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322)
#322화 퐈이야!!!!!! (1)
“그러니까, 부수지 않는다는 게 아닙니다. 일단 올림픽까지는 나라 내외적으로 큰일이 없어야……”
“아니, 왜 주저하십니까? 일본이 무서워요? 네? 일본이 무섭습니까?”
“제가 왜 일본을 무서워합니까!”
N은 YS가 조선총독부를 부수자는 건의를 했을 때 ‘나쁘지 않겠다’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 문제는 그 시기.
YS에게 언제가 좋겠냐고 물어보니, 지금 당장 부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YS는 올림픽과 조선총독부 건물 부수는 게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N에게 말하고 있었기 때문에, N은 그야말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물론, YS도 N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 중에는 일본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일본이 무섭지 않다면 부수지 못할 이유가 있습니까? 일본 놈들 가뜩이나 우리 우습게 보고 있잖아요!”
놀랍게도 YS의 말은 사실이었다.
역사적으로 일본이 한국을 우습게 보는 것을 넘어서서, 80년대의 한국을 80년대의 일본은 대단히 우습게 보고 있었다.
[한국은 국민들이 쓸데없이 시위를 일으킨다!] [한국을 봐라. 국민들이 맨날 시위나 하니까 일본처럼 경제 대국이 되지 못한다.] [한국 국민들은 일은 안 하고 맨날 정치인들을 방해하기만 한다.]도저히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볼 수 없지만, 이 시기 일본인들은 정말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 시기 일본은 그야말로 초고도 성장을 이룩하고 있던 상황.
그렇다 보니, 일본인들은 정말 한국이 자신들보다 발전을 ‘못’ 하는 것이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서라고 믿었다.
플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의 제조업이 타격을 받았다고는 해도, 아직 기존의 관성 덕분에 ‘일본이라는 이름의 시가총액’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
그렇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정말로 한국인들을 한심하게 생각했다.
자신들처럼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일상생활을 영유하면 정치인들이 알아서 나라를 세계 최강의 경제 대국으로 만들어 줄 거라고 믿었으니까.
물론, 지금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조선총독부의 파괴.
하지만, N과 YS의 시기에 대한 의견 차이는 좁혀지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부순다니까요! 제가 말하지 않습니까. 부순다고요!”
“거참, 나중에 부수는 것은 의미가 없다니까요. 지금 당장 부숴야 해요! 사나이라면 생각났을 때 일을 해야 맞는 겁니다!”
사실, YS도 지금 당장 부숴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쇠뿔도 단김에 빼자’라는 생각으로 밀어붙이는 것.
이런 추진력이 있었기에 YS가 원래 역사에서 조선총독부를 부수고, 금융실명제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 도저히 끝이 보이질 않는군요.”
N의 말에, YS는 N의 의중을 깨달았다.
“좋습니다. 윤기 군을 불러서 물어보죠. 언제 부수면 좋을지 말입니다.”
“좋습니다!”
N과 YS는 같은 심정으로 윤기를 청와대로 불렀다.
* * *
“음…, 무릎은 좀 괜찮은가?”
N의 말에 윤기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종종 욱신거리긴 하지만, 괜찮아요.”
YS 역시 질세라 물었다.
“혹시 괜찮다면 내가 잘 아는 한의사가 있는데, 침 한 방 맞는 게 어떨까?”
윤기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주치의가 있으니까, 그쪽에만 집중하려고요. 혹시라도 양쪽 치료받다가 잘못되면, 서로 책임을 미룰 수도 있으니까요.”
애초에 최덕배 덕분에 다치기 이전으로 회복된 상황인데, 굳이 침을 맞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기에 윤기는 적절한 연기를 통해 N과 YS의 의심을 지웠다.
“음…,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그건 그렇고. 우리가 오늘 자네를 부른 건, 다름이 아니라 조선총독부 때문이야.”
“부수시게요?!”
윤기는 말을 꺼낸 사람이 YS라는 사실에 집중하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단박에 때려 맞췄다.
“어? 어어…, 마, 맞네만. 어떻게 그걸 추측했나?”
“조선총독부라면 때려 부수는 것 말고 더 생각할 게 있나요? 예전부터 때려 부수고 싶었는데, 군부 시절에는 그런 요청을 하기 힘들어서 가만히 있었죠. 사실 각하께서 대통령이 되자마자 요청하고 싶었는데, 최근 1년은 너무 공사가 다망한 것 같아서 조용히 있었어요.”
실제로 최근의 N은 정말 더럽게 바빴다.
심지어, 당선 전에 약속했던 1년도 어느덧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지금은 1988년의 4월 중순.
N은 약속대로 6월에 자신의 남은 4년에 관한 국민투표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 그래서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거로구만. 그래도 덕분에 정국이 상당히 안정화되었다네. 지금 상황을 본다면, 연임도 아무 문제없이 할 수 있을 거 같아.”
N은 엷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듯이 말했다.
“각하께서 안정된 정권을 유지해야 저 역시 편해지니까요.”
실제로 N의 정권은 대단히 안정된 모양새였다.
물론, 하나회나 친일매국노를 비롯한 자들이 제대로 청산된 상황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N이 국정을 운영함에 있어서 태클을 거는 자들은 없었다.
물론, JP 쪽에서 종종 태클을 걸기는 했지만, 여당과 제1야당이 사실상의 연합체인 상황 속에서 소규모 정당이 힘을 쓸 일이 없었기에 바다에 소금 한 톨 떨어뜨리는 수준도 되지 못했다.
“자, 그런 얘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윤기 군, 그러니까 나는 총독부를 지금 당장 부수자는 쪽이고, 각하는 올림픽이 끝나고 부수자는 쪽이야. 자네는 어떻게 하는 게 괜찮다고 보는가?”
N은 N대로, YS는 YS대로 나름의 믿음을 가지고 윤기를 바라보았다.
“당연히 지금 당장 부숴야죠.”
윤기는 화끈했다.
YS처럼.
* * *
윤기가 YS와 같은 의견을 보였기 때문에ㅡ 조선총독부 파괴는 아주 일사천리로 흘러갈 것처럼 생각되었다.
하지만, 셋은 모인 상태에서 다시 한번 갑론을박이 터졌다.
“엥? 탱크로 부수자고?”
YS조차도 당황한 표정으로 반문하고 있었다.
“네. 이왕 부수는 건데, 굳이 예의 차려서 평범한 철거할 필요가 있어요? 일제 자체가 칼과 총으로 조선을 침공했으니, 조선총독부도 당연히 한국의 군사력으로 박살 내 줘야죠.”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윤기의 모습.
하지만, N과 YS는 뜨악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어…, 윤기 군. 자네와 총리의 이야기처럼 올림픽 전에 부수는 것까지는 나도 동의하겠네만, 탱크를 동원해서 부수는 것은 아무래도 좀 위험하지 않겠나……?”
YS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탱크로 부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닐 텐데…? 돈이 상당히 많이 들 거야.”
실제로 건물 철거 비용은 1평에 20만 원 정도 한다.
단순히 부수는 데만 돈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철거 전에 위험을 대비한 차단 공사를 해야 하고, 폐기물들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탱크로 부순다면?
탱크 포탄 한 발에 30만 원 정도 한다.
그런데 조선총독부의 건물을 생각한다면, 절대 한 발로 끝나지 않는다.
꽤 많은 포탄을 사용해야 하겠지.
더군다나, 탱크로 부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상징성을 의미하는 것뿐이다.
탱크로 겉 부분을 무너뜨리고 나면, 실제 철거 공사는 따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
한마디로 공사비가 보편적인 철거비의 최소 2배, 아니 현실적인 최소로 잡는다면 4배 이상 들 것이 확실했다.
“돈은 제가 부담하면 되지 않나요?”
너무 당연한 것을 물어본다는 윤기의 표정에 N은 일단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YS는 다시 윤기에게 간언했다.
“어…, 돈은 그렇다 하더라도 위험성의 문제가 있을 거야. 당장 경복궁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테고, 시민들의 안전에도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그걸 대비해 주세요.”
윤기는 환히 웃으며 상급자의 지시와도 같은 부탁을 했다.
“그걸 대비해 달라고?”
YS의 자동적인 반문에 윤기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할 수 있으시죠?”
기대감을 가득 담아 자신과 N을 번갈아 바라보는 윤기의 모습.
그 모습에 N도, YS도, 이것은 거절할 수 있는 부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제가 올림픽 지나고 부수자고 했잖아요.’
‘제가 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까?’
[임무: 시민의 안전과 유산의 보호를 하면서 조선총독부를 탱크로 파괴하라.]N과 YS는 한동안 머리를 쥐어 싸매야 하게 생겼다.
* * *
만약 윤기가 와이케이에 대한 세금을 전액 감면해 달라거나, 자신의 가족들에 대한 병역을 면제해 달라는 ‘더러운 부탁’을 했다면, N는 물론 YS도 여러모로 실망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윤기가 한 말도 안 되는 부탁은 실제로 ‘해보고 싶기는 한 부탁’이었기에 N과 YS는 상황을 즐기기로 했다.
자고로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 않던가?
일단 해야 한다는 절대 명제가 성립된 이상, N과 YS는 국방부의 전문가들을 비롯하여 각 대학의 물리학 교수, 화학과 교수, 역사학 교수 등을 초빙하여 자문회를 열었다.
[[[[[예? 조선총독부를 탱크로 부숴요?]]]]]자문회에 모인 전문가들의 반응은 전부 똑같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똑같은 태도가 있었다.
[[[[[푸하하하하하하핫!!!]]]]]일반 철거가 아니라 탱크로 부순다니.
N은 아예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탱크로 부수자고 하는 것은 와이케이 그룹의 최윤기 회장의 의중이라고.
그러자 자문을 하러 온 사람들이 순식간에 진지한 자세로 자문에 임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말로 돈을 화끈하게 쓴다고 소문이 난 최윤기 회장.
만약 최윤기 회장의 눈에 든다면 연구비 같은 것은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당장 해외에 기초 과학을 연구하는 개인 회사를 따로 두고 있는 데다가, 소련에는 에이즈 치료제를 비롯하여 몇 가지 난치병의 치료제를 개발한 세계 제약계의 떠오르는 샛별인 제약 기업도 가지고 있다.
그뿐인가?
가지고 있는 유전만 두 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 주주.
물론, 여기까지만 들어본다면 별로 관심이 없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자문위원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다름 아닌 윤기의 돈 쓰는 방식이었다.
자기 마음에만 들면 그냥 돈을 목구멍에 들이부어 주는 화끈한 스타일.
당장 자신의 측근들에게 각각 세금 공제 후 100억 원을 지급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수많은 직장인들의 판타지였다.
“어떻습니까, 여러분. 최윤기 회장님의 생각이 과연 실현 가능한 걸까요?”
N의 물음에 자문위원 중 하나가 결연한 표정으로 외쳤다.
“물론입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우리 대한민국을 끝없이 괴롭혀 왔던 일본의 조선총독부인데 당연히 탱크로 부숴야지요. 안 되더라도 되게 만들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이곳에 모인 것 아닙니까?”
자문위원의 말에 다른 자문위원들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안 되면 되게 하겠습니다!]이렇게 자문위원들의 자발적인 합숙이 시작되었다.
[그 어떠한 외부적인 피해도 없이 조선총독부를 탱크로 부수자!]당연한 말이지만, 이러한 내용은 외부로 흘러나왔다.
[속보, 대통령, 조선총독부 8월 29일 한일병탄일에 파괴키로 결정!] [조선총독부 건물철거에 탱크 동원된다?]그 소식에 시민들은 열광했다.
그렇지 않아도 조선총독부 건물이 눈엣가시였는데, 신문을 통해서 그동안 바랐던 상상이 현실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좋아할 때 싫어하는 존재들은 꼭 있었다.
이 상황에서는 당연히 일본.
일본에선 유선상의 전화로 ‘매우 유감스럽다’라는 내용을 전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