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287)
#287화 광주 락 페스티벌 (3)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JD뿐만이 아니었다.
자리에 앉아 있는 안기부 요원들.
그들 중 4할 역시 벌떡 일어나며 JSD를 뜨악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앉아 있던 안기부 요원들 가운데 신호준이 대표 격으로 판사들을 향해 말했다.
“전 안기부장님의 말씀은 전부 사실입니다. 저희 역시 그 사실을 인정합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앉아 있던 요원 중 남은 인원 전부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저희도 인정합니다.]]]]]그러자, 일어서 있던 4할의 요원들이 난리가 났다.
“이 새끼들이 미쳤나?”
“야! 우리가 들은 얘기는 그게 아니잖아!”
“돌았냐? 이걸 왜 다 인정해!”
결국, 법정 경비들이 다수 동원되고, 일부 요원들이 퇴장당하고 나서야 법정은 진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너도 참 사악한 놈이야.>
‘이게 훨씬 드라마틱하잖아요?’
방청석에 앉은 윤기의 대답.
윤기는 안기부 요원들 중 재활용이 가능한 인물들을 분류한 뒤, 이번 재판의 법정을 전혀 다르게 가르쳐 주도록 신호준에게 지시했다.
재활용할 수 있는 요원들에게는 법정에서 모든 것을 인정하라고 하고, 재활용할 수 없는 요원들에게는 일부만 인정하라고 한 것이다. 그게 형량을 낮춰 줄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6할에 달하는 요원들이 자신들에게 적용된 모든 항목에 대해서 시인해 버리니, 4할의 요원들은 그야말로 난리가 날 수밖에.
그리고 이 4할들이 난리를 피우다 퇴장당하는 바람에, JD는 외로운 재판을 진행해야만 했다.
“재판장님, 아닙니다! 아니에요! 저 녀석들의 말은 전부 거짓말입니다!”
JD는 목 놓아 판사에게 외쳤다.
하지만, 판사는 DJ의 입김이 확실히 닿는 인물.
그렇기에 JD를 대놓고 벌레 보듯이 바라보았다.
“무엇이 거짓말이라는 말입니까?”
“그, 그게……! 아니, 상식적으로 그 모든 것들을 제가 저지른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일부는 제가 저지른 것이 맞지만, 대부분은 저 녀석들이 제 이름을 빌려 저지른 것으로…….”
땅! 땅! 땅!
판사가 법봉을 강하게 내리치며 JD의 말을 잘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JD를 모독하는 등의 일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유능했으니까.
“검사 측, 어떻게 생각합니까?”
검사 역시 YS의 입김이 확실하게 닿는 인물.
그렇기에 한심하다는 표정과 함께 JD를 바라보며 답했다.
“절대 그럴 수가 없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의 기분이 조금만 상해도 사람을 죽이라고 명령하던 자입니다. 그런 자의 이름을 빌린다? 목숨을 걸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야말로 아군 하나 없는 상황.
심지어 JD는 변호사마저도 국선 변호사였다.
왜냐하면, 변호를 맡아 줄 변호사가 없었으니까.
기본적으로 어려운 재판의 변호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날린다는 전략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을 때나 하는 일이다.
지금 시류에서 JD의 변호를 한다?
그것은 사실상 목숨을 거는 일.
물론, 한 가지 큰 이유가 더 있기는 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돈.
JSD를 비롯하여 JD의 측근들을 죄다 포섭해 놓았기 때문에, 윤기는 JD의 비자금을 비롯한 재산 파악을 완벽하게 해 둔 상태였고, 그걸 검사에게 흘려 검사가 JD의 모든 재산을 동결할 수 있게끔 했다.
덕분에 JD는 변호사들에게 선금을 줄 형편이 못 되었고, 그로 인해 JD에게 접근했던 몇몇 로펌이나 변호사들은 개털이 된 JD의 상황에 퉤퉤 거리며 수임을 포기했다.
자고로 자본주의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돈 없는 악인의 말로는 결코 해피엔딩이 될 수 없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본 공판에서 피고인 JD는 재판에 전혀 협조적이지 않으므로, JSD를 중심으로 진행할 것을 건의합니다.”
“그것은 검사 측이 신문을 통해 자율적으로 행할 일입니다.”
판사는 아주 교묘했다.
JD가 무언가 변명을 하려고 하면 쓸데없는 말인 것처럼 법봉을 내리쳐 말을 막았고, 검사 측의 진행을 늘려 주었다.
하지만 결코, 회의록에 기록이 될 만한 발언을 남기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국선 변호사조차도 JD의 편이 아니었다.
“변호인, 검사 측의 주장에 대해 반박할 것이 있습니까?”
재판장의 물음에 국선 변호인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없습니다.”
“야 이, 개새끼야! 네가 그러고도 변호사야?!”
JD가 머리를 시뻘겋게 만들며 국선 변호사의 멱살을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국선 변호인은 빠르게 일어나 멀찍이 피했고, JD는 재판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양쪽에 경비를 둔 상태로 재판을 받아야만 했다.
그야말로 고립무원의 상황.
“이 개새끼들이…… 개새끼들이……. 개새끼들아아아아!!!”
눈물을 흘리는 JD의 절규.
JD는 과거에 독재자였지만, 지금에 와서도 독재자였다.
1인 국가의 독재자가 되었다는 점이 다를 뿐이었지만.
* * *
[사형을 선고한다!]우렁찬 재판장의 외침과 함께 JD에게 사형이 구형되었다.
“우아아아아악! 이 개새끼들아! 나 JD야! JD라고!!”
JD는 온갖 고성을 지르며 법정에서 퇴장되었다.
[징역 15년을 선고한다.]JSD에게는 징역 15년이 선고되었다.
원래 역사에서 JSD는 고작해야 4년도 안 되는 징역을 받는다.
하지만, 윤기의 역사에서는 자신이 저지른 모든 죄를 시인했기 때문에 징역 15년을 받게 되었다.
사실, JSD도 사형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JSD는 2차 내란에 가담하지 않은 점, 자신의 죄를 모두 시인하고 재판에 대단히 협조적으로 나온 점을 들어 15년으로 감형이 된 것이다.
당장 JD가 사형인데, 협조한 JSD에게도 같은 사형을 줄 수는 없었으니까.
“휴우…….”
JSD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기가 원래 역사에서는 징역이 고작해야 4년도 안 된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만큼, JSD의 입장에서 징역 15년은 최악은 면한, 아쉽지만 만족할 수는 있는 형량이었던 것이다.
더불어서 안기부 요원 중 재판에 협조적이었던 자들은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의 형량을 받았다.
재판에 협조적이었던 것도 있었지만, 그 무엇보다도 피해자들의 탄원서가 주효했다.
진심과 진심이 맞닿는 데 성공했던 요원들을 위해, 피해자들이 ‘한 번만 믿어 보자’라는 심정으로 탄원서를 써 준 것이었다.
덕분에 요원들은 재판에서 다시 한번 눈물을 쏟아야만 했다.
물론, 그 반대도 있었다.
[시발! 너는 왜 안 쓰는데!]피해자들의 진심을 사지 못한 요원들은 방청석에서 재판을 보는 예전 자신들의 피해자들을 향해 욕설을 날리기 바빴다.
왜냐하면, 그들은 기본 5년에 10년까지의 형량을 받았으니까.
당장 탄원서 한 장이면 형량이 줄어드는데 그 한 장을 안 써 준다는 생각에, 이들은 피해자들을 향해 끝없이 욕설을 쏟아냈다.
덕분에 나중에는 말을 하지 못하도록 법정에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신호준은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비록 JSD의 측근으로 활동을 했었다고는 하지만, 안기부 활동에 직접적인 개입은 하지 않았다는 점, 더불어서 N이 신호준의 우수함을 알아냈기에 DJ에게 특별히 부탁한 결과였다.
그렇게 JD와 JSD, 신호준, 그리고 안기부 요원들에 대한 재판이 끝났다.
하지만, 아직 재판을 받아야 할 인물들은 많이 남아 있었고, 이 재판조차도 고작해야 1심이 끝났을 뿐이었다.
* * *
윤기의 별장.
그곳에서 N은 윤기와 함께 차를 마시다가 큭큭 웃음을 터뜨렸다.
“푸흐흐, 그때 JD의 표정이 정말로 볼 만했어. 아마, JSD가 자신의 모든 죄를 인정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겠지.”
윤기는 그런 N을 바라보며 빙그레 웃었다.
“어쨌거나 내 입장에서도 JSD는 다루기 힘든 존재였던 만큼, 자네의 전략이 정말로 주효했어. JD와 JSD를 한꺼번에 날려 버리다니 말이야.”
이렇게 말하던 N이 고개를 끄덕이며 윤기를 우호감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확신했다네.”
“무엇을 말인가요?”
“자네는 가족을 절대 버리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야. 이렇게 말하기에는 부끄럽지만, 나였다면 JSD를 토사구팽했을 거야.”
정치란 일종의 살아 있는 생물.
그렇기 때문에, 쓸모없어진 자를 버리는 일은 매우 흔하게 일어났다.
당장 정치인들 중에서도 자신의 정당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당적을 옮기는 자들이 흔했으니까.
“일관성이 없는 자가 정상까지 올라가기는 더 쉽죠. 하지만, 그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일관성이 있는 자가 더 쉬운 법이죠.”
“호오…… 과연……!”
윤기의 말대로다.
정치의 세계에서 살아남고, 높은 자리로 가기 위해서는 뒤통수치는 일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해야 했다.
당장 역사를 되돌아봐도, 다른 사람들의 뒤통수를 한없이 친 자들만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이 점령한 정상은 오래가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다른 뒤통수를 칠 사람들에게 명분을 주니까.
그런 면에 있어서 윤기가 JSD를 완전히 버리지 않은 것은, N을 비롯하여 YS와 DJ에게 있어서도 대단한 신뢰도를 가져다주었다.
“실제로 최기현 회장은 JD와 연줄을 잡고 나서도 JSD와의 인연을 계속 유지했지. 아니, 오히려 JD보다도 끈끈한 수준이었어. 그걸 생각한다면, JD는 애초에 자네의 가족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지.”
윤기는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윤기가 JD와 인연을 다지고자 했다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윤기는 그러지 않았다.
애초에 JD를 가족으로 삼을 생각 자체가 없었으니까.
“그나저나, 한동안 바쁘겠어. 특히 부산 때문에 말이야.”
만세복지관과 관련한 검경, 그리고 행정직 공무원들에 대한 재판.
청와대와 관련된 정부 인사들이야 인사 교체를 통해 행하면 그만이었지만, 범죄를 저지른 그들은 아예 재판을 따로 해야만 했다.
“뭐, 걱정할 게 있나요? 이미 JD가 모든 혐의에 대해서 완벽히 유죄가 되었는데 말이죠. 만세복지관도 포함해서요.”
“하긴, 그건 그렇네.”
N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TV에서 뉴스 헤드라인이 한 줄 흘러나왔다.
[JD 전 대통령, 독방 수감을 위해 광주교도소로 이감]“저런 지시를 내리셨나요?”
N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금시초문인데?”
전혀 모르겠다는 N의 반응에 윤기가 대단히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호오?’
* * *
“1212번, 이감!”
교도관은 굉장히 가시 돋은 말투로 JD를 불렀다.
공교롭게도 번호 역시 1212번.
모든 권력을 잃은 독재자의 최후란 이렇게 비참했다.
만약 JD에게 권력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면 전혀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JD의 지지 기반 자체가, 마치 파도가 휩쓸고 간 모래성처럼 사라져 버린 상태였다.
바깥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권력자도 없었고, 지지기반도 없었다.
조선 시대, 지방으로 유배를 떠났던 양반들이 지방 사또들의 극진한 대접을 받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현대 대한민국에서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해당 양반에게 지지 기반이 없다면 사또들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때에 따라선 오히려 모진 대우를 하기까지 했다.
JD 역시 마찬가지.
구치소장은 N의 눈에 들기 위해 JD에게 1212번을 부여했다.
하지만 오늘.
어쩔 수 없이 JD를 이감시켜야만 했다.
왜냐하면, JSD와 JD를 독방에 가둬 두긴 했지만, 인접시켜 놓은 것 때문에 계속해서 문제가 생겼으니까.
고립무원의 JD를 두고 괴롭히는 것보다 주기적으로 여당 정치인들의 면회를 받는 JSD의 연줄을 잡는 게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구치소장은 JD의 이감을 결정했다.
그렇기에 교도소장은 어디가 좋을까 하다가 일부러 광주교도소로 이감 신청을 넣었고, 광주교도소장은 아주 양팔을 벌려 환영하는 목소리로 이감 신청을 받았다.
어차피 교도소에도 미결 동이 있었으니, JD가 이감되는 것은 전혀 문제없는 상황.
그렇기에 JD는 이감용 버스를 타고 광주를 향하게 되었다.
‘아니, 왜 하필…….’
광주로 간다는 사실에 JD는 여러모로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뭐, 별일 있겠어?’
어차피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
JD는 한숨을 내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2심에서는 어떻게든 형량을 깎아야 할 텐데…….’
죽기는 싫었다.
정말로 싫었다.
그렇기에 JD는 자신이 살아날 방법을 골똘히 생각했고, 덕분에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광주 시내가 되었다.
“길이 많이 막히네.”
언뜻 들려온 운전기사의 혼잣말.
이 덕분에 JD는 정신이 퍼뜩 들었다.
“앞에서 사고가 났나 봐. 좀 막히네.”
운전기사는 동승한 교도관을 향해 말했고, 교도관은 어깨를 으쓱였다.
“뭐, 막히면 어때요? 어차피 근무 시간 중인데.”
“하긴, 그렇지?”
둘의 대화에 JD의 가슴에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JD는 창밖, 도로를 걷던 대학생 한 명과 눈이 마주쳤다.
아니, 마주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