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341)

＃341화 일본인은 사랑받는 민족? (1)

‘검찰의 신뢰도라. 분명 납득가는 이유이긴 하지.’

형법의 근간을 가중주의에서 병과주의로 변경하면서, 이유가 어쨌든 검찰의 고위직들이 전부 싹 갈렸다.

물론, 이들이 현 검찰총장인 한본찬의 집을 습격하려 했다거나 기타 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이 보기에 정부가 검찰에게 지나친 대응을 하는 것으로 보일 여지도 있었다.

가중주의를 병과주의로 바꾸는 것을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을 박살 내는 것으로 말이다.

그런데, 만약 이 상황에서 전 검찰총장인 김영운의 범죄 사실이 드러난다면?

그리고 그 범죄 사실을 은폐해 준 것이 검찰이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거기에 검찰의 ‘전관예우’라는 관습이 국민들에게 알려진다면?

검찰이 하려고 했던 행동은 그 설득력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방법보다는 일본의 개소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일이었다.

[졸속 재판을 위해 형법을 마음대로 바꾸는 한국 정부] [억울한 일본인을 처벌하기 위해 한국은 법을 바꿨다.] [법을 바꾸기 위해 희생된 한국의 정의로운 검사들]

윤기가 예시로 들어준, 일본이 내보낼 만한 기사.

실제로 신호준 역시 윤기의 이러한 생각에 동의했다.

‘검찰의 민낯을 보여 준다면, 나중에 일본 정부의 언론 플레이에 세계가 휘둘릴 가능성이 확실히 줄어들겠지.’

국가 간의 언론 플레이는 자국이나 상대국의 국민도 포함하고 있지만, 세계의 언론도 당연히 포함하고 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윤기가 지금 히무라가 관련된 재판에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이쪽에 시간 투자를 하는 것은 분명히 옳은 선택이었다.

“어떤 매국노가 좋으십니까? 저는 당신의 조부와 이완용이 막역지우였다는 내용이 꽤 괜찮을 것 같군요.”

시종일관 담담하게 말하는 신호준이었기 때문에 대검차장은 그야말로 미칠 것 같았다.

‘요즘 상황에 우리 집안이 매국노가 된다고?’

대검차장 역시 요즘 국민들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지금 집안이 매국노 집안이 된다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었다.

신호준이 말하는 ‘매국노 집안으로 만들겠다’의 선언은 단순히 기록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언론 플레이를 해 버리겠다는 이야기일 테니까.

그렇기에 대검차장의 눈이 암울하게 물들었다.

“당신의 충성심은 잘 알았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죠.”

마침내 신호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대검차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다급하게 외쳤다.

“마, 말할게! 모, 모든 것을 말할 테니까 제발…, 제발…….”

이걸 말하는 순간, 자신은 과실치사 사건의 공범이 된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집안이 매국노가 되고, 과실치사 사건은 공범에서 주범으로 바뀌어 버리겠지.

그렇기에 대검차장은 신호준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말씀하십시오.”

정답을 이끌어 냈지만, 신호준은 여전히 담담했다.

* * *

[고위검찰들이 ‘사법의 뿌리’를 운운했던 것은 다 거짓이었나?] [사법의 근간 말하던 고위검찰들, 알고 보니 조직적으로 사건 조작에 가담] [진실성이 없는 고위검찰들의 말, 말, 말] [병과주의가 검찰의 개혁까지 이루어내나?]

조간신문에 실린 수많은 헤드라인들.

동시에 종로경찰서 정문 앞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어째서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입니까?!”

“왜 사건을 은닉하려고 하신 거죠?!”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으십니까?!”

수갑을 찬 상태로 구치소로 이동하는 김영운을 향해 기자들이 몰려들어 미친 듯이 마이크를 들이댔다.

하지만 김영운은 묵묵히, 아무런 답변 없이 경찰들과 함께 이송용 차량에 올라 사라졌다.

“쯧쯧,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이 지경을 만들었구만.”

TV를 통해 생중계되는 전 검찰총장 김영운의 이송을 보며 YS가 혀를 찼다.

“아마, 저 때는 저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N의 답변을 들은 YS가 N을 바라보았다.

“엥, 뭔가 알고 계십니까?”

“네.”

N은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저 때 김영운 총장은 여당으로 들어오는 것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매스컴에 안 좋은 의미로 노출되는 것을 감수하기 힘들었겠죠.”

“그런데, 김영운 총장은 여당 가입을 못 하지 않았습니까? 아…….”

YS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결국, 가입이 불발되었죠.”

“쯧쯧…, 그냥 그 자리에서 경찰에 신고해서 조사를 받았으면 과실치사로 끝나고, 지금처럼 문제가 되지도 않을 일인데, 지금은 범죄 은폐부터 시작해서 온갖 혐의가 다 걸려 버렸으니. 인생이 완전 끝났군요.”

YS의 말에 함께 있던 윤기 역시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때 신고했으면 과실치사로 끝날 일이었어.’

사람을 죽인다고 해서 무조건 살인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살인죄는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만 적용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해 모두 살인죄를 적용한다면 안타까운 사례가 너무나도 많아진다.

당장 내가 운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중앙선에서 튀어나온 사람을 쳐 버렸다.

그 사람이 죽는다면 내가 살인자가 되어야 할까?

이런 사례 때문에 살인죄의 적용이 엄격한 거다.

물론, 김영운은 억울한 자가 아니다.

그 자리에서 신고했다면, 억울한 자가 맞았겠지.

하지만 김영운은 범죄를 은폐했고, 자신의 죄를 타인에게 떠넘겼다.

‘애초에 피해자인 박동훈도 온전한 피해자는 아니었지.’

신호준을 필두로 한 조사 결과, 피해자인 박동훈은 주인이 있는 산속 인삼밭에서 인삼을 훔쳐 이동하던 중에 사고를 당한 거라고 했다.

상식적으로, 일반인이 새벽 2시에 산속 도로를 가로질러가며 이동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원혼이라는 것은 ‘착한 피해자’만 가지는 것이 아니거든. 원혼 자체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거야.>

최덕배의 말에 윤기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나저나 김기상 의원은 어떻게 됐습니까?”

“범죄 은폐로 인해서 같이 입건되었습니다. 저한테 어떻게 보면 후련하다고는 하더군요. 뭐, 잘한 것이 없는 건 맞기는 합니다만…….”

실제로 김기상은 고라니를 죽였다.

하지만, 김기상은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범죄 은폐에 가담했다. 비록 경황이 없는 와중이었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운 전 검찰총장이 잡히면서 김기상 역시 입건되었다.

“이번 일이 이미지에 큰 영향을 준다면, 김기상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낙선하거나 입후보조차 못 하게 되겠군요?”

YS의 말에 N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어쩔 수 없지요.”

N의 대답에 윤기 역시 동감했다.

애초에 윤기도 김기상 의원이 착해서, 혹은 인재로 쓰려고 이번 일에 개입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검찰의 신뢰도를 부순 것만으로도 나는 이번 일에 시간을 투자한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아 참, 박동훈 녀석은 가야 할 곳으로 떠났다.>

최덕배의 말에 윤기는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원혼한테 항상 보답받을 수는 없는 거겠지.’

그런데 최덕배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 녀석이 가기 전에 나름대로 보답을 하긴 했어.>

‘오, 보답이요?’

윤기가 흥미롭게 묻자, 최덕배가 대답했다.

응. 인삼밭 위치로 나를 데려가더라고.>

‘아니, 그곳은 주인 있는 밭 아니에요?’

그렇지.>

‘아, 미치겠다. 푸흡!’

윤기는 웃음을 참느라 그야말로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최덕배 역시 연신 큭큭거리며 웃는 모습.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듯이, 다양한 원혼도 있다는 것을 윤기는 알게 되었다.

* * *

[징역 50년을 선고한다.]

“소, 손나! 바카나!”

법정에서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한 히무라는 50년의 징역에 그야말로 얼이 빠져 있었다.

징역 50년이라니.

일본에서는 뇌물죄로 징역 50년을 받을 일이 없다.

아니, 애초에 히무라가 일본으로 보내진 상태에서 일본에서 재판을 받았다면 징역조차 받지 않았을 것이다.

하다못해 2년 전 한국에서 재판을 받았다면, 벌금형 정도로 커버가 가능했겠지.

하지만, 1988년 7월 중순에 이루어진 히무라의 1심 선고는 무려 징역 50년이었다.

[[[[[우와아아아앗!]]]]] [[[[[꼴 좋다!!]]]]]

방청객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며 손뼉을 쳤다.

한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려고 한 일본 녀석이 징역 50년을 선고받다니.

더군다나, 가중주의에서 병과주의로 바뀐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 준 1호 사례가 되었다.

키야, 이 맛에 너 따라다닌다니까?>

최덕배는 진심으로 환호하며 윤기의 주변을 부유했다.

‘병과주의가 확실히, 이럴 때는 속이 다 시원하다니까요. 다른 교수들을 봐도 그렇고요.’

히무라는 워낙 많은 인원에게 뇌물을 뿌렸기 때문에, 그것을 각각 한 건으로 계산해서 징역 50년을 받았다.

그리고 교수들은 히무라한테 뇌물을 받은 횟수를 하나하나 별개로 적용했기 때문에 징역 3년에서 10년 정도의 형을 선고받았다.

심지어 집행유예가 달라붙은 것도 아니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징역.

그렇기 때문에, 일본 총리와 대신들의 대 한국 전략은 그야말로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

* * *

총리와 대신들은 히무라가 잡힌 이후라고 해서 마냥 놀고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당연히 히무라를 대신할 다음 타자를 한국에 보냈고, 히무라를 일본에 보내라고 한국 정부에 몇 차례나 서신 혹은 통신을 보냈다.

물론, 한국 정부는 일본의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

그로 인해 총리와 대신들은 그야말로 독기가 단단하게 오른 상태였다.

“이런 빌어먹을 조센징들 같으니! 감히, 옛 주인님이 보내라고 하면 보낼 것이지!”

그동안 담담한 모습을 많이 보여 주었던 총리도 이제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50년이라니! 그게 말이나 되는 겁니까? 이것은 우리를 향해서 한국 따위가 감히 경고를 하는 겁니다. 조센징 따위가 감히 우리에게 경고라니요!”

외무대신 역시 분통을 터뜨리며 회의실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신문 헤드라인들을 바라보았다.

[한국, 일본인에게 징역 50년 선고] [일본인을 향한 한국의 차별, 조센징의 열등감인가] [일본인을 괴롭히기 위해 정의로운 검사들마저 쓸어 버렸다. 한국, 정상적인 국가인가?]

윤기가 예상한 수준, 혹은 그 이상을 보여 주는 신문의 헤드라인이었다.

하지만, 외신들은 총리와 대신들이 바라는 반응을 보여 주지 않았다.

[병과주의로 바뀐 한국, 영미법의 우수성] [가중주의의 기득권, 검찰의 작은 반란] [한국의 병과주의, 첫 번째 대상은 징역 50년]

내용으로 들어가면 히무라가 언급되긴 했지만, 현재의 한일 관계가 다루어지는 기사는 일절 없었다.

그저 한국의 병과주의로의 변화만을 다룰 뿐.

그렇기에, 총리와 대신들은 외신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우리가 이렇게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됩니다.”

법무대신의 말에 외무대신이 살짝 핀잔을 주었다.

“우리가 놀고 있던 게 아닙니다. 지금까지 한국에 계속 인원을 보냈어요. 하지만 호응하는 인원이 없는데 어떻게 합니까?”

외무대신의 말처럼, 현재 한국에서는 감히 일본을 찬양하는 매국노들이 활동하지 못했다.

자칫하다간 얄짤 없이 징역형인데 어떻게 활동하겠는가?

물론, 가만히 있는 기존 친일파들이 사냥을 당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 그들은 숨을 죽이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칙쇼! 그렇게 우리에게 혜택을 받아 놓고 정작 이런 때에 등을 돌리다니. 역시 조센징은 은혜를 모르는 민족이에요.”

진정으로 분노하는 법무대신의 말.

이 말을 듣던 문부과학대신이 법무대신의 말에 호응하듯, 강경하게 외쳤다.

“이렇게 된 이상, 우리 일본은 88 서울 올림픽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는 건 어떻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