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475)
#475화 범죄와의 전쟁 (1)
지금 무함마드의 배를 포위하고 있는 배들의 소속은 다름 아닌 거스터 공화국.
그렇다.
윤기는 비행기를 통해 병사들과 오쓰만을 보냄과 동시에 거스터 공화국에서 배들을 소말리아 해역으로 출발시킨 것이다.
상당한 강행군이었지만, 배들은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해당 해역에 도착할 수 있었고, 최종적으로 무함마드의 배를 포위하는 데 성공했다.
끽해야 기관총 정도로 무장하고 있는 50명 수준의 해적.
vs
최신예 무기로 장비하고 있는 실전 경력 다수의 정예 병사들.
누가 봐도 뻔하지 않은가?
특히 군선들에 달려 있는 장비를 본 무함마드는 아예 전의를 상실해 버렸다.
“…뚫고 탈출할 수 있을까?”
“불가능…, 절대 불가능….”
마찬가지로 어이를 상실한 조타수의 말에 무함마드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데, 일정 거리까지 접근하던 군함들이 더 이상 접근하지 않았다.
“뭐지…? 일단 이동해 보는 게 낫지 않겠어?”
무함마드의 조심스러운 종용에 조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뒤, 무함마드의 배가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하자,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위협 사격이 쏟아졌다.
그야말로 귀를 찢어발길 정도로 강력한 파열음들.
[[[[[으헉!!]]]]]덕분에 해적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주변에 있는 무언가를 붙들고는 몸을 떨었다.
“무선입니다!”
무선을 담당하는 해적의 말.
“연결해.”
그러자 대단히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장비를 통해 흘러나왔다.
[너희들은 지금 이 시간부로 그곳에서 움직이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는다. 움직이면 공격한다. 그뿐이다.]대단히 살벌한 경고.
심지어 무선은 더 이어지지 않고 상대 쪽에서 끊어 버렸다.
“……어쩌죠.”
무선을 담당하는 해적의 말.
하지만, 이것에 대해 해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 *
해적들 입장에서 바다 날씨는 빌어먹을 정도로 좋았다.
군함들에 의해 포위된 지 무려 5일.
풍랑이든 폭풍우든 뭐라도 있었으면, 목숨 걸고 탈출이라도 할 텐데, 날씨가 너무 좋아 그럴 시기도 없었다.
그러던 차에 배에 있던 식량도 식수도 어제저녁 부로 떨어졌다.
애초에 식량을 많이 준비하면서 다니는 선박이 아니었기에 이런 사달이 난 것이다.
그렇기에 한낮인 지금, 벌써부터 갈증을 호소하는 해적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
‘군벌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저런 군선들이 활동하게 놔두다니!’
무함마드는 소말리아의 군벌들을 욕했다.
하지만, 군벌들이라고 해서 어떻게 답이 있을까.
[우린 저 해적들만 딱 잡고 빠질 거다. 우릴 공격해서 전면전을 하든, 그냥 저 해적을 포기하든, 둘 중 하나만 해라.]윤기 휘하의 병사들은 능력이 정말 탁월했기에 위압감이 철철 넘쳤고, 덕분에 군벌들 역시 속은 끓어올랐지만, 어떻게 하지를 못 했다.
애초에 소말리아 군벌들의 군사력은 지극히 미미한 수준.
게릴라는 될지언정, 전면전을 할 수 있을 만한 단체는 못 된다.
그렇기에 윤기는 이번 일을 아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따라서 다시 이틀.
결국, 무함마드는 배에 백기를 걸었다.
식량도 없고, 물도 없고, 빠져나갈 구멍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뭘 할 수 있겠는가?
그나마 다행인 점은 항복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탈수가 오기 직전의 몸으로 자신들의 무기를 모두 바다에 버린 해적들은 모두 결박되어, 근처 항구에서 따로 대기하고 있던 한국군에 인계되었다.
물론, 이번에는 윤기도 있었다.
찰칵-
윤기가 나타난 것은 오로지 사진 한 장을 위함이었다.
57명의 해적이 포박되어 무릎이 꿇려져 있는 앞에서, 윤기가 해맑은 표정으로 브이 자를 그리고 있는 사진이었다.
* * *
[최윤기 회장이 해냈다!] [최윤기 회장! 해적들 포로로 잡아!] [자랑스러운 애국자, 최윤기 회장.] [성환해운과는 다르다!]신문들은 그야말로 윤기를 찬양하기에 바빴다.
애초에 MEV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신문들이었지만, 윤기의 이번 행동은 그야말로 애국자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일.
하지만, 윤기에게 이번 일의 관심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일이었다.
“자네를 이렇게 직접 만나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구만.”
YS의 말에 윤기는 어깨를 으쓱했다.
“1년도 안 됐는데, 오랜만인가요?”
“항상 자네를 자주 만났는데, 그 정도면 충분히 오래됐지. 안 그렇습니까, 각하?”
N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항상 옆에서 조언을 해 주던 사람이 사라지니, 이게 얼마나 허전하던지….”
“그냥, 공화국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계속 한국에 있으면 안 되겠는가?”
“글쎄요…, 사실 공화국 일은 대략 해결이 되어서 그래도 되긴 하는데, 이번 일이 끝나면 가족하고의 시간을 조금 늘리려고요. 공화국에 신경 쓰는 동안 가족한테 너무 신경을 못 썼네요.”
윤기는 솔직히 말해서, 메릴에게 미안했다.
자신이 너무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물론, 거스터 공화국에 메릴이 따라오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거스터 공화국에는 인프라가 사실상 없는 상황.
그나마 배에는 수도와 전기가 있었지만, 배 생활도 그리 편한 게 아니었고, 상륙할 경우엔 수도, 전기 모두가 애매했기에 메릴을 고생시키고 싶지 않았다.
물론, 메릴은 자신도 참을 수 있다며 윤기에게 함께 하고 싶다고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윤기가 만약 거스터 공화국 초기에 메릴과 함께 하하 호호 즐거운 생활만을 했다면?
지금처럼 병사들이 공화국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겠지.
결국,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다르게 보면 윤기의 욕심이었다.
‘한동안은 메릴에게 집중해야지. 아니, 앞으로는 이라고 해야 하나…?’
윤기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N과 YS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아무튼, 자네 덕분에 큰 시름을 또 넘긴 것 같아. 만약 인질 중 하나가 죽기라도 했으면, 어우….”
YS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N이 한마디를 거들었다.
“완벽하게 구출한 것도 모자라서, 해적들까지 거의 다 잡아들였지 않습니까. 이건 아주 경사입니다. 경사.”
“그렇죠. 법무부에서도 국제법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니, 이제 해적들에게 콩밥을 아주 풀코스로 먹여 줄 때입니다.”
둘의 말을 듣던 윤기가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런데, 그 녀석들을 수용할 교도소가 있나요? 재판 중에는 구치소에 일단 수용한다고 하지만, 계속 구치소에 둘 수는 없으니까요.”
“교도소야…, 충분하지 않나?”
N이 YS를 바라보자, YS는 잘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글쎄요…?”
둘의 반응을 본 윤기의 말이 이어졌다.
“인원 자체는 수용할 수 있겠죠. 하지만, 57명이나 되는 인원을 분산해서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걸요? 그렇다고 녀석들을 한 곳에 수용했다가는 이미 한 팀이었던 녀석들인데 집단 탈옥을 시도할 수도 있겠죠. 아니면, 감옥 내부에서 조직을 만들 수도 있고요.”
“으으음….”
확실히 그럴 수 있다는 듯 N이 고심하는 소리를 낼 때, YS는 윤기의 의사를 깨달았다는 듯 씨익 웃었다.
“자네…, 뭔가 원하는 것이 있구만?”
눈치 빠른 YS 덕에 윤기도 웃을 수 있었다.
“그 녀석들을 거스터 공화국의 교도소에 위탁하시는 건 어떠세요?”
“으잉? 위탁?”
뭔가 있을 거라 짐작했던 YS였지만, 살짝 놀라며 곧바로 반문을 뱉어냈다.
“네, 위탁이요. 물론, 거스터 공화국에 수용하자는 것은 아니에요. 한국에 거스터 공화국이 운영하는 교도소를 짓고, 거기에 이 녀석들을 수용하자는 거죠.”
“흐음…, 어째서?”
이번에는 N의 반문이었다.
“왜냐하면, 거스터 공화국은 인권을 ‘적당히’ 챙겨 줄 거라서 말이죠. 일종의 회색지대를 만들 생각이에요.”
“하긴, 해적 녀석들에게 인권을 챙겨 줄 필요는 없지. 그런데, 57명을 위해서 교도소를 짓는 것은 좀 과한 것 아닌가? 그리고 지금 당장 교도소도 없을 텐데? 새로 지으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지 않나?”
합리적인 N의 의문.
그렇기에 윤기는 미소를 지으며 N과 YS에게 자신의 진짜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세상에.]]둘 다 입을 떡 벌렸지만, 윤기의 계획에는 적극 찬성했다.
* * *
[해적, 잡은 것은 좋았지만, 수용할 공간이 부족] [교화될 다른 범죄자들이 해적들에게 물들 우려 있어] [해적, 이대로 훈방해야 하나?]MEV 소속의 신문들은 교묘히, 여론에 부채질을 하기 시작했다.
기껏 잡은 해적들을 교도소 문제 때문에 순방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상황.
그렇기에 국민들의 관심이 극도로 이번 일에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사안이 나왔다.
[법무부, 거스터 공화국에 수용 위탁 검토]이번 해적들에 대한 교도소 수용을 위탁하겠다는 발표.
국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
[그냥, 놔주는 것보다는 무조건 좋은 거 아냐?] [최윤기 회장이라면 믿을 수 있지.] [와이케이가 운영하는 교도소라, 어떤 곳일까?]그렇기에 국민의 호응 속에 윤기가 재판 후, 해적들의 신병을 인도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았으니까.
그것은 바로 새로 지을 교도소의 위치.
“자, 청송으로 가죠.”
놀랍게도 윤기가 선정한 곳은 청송이었다.
1990년 8월인 현재 기준, 청송에는 ‘청송교도소’와 ‘청송 제1 보호감호소’, ‘청송 제2 보호감호소’가 있다.
더불어서 교도소는 대표적인 기피 시설.
따라서 청송 사람들은 새로운 교도소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겠지.
그런데, 왜 윤기는 새로운 교도소 건설에 청송을 선정한 것일까?
“오랜만에 같이 하는 드라이브인데, 이런 드라이브를 하게 되어서 미안해.”
윤기는 옆자리에 앉은 메릴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메릴은 양손으로 윤기의 양 볼을 아주 세게 잡아당겼다.
“말이나 못 하면 밉지나 않지!”
“으그그그극! 므! 므은!”
윤기가 눈물까지 찔끔 흘리며 사과하자 메릴이 한숨을 내쉬며 윤기의 볼을 놓아 주었다.
“일이 바쁜 건 이해하겠는데, 그래도 다니는 것 정도는 같이 다니면 좋겠어. 이번에 거스터 공화국은 후…, 아니 이해는 하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메릴을 향해 윤기가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미안…, 뻔히 고생할 걸 알면서 데려가기가 너무 미안했어. 거기는 정말 수도도, 전기도 없었거든. 물티슈로 샤워를 해야 했을 거야.”
“그건 문제가 안 돼!”
메릴은 순간 목소리를 높였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나 생각해서 해 준 거니까 뭐라 할 수도 없고….”
메릴은 쓰게 입맛을 다시다가 이내 말을 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냥…, 불안해서 그래…. 거리가 떨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잖아….”
윤기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럴 리가 없잖아! 절대 그럴 일 없어. 진짜로! 맹세해!”
윤기는 이번에는 자신이 양손으로 메릴의 양 볼을 고정하더니 입술을 부딪치려고 했다.
“아니, 지금은 잠깐.”
메릴이 손바닥으로 입술을 막자, 윤기는 살짝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왜…?”
“아니…, 그냥 지금은 대화가 더 하고 싶어서.”
“아…, 응….”
윤기가 고개를 끄덕이자, 메릴이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윤기야.”
“응?”
“나도 한국 나이로 치면 벌써 27살이야….”
윤기와 메릴의 나이 차이는 4살.
1990년 기준으로 윤기가 23살이었으니, 메릴의 나이도 27살이 맞았다.
“나이가 왜?”
“하아…, 우리도 결실을 맺어야 할 때가 됐잖아…, 아니 솔직히 지나도 한참 지났지….”
메릴은 양손을 자신의 배로 옮겼다.
“솔직히 걱정돼. 이러다가 평생 우리 둘이서만 살게 될까 봐….”
“그럴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해, 내가 더 노력할 테니까. 진짜, 미안해. 앞으로는 그런 생각 안 들게 할게.”
“으응….”
윤기가 진심을 담아 계속 이야기하자, 메릴은 결국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약 3초 후.
윤기가 조심스럽게 메릴을 향해 물었다.
“그런데….”
“응?”
마음이 조금 안정된 메릴의 말에 윤기가 은근한 미소와 함께 물었다.
“그 노력, 지금 하면 안 될까?”
“아니, 저기…….”
운전석에서 이곳을 볼 방법은 없기에 운전수는 윤기와 메릴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단지, 차가 평소에 비해서 조금 더 많이 흔들리는 것 같았긴 했다.
‘도로 상태가 영 별로네.’
운전수는 아무것도 몰랐다.
* * *
지방자치가 활성화되지 않은 윤기의 역사에서, 지역에 ‘혐오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누구를 편으로 만들어야 할까?
군수?
당연히 아니다.
임명제인 군수를 설득할 필요는 전혀 없다.
애초에 N의 정부는 삼권을 꽉 쥐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당연히 이장들을 설득해야 한다.
임명직이긴 하지만, 각 마을을 꽉 잡고 있는 사람들을 임명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시골급 지방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이장들을 설득하는 것이 필수.
윤기는 그 이장들 중에서도 가장 끗발 있는 다섯 사람을 불러 자리를 마련했고, 그들을 향해 외국인 교도소를 건설하고 싶다는 의향을 보였다.
대답은 당연히 거절.
하지만, 윤기는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먹음직스러운 제안을 내어놓았다.
“하아…, 우리 직원들이 그곳에서 일하면, 많은 편의시설이 건설될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