC에서 한글의 가치가 대단히 중요해지겠군요.”
“맞아요. 부사관 시험과 장교 시험은 한글로 낼 거니까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PMC에 입사하기 위해 한글을 미리 배워 두는 사람들도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나중에는 PMC가 아니라 와이케이 산하 모든 업종에 한글을 필수로 둘 거예요.”
아마, 지금 이 말을 소련 사람이나 미국 사람이 들었다면 무수히 많은 불만을 터뜨렸겠지.
하지만, 지금 칼자루를 잡은 것은 한국인인 윤기.
단순 한국과 소련만 계산해도 최소 3억 5천만의 인구가 한글을 쓰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었다.
3억 5천만 달러의 부채를 그렇게 받으려는 거냐?>
최덕배의 혼잣말 같은 말이 윤기의 귓가에 흘러들어왔다.
* * *
PMC 요원들의 합숙 교육 3일 차.
3천 명이나 되는 인원이었기에 이들은 60명의 인원으로 나뉘어서 50개의 교실에서 교육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50개의 교실 칠판에 쓰여 있는 하나의 단어.
[Ghoti]“여러분, 이 단어는 어떻게 읽을까요?”
와이케이에서 선발한 선생님은 분명 한국어로 말하고 있었지만, 학생들 전체에게 전달되는 것이 가능했다.
각 반의 반장과 부반장은 각각 한글을 포함해서 2개 국어가 가능한 자들이 담당했으니까.
덕분에 교육 속도가 느리기는 해도 한글 위주의 교육이 가능했고, 영어를 할 줄 아는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고티!]]]]]]하지만, 교사는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여러분, 틀렸어요. 이 단어를 읽는 방법은 피쉬(Fish)랍니다.”
모두가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하게 되는 계기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