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470)
#470화 전쟁특수! (1)
느닷없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것은 미국을 그야말로 벙찌게 만들었다.
왜?
쿠웨이트는 친미 국가였으니까.
친미 국가인 쿠웨이트를 침공하면 어떻게 될까?
미국이 가만히 있을까?
당연히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아니, 여기까지만 본다면 ‘뭐, 침공할 수도 있잖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라크는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았던 국가라는 게 문제다.
사실, ‘원래 역사’를 기준으로 두고 보면, ‘이란-콘트라’ 사건까지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란-콘트라 사건은 정말 길고 길게 설명할 수 있지만, 짧게 설명하면 매우 간단하다.
[CIA가 이란에 무기를 매우 비싸게 팔았고, 그 돈으로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한 후, 그 돈으로 대외 불법 공작과 마약밀수까지 했다.]실제로 원래 역사에서 레이건은 이로 인해 탄핵까지 당할 뻔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부르짖은 레이건이 CIA를 통해 미국에 마약을 밀수하다니?
하지만, 윤기의 역사에서 ‘이란-콘트라’ 사건은 중간 과정까지만 진행되었다.
[CIA가 이란에 무기를 매우 비싸게 팔았다.]이유는 재미있게도 윤기가 레이건 일파에게 조성해준 ‘합법 비자금’ 때문.
제약 회사를 통해 들어오는 막대한 금액이 있었고, 일본의 패망을 통해 벌어들인 돈이 상상을 초월했기에 이들은 정권 붕괴를 불러올 수 있는 마약 밀매에 손을 대지 않은 것이다.
괜히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라는 표현이 존재하겠는가.
그나마 윤기의 합법 비자금이 이 괴물을 길들여서 그렇지, 윤기가 이들을 길들이지 않았다면 윤기의 역사에서도 ‘이란-콘트라’ 사건이 똑같이 발생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1990년 7월인 윤기의 역사를 기준으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어떻게 축약할 수 있을까?
매우 간단하다.
[이라크가 친미 국가를 공격했다.]매우 간단한 이야기.
그렇다면 미국은 이라크를 어떻게 할까?
당연히 응징하려 한다.
그렇기에 윤기는 부시에 의해 소환되어 미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렇게 급하게 불러 정말로 미안하네.”
엄밀히 따지면, 아들인 조지 W. 부시가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를 닮은 것이지만, 윤기는 아버지 부시가 아들 부시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피는 못 속인다니까.’
갓난아기 때는 자식이랑 부모가 닮은 것을 모를 수도 있다.
당장 윤기가 그것 때문에 피해를 본 경험이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게 되면 점점 부모와 얼굴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당장 한국의 유명한 UFC 선수만 하더라도,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이 매우 닮았었고, 또 자신과 자신의 자식이 매우 닮았었다.
오죽하면, 부산 야구팀에 소속된 선수 중 한 명은 딸이 부산에서 길을 잃어버리더라도 부산 시민들이 ‘마! 너 야구 선수 OO 딸 맞제?’라고 해도 찾을 정도라고 하겠는가?
그 정도로 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는 얼굴이 닮아 있었다.
“아닙니다. 미국의 이익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한눈을 팔고 있을 수는 없지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것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돕겠습니다.”
윤기의 말에 부시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네는 정말 공화당을 위한 사나이로군.”
“물론입니다.”
사실 부시는 윤기가 레이건 이후에 자신에게 협력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윤기는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 있는 것이 레이건에서 부시로 바뀌었음에도 자신의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부시를 대단히 흡족하게 했다.
왜냐하면, 레이건의 그늘에 가려질 일이 사라졌으니까.
미국 대통령까지 올라갔는데, 상왕이 존재하면 얼마나 화가 나겠는가?
비록 부시가 2인자로서 아주 적절한 처신을 했다고는 하지만, 대통령 자리에서까지 2인자 역할을 하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한 가지 부탁을 해도 되겠는가?”
“말씀만 하십시오.”
부시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거스터 공화국에 파견했던 전투기 조종사와 전투기에 대해 일시 복귀 명령을 내리고 싶다네. 가능하겠는가?”
“물론입니다.”
현재 미국은 이라크의 콧대를 꺾어 주기 위해 그야말로 총력을 모으고 있었다.
특히,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패배한 지 불과 10년이 조금 넘은 상황.
그렇기 때문에 ‘장기전’에 대해서 그야말로 몸서리를 칠 정도였다.
따라서 미국이 이번에 선택한 방안은 ‘단기전’.
최대한의 물량과 최고 수준의 장비로 단시간에 전쟁을 끝낼 생각을 먹은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당연히 거스터 공화국에 대여해 준 최신예 전투기들을 회수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원래 역사를 기준으로 두고 보면 ‘진짜 최신예’들은 따로 있었지만, 어쨌든 거스터 공화국에 있는 미군 전투기 역시 최신예는 최신예.
그렇기에 부시는 부탁을 했고, 윤기는 승낙했다.
“다행이군. 그리고…, 우리 미국은 자네의 PMC를 고용하고 싶다네. 생각이 있는가?”
‘브라보!’
윤기는 속으로 환호성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돈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미국이 공식적으로 고용을 의뢰하다니?
‘걸프전에 대해서 솔직히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인생에서는 관심을 많이 가질 수밖에 없겠어.’
실제로 노가다 인생에서 윤기는 걸프전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그때도 일용직을 하면서 먹고 살던 것은 똑같았으니까.
그런데, 걸프전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상황을 겪게 되자 자연스럽게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일단 걸프전이 단기간에 끝나는 것은 확실해. 그리고 또 일이 어떻게 흘러가더라……?’
윤기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지극히 추상적인 정보를 어떻게든 조합하려고 애썼다.
단기간에 끝나는 걸프전.
걸프전의 결과.
미국 측이 입게 되는 피해.
이후 미국의 전력 전개 방식.
이것에 대해서 윤기는 각각으로 따져도 불과 몇 줄로 요약될 수 있는 수준의 정보밖에 없었다.
하지만, 몇 줄밖에 되지 않는 정보라 하더라도 미래에 관한 정보는 금의 가치 그 이상.
그렇기에 윤기는 빠르게 여러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그것에 대한 결과를 시뮬레이션하기 시작했다.
“아…, 물론, 공짜로 고용하겠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라네. 자네의 PMC는 세계 톱 클래스 수준. 당연히 그에 걸맞은 대가를 지불할 생각이야. 우리 미국의 국세가 얼마나 화끈한지 보여주 겠네.”
‘오, 대박!’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느라 대답이 늦었던 것인데, 부시는 윤기가 부담스러워서 대답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기에 윤기는 짐짓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 아닙니다. 그저, 규모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래도, 지원을 화끈하게 해 주신다고 하니 기대해도 되겠…죠?”
윤기는 일부러 후렴구를 붙여서 부시가 자신의 말을 지키게끔 유도했다.
만약, ‘고민했는데’까지만 이야기했다면, 부시가 ‘아, 그런가? 그렇다면 다행이군!’이라며 어물쩍 보상에 대해 넘어갈 수도 있었을 테니까.
“물론일세. 믿어도 좋다네.”
미소를 짓던 부시가 갑자기 은근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런데 혹시…, 우리가 자네 PMC를 고용하면, MIG-31도 파병이 되는 건가?”
“물론입니다.”
“아주 만족스러운 이야기로군.”
순간, 윤기는 아주 진한 돈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각하, 갑자기 든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만, 말씀드려도 될까요?”
“오, 얼마든지 말해 보게.”
“PMC에서 파병하는 병력의 규모와 장비 수준에 대해 상한선을 두실 생각이십니까?”
부시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다네. 오합지졸들이라면 모를까, 자네의 PMC 병력은 정예 중의 정예지. 많은 숫자가 우리 미군 출신 아니던가? 꽤 오래전부터 특수 부대 출신들도 자네 PMC에 많이 들어간다고 하더군.”
“부끄럽지만 그렇습니다. 확실히 미국의 아들들은 유능하더군요.”
윤기의 적절한 표현에 부시 역시 딱히 트집을 잡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다.
“만약 제가 MIG-31 다수와 더불어서 소련의 최신예 병력을 PMC 소속으로 파견할 수 있다면, 각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
순간 부시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실, 백악관은 이미 소련에 미국의 편에 서라고 무선을 보낸 상황이었다.
물론, 소련의 대답은 거절.
비록 미국과 온화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간 내주고, 쓸개 내주고 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련의 군대를 거스터 공화국 소속 PMC를 경유하여 제공받을 수 있다니?
이것은 분명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조건이었다.
“물론 공짜는 아니겠지?”
“아하하…, 그거야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저 중개만 하는 것뿐입니다. 아무리 저라고 해도 소련의 전략 병기들과 인력들을 공짜로 사용할 수는 없지요.”
“뭐…, 당연한 말이기는 하지만…, 으음….”
일단 매력적인 제안인 것은 확실했기에 부시는 고심에 잠겼다.
“내가 혼자서 결정할 사안은 아닌 것 같군. 회의를 통해 답장을 주어도 되겠는가?”
“물론입니다.”
윤기는 부시가 이번 제안을 승낙할 것이라고 100퍼센트 확신했다.
* * *
“응? 돈이나 왕창 벌어 보자고?”
뜬금없는 윤기의 말에 고르바초프는 눈을 끔뻑끔뻑 떴다.
“예, 소련군을 제 PMC 소속으로 위장해서 미국에 파견하는 거죠.”
“가만…, 자네는 내가 미국의 다국적군 파견을 거절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건가?”
미간을 찡그리는 고르바초프의 말에 윤기가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국적군 파견이 무료 봉사라면, 이것은 유료 노동이라는 게 다르죠.”
“으음…, 그건 그렇긴 하네만….”
“어차피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로 가기 위해서는 타국에 대한 영향력 감소가 당연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차피 줄어들 영향력이라면 돈을 받고 줄이는 게 낫지 않을까요?”
“하긴….”
이미 소련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서도 원래 역사에 비해 훨씬 자발적으로 손을 뗐다.
더불어서 미국에 고개를 숙이는 모양새가 나왔기 때문에 비 소련 국가를 기준으로는 갈수록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
그나마 소련에 소속되어 있는 국가들 기준으로는 일종의 수정 자본주의가 도입되어 영향력에 문제가 없었지만, 비소련 국가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당장 앙골라 쪽에도 손을 뗐으니까 말이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도 자금이 필요해서요. 이번 일에 대해 서기장님이 힘을 좀 써 주셨으면 합니다.”
“그 정도로 자금이 부족한가?”
“유지는 가능하지만, 개선은 불가능한 상황이라서요.”
쓴웃음을 짓는 윤기의 모습에 고르바초프가 곰곰이 생각을 하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어차피 버릴 영향력이라면 돈이라도 왕창 버는 게 낫겠지. 돈을 받을 수 있는 한도만큼의 병력을 파견하겠네. 그런데, 미국에 그 정도의 병력이 필요할까?”
“필요하지 않아도 요구할 거예요. 그 정도로 지금 미국은 전쟁을 단기간에 끝내려고 하니까요. 베트남전의 공포는 아직도 미국에는 남아 있어요.”
외국인의 입장에서 베트남전 이후의 미국 분위기를 체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미국인 입장에서 베트남전은 2차 세계 대전 승리를 통한 국뽕을 잊게 만들 정도로 문화적 타격이 컸던 전쟁이다.
그러니 지금 부시 정부가 어떻게 해서든 단기간에 확실하게 이기려고 하는 거겠지.
“더군다나 PMC를 통해 병력을 고용하게 될 경우, 미국은 소련이 이라크에 붙는다는 경우의 수를 하나 버릴 수 있어요. 따라서 가능하면 많은 숫자의 병력을 요청하게 될 거예요.”
“호오…, 확실히 그런 면은 있겠어.”
“그러니, 저만 믿으시죠. 확실하게 돈을 벌어오겠습니다. 인민들의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야죠.”
“자네만 믿겠네.”
고르바초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윤기는 사실, 이번 이라크 전쟁 승리가 미국에 가져올 치명적인 문제 하나를 추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