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447)
#447화 큰 선택 (1)
그 말을 들은 순간, 윤기는 ‘뭔 개소리를’이라는 생각을 하며 무시하라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잠깐이지만 생각할 틈이 생긴 것도 사실.
‘흐음~, 우리가 UN에 가입하는 게 정말로 이득일까?’
윤기는 소련, 대한민국, 아프리카의 연합을 꿈꾸고 있었다.
물론, 김평일이 굴종해 오면서 여기에 북한도 추가된 상황.
‘내가 구상하는 연합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미국과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해. 하지만, UN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해서 미국과 우리의 관계가 틀어질까?’
소련의 식량 자급률이 높아지기 전까지는 미국에서의 식량 구매가 필수였다.
더군다나 윤기는 아직 미국에 유전을 가지고 있는 상황.
심지어 모든 유전을 공개한 것도 아니었다.
현재 공개한 유전은 두 개.
레이건의 임기가 1990년 3월에 끝나기 때문에, 윤기는 상황을 봐서 새로운 대통령이 등극한 후에 유전을 공개할 요량이었다.
‘물론 지금 공개해도 크게 상관은 없지. 하지만, 굳이 레이건에게 당근을 더 줄 필요는 없어.’
윤기와 레이건의 관계에 개인적인 친분이 어느 정도 생기기는 했지만, 그게 새로운 유전에 대한 이익을 줄 정도는 아닌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윤기는 다음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이번에도 공화당이 승리하게 되겠지.’
원래 역사에서도 공화당 소속인 조지 H.W. 부시가 당선된다.
하지만, 윤기는 당연히 이 사실을 모르는 상황.
애초에 노가다 시절의 윤기는 레이건이 공화당 소속이라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아니, 더 심했다.
지금 역사에서 레이건을 만나기 전까지는 레이건의 소속도 몰랐으니까.
당연히 조지 H.W. 부시가 레이건 다음으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것도 모르고, 조지 H.W. 부시가 연임에 실패하면서 민주당 소속인 빌 클린턴이 당선될 것이라는 것도 몰랐다.
클린턴이 미국의 대통령이었다는 건 알지만, 클린턴이 언제 대통령을 했는지는 모르니까.
하지만, 윤기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길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공화당이 너무 잘 나가고 있었으니까.
[냉전에서 승리한 미국]비록 외국으로 제조업 위탁을 하는 것과 관련하여 브레이크를 걸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고 있었지만, 냉전에서의 승리가 너무도 달콤했기에 지지율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
그렇기에 레이건 다음 대통령을 정할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사실상 공화당 내부의 공천으로 이미 정해진 상황이었다.
‘조지 H.W. 부시라…, 조지 부시의 아버지라는 말을 듣기는 했는데, 어쨌거나 나중에 직접 만나 보면 알게 되겠지. 그래도 지금 공화당의 스탠스를 보면, 조지 H.W. 부시라고 해서 관계가 달라질 일은 없을 거야.’
여기까지 생각을 정리한 윤기는 다시 UN 가입이라는 본제로 돌아왔다.
‘사실, UN이라는 게 나중에는 강대국들의 싸움터로 변하잖아?’
잘은 모르지만, 적어도 미래의 UN이 미국과 중국의 힘 싸움이 일어날 곳으로 변한다는 사실만큼은 알고 있는 윤기.
비록 러시아와 프랑스, 그리고 영국이 있다고는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과 중국에 비하면 명함도 내밀기 힘든 게 현실이고, 러시아 역시 소련 시절의 위세에 비하면 힘이 턱없이 부족했으니까.
그나마 핵무기가 많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에 입김을 불어 넣는 정도?
따라서, 윤기는 미래의 국제기구가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된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내가 중국 쪽에 설 이유는 없어.’
국경이 인접한 국가가 친해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역사가 증명하는 사례였기 때문에 윤기는 중국과 친해지는 역사는 아예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자기 대에서는 친하다고 하더라도, 미래에는 반드시 사이가 나빠질 수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실제로 나도 겪었고.’
중국에 의한 온갖 제재를 경험하던 대한민국을 실제로 체험한 윤기였기에 더더욱, 중국과 함께하는 선택지는 아예 분쇄해 버렸다.
‘그렇다면 미국의 편에 서야 하는데, 굳이 UN에 가입해서 편을 들 이유는 없잖아?’
UN에 가입하면 분명 국가의 위상이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지고, 북한의 경우라면 여러 가지 구호품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UN에 가입한다고 해서 딱히 얻을 이익이 없었다.
물론, UN의 다른 국가들과 교역이 활발해진다거나 할 수는 있겠지.
그런데 이것은 UN에 가입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이고, 애초에 윤기는 비연합 국가와의 교류 정도가 높아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는 쪽이었다.
‘분명 UN에 가입한 국가가 대부분이긴 한데…….’
사실상 지구상에 존재하는 국가라면 UN에 가입하는 것이 국룰인 상황.
하지만, 미래로 가면 UN이 세계의 화합이라는 초기 목적과는 달리 강대국의 싸움터로 변질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여기서 이득을 보려면 차라리 UN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로 미국의 말을 들어주는 게 좋겠지?’
윤기는 결정했다.
어차피 대한민국이 가장 의존해야 하는 국가는 현재로서는 미국.
그렇다면야 굳이 UN에 가입해서 종종 미국에 브레이크를 거는 행위에 어쩔 수 없이 동참하느니, 차라리 미국에 완전히 붙기로 결정한 것이다.
‘트럼프 시대가 오면 트럼프가 동맹국을 어떻게든 벗겨 먹으려고 하지만, 그전에는 그래도 동맹국을 향한 대우가 나쁘지는 않아. 어중간하게 세계와 함께하려고 하지 말고, 아예 미국하고만 함께하자. 그게 차라리 나을 거야.’
물론, 미국 역시 조금만 틈이 보이면 한국을 벗겨 먹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당장 미국이 자유무역협정인 FTA를 맺은 국가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알 수 있으니까.
더군다나 IMF 당시 IMF가 미국의 입김에 따라 한국에 요구한 수많은 제도들.
‘그 제도들은 내가 어떻게든 막으면 그만이지. 어디 보자…, 우리가 UN에 가입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나?’
마지막 가능성까지 생각해 본 윤기는 역시 가입하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없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어차피 미국과 소련이 반대할 테고, 만에 하나 결의안이 통과한다고 해도 UN 결의안은 강제력이 없거든.’
마침내 윤기는 모든 생각을 종료한 후, N을 향해 답했다.
“까짓거 가입하지 말죠. 뭐.”
[엥? 진심인가?]윤기의 머릿속에서 이루어진 생각을 전혀 모르는 N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기절초풍할 답변이었다.
* * *
N의 답변을 들은 레이건은 곧장 윤기를 미국으로 호출했다.
윤기 역시 가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황.
그렇기에 윤기의 방문을 받은 레이건은 대단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대뜸 본론으로 들어갔다.
“대한민국이 UN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네. 그런데,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가?”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었기에 윤기의 답변도 빨랐다.
“일본이 우리의 가입을 극구 반대하기 때문이지요.”
[북한의 가입은 필요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가입은 이해할 수 없다.]논리도, 근거도 없는 일본의 주장.
게거품을 물고 반대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일본의 이러한 주장에 관심을 가진 국가가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들은 대한민국이 문제없이 가입하리라고 보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이 반대해서 가입하지 않겠다니.
당연히 이러한 답변이 레이건의 마음에 찰리가 없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답변입니다.”
아주 적절하게 말을 이은 덕분에 레이건이 눈살을 찌푸리려다가 멈췄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로군?”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은 오롯이 미국의 편만 들기 위해서 UN에 가입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미국의 편을 들기 위해 UN에 가입하지 않겠다…?”
레이건이 잘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기에 윤기는 설명을 이었다.
“각하, 대한민국이 UN에 가입해도 미국을 지지할 수는 있습니다. 회원국 하나가 미국을 지지하면 큰 힘이 될 테니까요.”
“그렇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UN 회원국이 희소성이 있을까요?”
“음…?”
의외의 말이었던 듯, 레이건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윤기를 바라보았다.
“UN에 가입하면 UN의 규칙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족쇄가 채워진다는 것이지요.”
“그건 맞는 말이라네. 강대국도 규칙을 어느 정도 지켜야 하는 것이 UN이니까.”
“하지만, 예전에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나중에는 중국이 제조업을 통해 성장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아무리 제재를 가한다 하더라도, 유럽의 기업가들이 돈에 미쳐서 중국과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후우, 그게 좀 걱정이야. 제조업 호황이 가져다주는 영향력을 내 눈으로 본 참이니까.”
미국조차도 소련이 아니었으면 상당히 위험할 뻔했다.
어쨌든 제조는 해야 하는데, 자국 내에서 제조하게 될 경우 세계를 상대로 한 가격 경쟁이 도무지 되질 않으니까.
“그래서 UN에 가입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비UN 국가로서 미국이 원하는 행동을 하겠습니다. 비UN 국가니까 행동에 거칠 것이 없죠. 단지.”
“단지?”
“미국이 동맹국으로서 대한민국을 보호해 주기만 하면 됩니다. 동맹국을 도와주는 데 꼭 UN이 필요하진 않잖습니까? 더군다나 미국은 상임이사국입니다. 제재 결의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반대한다면 상당히 어려워지겠죠.”
“그런 이유였던가…!”
윤기를 바라보는 레이건의 표정에는 그야말로 감탄이 담겨 있었다.
“우리 대한민국은 미국의 충실한, 최고의 동맹국이 되겠습니다. 그러니 미국도 우리를 최고의 동맹국으로 생각해 주십시오. 세계 최강대국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미국,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은 그런 미국의 제1동맹국이 되기를 원합니다. 비록 독일, 프랑스, 영국 등과 비교해서 경제 규모는 밀리지만, 동맹국적 가치로서는 1등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미 대한민국은, 아니 자네는 세계 최고의 가치가 있는 파트너야. 그런 자네를 모르는 척하겠는가?”
실제로 윤기 덕분에 공화당은 엄청난 이득을 보고 있었다.
소련을 통한 제조, 소련으로의 잉여 농·축산물 판매, 신약 독점 유통 등.
만약, 윤기가 사라진다면 공화당이 입을 손해는 그야말로 막대하겠지.
그렇기에 레이건이 윤기를 보는 눈은 그야말로 따스하기 그지없었다.
“그렇다면, UN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겠습니까?”
“물론이네. 자네가 원하는 대로 하게나!”
화끈한 레이건의 동의.
물론, 레이건의 필연적인 질문 하나가 바로 이어졌다.
“그런데, 북한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확답을 드릴 정도로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은 예정대로 UN에 가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윤기와 김평일의 관계는 기밀.
그렇기에 윤기는 일부러 두루뭉술하게 대답했다.
“흐음, 북한은 가입하는데, 한국은 가입이 안 된다라…, 세계가 놀라겠군.”
“북한은 그래도 지원을 받아야 하는 국가니까요.”
“하긴, 그렇지?”
“참, 각하.”
“응?”
윤기의 물음에 레이건이 무슨 일이냐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괜찮으시다면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겠습니까?”
“아, 무엇이든 말하게. 자네 부탁이라면 무조건 들어줘야지. 내가 대통령 임기가 얼마 안 남은 만큼,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얼른 말하게나.”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윤기의 이야기를 들은 레이건이 껄껄 웃으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거야 어렵지 않은 일이지. 꼭 도와주도록 하겠네.”
* * *
북한의 UN 가입과 관련한 UN 회의에서 북한은 만장일치로 UN에 가입되었다.
반면 대한민국은 UN 가입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예 언급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일본은 그것만으로도 자신들이 대한민국을 이겼다고 생각했는지, 일본 총리가 N을 비웃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거 대한민국은 가입하지 못해서 어떡합니까? 너무 안타깝군요.”
일본 총리는 N의 바로 옆자리.
잔뜩 이죽거리는 일본 총리였지만, N은 그런 총리를 무시했다.
하지만, 총리는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자신이 이겼다고 굳게 믿었으니까.
그런데 잠시 후.
레이건이 N을 향해 다가와서는 아주 환한 표정으로 악수했다.
그야말로 동맹국의 사이를 돈독히 보여 주는 장면.
그러자 일본 총리도 질 수 없다는 듯, 레이건이 N과 악수를 끝내기가 무섭게 레이건을 향해 허리를 살짝 숙이며 손을 내밀었다.
비록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회복될 여지도 분명 있을 테니까.
하지만, 레이건은 일본 총리의 손을 잡지 않고 무시한 뒤, 일본 총리의 옆자리인 칠레 대통령과 악수를 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