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343)
#343화 두 달이면 충분하지? (1)
“아,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십니다.”
외무대신은 총리의 말에 아주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확실히…. 한국은 아직 휴전 중인 나라지요. 그것을 중심으로 다른 나라들에 한국의 실체를 알린다면, 많은 나라에서 올림픽 참가를 고민하게 될 겁니다.”
법무대신의 지원 사격.
순식간에 만장일치로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훼방하기로 이들은 마음을 모았다.
* * *
전 세계를 향해 잽 머니(Jap-money)가 흩뿌려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언론사를 중심으로 말이다.
그러자 당장에 효과가 나타났다.
[아직 종전을 하지 않은 한국, 과연 안전할까?] [만약, 올림픽 도중 전쟁이 벌어진다면?] [전쟁 중인 국가의 위험성]동시에 또 하나의 내용이 전 세계에 퍼지고 있었다.
[안전한 일본에서 머무르자] [관람은 한국에서, 숙박은 일본에서!] [훈련하기 가장 좋은 국가 일본] [아시아 최고의 치안 국가는? 단연코 일본!]자연스럽게, 각국의 올림픽 선수단들은 일본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선수단들이 올림픽을 시작하기 전의 훈련 장소를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선택했다.
그렇기에 N은 조금 답답하다는 심정을 담아 입을 열었다.
“이거 좋지 않은 것 아닌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위험한 장소로 생각한다는 것은 결코 좋은 게 아닐 텐데…….”
딱-!
무언가 딱딱한 것들이 부딪히는 소리.
“아, 젠장!”
YS가 비명을 지르듯이 일어선 상태로 자신의 무릎을 양 주먹으로 가볍게 때렸다.
이유는 다름 아닌 구슬 때문.
“하하핫, 제가 이겼습니까?”
“젠장, 한 번 더 하죠.”
YS는 N에게 만 원짜리 지폐를 한 장 꺼내며 이번에는 자신이 구슬을 던질 자세를 취했다.
그렇다.
N과 YS는 구슬치기와 함께 국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물론, 윤기는 그 모습을 구경하며 웃고 있었다.
‘딱지치기는 못 봤지만, 구슬치기는 볼 수 있네.’
지난번의 딱지치기 때문인지, N과 YS는 묘하게 동심으로 돌아간 듯 여건이 되면 어린 시절에 했던 놀이를 둘이서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절대로 보여 줄 수 없는 놀이.
난 저게 이해가 돼. 조선시대 때, 왕도 양반도 가끔 답답해할 때가 있었거든. 시원한 냇가에 몸을 풍덩 담그고 싶어도 주변 눈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으니까. 어릴 때 했던 놀이를 하고 싶어도 주변 눈 때문에 못하는 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겪는 고충이지.>
‘하긴, 애기 입맛이라는 놀림 때문에 좋아하는 걸 못 먹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냥 구슬치기도 나름 할 만할 텐데, 돈까지 만 원씩이나 걸려 있는 아슬아슬한 승부.
윤기는 N과 YS의 승부를 지켜보며 N의 고민에 답변했다.
“어차피 그 선수단 오든 안 오든 경제적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을 거예요. 그냥 가볍게 긁힌 정도? 그러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뭐…, 그렇기야 할 텐데, 외국에 한국이 위험한 국가로 낙인찍힐까 싶어서 그것이 가장 고민된다네. 아싸!”
YS가 구슬을 맞추지 못하는 모습에 N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잠시 후, N은 또다시 승리를 거두고는 일단 자리에 앉았다.
어쨌거나 지금은 중요한 대화를 할 시점이니까.
“이따가 한 판 더 하는 겁니다. 따고 도망치는 건 안 되는 거 아시죠?”
“물론이죠. 그런데, 이러다가 저 차 한 대 사겠습니다?”
당연히 못 산다.
대통령도 총리도 바쁜 사람인데, 하루 동안 온종일 놀아도 만 원짜리 판돈으로는 한계가 있다.
어디까지나 남자의 과장이랄까?
“그럼, 저는 언젠가 각하 돈으로 집을 사 보겠습니다.”
“호오, 이거 무서운데요?”
N은 답변과 함께 다 식은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고, YS 역시 마찬가지로 단숨에 커피를 비웠다.
그리고 드디어 진지한 자세로 나누는 대화가 시작되었다.
“애초에 우리나라는 관광 수익 비중이 대단히 적은 국가예요. 그러니까, 이번 일로 그다지 놀랄 이유가 없다는 얘기죠.”
윤기는 청와대 비서실장이 준비해 놓은 자료를 N에게 보여 주었다.
그것은 바로 작년의 한국 관광 수익.
“음…, 22억 달러라…….”
1987년을 기준으로 대략 1조 7천 4백억 원 정도의 액수였다.
재미있는 사실이지만, 1988년 한국의 관광 수익은 31억 달러를 찍는다.
이것은 1988년을 기준으로 대략 2조 1천 2백억 원 정도의 액수.
한마디로, 올림픽 특수를 제대로 보았는데도 관광 수입은 4천억 정도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얘기다.
“아무리 올림픽이 열린다고 해도 올림픽으로 인해서 벌어들이는 관광 수입에는 한계가 있죠. 왜냐하면, 한국에 방문하는 인원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윤기의 말대로였다.
올림픽 때 한국에 오는 관광객들은 기본적으로 올림픽을 관람하러 오는 게 주목적이지, 한국을 관광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었다.
따라서 아주 간단한 수식이 세워진다.
{올림픽 관중석 숫자 × 올림픽 기간 × (식비 + 숙박비)} + 기념품 판매 가격 = ?
원래 역사의 통계를 토대로 계산해 본다면, 이 수식으로써 4천억 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된다.
‘생각해 보니까, 원래 역사에서도 일본은 한국의 올림픽을 방해했었지?’
윤기의 생각은 정확했다.
원래 역사에서도 일본은 한국의 올림픽을 정말 최대한 방해했다.
지금처럼 언론 플레이를 통해, 한국이 위험한 국가라고 전 세계에 인식시키려는 노력도 당연히 이루어졌다는 얘기다.
‘뭐, 원래 역사에서든 지금에서든 일본의 방해로 인해 우리가 본 손해는 거의 없어.’
전지훈련을 하는 선수단의 숫자와 올림픽 관객의 숫자는 비교할 수준이 못 되었다.
한마디로, 일본이 최대한 방해를 했음에도 한국이 본 관광 수익 피해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애초에 전지훈련을 한다고 해 봤자 쓰는 건 숙박비와 식비 정도예요. 그리고 선수단 전부가 일본으로 간 것도 아니고, 일부가 일본으로 간 것 뿐이죠. 그들을 통해서 얻는 이익이 얼마나 되겠어요?”
관광 전체를 두고 보아도 한국 정부 예산의 10퍼센트가 되지 못하는데, 올림픽과 관련된, 그중에서도 일부 선수단들의 비중이 얼마나 될까?
그 사실을 깨달은 N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그렇다면 다행이군.”
“일본은 병신 짓한 거예요. 전 세계 언론에 그런 기사를 내보내려면 돈을 얼마나 많이 썼겠어요? 일본 정치인들은 그야말로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귀신들이에요.”
윤기의 말은 정확했다.
일본이 로비를 위해 전 세계에 뿌리는 돈은 결국 일본 국민의 세금.
괜히 일본의 헛짓거리를 따라한다고 돈을 쓰는 것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과 똑같았다.
“하여간, 일본놈들 병신짓 하는 거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니까. 2차 세계 대전 때도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미국 싸대기를 쳤다가 몰락했지. 아, 그리고 보면, 일본이 그렇게 해 주는 게 우리한테 도움이 되는구만?”
YS의 정확한 표현에 윤기는 씨익 웃었다.
“네. 저렇게 헛짓거리를 해 주는 게 우리한테 큰 도움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는 정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애초에 올림픽을 통해서 얻는 경제 이익은 사실상 거의 없을 거예요.”
“엥? 없나?”
YS가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왜냐하면, 이 80년대에는 아직 올림픽의 경제 효과에 관해서 제대로 된 조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당연한 일이다.
JD가 추진한 것이 올림픽인데, 올림픽이 돈만 낭비하는 거란 기사를 누가 쓰기나 하겠는가?
하지만, 윤기는 노가다 시절 읽은 신문을 통해 올림픽의 허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총리님은 맛있는 음식점이 집 주변에 있으면 자주 가겠죠?”
“그렇지?”
“그런데 맛있는 음식점이 부산에 있으면 자주 가실 거예요?”
“당연히 가기가 어렵겠지?”
“네, 올림픽이라는 게 그런 거예요.”
“아!”
YS는 단박에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올림픽 특수라는 것은 ‘올림픽 기간 동안의 관광 수입’을 이야기하는 거다.
그리고 그 관광객들은 99퍼센트 이상이 외국인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올림픽이 끝나고도 한국에 올 이유가 있을까?
한국인이 미국으로 여행을 가려면 돈이 많이 드는 것처럼, 미국인 역시 한국으로 여행을 오려면 돈이 많이 든다.
그러니 평상시 여행에서 아시아는 배제되고 언제나 미국의 다른 주, 혹은 캐나다나 멕시코, 그것도 아니면 유럽이 고려되는 것이다.
“애초에 JD가 올림픽을 유치한 것은 경제를 살리려는 정책이 아니라 3S 정책의 일환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솔직히 말해서 올림픽을 물릴 수 있으면 물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게 안 된다는 것을 아니까 가만히 있었을 뿐이죠.”
“으음…, 나도 올림픽이라는 허상에 젖어 있었구만. 올림픽의 실제 경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니…….”
“한번 경제연구소 같은 곳을 통해서 타국의 자료를 분석해 보라고 하세요. 놀라운 결과를 듣게 될 걸요?”
윤기의 말에 YS가 N을 바라보았다.
“해 볼까요?”
“음…, 괜찮을 것 같습니다. 추진해 보시죠.”
“알겠습니다.”
둘의 대화를 듣던 윤기가 다시 입을 열었다.
“뭐, 그래도 이왕 열린 올림픽. 어떻게든 활용해야 하지 않겠어요?”
말을 들은 두 사람이 윤기를 바라보았다.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는가?”
“호오, 무슨 말을 할지 기대되는데?”
윤기는 둘의 기대에 부응하는 말을 했다.
“일본이 대놓고 전 세계를 향해 ‘칸코쿠 시바루놈’이라고 말을 하고 있는데, 우리도 당연히 ‘일본 개새끼’라고 대놓고 표현해 줘야겠죠.”
총리와 대신들은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될 인물을 건드렸다.
물론, 본인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지만 말이다.
* * *
2010년대의 인터넷에는 빌 게이츠와 관한 나름 재밌는 유머가 있다.
빌 게이츠가 람보르기니 사게 돈 모아야겠다고 말을 하고, 몇 초 뒤에 ‘됐다!’라고 웃는 것이다.
그렇다면 윤기는?
물론, 윤기도 가능하다.
제약 회사에서 벌어들이는 돈, 유전에서 벌어들이는 돈, 주식에서 벌어들이는 돈, MEV에서 벌어들이는 돈, 할리우드에서 벌어들이는 돈 등등.
평소 일반적인 부분에서 소탈한(?) 소비 생활을 해서 그렇지, 윤기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부자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일본의 공격에 맞설 때 돈을 아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응? 임진왜란과 관련한 영화를 찍을 거라고?”
윤기의 방문을 받은 최철재는 윤기의 말에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네. 정확하게는 이순신 장군님에 관한 영화죠.”
“흐음, 사극이라면 되게 괜찮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도 유행하고 있는 장르가 사극이니까.”
한국의 사극은 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가 전성기였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사극 하나 이상의 이름은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당장 사극을 보겠다고 저녁 8시, 혹은 저녁 9시에 가족들이 TV 앞에 모이는 경우가 흔하던 시절이 바로 이때였으니까.
“이번에도 마찬가지예요. 인기가 아니라 철저하게 연기력 위주로 배우들을 선발하세요. 대상이 외국인이라서 한국에서의 네임 밸류는 전혀 상관없어요.”
“응? 대상이 외국인이라고?”
“네. 올림픽 기간 동안 한국을 찾아온 외국인들에 한해서 아예 무료 상영을 할 계획이거든요.”
“뭐? 무료? 도대체 왜?”
윤기는 최철재의 질문에 대답하기보다는 두 가지 단서를 더 달았다.
“작은아버지가 해 주실 일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9월 20일까지 영화를 완성할 것, 나머지 하나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고증을 확실하게 지킬 것.”
그야말로 ‘일반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조건이 윤기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왜냐하면, 지금은 7월 초순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