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328)
#328화 산뜻하게 시작은 100만 (3)
“아,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손민관의 말에 윤기가 부드럽게 웃으며 안쪽으로 좀 더 들어오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어서 와요.”
윤기를 제외한 모두가 눈을 끔뻑끔뻑 뜨며 손민관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
그렇기에 손민관은 약간의 부담을 느끼며 주춤주춤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아!”
류근태가 가장 먼저 깨달은 듯, 윤기를 바라보았다.
“손민관 작가에게 신문 소설 연재를 시키실 생각이십니까?”
윤기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거예요. MEV에 신문을 납품하는 업체들은 손민관 작가의 소설을 연재할 수 있게 될 거예요. 그것도 다른 곳에 전혀 공개하지 않는 신문을 독점으로 말이죠.”
“일주일짜리 독점이라…, 경쟁이 무진장 치열할 것 같습니다.”
“그렇죠. 납품을 시작한 신문은 어떻게든 연재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납품을 받지 못한 신문은 손민관 작가의 작품을 따내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더불어서 손민관 작가의 신작 소설의 독점 연재라면 일일 판매 부수 200만 부를 달성하고 있는 신문들이라 할지라도 군침을 흘릴 만하죠.”
서재에 있는 모두가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손민관은 잔뜩 부담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회, 회장님. 아무리 그래도 제가 그 정도는……”
윤기는 일부러 손민관의 말을 잘랐다.
“자신감을 가져도 좋아요. 손민관 작가님의 작품은 정말, 많은 국민들이 좋아하는 작품이니까요.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작가님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어…, 음…, 역사와 관련된 소설을 쓰면 되는 걸까요?”
윤기는 고개를 저었다.
“철저하게 흥미 위주의 소설을 써 주세요.”
“네?”
“그냥 손민관 작가님은 독자들이 재밌어서 돌아 버릴 소설을 써 주시면 돼요. 다음 화를 보지 않으면 큰일 날, 그런 소설을 말이죠. 작가님이 제일 잘하시는 거잖아요?”
실제로, 손민관은 이제 책을 썼다 하면 당연히 베스트셀러가 되는 수준이었다.
물론, 윤기의 검수를 받은 소설에 한해서지만.
윤기의 검수를 받지 않고 낸 소설도 있지만, 그 소설들은 기존 소설들의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윤기의 검수를 받았다 하면 베스트셀러.
그렇기에 손민관은 아직도 윤기에게 기대는 성향이 좀 강했다.
“음…, 저야 제 글이 관심받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니까, 회장님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애초에 손민관은 순문학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작가.
기본적으로 추리소설이라는 흥미 위주의 소설을 써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고 했기 때문에, 지금도 흥미 위주의 소설들을 집필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이번 일에 최적화.
“자, 그러면 두 번째 도우미를 불러 볼까요?”
윤기는 수화기를 들어 두 번째로 삐삐를 쳤다.
그러자, 들어온 두 번째 인물.
바늘 가는 데 실 간다고, 손민관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은 당연히 마석일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손민관과 다르게 들어오자마자 우렁차게 인사하는 마석일의 태도에 간부들 모두가 미소를 지었다.
“각 신문사를 상대하는 건 마석일 사장이 맡게 될 거예요.”
“제 전문 분야 아니겠습니까? 맡겨 주십시오. 각 신문사의 영업부장들을 아주 들었다 놨다 해 버리겠습니다.”
오른 주먹을 들어 결의를 보이는 마석일의 태도는 그야말로 영업직의 귀감.
그 모습에 윤기가 일종의 폭탄선언을 했다.
“이번 일을 잘 처리하면, 마석일 사장에게 서재의 말석을 주려고 해요.”
그러자 류근태를 제외한 모두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의외로 류근태는 만족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왜냐하면, 윤기는 류근태에게 미리 의중을 물어보았으니까.
아예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을 서재에 들이는 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유가 납득되는 사람이 들어올 거라고 다들 생각할 테니까.
하지만, 기존 서재 멤버의 부하였던 자가 서재로 들어오게 될 경우, 여러모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같은 급이 되었다면서 맞먹는 경우.
그렇기에 윤기는 류근태에게 먼저 동의를 구했고, 류근태는 별다른 반발 없이 동의했다.
마석일이 지금까지 와이케이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공을 세웠는지는 류근태 역시 잘 알고 있었고, 일한 만큼 보답받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혹시 이의 있으신 분?”
윤기는 모두를 향해 웃으면서 말했지만, 윤기의 말에 반대할 수 있는 간 큰 사람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마석일의 영입은 류근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불만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리더의 입장에서 일부러 찍어눌러야 하는 스타일의 불만.
더불어서 와이케이의 간부들은 딱히, 별다른 불만을 품지는 않았다.
애초에 자신들이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어느 정도인지 잘 가늠하는 자들이었으니까.
그렇기에 깜짝 놀라기는 했지만, 이내 담담한 표정, 아니 미소를 지으며 손뼉까지 쳐 주는 간부들.
오히려 놀란 것은 마석일이었다.
“회, 회장님. 제, 제가 서재에 말입니까?”
“네, 그만큼 이번 일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에요.”
마석일은 서재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그대로 이마를 바닥에 박았다.
카펫이 깔려 있어 쿵 소리까지는 나지 않았지만, 둔탁한 소리는 충분히 울려 퍼진 상황.
“최선을 다해! 아니! 목숨을 바쳐 해내겠습니다!”
마석일의 마음에 그야말로 독기가 어렸다.
이런 마석일을 상대할 수 있는 자가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까.
이제 신문사들은 마석일, 아니 윤기의 손에서 놀아야 할 것이다.
* * *
마석일은 아직도 신문 기자들과 아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우호적인 관계.
마석일은 기자들과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하면서, 와이케이와 관련한 압박을 준 적이 없었다.
물론, 위에서 지시가 내려올 때는 적절히 활용하긴 했다.
하지만, 굳이 지시가 내려오지 않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압박을 주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세상은 모든 것이 기브 앤드 테이크라고 마석일은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마석일은 왜 기브 앤드 테이크의 세상에서 굳이 기자들과 친분을 유지한 걸까?
그것은 다름 아닌 미래를 향한 투자!
지금 당장은 도움이 되지 않는 연줄이지만, 나중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사회의 현실.
괜히 영업직, 혹은 영업을 직접 뛰는 사장들이 다른 사람들과 꾸준히 교류하는 게 아니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 도움이 될지 모르는 것이 인맥이니까.
그렇기에 마석일은 오랜만에 자신이 그동안 유지해 온 인맥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기자 두 명과 술집에서 약속을 잡았다.
“아이고, 마 사장님. 이렇게 항상 불러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마 사장님 덕분에 힘든 와중에도 목구멍에 풀칠은 제대로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기자들은 마석일에게서 쇼핑백 하나씩을 받으며 고개를 숙였다.
사실,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기자들은 와이케이에 대한 나쁜 기사를 쓰는 게 쉽지 않았다.
만약 자기가 써야 할 상황이 오면 다른 기자에게 토스하고, ‘이런 기사가 나올 것입니다’하고 마석일에게 알려 주는 것이 대부분.
물론, 드물게 기브 앤드 테이크를 하지 않는 기자들도 있지만, 그런 기자들은 마석일이 귀신같이 체크해서 연을 끊어 버린다.
마석일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아니라, ‘아깝지 않게 주는 나무’였으니까.
“어유, 기자님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항상 뛰어 주시는 덕분에 우리가 언제나 양질의 기사를 읽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직업이 바로 기자입니다. 기자. 제가 능력이 없어서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지만, 능력만 되면 바로 기자를 할걸요?”
그야말로 혓바닥에 기름을 발라 얼굴을 잔뜩 핥아 주는 마석일의 말에 기자들이 킥킥 웃으며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기자들 역시 받은 게 있으면 돌려줘야 하는 법.
“에이, 솔직히 우리보다 마 사장님이 훨씬 능력자이지 않습니까. 우리야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할 게 이것뿐이라 기자 나부랭이나 하고 있는 거지, 저도 기회만 있으면 마 사장님처럼 되고 싶습니다.”
“맞아요. 솔직히 말해서 기자가 뭐가 대단합니까? 사장님 같은 분이 대단한 거지.”
사회성이라는 게 이래서 좋은 거다
서로 듣기 싫은 말은 안 하고, 듣기 좋은 말만 해 주는 것.
자고로 사람은 바른말만 해 주는 사람보다는 듣기 좋은 말만 해 주는 사람에게 더 연락하는 법이다.
“자, 오늘 목구멍에 알코올 소독 한번 지대로 해 봅시다!”
계속해서 들리는 술잔 부딪히는 소리.
꽤 얼큰하게 취했다고 생각할 때쯤.
마석일이 기자들을 향해 은근히 이야기했다.
“참, 이거 기자님들한테만 드리는 비밀인데 말이죠.”
마석일의 ‘비밀’이라는 말에 기자들의 귀가 쫑긋거렸다.
“조만간 손민관 작가님이 신작을 연재한다고 합니다.”
순간 기자들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손민관 작가님이 신작을 쓰신다고요?”
“오…! 손민관 작가님의 신작이라니!”
그야말로 특종.
마석일은 거기에 양념을 뿌렸다.
“보아하니, MEV가 관객들에게 신문을 주는 판촉 행위를 하는데, 납품이 결정된 신문에 손민관 작가님이 연재한다고 하더라고요. 손민관 작가님이 와이케이 그룹이랑 관계 좋은 건 다들 아시죠?”
기자들은 둘 다 고개를 몇 번이고 끄덕이며 통빡을 굴렸다.
‘손민관 작가님이 연재를? MEV에 납품하는 신문에?’
‘이거, 잘만 하면 독자 호응도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가겠는걸?’
두 기자의 소속은 각각 달랐다.
그렇다면 이 두 기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싼 입’.
마석일은 기자들에게 일부러 ‘남들이 모르지만 중요하지는 않은 정보’를 종종 흘렸다.
그리고 그 정보가 떠도는지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 결과, 가장 입이 싼 것으로 추정되는 기자가 바로 이 두 명.
이 두 명에게 정보를 흘리면 알아서 업계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마석일의 예상처럼, 모든 신문사에 손민관 작가의 신작과 관련한 이야기가 퍼졌다.
* * *
원래 이번 일과 관련한 정석적인 업무는 꽤 간단하다.
MEV에서 하루 40만 부의 신문을 납품받겠다고 신문사들에 전달한다.
그러면 입찰을 원하는 신문사들이 MEV 사무실에 방문하여 설명을 듣고 신청한다.
그 과정에서 손민관의 소설 연재에 관한 사실을 알린다.
하지만, 마석일은 순서를 일부러 꼬았다.
기자 두 명을 불러, MEV에서 신문을 납품받을 예정이라는 것과 손민관이 그 신문에 연재한다는 정보를 흘렸다.
이것이 마석일이 시작한 1단계.
그렇다면 2단계는 무엇일까?
그야말로 완벽한 순번 꼬기.
오늘 MEV를 방문한 관람객 중 상당수는 자신들이 정말 원하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뭐? ‘설록 옹주’의 손민관 작가님이 조만간 MEV에서 증정할 신문에서 연재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