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358)
#358화 북한과의 교류? (1)
그리고 거의 동시에 TV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현재 북한의 이러한 신년사 내용은 대한민국과의 교류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으로……]계속해서 신년사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 등에 대해서만 나올 뿐, 와이케이에 대한 추가적인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북한 저놈들이 미쳤나…?”
어처구니가 없어 하는 최기현의 말에 다른 사람들 역시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아버지, 설마 가실 건 아니죠?”
최철호의 말에 최기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안 가지. 저놈들이 무슨 해코지를 할 줄 알고 가? 그리고 내가 가 봤자 뭘 할 수 있다고 내가 가겠냐.”
대외적으로는 윤기가 바지사장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최기현이 바지사장.
그렇기 때문에 최기현이 북한에 방문한다고 하더라도, 김일성과 무언가 의미 있는 대화를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 분명했다.
“윤기야, 너 설마…, 갈 거냐…?”
“아뇨, 안 가요.”
아주 단호한 윤기의 대답.
덕분에 가족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괜히 윤기가 ‘이 기회에 북한을 개척해 보죠!’라고 하며 간다고 했으면 어쩌나 싶었으니까.
하지만, 윤기가 안 가려고 해도, 주변이 가만 놔두지 않을 때도 있는 법이다.
* * *
북한은 대한민국 정부와 연결된 통신을 통해 와이케이의 최기현 회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왜냐하면, 북한에 방문하는 것에는 반드시 대한민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니까.
더불어서 북한은 와이케이의 최기현 회장이 이번 제안을 거절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북한에 방문한다는 것은 어떠한 방식이든 이미지에 대단히 도움이 되는 일.
더군다나 북한 개발은 기본적으로 기업가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기업가들 입장에서 북한은 뜯어먹을 게 많은 족발 같은 것이었으니까.
먼저 집어 들고 살을 한 움큼 베어 물어 먹어야지, 남들 다 먹고 나서 뼈만 남으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북한 역시 이러한 심리를 아주 잘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좋은 답신이 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지금 N이 윤기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북한에선 최기현 회장님이 북한을 방문해 줬으면 한다고 하는데, 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불렀다네.”
사실 N 입장에서도 방문을 해줬으면 하는 입장이었다.
왜냐하면, 북한의 정보는 정말 얻기 어려웠으니까.
누구든 김일성을 직접 만나서 안색을 확인하고, 그것을 알려 주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최고의 정보였다.
물론, 북한에서 조선중앙TV에 김일성의 공식 상의 모습을 방송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적에 가까운 만남’에서 안색을 확인하는 것은 차이가 큰 법이니까.
더군다나 김일성 주변에 어떠한 인물들이 있는지 기억해 두었다가 국정원의 자료와 비교할 경우, 북한의 내부 권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입장에서도 반드시 가 줬으면 하는 방문.
하지만, 윤기는 단호했다.
“할아버지께서 나이가 너무 많으셔서요.”
대답을 들은 N은 입술이 바싹 말랐는지 혓바닥을 살짝 내밀어 입술을 축인 뒤, 아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으음…, 확실히 그건 그렇지. 회장님께서도 나이가 많으시니까. 그렇다면, 혹시 자네가 가 줄 수는 있을까…? 북한 내부 정보는 그야말로 특급기밀. 대한민국에 엄청난 도움이 될 걸세.”
이번에도 윤기는 고개를 저었다.
“북한에 갔다가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요. 저는 북한을 절대로 믿지 않아요.”
윤기는 미래에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 아주 잘 아는 사람.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어떠한 말을 건네든,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으음…….”
N은 아쉬운지 연신 신음을 흘렸다.
그러자 윤기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단히 비싼 당근’을 내밀었다.
“제 장조어른을 설득해 보신다면 이야기가 달라질지도 모르죠.”
“아…, 그렇지…. 그런 문제가 있었군….”
장조어른이란 아내의 할아버지를 뜻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거스터.
만약, 지금 윤기가 북한에 방문하겠다고 한다면, 거스터가 과연 가만히 있을까?
절대로 허락할 리 없었다.
소련이야 얼렁뚱땅 일이 진행되었지만, 북한?
그랬다가는 당장에 불호령이 떨어질 거다.
“제가 이익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 안위까지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아니거든요.”
실제로 북한이라면 정말 그럴 수 있었다.
윤기가 방문하자마자 납치해서 미국에 무언가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얘기.
그리고 그걸 얻어 낸 다음에는 식물인간으로 만들어서 대한민국으로 돌려보낼 수도 있는 일.
실제로 비슷한 일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기에 윤기는 굳이 북한에 갈 생각이 없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하긴 하지만 말이야.’
애초에 북한이 그런 미친 짓을 한 경우는 대부분 상대가 평범한 외국인일 경우였다.
하지만, 어쨌든 북한을 방문할 마음이 없는 것은 사실.
그렇기에 ‘안전’을 거절의 이유로 쓴 것이었다.
무서워서 가기 싫다는 데 누가 억지로 보낼 수 있겠는가?
그것도 다름 아닌 윤기를?
“후우…,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혹시라도 생각이 바뀐다면 언제든지 말해 주게.”
“알겠습니다.”
청와대는 북한에 윤기의 의사를 전달했다.
* * *
“뭐이야?”
발음이 명확하지 않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
김정일은 로동당 비서 중 한 명인 김신근을 향해 심기가 불편하다는 뜻을 여과 없이 비추고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누가 지금 죄송하다는 말을 들려달라고 했지?”
“그, 그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기 이전에 앞으로 어떻게 일을 할 것인지부터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남조선이 우리의 요구를 거절했다면, 그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제2의 계책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니냔 말이야.”
1989년을 기준으로 북한의 최고지도자는 김일성.
“죄,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계획을 수립하여 다,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로동당 비서가 김정일을 대하는 태도에는 김일성을 대할 때 이상의 ‘공포’가 뚝뚝 묻어나오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80년대 북한의 실질적인 최고지도자는 김정일이었으니까.
김일성은 1994년 심장마비로 사망하지만, 1980년대부터 김일성은 외교적인 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권에서 손을 뗀 상황이었다.
따라서 1980년대부터 북한의 실질적인 지도자는 김정일.
1972년 김일성의 오른팔인 최현이 ‘장남이 대를 이어야지’라고 말하며 김정일의 후계가 확정되었고, 1976년 반대파들을 전부 숙청하면서 김정일은 실질적인 국정의 운영자가 되었다.
그리고 바로 이 김정일이 최기현 회장의 방북을 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왜?’라는 의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유는 단 하나.
‘빌어먹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남조선 녀석들과 접촉해야 한다니.’
원래 역사에서도 80년대 후반에 공산주의에 위기가 찾아왔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것은 소련의 붕괴.
윤기의 역사에서도 현재 ‘공산주의 소련’은 붕괴된 상황.
소련이라는 연합 자체는 유지되고 있었지만, 엄밀히 따지면 ‘소련식 자본주의’를 향해 이행하는 상황인 것이다.
더불어서 운석에 의한 피해가 아직 복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련은 이것을 이유로 북한에 예전과 같은 지원이 당분간은 어렵다고 통보해 왔다.
소련의 지원에 많은 것을 의지했던 북한의 경제.
그런데 소련의 지원이 끊기자 자연스럽게 경제 위기가 찾아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정일은 대한민국의 유력한 경제 인사의 방북을 요구한 것이다.
공산주의에서 가장 많은 물자를 담당하던 소련이 현재 비소련 국가와의 교역을 사실상 문 닫은 이상, 현재 북한은 물자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외화가 필요한 상황.
그렇기에 김정일은 한 가지 묘안을 떠올리고 있었다.
‘금강산…, 금강산을 개방하겠다고 하면 남조선 녀석들이 달려들지 않을 리가 없어.’
김정일은 ‘금강산’이라는 미끼가 반드시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 *
“이런, 서기장님까지 저를 보자고 하실 줄은 솔직히 몰랐네요.”
고르바초프의 집무실.
이곳에서 윤기는 고르바초프와 홍차를 한 잔 마시고 있었다.
‘어쩐지, 홍차는 푸틴이랑 같이 마셔야 할 것 같은데 말이지.’
윤기는 무섭지만 동시에 우스운 생각이 들었기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홍차를 한 모금 마셨다.
“흠! 흠! 미안하네, 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서…. 그나저나 홍차 맛이 어떤가? 푸틴이 차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보니, 특별히 부탁해서 구해 온 것이네.”
“쿨럭!”
푸틴이 구해 온 홍차라는 말에, 윤기는 자신도 모르게 홍차를 그대로 뿜었다.
“으, 응? 뭐, 뭔가? 홍차에 뭐라도 들었나?”
다행히도 홍차에 방사능이 들어 있지는 않았다.
애초에 원래 역사의 푸틴과 윤기의 역사에서의 푸틴이 같은 인물이었어도, 다른 인생을 살고 있었으니까.
“아, 아뇨. 순간 사레가 들려서요.”
“난 또 순간 당황했지 않나. 아무튼, 새로 차를 한잔 내오겠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것보다도, 오늘 부르신 이유는 역시….”
손수건을 꺼내 흘린 홍차를 닦으며 묻자, 고르바초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자네가 북한에 방문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네.”
윤기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다가 미국도 나한테 방문하라고 하는 거 아니야?’
의외로 가능성이 있었다.
만약, 소련이 미국과 아직도 옥신각신하는 상황이었다면, 레이건은 윤기의 방북을 반대했겠지.
하지만, 현재 레이건은 소련과 관계가 괜찮은 상황이었다.
그렇다는 건 북한 역시 조종하고 싶어 할 여지가 있다는 뜻.
물론, ‘강행’하려고 하지는 않겠지만, ‘안전이 보장된다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이 컸다.
“서기장님께서도 아시겠지만, 북한은 대한민국 사람이 방문하기에 대단히 위험한 나라입니다. 제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것은 우리 소비에트 연방에서 책임지겠네.”
“책임을 지신다고요?”
“그래. 방북 동안 자네의 호위는 우리 소비에트의 군인들이 담당하게 될걸세. 만약 북한이 자네를 납치한다면, 그것은 우리 소비에트 연방에 대한 선전포고가 될 것이야.”
“흐음…….”
그야말로 아주 완벽한 안전책.
만약 윤기가 한국인 경호원을 데리고 방북하게 된다면, 북한이 될 대로 되라 식으로 행동할 가능성은 충분했다.
하지만, 소련 군인을 경호원으로 대동한다면?
아무리 북한이라 하더라도 막가파식 행동은 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북한에서 그것을 승낙하던가요?”
“북한에서 우리한테 자네의 방북을 도와주기를 요청했다네. 그렇기에 우리는 그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얘기지.”
만약 소련의 이러한 조건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소련은 당연히 북한의 요청을 거절하겠지.
‘어디 보자…, 그렇다면 소련은 북한에 무언가를 먼저 요구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윤기는 이번 일을 통해서 자신이 얻어 낼 수 있는 것을 하나 생각해 보았다.
“서기장님.”
“응?”
“혹시, 제가 방문하기 전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