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557)
557화 고래 잡지 마! (1)
세상 그 어떤 근거보다 설득력 있는 말.
그렇기에 원희는 윤기의 설득이 그야말로 가슴에 와닿았다.
[어…, 그럴 듯한데…?]“그러니까 절대 받지 마! 알았어?”
[그런데 나 이거 복귀하면 외출 사유 안 지킨 거 아냐?]“그냥, 휴가 하루 반납해. 차라리 그게 나아!”
[쩝…, 휴가 아깝긴 한데, 어쩔 수 없지. 알았어. 일단 돌아가서 당직사관한테 이야기해 볼게.]“그래, 그게 좋아.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절대로 하지 마!”
시간이 좀 흐르면 원희는 윤기에게 그야말로 절을 하며 감사해하겠지.
윤기는 생각보다 포경수술의 위험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MEV에 지시를 내렸다.
* * *
[와이케이 그룹의 최윤기 회장, 포경수술 받지 않았다?] [국내 1위 재벌이 받지 않은 포경수술, 왜?]지금 당장은 포경수술을 왜 받을 필요가 없는지 반박할 근거가 부족한 상황.
인터넷 글을 통해 보았던 내용이 있지만, 애석하게도 많은 내용들이 기억나지 않았다.
따라서 어중간하게 주장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스스로가 이슈가 되는 것이 나은 상황.
애초에 관심을 전혀 싫어하지 않는 윤기였기에 이러한 관심 역시 딱히 싫지 않았다.
어떤 의미로는 살신성인이 아니라 살신관심이랄까?
그렇기에 대한민국 국민들은 신문들을 보면서 상당히 의아한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철수야, 엄마랑 돈가스 먹으러 가자.”
안타깝지만, 국민학생들은 윤기의 신문기사로도 구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중학생부터는 이야기가 달랐다.
“야, 최윤기 회장은 포경수술 안 받았다던데?”
“그냥 자기가 늦게 받고 있는 거 아냐?”
최소한 신문의 내용이 언급은 되고 있는 중고등학교.
“최윤기 회장은 포경수술 안 받았다는데…. 왜 안 받은 거지?”
“글쎄…, 안 받을 이유라도 있었나?”
20대부터의 사람들은 의혹을 가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안 받은 걸까?
일반인이 안 받은 거라면 사람들은 놀렸을 것이다.
[야, 얘 봐라! 포경수술 안 받았어!]실제로 군대에서 포경수술 받았던 사람들이 많은 게 아니다.
학교에서 체육복을 갈아입는다고 해도 팬티까지 벗지는 않으니까 포경수술의 유무를 모른다.
하지만, 군대에서는 다 같이 샤워하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다.
물론, 어지간히 짓궂은 선임이 아니고서야 놀리지는 않지만, 질문은 당연히 들어온다.
‘야, 너 왜 포경수술 안 받았어?’하고 말이다.
그러면 당연히 포경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재벌 1위가 포경수술을 받지 않았다는 게 드러났다.
심지어 이게 어떤 용감한 방송사 덕에 아예 쐐기가 박혔다.
“회장님! 포경수술을 받지 않았다는 게 사실인가요?!”
회의를 위해 본사 건물에 들어가기 전 윤기에게 빠르게 질문을 던진 기자 하나.
윤기는 그런 기자를 향해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안 받았는데요? 왜 받아요, 그걸?”
물론, 이 기자는 윤기에게 포섭된 인물.
하지만, 이러한 영상은 그야말로 특종이 되어 TV에까지 퍼졌다.
[속보, 최윤기 회장, 포경수술 받지 않았다고 확인!]아직 ‘왜 안 받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걸 왜 받음?’이라는 윤기의 의견은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전해진 상황.
동시에 윤기는 소련의 연구소에 포경수술과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포경수술이 왜 필요 없는지에 대한 보고서를 말이다.
동시에 미국과 소련의 통계청에도 자료를 요청했다.
그것은 바로 외국 남성들의 포경수술에 대한 통계.
따라서 윤기는 잠깐 호흡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 되었는데, 이때를 틈타 비뇨기과 의사들이 들고일어났다.
왜냐하면, 포경수술은 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비뇨기과 의사들의 짭짤한 돈줄이었으니까.
* * *
대한민국 남자들은 포경수술을 과연 얼마나 받았을까?
2002년을 기준으로 14세에서 29세의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려 86.3퍼센트의 결과가 나왔다.
2020년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32세에서 47세의 사람들이 100명 있다면 이들 중 86명 이상이 포경수술을 했다는 얘기다.
그 정도로 대한민국에서는 포경수술이 유행했다.
하지만, 받아 본 사람은 안다.
‘왜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여기서 자세하다는 것은 논문 급의 구체적인 검증.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냥 단편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포경수술이 성행했다.
그나마, 단편적인 정보에 혹해 포경수술을 자신이 받으려고 했던 국민학생이야 상황이 조금은, 정말 조금은 나을지도 모른다.
후회스럽기는 해도 본인의 선택이니까.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숫자의 아이들이 신생아 포경을 받았다.
그나마 2010년대에는 아동학대라는 말이 나오긴 하지만, 그전에는 부모가 자식을 위한다는 말까지 나오던 것이 신생아 포경수술.
그리고 지금.
비뇨기과 의사 세 명이 점심에 진행하는 토크 쇼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점심마당의 이성재입니다. 최근, 와이케이 그룹의 최윤기 회장님께서 발언한 ‘포경수술’ 때문에 온 나라가 궁금증에 빠져 있죠. 오늘은 그 궁금증을 확실하게 풀어드리기 위해 이렇게 의사 선생님 세 분을 모셨습니다. 모두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방청객들이 박수를 치자, 의사들은 인자한 표정을 지으며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각각 40대, 50대, 60대의 의사.
이들은 비뇨기과 협회에서 특별히 엄선한 세 명의 의사였다.
실제 성격과 인상은 상관없지만, 인상이 확실히 좋은 세 명을 점심마당에 출연시켜 여론을 흔들어 보려는 것이 비뇨기과 협회의 목적이었다.
“도명진 박사님, 포경수술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새하얗게 새었지만, 풍성한 머리칼로 인해 인자한 인상을 자아내는 60대 비뇨기과 의사 도명진.
도명진은 진행자를 바라보며 인자한 미소와 함께 말을 이었다.
“예, 간단히 말해서 포경수술은 위생을 위해서 꼭 받아야 하는 수술입니다.”
거짓말.
물론, 포경수술을 하게 될 경우, 그곳에 찌꺼기 같은 것이 생기는 일이 적다.
하지만, 그것은 기본적으로 씻어서 해결할 일이지, 멀쩡한 신체 조직을 잘라낼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아, 그렇군요, 위생. 혹시 다른 이유도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남성이 성인이 되어서도 포경한 상태가 되지 않으면, 여러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자연 포경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만 믿고 있기에는 아무래도 위험이 크죠.”
“성인이 되어서 포경수술을 하는 것은 안 될까요?”
나름대로 날카로운 진행자의 질문.
하지만, 도명진은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TV를 보는 국민들에게 겁을 주었다.
“물론, 성인이 되어서 포경수술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당연히 수술 부위가 커지고, 그에 따라 고통 역시 커지겠죠. 따라서 가능한 어릴 때 수술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국민학생 때가 가장 좋겠군요.”
절대적으로 거짓말.
무려 성인 남성의 99퍼센트가 자연적으로 포경이 된다.
하지만, 도명진의 이러한 말들은 실제로 70년대에서부터 2000년대까지 남자들을 겁주던 말이었다.
어른이 되어서 하면 아프다는데 당연히 겁나지 않겠는가.
더군다나 성인이 포경수술을 하러 가도 수술할 필요가 없는데도 수술을 집도하는 비뇨기과 의사들이 정말 많았다.
왜?
돈이 되니까.
그렇기에 멀쩡한 성인 남성들도 억울하게 포경수술을 하는 경우가 꽤 되었다.
“위생과 더불어서 성인이 되었을 때를 대비해서 포경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는 도명진 박사님의 말씀. 새겨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김성철 박사님께서도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살짝 쳐진 실눈이 푸근한 인상을 주는 김성철이 말을 하자, 카메라가 김성철 옆에 있는 큼직한 종이의 표를 같이 잡았다.
“여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선진국 남성들은 대부분이 포경수술을 받고 있거든요. 이것만으로도 포경수술을 받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김성철의 말.
하지만, 역시나 거짓말이다.
세계적으로 포경수술을 받는 비율은 25퍼센트.
그나마도 포경수술이 성행하는 지역은 대부분이 아프리카나 무슬림이 많은 지역이다.
더불어서 의사가 사용하는 표 역시 거짓말.
통신이 발달한 이후로는 가짜 통계를 사용할 경우, 쉽게 적발이 되었지만, 이 시대는 가짜 통계를 사용해도 들키는 경우가 굉장히 적었다.
해당 통계를 실제로 확인할 능력을 갖춘 사람이 적었으니 당연한 일.
그래서 이 시대에는 자신의 학력 등을 숨기고 교수가 되는 일까지도 가능했다.
물론, 통신이 발달한 이후에도 계속 거들먹거렸다면 결국에는 들켰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김성철 박사님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와이케이 그룹의 최윤기 회장님은 포경수술을 받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왜 그러한 반응을 보였을까요?”
이번에는 세 명의 의사 중 아직 발언하지 않은 박세욱이 나섰다.
부드러운 미소가 인자한 인상을 주는 것이 특징.
박세욱은 아주 단적으로 표현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잘 모르시는 것이 아닐까요?”
워낙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기 때문에 청중들 역시 웃음을 터뜨렸다.
“잘 모른다라…,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렇지 않아도 학력을 신봉하던 대한민국 사회.
2020년도 TV에서 의학 박사들이 나와서 햄씨푸드가 몸에 좋다느니, 크릴새우오일이 몸에 좋다느니 하고 떠들면 순식간에 동나는 게 대한민국이 현실.
1992년은 오죽할까?
그렇기에 비뇨기과 협회의 목적은 그야말로 대성공을 이루었다.
의학 박사 세 명이 나와서 시도한 언플.
처음 윤기가 신문을 통해 진실을 알렸을 때는 국민들이 포경수술에 의혹을 가졌지만, 지금은 포경수술이 아니라 두 주장의 논쟁에 의혹을 가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윤기 역시 소련 연구소를 통해 받은 자료를 토대로 그야말로 융단폭격을 내리꽂았다.
애초에 돈은 신경 쓰지도 않았다.
당장, 원희가 포경수술을 할 뻔했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진수는 이미 포경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삼우 일가에도 이미 피해자가 나왔다.
그렇다 보니 윤기는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MEV의 신문에 포경수술과 관련한 기사를 트럭째로 실었다.
심지어 그냥 기사도 아니었다.
손민관의 동원.
손민관의 글솜씨가 더해지자 단순 기사가 아니라, 아주 재밌는 소설이 된 내용은 독자들에게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영화 스크린을 통한 일종의 영상 광고까지.
따라서 점심마당을 통해 ‘아, 포경수술은 역시 받아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던 국민들이 ‘아, 이거 뭔가 이상한데?’라고 또 반응을 바꾸었다.
그러자, 다시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 비뇨기과 의사들.
그리고, 비뇨기과 의사들은 가장 끔찍한 방법을 사용했다.
[아들 포경수술 시키고 엄마는 예뻐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