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329)
#329화 산뜻하게 시작은 100만 (4)
굉장히 현대스러운 광고.
보기 어려운 현대적인 광고였기에 광고를 보고 있던 관객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았다.
[그렇다니까? 손민관 작가님이 MEV에서 증정하는 신문에서만 독점으로 연재를 한대!] [와! 그게 언제인데?] [2주 후부터!] [와, 그 신문은 꼭 봐야겠는데?]80년대의 감성과 현대의 감성이 적절하게 섞인 광고.
일반인들이 대화하는 것 같은 광고는 독자들의 머릿속에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쏙 주입시켰다.
거기에 ‘손민관’이라고 하는, 현재 대한민국 베스트셀러의 보증 수표까지.
덕분에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은 영화가 끝나기 무섭게 자신들이 본 광고가 진짜냐며 MEV의 직원들을 붙잡고 연신 사실을 확인했다.
당연히 사실.
더군다나 광고 첫날 MEV의 일일 방문객 숫자는 평소보다 높은 57만 명.
덕분에 손민관의 신작이 곧 연재된다는 사실이 전국으로 퍼지는 데는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국장님! 지금 전화기가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구독자들이 우리 신문 MEV에 납품하는지 물어보고 있어요!”
서아일보의 편집국장은 아까부터 들려오는 보고에 그야말로 미칠 것 같았다.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하라고 했잖아!”
“저도 그렇게 지시하고는 있는데, 밑에서 계속 물어보는데 어떻게 해요. 그리고 독자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사내 번호까지 알아내서 지금 모든 전화가 불통이에요. 업무가 마비되고 있다고요!”
이러한 상황은 앙중일보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장님! 지금 전화가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손민관 작가 작품 못 끌어오면, 구독자 최소 수십만은 날아갈 거예요!”
“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품 계약 체결해!”
“지금 우리만 그걸 노리는 게 아닐 텐데요?”
“그러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계약 따내라고!”
사장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편집국장은 사무실 바깥으로 후다닥 뛰어나갔다.
지금 이건 대한민국 전체 신문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
계약만 따내면 일일 판매 부수를 무려 40만 부나 따낼 수 있는 데다가 손민관 작가의 신작을 독점으로 게재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서아일보나 앙중일보뿐만 아니라 선조일보, 국한일보, 상인신문 등 수많은 신문사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무조건 계약을 따내야 해!]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들.
하지만, 마석일은 그 물에 그물을 대고 있는 어부였다.
* * *
1988년 신문의 가격은 얼마였을까?
88년에 창간한 신문 같은 경우 한 부 가격이 100원이었다.
와이케이가 하루에 계약할 신문의 양은 40만 부.
물론, 대중에겐 판매 가격이 100원이라는 얘기지만, 편의를 위해 100원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4,000만 원의 지출이 생긴다는 이야기.
한 달이면 12억.
1년이면 144억의 지출이 MEV에 가중된다는 이야기다.
[껌값이네.]윤기는 정말로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
애초에 윤기는 144억을 들여서 한국의 언론을 좌지우지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마석일이 해야 할 일은, 일 잘하는 언론사를 상시 찾아내면 되는 것뿐.
하지만, 마석일은 거기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킨 수준에만 맞추면 나의 가치를 드러낼 수 없어. 그 이상을 해내야 해.’
이미 마음에 독기를 잔뜩 품었는데 그 이상을 못 할까.
물론, 이것은 윤기가 평상시 부하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언제나 일정했기 때문인 것도 있었다.
‘옛날 회사였으면 나도 절대 이런 생각을 안 했겠지.’
일반적인 직장인은 회사에서 절대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일을 열심히 해서 두 배의 성과를 내면, 사장은 그걸 조만간 ‘당연한 성과’로 치부하고, 왜 그러한 성과를 또 내지 못하냐고 욕을 박기 바쁘니까.
하지만, 와이케이는 그러한 압박이 없었기 때문에 마석일은 자발적으로 최대의 성과를 내고자 했다.
“마 사장님, 마 사장님도 아시다시피 우리 서아일보는 현재 구독자가 200만 명에 육박하는 신문입니다. 그런 만큼, MEV가 원하는 40만 부의 신문을 문제없이 공급할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신문사보다도 월등한 공급 안정성! 솔직히 말해서 이것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마석일은 서아일보 경영지원국장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서아일보의 공급 능력은 탁월하다고 할 수 있지요. 기차나 지하철, 버스 터미널 등에서 신문들이 매번 보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어쩐지 칭찬 같다는 생각에 경영지원국장이 고개를 크게, 여러 번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서아일보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만약 이번 계약이 성사된다면, 사장님의 은혜는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경영지원국장은 자신이 가지고 온 고풍스러운, 손바닥만 한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는 그 상자를 살짝 열었다가 닫았다.
엄지손가락만 한 금구슬 두 개.
“아아, 이런 건 받을 수 없습니다.”
마석일의 말에 경영지원국장이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에이, 왜 받으실 수 없는 겁니까? 눈 딱 감고 우리와 좋은 관계를 맺어 주십시오. 꾸준히 보답하겠습니다.”
마석일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라, 납품 계약은 일주일 단위로 체결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경우에 따라서는 일주일만 거래하고 다른 신문사가 바뀔 수도 있어서, 이런 걸 받아도 저는 보답할 수가 없습니다.”
경영지원국장은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네? 일주일마다 업체가 바뀔 수 있다고요?”
“네. 그것도 같이 전달했는데 혹시 못 들으셨나요?”
경영지원국장은 밑의 직원에게서 ‘일주일 단위의 거래’로 이야기를 들었다.
즉, 대금을 일주일 단위로 지불한다고 들은 것이다.
“아, 혹시 대금 지불과 착각하신 건가요? 대금은 매일, MEV 각 지부에서 신문 수령에 대한 완료 보고가 들어오면 즉시 지불할 겁니다.”
[매일 정산! 즉시 지불!]그야말로 엄청난 조건.
기업 간의 거래에서 어음이 아니라, 현찰을 매일 정산해 준다는 것은 엄청난 이득이었다.
그렇기에 경영지원국장은 침을 꿀꺽 삼키며 다시 미소를 지었다.
“하하핫! 일주일 단위 계약이 무슨 상관입니까? 좋은 관계를 통해 그 계약이 계속 이어지게끔 하면 되는 거지요. 1주, 2주, 3주, 이렇게 말이죠.”
“흐음, 그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요.”
마석일의 수긍에 경영지원국장이 짓는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하지만, 말입니다.”
“네?”
“서아일보는 일본에 지국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 아…, 네, 그렇죠.”
경영지원국장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
“아시다시피, 우리 와이케이 그룹은 정부와의 관계를 그 무엇보다 중요시합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으음…….”
이 부분은 경영지원국장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답이 바로 나오지 못했다.
“이 부분에 있어서 확답을 주실 수 있다면, 서아일보를 대단히 긍정적으로 고려해 보겠습니다. 돌아가셔서 한번 윗분들의 의견을 구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미소를 띠며 말하는 마석일의 태도에 경영지원국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윗분들을 한번 설득해 보겠습니다.”
“예. 저도 국장님과 함께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있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그야말로 순수한 의미를 담은 것 같은 목소리와 얼굴.
경영지원국장은 윗선만 설득하면 된다는 희망을 품고, 사무실을 나섰다.
그리고 15분 정도 후.
이번에는 정심일보의 재무국장이 영업을 위해 왔다.
“만약 저희와 거래해 주신다면……”
서아일보의 경영지원국장과 비슷한 내용들.
그렇기에 마석일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우리의 계약이 일주일 단위라는 것은 알고 계시지요?”
“네,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스타일의 신문을 원하는지도 알고 계시겠군요?”
“당연하지요. 우리 신문사의 이름을 보면 아시지 않습니까? 바를 정에 마음 심, 바른 마음으로 쓰는 신문인데, 당연히 와이케이의 마음에 들 것입니다. 세간에 떠도는 마 사장님의 스타일이라면, 응당 저희 신문을 읽어 보셨을 것 같은데, 혹시 그게 아니라면 한 부 보여 드려도 될까요?”
재무국장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현재 정심일보는 구독자 8만밖에 되지 않는 소규모 신문사.
그렇기 때문에 정심일보의 재무국장은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식은땀을 흘리는 중이었다.
‘이번 계약만 따내면 우리 정심일보에 큰 도움이 될 거야. 제발…, 제발…!’
“아뇨, 괜찮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미 파악은 해 뒀으니까요. 그런데 정심일보가 하루 40만 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까?”
맹점을 찌르는 마석일의 말에 재무국장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관리하고는 빠르게 말했다.
“거, 걱정하지 마십시오. 신문의 공급에 있어서는 절대로 차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 와이케이가 도와드릴 수도 있습니다. 만약, 계약이 성사된다면 말이지요.”
“그, 그게 정말입니까?”
눈을 크게 뜨는 재무국장을 향해 마석일이 살짝 음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네, 대신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손민관 작가님의 소설은 MEV에서 배부되는 신문에 한해서만 게재될 겁니다.”
“헉!”
40만 부도 40만 부지만, 손민관의 소설도 엄청나게 중요한 옵션.
그렇기에 재무국장은 자신도 모르게 헛바람을 들이켰다.
“너무 놀라실 것 없습니다. 정심일보의 구독자는 8만 명. 우리와 계약하는 순간 이미 판매의 중심은 MEV로 옮겨지는 겁니다.”
“그, 그렇긴 합니다만…….”
“대신 한 가지 어드밴티지를 드리도록 하죠.”
“무, 무엇입니까?”
“MEV에 정심일보의 가판대를 따로 만들 겁니다. 즉, 영화를 보지 않고 신문만 살 수 있는 거죠. 대신, 가격을 올려받을 겁니다. 한 부에 300원으로 말이죠. 물론, 판매 이익에 대해서도 일정 비율은 정심일보에 나눠 드릴 것을 약속드리죠.”
꿀꺽!
재무국장의 목구멍에서 침 넘어가는 큰소리가 났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신가 보군요? 뭐, 어쩔 수 없죠. 그럼, 다른 신문사와……”
마석일은 딱히 통화할 일이 없었지만, 일부러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었다.
그러자 재무국장이 서둘러 마석일의 손목을 붙잡았다.
“하겠습니다!”
마석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좋아요. 우리 일단, 일주일 동안 잘해 보죠.”
마석일은 더 이상 재지 않고, 정심일보와 1주의 계약을 마쳤다.
애초에 마석일은 각 신문사에 대한 조사를 완벽하게 마치고, 계약서 초안까지 만들어놓고 일을 진행한 상황.
그렇기에 신문사를 결정한 이상 질질 끌 이유가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직 영업이 끝나지 않은 신문사 사람들을 돌려보냈다는 것은 아니었다.
당연히 이들의 의견도 들어 봐야 2주 차, 3주 차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러던 중 꽤 어처구니없는 제안을 하는 신문사도 만날 수 있었다.
“예? 손민관 작가님의 소설만 줄 수는 없냐고요?”
엉뚱한 영업을 하러 온 신문사 직원.
물론 그 영업 직원은 MEV의 사장, 최철준이 안으로 들어와서 인상을 쓰자 아주 쉽게 진압되었다.
* * *
MEV의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한 표당 한 부의 정심일보를 받게 되었다.
더불어, 정심일보는 예전과 비교하면 내용이 엄청나게 좋아졌다.
당장 눈에 띄는 건 정치인들에 대한 접근성.
기존 정심일보에선 소규모 신문이다 보니 정치인들과 약속을 잡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하지만, 와이케이는 연줄을 이용해서 정심일보 기자들에게 정치인들과의 약속을 대신 잡아 주었다.
덕분에 기사들의 질이 대폭 상승하였다.
뿐만 아니라, 정심일보는 서민들이 소소하게 웃을 수 있는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국무총리 YS, ‘나는 가발이 아니야’.] [N, 사실은 물냉면보다 비빔냉면을 좋아해?] [국회의원들도 극렬하게 토론 중인 탕수육 부먹, 찍먹 논란!]상상으로 쓰는 우스개 기사가 아니라, 정말 실존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쓰는 기사였기 때문에 관객들의 호응은 대단히 좋았다.
애초에 공짜인데, 신문의 질도 너무나 뛰어나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미친 듯이 웃으면서 정심일보를 보았다.
거기에 손민관의 일일 연재소설까지.
그렇기에 3일 차가 되는 날, MEV의 40만 부와 더불어 추가 판매되는 부수만 무려 60만 부.
순식간에 정심일보는 일일 판매 부수 100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판매 부수 100만의 신문.
이것은 ‘광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도록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