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325)
#325화 퐈이야!!!!!! (4)
1988년 5월 7일.
종로에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렸다.
그것은 다름 아닌 조선총독부의 파괴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
물론, 5월 7일 이전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종로를 다녀갔다.
왜냐하면, 철거 작업 준비를 위해 기초 공사가 상당히 필요했으니까.
“보면 볼수록 일본놈들의 음흉함이 느껴지는 건물 아닙니까?”
YS의 말에 N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어떤 생각을 했길래 경복궁과 저렇게 가깝게 지을 수 있는지 말입니다.”
2010년대에는 조선총독부가 없지만, 예전 사진들을 보면, 조선총독부와 경복궁의 거리는 정말 엄청나게 가깝다.
사진에 따라서는 딱 붙어 있다고 느낄 정도로 초근거리에 세워진 조선총독부.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놈들은 철거하기 힘들도록 저렇게 세운 게 분명해요.”
조선총독부를 왜 경복궁 지근거리에 지었는지는 명확한 문서로 남아 있는 게 없었다.
다만, 경복궁이 당시 조선 왕조의 상징이니, 그 바로 뒤에 조선총독부를 세워 ‘일본이 조선 왕조를 조종한다’라는 의미를 주기 위해서라는 추측이 있기도 하고, 혹시라도 모를, 나중에 철거되는 상황이 온다면 쉽게 철거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는 추측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지 간에 한국에 악영향만 주는 이유인 것은 확실하지만 말이다.
“최 회장님, 괜찮으시겠습니까? 나이도 있으신데, 이따가 대단히 시끄럽지 않으실지…….”
윤기는 N과 YS가 있는 장소에 같이 있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공개적으로 윤기는 그냥 평범한(?) 대학생일뿐이었으니까.
대신, 와이케이 그룹의 실제 주인으로 이야기되는 최기현이 참석했다.
“아니, 제 나이를 가지고 그렇게 얘기하시면, 총리님도 조심하셔야지 않습니까?”
“이런! 제가 남의 나이만 신경 쓰고, 제 나이는 잊고 있었군요.”
YS와 최기현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소리 내 웃었다.
“그나저나, 오늘을 국경일로 지정하자고 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윤기 군은 신기한 것 같습니다. 윤기 군은 경영자 아닙니까? 경영자라면 응당 공휴일의 지정을 반대해야 할 텐데 오히려 공휴일로 지정하자고 하다니, 참으로 신기합니다.”
YS는 내친김에 은근슬쩍, 윤기에 관한 것을 최기현에게 물어보았다.
“제 손자는 노동자를 기계로 취급할 거면, 정말로 기계처럼 대해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한 적이 있습니다.”
“네? 윤기 군이 노동자를 기계로 취급했다고요?”
정말 의외의 말에 YS가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최기현이 웃음을 지었다.
“기계도 주기적으로 기계를 끄고 점검하고, 휴식기를 주는데, 왜 사람을 기계로 생각하면서 그러지 않느냐고 하더군요.”
“아아, 깜짝 놀라지 않았습니까.”
사람을 기계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것을 돌려 까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YS는 살짝 안도하는 표정과 함께 쓴웃음을 지었다.
“하긴, 경영자들 대부분이 노동자들을 기계만도 못하게 취급하고 있지요. 기계도 장시간 정비 없이 돌리면 고장이 나는데, 사람을 그렇게 취급하니까요. 그렇기에 더 신기합니다. 경영자가 그렇게까지 노동자를 대우해 주니 말입니다.”
“제 손자는 공평하게 대결하면 절대 지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이겠지요.”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들 입장에서는 축복입니다. 와이케이가 대한민국의 1등을 차지하고 있어서 말입니다.”
실제로 와이케이가 국민들을 착취하면서 1등을 차지하고 있다면, 다른 기업 총수들이 N을 향해 성토했을 것이다.
[거, 보십시오! 와이케이처럼 노동자들이 근면 성실하게 일해야 경제가 발전하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그러니까 노동권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기업의 경영권을 보장해야 합니다!]하지만, 와이케이가 전혀 그러지 않기 때문에, 현재 와이케이를 제외한 다른 기업의 총수들은 N을 향해 기업의 경영을 조금 더 자유롭게 해 달라는 요청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두 번이나 이어진 재계 전쟁이 재벌들의 힘을 쫙 빼놓은 것도 컸지만 말이다.
“저번에 있었던 재계 전쟁 덕분에 5월 7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정부 방침에 기업들이 감히 반항하지 못했어요. 정말로 다행입니다.”
옆에 있던 N의 말에 YS가 고개를 저었다.
“에이, 각하. 그게 아닙니다. 지금 공휴일로 지정하는 걸 반대하면 국민들에게 뚝배기가 깨질 텐데 어떻게 반대를 합니까?”
윤기는 종종 ‘뚝배기가 깨진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YS는 이 표현이 마음에 드는지 종종 공식 석상에서도 활용하곤 했다.
“아, 확실히 그게 더 맞겠군요.”
고개를 끄덕이는 N.
실제로, 지금 공휴일 지정을 반대하면 ‘일본을 옹호하는 친일매국노!’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몰락하기 딱 알맞았다.
“아, 그런데 왜 5월 8일이 아니라 5월 7일입니까? 어린이날이 공휴일인데, 겸사겸사 어버이날도 공휴일로 만드는 게 좋지 않았을까요?”
N이 최기현을 향해 물었다.
“아, 그러면 사람들이 ‘어버이날’은 잊어버리고, ‘조선총독부 파괴의 날’만 기억하게 될 거라면서 안 된다고 하더군요.”
“효심이 깊네요.”
“그럼요. 제 손자는 가족을 정말 사랑합니다.”
갑자기 튀어나온 손자 자랑에 N도 YS도 웃음을 터뜨렸다.
“그나저나 탱크로 철거하려면 사람들이 좀 많이 물러나야 하는데, 이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N의 말에 YS가 걱정하지 말라는 듯 앞으로 나섰다.
“각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YS는 상황통제실로 가더니 통제장의 자리를 빼앗았다.
그리고는 방송 마이크를 붙잡고는 외쳤다.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여러분들의 화끈한 국무총리 YS입니다.]순간 광장에 웃음이 터졌다.
확실히 대통령이 아니라 총리이다 보니, YS는 근엄한 이미지보다는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지금 상황에서 정말 잘 통하고 있었다.
[오늘은 일본 개새끼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주기 위해 조선총독부를 파괴하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날입니다. 그런데, 조선총독부를 깨부수려면 여러분들의 협조가 필요한데, 이거 오늘따라 협조가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YS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지금 이 장소를 일본 놈들이 분명 촬영하고 있을 텐데, 이러다가 이따 일본 놈들 석간신문에 ‘한국 국민들의 국민성’ 어쩌고 하면서 기사가 나올까 봐 걱정됩니다. 솔직히 말해서, 한국 국민들의 국민성은 일본 국민들의 국민성보다 월등히 뛰어나지 않습니까?]순간 구경을 위해 모였던 사람들의 마음에 열렬한 불씨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아아!]]]]]함성은 지르되, 국민들은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조선총독부에서 멀리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충분히 거리가 벌어졌다고 생각되었을 때, YS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감사합니다, 국민 여러분. 딱 그 거리에서 구경해 주십시오. 오늘, 아주 화끈한 파괴 쇼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퐈이야!!!!!] [[[[[퐈이야!!!!!]]]]]YS의 이어진 지시에, 통제 요원들은 국민들의 앞에 서서 혹시라도 다시 전진하는 것을 막았다.
“각하, 보셨습니까?”
“허어…, 이거, 총리님께서 대통령 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흠! 흠! 정말 그걸 원하신다면, 올해 6월 선거에서 반대표를 많이 얻으시면 되지 않을까요?”
우스갯소리를 하는 YS를 향해 N이 정말 아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제가 양보해 드리고 싶어도 어렵겠는데요? 지금 국민들 분위기를 보면, 제가 6월에 반대표를 얻고 싶어도 얻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6월에 예정된 N의 대통령 지속과 관련된 국민 투표.
당연하지만, 지금 분위기에서 N이 반대표를 얻을 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이 분명했다.
“크으, 아깝습니다. 앞으로 4년이나 더 기다려야 한다니.”
“저는 4년이나 더 총리님을 부려먹을 수 있겠군요?”
“푸하하하핫!”
“하하하핫!”
그야말로 둘도 없는 파트너가 된 N과 YS.
실제 역사에서도 N과 YS는 아주 좋은 파트너였다.
N은 자신의 집권기에 YS에게 자주 자문을 구했고, YS 역시 그런 N을 많이 도와주었다.
물론, 하나회를 청산하면서 YS는 어쩔 수 없이 N을 감옥으로 보내기는 하지만, N은 그런 YS의 행동에 반발하지 않고 자신이 저질렀던 일에 대한 책임을 졌다.
괜히 N이 군사반란의 주역이면서도 옹호하는 여론이 많은 것이 아니었다.
“오오, 드디어 시작이군요.”
경복궁의 반대편.
그러니까 조선총독부 방면에서 탱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탱크가 도로에 나타나면 국민들은 혼비백산했다.
왜냐하면, 탱크들의 포신은 북한이 아니라 국민들을 향하는 일이 다반사였으니까.
하지만, 오늘.
탱크들의 포신은 국민이 아니라 조선총독부를 향했다.
캬, 드디어 시작이구나!>
이 광경을 바라보는 최덕배 역시 아주 신이 나다 못해 난리 블루스를 추며 윤기의 주변을 마구 부유했다.
윤기 역시 그런 최덕배에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
지금 상황은 윤기 역시 아주 흥분된 상태로 지켜보고 있었으니까.
“윤, 되게 기분이 좋은가 봐?”
메릴의 말.
메릴은 윤기의 옆에 자리 잡고 있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감정 이입은 하진 못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
하지만, 윤기는 전혀 화내지 않았다.
모르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응!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오늘은 그야말로 축제야, 축제!”
“어쩐지 나도 달아오르는 것 같아.”
“달아오른다고?”
급 음흉한 표정을 짓는 윤기의 모습에, 메릴은 얼굴을 붉히며 윤기의 어깨를 마구 때렸다.
평상시라면 최덕배가 난입할 타이밍.
하지만, 최덕배는 윤기와 메릴에게 전혀 신경을 주지 않고 있었다.
최덕배의 신경은 오롯이 발사 준비를 마친 탱크들뿐.
그리고 마침내.
전차 부대의 부대장이 무전기를 통해 발사 명령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10, 9, 8, 7, 6, 5, 4……”
순간, 최덕배가 존슨을 향해 명령했다.
가랏! 존슨!>
존슨은 ‘존슨존슨!’이라는 표현 없이, 그저 조용히 전차 부대 부대장을 향해 날아가 그의 심리를 자극했다.
“3…, 2…, 1…, 퐈이야!!!!! 응?”
순간, 전차 부대 부대장은 자신이 한 말을 깨닫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분명 생각만 했던 것인데 ‘발사’ 대신 입 밖으로 나와 버리다니.
하지만, 이미 상황은 벌어져 버렸다.
쾅!
콰앙-!
콰콰쾅!
탱크들의 포신에서 발사된 포탄들이 시원하게 조선총독부에 적중했고, 조선총독부는 수십, 수백 발의 포탄에 의해 그야말로 걸레짝이 되기 시작했다.
크하하하핫! 꼴 좋다, 일본놈들아!!>
최덕배는 운요호 사건을 직접 본 인물.
아니, 애초에 최덕배는 일본의 실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일본에 대한 좋은 감정이 존재할 수 없었다.
그런 만큼, 오늘 최덕배는 정말로 만족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국민들 역시 오늘 하루 축제를 벌였다.
종로에 오지 못한 사람들은 방송 3사의 중계 화면을 통해 조선총독부가 무너지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었다.
흙먼지가 휘날리고, 그 흙먼지를 들이마시고 있는 국민들이었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조선총독부가 무너졌다!
이 사실이 중요한 거다.
이렇게 국민들이 환호하고 있을 때.
“칙쇼! 괘씸한 조센징들 같으니!”
일본의 정치인들은 조선총독부가 무너지는 중계 영상을 보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