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339)
#339화 검찰 신뢰도 (1)
100명에 달하는 국회의원들이 검찰의 협박에 굴복해서 국회 임시회기 때 칭병을 하며 회기에 나가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이 100명은 확실히 뒤가 구린 구석이 있다는 얘기.
더군다나 대검차장을 비롯한 검찰의 비밀 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 100명이 어떠한 죄를 저질렀는지 일목요연하게 나오고 있었다.
“이야, 이 새끼들 검찰한테 굴복할 만했네.”
어지간한 수준이었다면 YS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봤겠지.
하지만, 지금 명단에 올라와 있는 100명의 국회의원은 그냥 덮어 주기에는 여러모로 심각한 하자를 가지고 있는 자들이었다.
“자네가 왜 기소중지를 하라고 시켰는지 알 것 같구만.”
YS의 말에 윤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소유예나 기소 취소를 하게 되면, 재기소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니까요.”
법률용어는 일반인을 참 아리까리하게 만든다.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되는데, 한 번은 봐준다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기소 취소는 정확한 표현으로 하면 공소 취소다.
검사가 일단 기소를 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승산이 없겠다 싶으면 기소를 취소하는데, 이를 공소 취소라고 부른다.
단, 공소 취소는 기본적으로 검사 커리어에 엄청난 타격을 주기 때문에 흔한 일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기소 중지.
기소 중지는 맺고 끊음이 확실한 의미의 중지가 아니라, 말 그대로 ‘이유가 있어서 잠시 중단합니다’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면, 범죄자의 행방이 묘연해졌다든가 하는 경우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소 중지는 언제든지 다시 기소를 재개할 수 있었다.
이번 국회의원들에 대한 기소도 유예 처분을 내리거나 공소를 취소한 것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기소의 중지.
때문에, 이 100명의 국회의원은 아무런 문제 없이 기소가 재개된 후, 처벌을 받게 될 것이었다.
물론 그 시기는 내년 총선 이후.
지금 기소를 하게 되면, 100퍼센트 이 100명이 문제를 일으킬 것인데,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이렇게 흉흉한 때 불필요한 적을 100명이나 늘려서 좋아질 일은 전혀 없었다.
자고로, 사이다도 단숨에 먹으면 트림으로 고생하는 만큼, 상황을 봐서 먹는 게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어차피 이 100명은 다음 총선 때 당선되기 힘들 거야. 기소 사실을 토대로 언플 한 번 쫙 하면 지지율이 급락할 테니까.”
YS의 말은 사실이었다.
일단 기소를 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죄가 있다는 사실과 함께 그 증거를 내밀어야 한다.
검찰은 국회의원들을 기소할 때, 당연히 사건과 증거를 제시했다.
물론, 완벽하게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살짝 간만 보는 수준이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금 윤기의 손에는 100명이 정확히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자료가 완벽하게 있었다.
그러므로 내년 총선 시기에 이 자료들을 토대로 기소를 재개하면, 이자들은 알아서 낙선할 것이 틀림없었다.
“으음…….”
갑자기 들려오는 N의 신음.
그러자 윤기와 YS는 N을 바라보았다.
“왜, 그러십니까?”
YS의 물음에 N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 여기 이 사건 말입니다.”
N이 들어 올린 자료는 김기상 의원과 관련한 자료였다.
“뺑소니 사망…?”
YS는 조심스럽게 헤드라인을 보며, 자료를 읽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서 놀랐습니다. 김기상 의원이 그런 일을 했다니 말입니다. 그렇게 건실한 사람이…….”
“음…, 김기상 의원에 대해서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여당 의원 중에서 꽤 괜찮은 사람이죠. 그런데 이런 일이 있었다니…….”
자료의 내용에는 김기상 의원이 한밤중에 강원도의 도로를 달리다가 사람을 쳐서 뺑소니를 냈다고 나와 있었다.
당연히 피해자는 사망.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검찰의 비밀 자료이고, 실제 공적 서류에는 범인이 존재하지 않는 사건으로 종결이 난 상황이었다.
“협력도 대단히 잘하고, 괜찮은 의원인데, 뺑소니를 저지른 적이 있다니….”
계속해서 탄식하는 N의 모습.
윤기는 YS에게서 자료를 건네받아 스스로 읽어 보기 시작했다.
‘흐음…, 뭔가 조작될 여지가 많은 느낌인데?’
산을 따라 건설된 도로라서 밤이 되면 대단히 어두울뿐더러, 당시 달도 그믐달이라 더욱 어두웠다.
더군다나 사건은 새벽 2시에 일어난 상황.
‘그리고 보니 검찰의 사건 조작은 내가 노가다를 하던 시절에도 뉴스에서 자주 봤었지. 만약 지금 상황에서 검찰의 사건 조작이 언론을 탄다면? 여러모로 더 효율이 좋아지겠는데?’
윤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YS에게 다시 한번 한본찬을 만나 달라 부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 *
“음, 오늘도 유자차 맛이 좋군요. 그때 그 차인가요?”
“예, 저번에 드신 그것이 맞습니다.”
“역시 고급은 좋다니까요.”
시장에서 파는 한 통에 1,500원짜리 유자청이었지만, 뭐, 어떤가.
상대가 고급으로 생각하는데.
그렇기에 YS는 분위기를 깨지 않고 대화를 이어 나갔다.
“요즘 검찰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아주 편안합니다. 어차피 충성심이라는 것도 대부분이 리더의 파워를 통해 결정 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자신들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이상, 새로운 고검장들이 저에게 반항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한본찬의 말은 현실을 꽤 꿰뚫어 보고 있었다.
리더가 힘을 잃었을 때 끝까지 충성하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는 게 맞으니까.
반면, 평상시 자신이 개새끼로 생각하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갑자기 많이 잘해 주면 얼마든지 괜찮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게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본찬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유로 검찰총장의 파워를 유지할 수 있었다.
“호오, 그거 다행이군요.”
“어차피 가중주의가 병과주의로 바뀌었다고 해도, 전관예우가 아주 걸레짝이 된 것은 아닙니다. 죄목이 딱 하나인 사람들은 그래도 전관예우 변호사를 찾을 테니까요. 그리고 죄목이 여러 개라고 해도 전관예우를 찾을 겁니다. 죄를 저지른 항목이 10개라고 해도, 10개 전부에 벌금형을 내려줄 수 있는 변호사라면 가치가 있겠지요?”
“호오, 그런데 왜 대검차장을 비롯한 자들이 반기를 든 겁니까?”
한본찬은 그들이 이해가 되긴 한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엄청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여러모로 타격이 심한 것은 맞으니까 일어난 겁니다.”
“흐음, 그러니까 현재 총장님한테 충성하는 자들은 원래 검찰에서 주류는 아니었겠군요.”
“정확히 보셨습니다. 지금 새로이 자리에 앉혀진 녀석들 입장에서는 감지덕지하면서 저에게 충성할 수 있는 것이지요.”
“총장님께서도 사람이 꽤 냉철하십니다? 푸흐흐.”
YS가 웃음을 터뜨리자, 검찰총장 역시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핫! 이렇지 않으면 이런 야생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선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컨트롤이 된다면 딱히 문제가 없다.
그렇기에 YS는 한본찬이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이 상황에서 무능한 인물을 어쩔 수 없이 아군으로 끌어들인다면 엄청나게 피곤했을 테니까.
더불어서 한본찬이 유능한 인물이었던 덕분에 지금 물어볼 것들에 대한 답변도 기대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보니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한본찬은 아주 우호적인 표정으로 YS의 질문을 기다렸다.
“다른 게 아니라, 검찰의 사건 자료 말입니다.”
“아, 이번에 대검차장들한테 압수하신 거 말씀이십니까?”
“예. 그 자료들, 혹시 조작된 자료일 가능성도 있습니까?”
“조작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어떤 종류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예? 두 종류요?”
YS의 반문에 한본찬이 바로 설명을 시작했다.
“첫 번째 조작은 그 자료가 가짜 자료라는 의미였고, 두 번째 조작은 사건을 조작해서 국회의원들에게 덤터기를 씌웠다는 의미였지요.”
“아, 두 번째입니다. 두 번째!”
한본찬의 설명 덕에 YS는 자신이 궁금해하던 것을 곧바로 물어볼 수 있었다.
“아마 100퍼센트 있을 겁니다. 사실, 흔하잖아요? 검경의 사건 조작. 뭐…, 자랑스럽게 말할 것이 아니라는 것은 제가 더 잘 압니다만….”
한본찬이 입술로 혀를 살짝 적시며 말했다.
“아…, 그리고 보니…….”
불과 1년 전만 해도 JD의 군부 시절이었다.
그때 검경이 얼마나 많은 사건을 조작해서 P, 그리고 JD의 정권을 강화시켰는가?
물론, P와 JD의 명령으로 인해 저지른 일이라고는 하지만, 사건 조작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역사가 증명하고 있었다.
‘내가 잠시 상황을 분리해서 보고 있었네.’
애초에 알고 있었던 것인데, 요즘 자신의 상황이 너무 좋아서 잠시 잊고 있었음을 자책한 YS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한본찬에게 물었다.
“혹시 이 사건도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을까요?”
자료를 확인한 한본찬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조작했다고 장담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한본찬은 미간을 한번 찡그리더니 말을 이었다.
“이런 경우가 조작하기에 가장 쉬운 것은 맞습니다.”
“어째서죠?”
“목격자가 없고, 어둡고, 김기상 의원의 뒤에서 달리고 있던 차가 마침 검찰 수사관의 차라는 점 때문이죠.”
* * *
‘왜 검찰 수사관은 새벽 2시의 산 도로를 달리고 있었을까?’
윤기의 고민.
김기상 사건에서 가장 의아한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우연일까?’
정말 우연일 수도 있기는 했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냈는데 공교롭게도 바로 뒤에 있던 차에서 내린 사람이 검찰 수사관일 확률이 얼마나 될까?
[갑자기 쾅 소리가 나며 김기상 의원의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함] [김기상 의원의 뒤를 따라 달리던 검찰 수사관 역시 급히 차를 멈추어 자신의 차에서 내림] [김기상 의원과 검찰 수사관은 도로에 쓰러져 있는 피투성이의 시신을 발견] [검찰 수사관이 김기상 의원에게 사고를 무마해 주겠다고 선 제안, 김기상 의원은 검찰 수사관의 말에 따라 검찰 수사관의 차를 타고 지역을 이탈]보고서에는 김기상 의원과 검찰 수사관이 같이 시신을 확인했다고 서술되어 있었다.
‘하긴, 자신이 시체를 보지도 못했는데, 그렇게 쉽게 약점이 잡혀 주지는 않겠지.’
검찰은 당시 김기상 의원의 차를 폐차시키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다.
언제든지 활용해야 하는 소중한 증거였으니까.
‘결국, 그때의 사건을 통해서 김기상 의원은 언제든지 검찰에 협력해야 하는 상태가 되었다는 건데, 그게 이번이었다 그거지?’
실제로 김기상 의원은 임시회기 중에 칭병하며 출석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역시 걸리는 것이 있어.’
윤기는 무연고 납골당 안으로 들어가며 해당 사건의 피해자가 잠들어 있는 납골함을 찾았다.
이야, 진짜로 원혼이 여기에 있네? 이런 걸 보면 너도 참 운이 좋아.>
최덕배는 피해자의 원혼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새삼 윤기의 행운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
물론 윤기도 확신하고 온 것은 아니었다.
그냥 ‘있으면 좋고, 없으면 어쩔 수 없고’ 정도?
그런데 운이 좋게도 피해자의 원혼은 자신의 납골함 근처를 배회하는 중이었다.
‘원혼 맞죠?’
응, 원혼 상태 맞아.>
답을 들은 윤기는 주머니에서 김기상 의원의 사진을 꺼내 원혼의 눈앞에 보여 주었다.
[……….]원혼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