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it turns out, 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RAW novel - Chapter (558)
558화 고래 잡지 마! (2)
어떻게 이런 광고가 가능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실제로 존재한 광고다.
그것도 그냥 존재한 광고가 아니라, 정말 많은 비뇨기과가 사용한 광고다.
원래대로라면 2000년대 초중반 즈음에 쓰였어야 할 광고.
그런데, 윤기의 역사에서는 윤기가 포경수술에 대한 인식을 고치려고 엄청난 노력을 퍼붓고 있었다.
따라서 비뇨기과 입장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
기본적으로 2000년대까지만 해도 남편의 외벌이가 흔했기 때문에 여성들의 상당수가 가정주부였다.
따라서 이러한 비뇨기과의 광고를 보고 아들을 비뇨기과에 데려간 사람들이 많았다.
애초에 비뇨기과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건물은 거의 없고, 성형외과도 같이 있는 경우가 자주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마케팅.
따라서 회사에서 퇴근한 남편이 아내와 싸우는 경우도 많지는 않지만 발생하곤 했다.
물론, 싸우는 일은 별로 없었다.
통계적으로 이 시대는 포경수술 받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으니까.
그렇기에 이러한 광고 소식을 접한 윤기는 어이가 없어 꼭지가 돌았다.
“아니, 이 새끼들이 돌았나?”
오늘 벌써 수많은 아이들이 ‘엄마가 돈가스 사 줄게’라는 말을 듣고 비뇨기과에 끌려갔겠지.
저 ‘엄마는 예뻐지자’라는 광고.
뭐, 엄청난 것을 해 주는 것도 아니다.
미용 시술 3회에서 5회 정도?
그런데, 놀랍게도 수많은 어머니들이 자신의 자식들을 비뇨기과로 데려갔다.
원래 역사에서도 아동학대 논란이 일어났었던 상황.
그렇기에 윤기는 특단의 조치를 감행했다.
“각하, 포경수술과 관련한 법령을 만들어야 합니다.”
집무실에서 코코아를 마시고 있던 N은 윤기가 다짜고짜 포경수술 이야기를 하자 자신도 모르게 입에 머금고 있던 것들을 뿜었다.
안타깝게도 코코아 색깔로 물든 테이블보.
하지만, N은 윤기에게 화를 낸다기보다는 황급히 손수건으로 입가와 손을 닦고는 윤기를 향해 말했다.
“자네가 포경수술과 관련해서 최근에 꽤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야 알고 있네만…, 그게 법령까지 만들 정도인가?”
“지금 비뇨기과 협회에서 말도 안 되는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법률을 통과시키고, 바로 시행하지 않으면 수많은 아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생길 겁니다.”
“으응? 무, 무슨 광고길래 그러나?”
윤기는 사진 하나를 N에게 내밀었다.
“아니, 무슨 광고가 이런가?”
“그렇지 않아도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대한민국입니다. 이대로 두면 정말 큰일 납니다.”
실제로 인터넷에 흔히 도는 말들이 있다.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자기가 아나운서가 되지 못해서 딸에게 아나운서를 강요하는 어머니, 자기가 프로 바둑기사가 되지 못해서 아들에게 바둑을 강요하는 아버지.
자식을 자신의 못 이룬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부모부터 시작해서, 당장 김찬열의 아버지, 도둑놈처럼 돈 벌어오는 도구로 생각하는 부모도 있다.
물론, 이러한 부모들이 대한민국 부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는 못하겠지.
하지만 단 10퍼센트가 이러한 부모라고 해도, 당장 수십만 명의 아이들이 원치 않는 포경수술을 해야 할 판이다.
그래서 윤기가 이렇게 다급하게 온 것이다.
“으음…, 자네가 이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네. 하지만, 이렇게 급하게 관련 법률을 만들어서 시행해 버리면 분명 위험성도 생길 거야. 그래도 괜찮은가?”
“차라리 위험성을 감수하겠습니다.”
“알겠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의원들을 긴급소집하겠네. 그런데, 법안의 내용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이미 준비 중입니다.”
어차피 임시법안인 데다가 추후 개정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조청우가 빠르게 준비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의원들이 모이는 순간 법안의 내용이 의원들에게 공개될 것이고, 의원들은 당연히 찬성할 것이다.
애초에 N의 정부는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가 한 몸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오후 4시, 하루짜리 임시 국회가 소집되고 포경수술과 관련한 법안이 통과되었다.
여러 내용이 있지만, 이번 법안에는 임시 규정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한 달간 긴급을 요하지 않는 포경수술을 금지한다는 내용.
그런데, 사실, 긴급을 요하는 포경수술은 거의 없다.
성인 남성의 99퍼센트가 자연 포경이 되는데 긴급을 요하는 포경수술이 어디 있겠는가?
따라서 자정을 기해 효력이 발휘될 이 법률은 그래도 많은 아이들을 위험에서 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비뇨기과 의사들의 욕심이 엄청난 사태를 만들어 냈다.
* * *
“아들~, 돈가스 먹으러 가자~.”
군대에서 포경수술을 강제로 시켰다는 것이 도시 전설이라면, 돈가스 먹으러 가자고 해서 따라갔더니 포경수술을 했다는 것은 절대 도시 전설이 아니다.
수많은 피해자가 존재하는 실제 사례.
다만, 이러한 사례 모두가 미용 시술 때문에 아들을 비뇨기과에 데려간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다 시킨다고 하니까, ‘우리 애도 시켜야 하나 봐’라는 생각으로 데려간 부모들도 많았으니까.
애초에 포경수술의 진실이 밝혀진 것 자체가 오래되지 않았다.
2020년을 기준으로 두고 봐도, 대충 5년에서 8년 정도?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포경 안 한 사람을 보면, ‘어? 너 포경수술 안 했네?’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1992년.
‘포경수술 안 하면 큰일 난대.’
‘다른 애들은 다 했데.’
이런 말들이 무수히 돌아다녔던 시기였던 만큼, 엄마들이 돈가스 먹으러 가자 하고, 낮에 혹은 방과 후에 아들들을 데리고 비뇨기과에 가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들을 포경수술 시키는 엄마에게 미용 시술을 해 준다?
갑자기 비뇨기과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윤기가 포경수술의 진실에 대해 융단폭격을 날리고 있다고 해도 비뇨기과 협회 역시 목숨을 걸고 맞서고 있는 상황.
그렇다 보니, 아직도 포경수술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었고, 그런 부모들 중 미용 시술을 받아 보고 싶었던 사람들이 아들을 데리고 비뇨기과를 찾았다.
2020년을 기준으로 생각해 본다면 엄청난 아동학대.
이래서 사람의 인식이라는 게 무서운 거다.
몰랐기 때문에 이런 아동학대를 웃으면서 저지를 수 있었으니까.
“어유, 우리 동네에는 이런 거 해 주는 곳이 없어서 여기까지 왔지 뭐예요.”
“저는 동네에 있긴 했는데, 여기 위층의 성형외과가 솜씨가 좋다고 해서 왔어요.”
대한민국의 성형 붐은 2000년대에 크긴 했지만, 실제로는 70년대 말부터 시작됐다.
90년대에도 쌍꺼풀 수술 정도는 흔하게 하던 시대.
주변에서 성형수술을 한 사람이 예뻐졌다는 소리를 은근히 들어오던 시기에 공짜 미용 시술이란다.
당연히 솔깃할 수밖에.
따라서, 아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받을 자신의 미용 시술을 생각하며 웃었다.
작은 로봇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며, 곧 있을 자신의 미래를 상상도 못 하는 아이.
“엄마, 정말 이따 돈가스 사 주는 거지?”
“그럼, 엄마가 우리 아들 돈가스 꼭 사 줄게!”
만약 포경수술이 여자아이의 할례와 같다는 사실이 이 시기에 널리 퍼졌다면?
그래도 이 엄마가 미용 시술을 받기 위해서 아들의 포경수술을 강행했을까?
정말 극소수의, 부모 같지도 않은 부모를 뺀다면 강행할 부모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의 사람들은 포경수술이 성감대를 없애 버린다는 사실을 거의 알지 못했다.
의사도 설명 자체를 안 했다.
그냥 포경수술 하러 왔다고 하면 바로 수술에 들어갈 정도.
그렇기에 지금 비뇨기과는 거의 콩나물시루 수준이었다.
양동이에 꽉꽉 들어찬 콩나물처럼, 아이와 엄마로 가득 찬 비뇨기과 대기실.
영업시간 중에 도저히 소화 못 할 정도로 많은 아이들.
하지만, 의사들은 욕심을 부렸다.
다 돈이니까.
그렇기에 영업 시간을 연장했고, 체력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아이들의 미래를 파괴했다.
그리고 이러한 욕심은 결국엔 몇몇 아이들에게 완전한 파국을 불러왔다.
* * *
[속보입니다. 어젯밤, 영업 시간을 넘어서 포경수술을 받던 국민학교 4학년 김모 군이 수술 중 사망했습니다. 자세한 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속보입니다. 오늘 새벽, 자정에 발효된 법령을 어긴, 불법 수술을 받던 국민학교 6학년 박모 군이 수술 중 과다출혈로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긴급 수사 중이며……]아침.
뉴스를 확인한 윤기는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진심으로 분노했다.
“아, 이런 개새끼들이…….”
상식적으로 법령이 발효된다고 하면 알아서 사려야 한다.
하지만, 의사들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법령이 발효되기 전에 최대한 돈을 벌기 위해서 무리해서 수술을 집도했다.
심지어 의사가 수술을 집도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간호사나 조무사에게 수술을 시킨 것이다.
아무래도 의사 역시 체력에는 한계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수십 명의 아이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몇 명은 죽고, 수십 명이 중경상을 입은 상황.
그렇기에 윤기는 이를 빠드득 갈며,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렸다.
포경수술을 받다가 아이들이 죽었다는 사실.
다른 사실은 필요 없다.
그냥 이 사실만 정확하게 전달하면 된다.
그러면 한 달 후에, 수술과 관련한 규제가 풀려도 무리해서 국민들이 아들에게 포경수술을 강요하진 않겠지.
더불어서 윤기는 아예 본인이 TV에 나갈 생각을 굳혔다.
저녁 8시, 골든 타임.
그런데, 오후 5시.
비뇨기과 협회장을 비롯한 협회의 간부들이 윤기를 직접 찾아왔다.
* * *
“아니, 회장님. 도대체 왜 그러시는 겁니까?”
협회장을 비롯한 협회의 인원들은 지금 윤기가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더군다나 윤기는 아직도 20대.
따라서 윤기에 대해 제대로 겪어 보지 못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윤기를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더군다나 의사는 엘리트 중의 엘리트.
따라서 이들은 지금 윤기의 심중도 파악하지 못한 채, 대뜸 자신들의 본론부터 들이민 것이다.
그리고, 의외로 윤기는 자신의 속내를 이들에게 폭발시키지 않았다.
약간의 한숨을 내쉬기는 했지만, 그래도 담담하게 애쓰려는 모습.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시죠. 포경수술, 정말로 필요한 겁니까?”
“아니, 당연히 필요하지 않습니까. 포경수술을 안 하면 위생에서부터……”
“쫓아내.”
윤기는 협회장의 말을 자르며 경호원에게 말했다.
일체의 고민 없이 협회 인원들을 내보내려고 하는 경호원들.
그러자 다급해진 협회장이 외쳤다.
“아,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네! 포경수술, 그렇게 꼭 필요한 수술은 아닙니다. 됐어요?”
윤기의 눈짓을 받은 경호원들이 이들에게 가했던 신체적 구속을 다소 느슨하게 바꾸었다.
그러자 말을 잇는 협회장.
“아니, 톡 까놓고 말해서 포경수술이 별로 할 필요가 없는 수술이라고 치죠. 그런데, 왜 회장님은 굳이 여기에 끼어들어서 우리 밥그릇을 걷어차려는 겁니까? 예?”
윤기는 현기증 난다는 표정과 더불어서 아침과 같이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는 살기로 번뜩이는 눈빛과 함께 말했다.
“너는 지금 내가 우스워 보이지?”