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511)
511화 나비효과 (1)
그야말로 모두의 이목을 이끌 수 있는 제목.
사실 얼마 전이었다면 사람들이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최근 국민들은 사이비 교단의 탈세 폭로로 인해서 탈세에 민감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종교, 그리고 탈세에 관한 이야기라니.
그걸 본능적으로 직감한 윤병조 목사와 김홍균 목사는 자신들이 하던 대화마저 잊고 TV에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TV에는 놀랍게도 1번 타자로 김홍균 목사가 나왔다.
“아, 아니, 저거 김 목사님 아닙니까?”
깜짝 놀라는 윤병조 목사의 말에 김홍균 목사가 입을 떡 벌렸다.
“아, 아니, 도대체…….”
[서울 강북에 있는 한 교회의 김홍균 목사. 김홍균 목사의 월급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TV에서는 김홍균 목사의 월급을 공개했고, 이 월급에 관한 자료는 당연히 양선우 목사가 출처였다.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
실제로 2020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중대형 교회 목사의 월급은 1억을 우습게 넘는다.
알려진 것으로만 6억이 넘는 목사가 있을 정도.
어디까지나 알려진 게 6억이니, 실제로는 더 받는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그런데, 월급이 끝이 아니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금액. 이 금액이 과연 신앙 생활에 필요한 것일까요?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교회에서 합법적으로 주는 금액.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방송은 김홍균 목사가 현재 살고 있는 호화 전원주택을 조명했다.
[김홍균 목사 부부가 살고 있는 이 집의 시가는 7억! 하지만 이 저택은 김홍균 목사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교회 소유의 사택입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 사택과 관련해서 비과세 혜택을 얼마나 보았을까요?]방송에서는 일반인이 해당 전원주택을 구매했을 경우 내야 하는 세금과 교회가 구매했을 경우 내야 하는 세금을 표로 간결하게 표현했다.
그러자 확연하게 드러나는 비과세 혜택.
그 액수의 차이가 생각 이상이라, TV를 보고 있던 국민들이 어처구니없어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방송에서 들려오는 크고 근엄한 목소리.
[과연, 김홍균 목사의 교회는 이 세금을 냈을까요? 놀랍게도 내지 않았습니다!]그야말로 떡 벌어지는, TV를 보고 있던 국민들의 입.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비과세 혜택만 해도 깜짝 놀랄 정도인데, 그 작은 세금조차도 내지 않았다니?
[뿐만 아닙니다. 김홍균 목사가 소속되어 있는 교회에서 지금까지 탈세한 액수는………]방송은 그야말로 신명 나게 김홍균 목사를 비판하고 있었다.
양선우 목사가 알려 준 정보를 토대로 구성한 해당 교회의 연간 헌금 액수.
더불어서 헌금의 사용처와 예상되는 탈세액 등.
김홍균 목사와 해당 교회가 그야말로 낱낱이 파헤쳐지고 있었다.
“기, 김 목사. 괘, 괜찮은 겁니까?”
오죽하면 윤병조 목사가 침묵을 깨고 김홍균 목사를 걱정하는 상황.
하지만, 윤병조 목사라고 해서 남 일 구경하듯 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방송에서 윤병조 목사의 이름이 언급되었기 때문이다.
[다음 화에서는 ‘한국개신교협회’의 회장인 윤병조 목사에 대해서 조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기대해 주세요!]약 40분 정도로 구성된 방송의 마지막 해설.
그제야 윤병조 목사는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를 노린 거였어!’
* * *
일단 윤병조 목사는 해당 방송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해당 방송이 TV에 나오지 않게 해 달라는 요청.
하지만, 윤기는 이미 대한민국 사법부를 반쯤 장악한 상황.
따라서 해당 신청이 받아들여질 일은 없었다.
물론, 바로 반려하는 일도 없었다.
법원에서 ‘심사’를 하겠다며 시간을 질질 끄는 것이야말로 윤병조 목사를 환장하게 만드는 것일 테니까.
한마디로 윤병조 목사가 무슨 짓을 하든지 간에 해당 방송이 방영되는 것은 절대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윤병조 목사 역시 일이 꼭 잘 되리라는 확신은 없었기 때문에 곧바로 회의를 소집했다.
자신을 포함한 6목사 회의.
윤병조 목사는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핏대를 세우고, 침을 튀겨 가며 그야말로 열변을 토했다.
“여러분! 이건 절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다음 방송은 저지만, 제 다음 방송은 여러분 중 한 사람이 될 수도 있어요!”
당연히 첫 번째 피해자인 김홍균 목사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을 거들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딱 봐도 답이 보이지 않습니까? 이번에 있었던 모든 일은 최윤기 회장이 꾸민 일이 분명합니다. 크으윽….”
뒤늦게 추론하게 된 진실.
이들은 사이비 교단과 관련한 방송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그 방송이 윤기의 계략이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솔직히 알아채는 게 이상한 거다.
방송에서는 사이비를 두드려 패고 있는데, 이게 교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 줬지, 왜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는가?
심지어 윤병조 목사마저 초빙되어 같이 사이비를 두드렸다.
그렇기에 마음을 놓고 있던 이들에게 이번 방송은 그야말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나 다름없었다.
“일단 이번 일을 우리끼리만 해결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손목에 매고 있던 명품 시계를 매만지며 말을 꺼낸 임 목사가 바로 말을 이었다.
“이미 다들 방송을 보셨지 않습니까? 이제 김 목사님이 6억을 돌려준다고 해서 해결될 상황이 아닙니다. 최윤기 회장은 이미 칼을 빼 들었어요.”
확실히 어느 정도 눈치는 있는 임 목사의 말.
다른 목사들 역시 이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내지 않은 세금에 대해서 추징을 강하게 할 것이고, 교회에 있는 비과세 혜택에 대해서도 칼을 뽑을 것이 틀림없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것만큼은 막아야 합니다.”
자신의 앞에 최신형 휴대폰을 올려놓고 있는 백 목사의 말.
이윽고, 자리의 대화는 윤기를 성토하는 것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빨갱이, 개새끼 등의 원색적인 비난 말이다.
그렇게 한창 분위기가 과열되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이윽고 정신을 차린 윤병조 목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여러분, 이제야 정리가 되었습니다. 일단, 이번 일은 우리 협회에서만 대항할 일은 아닙니다.”
다른 목사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윤병조 목사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개신교에서만 대항할 일도 아닙니다.”
“그렇다는 것은 천주교, 불교에도 연합을 요청하실 생각이십니까?”
눈치 빠른 한 목사의 말에 윤병조 목사는 한 목사의 끼고 있는 반지의 다이아몬드에 자연스럽게 눈길을 보내다가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모든 종교가 들고 일어나 시위를 할 때가 왔습니다. 광화문을, 아니, 서울 거리를 가득 메워야지요.”
주먹을 불끈 쥔 윤병조 목사의 결심.
그야말로 탐욕에 젖은 시위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 *
윤병조 목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중대형 교회의 목사들, 그리고 천주교와 불교, 원불교의 주요 인사들에게 닥치는 대로 연락을 넣었다.
연락의 내용은 바로 조만간 공표될지도 모를 법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자는 것.
그런데 천주교는 일단 거절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천주교는 원래 역사대로라면 몇 년 후부터 알아서 세금을 내는 단체.
당연히 세금 납부와 관련한 논의가 하루 만에 뚝딱 나온 것일 리가 없으니, 이 시점에 해당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해도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
즉 윤기의 역사에서, 천주교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참에 내버리자’라는 결론이 내려진 것이다.
물론, 윤병조 목사는 이러한 배경 사실을 알 리 없으니 전화를 끊고 나서 화를 냈지만 말이다.
그래도 윤병조 목사의 소환령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절한 것은 아니었다.
연락을 많이 돌린 만큼 당연히 참석도 많은 상황.
개신교와 불교 가리지 않고 참 많은 사람들이 한국개신교협회의 대회의실에 모였다.
그리고 이곳에 모인 자들은 요약하면 ‘타락한 종교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만약 지금까지 안 낸 세금이 추징된다면 엄청난 액수를 물어야 하는 단체, 혹은 비과세 혜택을 상식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받는 단체들.
이들은 모두 ‘종교 탐험 탈세의 세계’를 보았기 때문에 자신들의 단체라면 분명 문제가 생길 거라고 판단한 자들이었다.
아무리 비과세 혜택을 본다고 하더라도, 목사가 15평짜리 사택에서 비과세 혜택을 보며 생활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따라서 이곳에 모인 이들은 필연적으로 타락한 종교인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모여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리도 많은 분들이 이런 중요한 회의에 참석해 주시니, 역시 대한민국 종교계의 미래는 밝은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스스로의 얼굴에 금칠을 하는 윤병조 목사의 모습.
불교와 개신교는 소위 물과 기름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이가 나쁘다지만, 지금 이곳에 모인 자들은 전혀 그러한 분위기를 풍기지 않았다.
왜?
본인들의 이득에 대한 명확한 목적의식이 있었으니까.
따라서 윤병조 목사의 발언에 스님들 역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윤병조 목사의 말.
“여러분, 유선상으로도 말씀드렸듯이 조만간 정부는 비과세 혜택의 폐지와 더불어서 교인들의 성금에 대한 강제 추징을 시행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감히 말입니다.”
내지 않은 세금에 대한 추징을 일부러 ‘교인들의 성금’이라고 표현하는 가증스러운 방식.
하지만, 모두가 이러한 윤병조 목사의 표현에 만족했다.
나쁜 짓을 할 때, 자신들의 행동을 우아하게 포장하려고 애쓰는 인물들.
이 자리에 모인 자들 모두가 당연히 그러한 성향이었다.
평소에 종교의 가면을 쓰고 자신의 잇속을 채우기 바쁘니, 신도들을 현혹하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이런 성향이 생길 수밖에.
“만약 그 법안이 그냥 통과되게 놔둔다면, 대한민국 종교의 미래는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곳에 모인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최대한 많은 신도들을 모아 광화문에서 시위를 해야 합니다. 국가가 감히 법을 바꾸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주먹을 불끈 쥐고 말하는 윤병조 목사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지금 이 자리에 모인 목사와 스님들은 죄다 상상을 초월하는 월급을 받고, 호화로운 사택에서 생활하는 자들.
심지어 교인들의 성금을 빼돌리는 경우까지 있었기 때문에 이번 법안을 반드시 막아야만 했다.
[[[[[[[옳소!!]]]]]]]그야말로 만장일치.
윤기가 쥐락펴락하고 있는 입법부에서조차 만장일치까지는 쉽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 이들의 대통합은 그야말로 엄청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진실을 알게 된다면 이토록 완벽하게 통합될 수 있을까?
윤병조 목사가 숨기고 있는 사실.
그것은 바로 이번 일이 김홍균 목사가 김화자에게서 받은 6억 원 때문에 벌어졌다는 것.
그것을 몰랐기 때문에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김홍균 목사가 소속된 한국개신교협회의 회장, 윤병조의 지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숨긴 것은 당연히 윤병조 목사의 전략.
덕분에 윤병조 목사는 이 자리에 모인 모두에게서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고, 다음 주 화요일에 엄청난 인원이 모일 시위가 약속되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그러면 다음 주 화요일에 뵙겠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윤병조 목사의 모습.
타락한 종교인들의 진한 미소가 대회의실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 * *
비록 모든 개신교의 참석이 아니라, 일부 개신교의 탈을 쓴 타락한 종교인들, 그리고 일부 불교의 탈을 쓴 타락한 불교인들이 참석하는 시위였지만 그 인원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왜냐하면, 윤병조 목사의 회의에 참석했던 인물들 중 끗발 있는 자들이 꽤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들은 자신의 신도들에게 이유 불문 시위에 참석할 것을 지시했다.
사실상 명령 수준의 지시.
하지만, 이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던 소소한 사태가 벌어졌다.
그것은 바로 지금이 1991년의 4월이라는 점.
그리고 4월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아폴로 눈병’이 유행하는 시기였다.
“전도사님. 저 눈병이 심한데, 화요일 시위에 참석해도 괜찮을까요?”
김홍균 목사의 교회 소속인 한 신도의 물음.
그러자 질문을 받은 전도사가 짜증을 내듯 외쳤다.
“아니, 지금 신앙이 중요해 눈병이 중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